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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해당되는 글 51건

  1. 2015.11.25 파리테러 IS는 악의 축일까? (2)
  2. 2015.09.02 남북 대치 상황,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나? (7)
  3. 2015.07.10 가미카제 유서 보면서 '평화' 다짐할 수 있을까? (1)
  4. 2013.12.18 전쟁 가능성? 양치기 대통령 못 믿겠다. (1)
  5. 2013.10.10 구글=검색 NO, 전쟁, 테러, 혁명도 연구한다 (5)
  6. 2012.11.15 학살-폭력 현장 누빈 그의 혈액형은 G형
  7. 2012.08.22 군대없는 나라 24개국, 징병제 폐지 70여개국 (16)
  8. 2012.08.17 베트남 전쟁의 실체, '선한 전쟁'은 없다 (3)
  9. 2012.07.23 총들지 않을 자유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8)
  10. 2012.04.26 폭력 장면보다 TV자체가 더 위험하다 (2)
  11. 2011.09.13 뉴욕에서 리비아 공습 반전 시위에 홀리다
  12. 2011.08.17 가슴 울린 헤즈볼라 전사의 쪽지 (10)
  13. 2011.06.18 링컨 기념관에서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다 (7)
  14. 2011.05.29 재혼한 영부인도 국립묘지에...우리나라였다면? (7)
  15. 2011.05.19 2차 대전후 전쟁 안한 날 하루도 없었다 (5)
  16. 2011.05.14 빈 라덴 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 위키리크스 (4)
  17. 2011.04.25 어른들, 지구를 되돌릴줄 모르면 망가뜨리지나 마시라 (4)
  18. 2011.04.19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더니...유엔본부 뭐야 (15)
  19. 2011.03.18 일몰이 아름다운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20. 2011.03.16 평화를 위해 전쟁을 기념하는 오키나와 평화자료관

파리테러 IS는 악의 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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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IS(이슬람국가)는 왜 프랑스에서 테러를 했데?"

지난주 파리 테러 사건이 터지고 난 후 만난 지인들에게 많이 받을 질문입니다. 평소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지 같은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도 속 시원한 답은 못해줬습니다. 


"김어준이 진행하는 파파이스에서 IS와 시리아 문제를 다루던데요"


"한겨레 신문에서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더라구요"


"IS에 무기는 미국과 러시아에서 공급되고 있다던데요"


"후세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IS를 미국이 키웠다더라구요"


"IS의 뿌리가 사우디아라비아라는데요, 그래서 사우디가 중립을 지키고 있다더라구요"



사람들의 질문에 고작 이런 정도의 대답 밖에는 못해줬습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아는 것이 없기도 했고, IS와 시리아 사태로 대표되는 현재의 중동 사태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단어들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더군요. 




YMCA 시민사업위원들도 이런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더군요. "도대체 IS가 뭔지 제대로 공부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 + 도원결의(?) 비슷한 걸 하였습니다. 그리고 관심있는 지역 시민들과 같이 한 번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국내 최고의 중동 전문가'를 초청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강사를 수소문하여(국내에 중동 전문가가 흔치 않아), 건국대학교 최충모 교수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중간 휴식이 있기는 하겠지만 대학교 강의처럼 무려 3시간 연강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날 강연으로 IS와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25명이 모여서 강의를 듣고 식사도 같이하려고 준비하면서 예산을 짜보니 참가비를 최소 3만원은 받아야 하더군요. 그래서 3시간 연강으로 진행되는 이번 아침논단은 참가비도 3만원입니다. 평소 1시간 진행하는 아침논단 참가비가 1만원이니 3시간 = 3만원이면 무난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파리 테러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IS를 이해하기 위한 이번 아침논단 주제는 '중동 그리고 시리아'입니다. 파리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준비해 온 강의였는데, 테러 사건으로 인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강좌를 준비하고 있는 YMCA 시민사업위원회는 "강연 3시간을 듣고 나면 책 한권을 마스터 했다는 뿌듯함과 함께,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할 복잡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전투기의 폭격과 테러에 의한 보복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까닭이 무엇인지, 지구 시민 혹은 세계 시민으로서 어떤 관점에서 작금이 중동 사태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함께 공부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3시간의 짧은 강좌에 참여하여 집중력 높은 공부를 하시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중동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아침논단이 성공을 거두면 앞으로도 깊이 있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아침논단'을 기획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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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空空(공공) 2015.11.25 09: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강의를 들으면 현재의 중동문제에 대한 기본지식은
    충분히 알수 있겠네요
    저도 듣고 싶어요 ㅎㅎ

  2. 조정림 2015.11.25 15:48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이 글을 읽고 전화가 폭주합니다.^^

남북 대치 상황,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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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0일 국방부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지뢰 폭발사고로 촉발된 남북한 대치정국이 보름 동안 이어졌습니다. 언론보도를 요약하면 "무박 4일, 43시간 마라톤 협상" 으로 진행된 남북고위당국자간 접촉이 성과를 내면서 대치상황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약 보름 동안 남북 당국간 극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언론 보도를 통해 온갖 다양한 보도가 이어졌는데,의외로 국민들은 '전쟁위기'라는 판단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흔히 전쟁 위기라고 하면 '마트와 슈퍼로 몰려가 생필품 사재기'를 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번 위기 국면 동안은 그런 모습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침 휴가의 끝자락과 연결되었는데, 마치 아무 일 없는 것 처럼 휴가를 다녀오는 등 지극히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였던 것도 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언론(특히 종편)에서는 마치 일촉즉발의 위기인 듯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국민들은 '전쟁위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 주변에도 "야 이러다 전쟁 나는거 아냐?"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에이 이러다 말거야" 하고 낙관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번 대치 정국을 '전쟁 위기'라고 보는 사람과 '남북 당국간의 짜고 치는 고스톱' 정도로 보는 사람들 간에는 커다란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런 인식의 차이 때문에 행동에서도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었지만, 오늘은 그 중 몇가지 사례만 골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번 사태가 일단락 되었을 때 나온 눈에 띄는 언론 보도 중에 하나는 남북 대치 정국이 지속되는 동안 'IT 기업인들이 골프'를 쳤다는 뉴스였습니다. 


지뢰정국...골프친 기업인들 뭘 잘못했단 말인가?


기업인들이 골프를 친 이런 일이 뉴스가 될 수 있는 것은 보도하는 기자는 남북대치 상황을 위기 정국으로 보았기(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지만, 실제로 골프를 치러 갔던 기업인들은 위기상황이 아니라고 본 까닭입니다.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본 사람은 골프를 치건 뭘 하고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기업인은 장성급 군인도 아니고 장관이나 국회의원도 아닌데, 왜 일상 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골프를 쳤던 기업인들이 당시 상황을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으로 인식하였다거나 전쟁위기로 판단하였다면 한가하게 골프를 치러다니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언론만 '극단적 대치상황'이라고 판단하였지, 기업인과 국민들은 '전쟁위기'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언론이 호들갑을 떨든 보름 동안에도 '개성공단'을 멀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개성공단을 마주하고 있던 1사단은 유일하게 '대북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컨대 이번 남북한 대치정국은 그야말로 남북한의 기싸움이었거나 그도 아니면 과거 '총풍사건' 같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지난 한 달여 동안 생긴 여러 사건들과 정황들을 종합하여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었나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왜 전역연기? 동원 예비군 입대해야지...


또 한 가지 납득하기 어려운 뉴스는 '전역을 연기한 장병들이 속출(?)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남북간 대치상황과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긴장국면에 전역을 연기하는 장병들이 있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건을 '전쟁 위기' 상황으로 보는 것이 적확한가 하는 것입니다. 진짜로 전쟁 위기 상황이었다면 '전역 연기'는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해프닝'이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해프닝에 더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전쟁위기라 하더라도 전역 장병은 법과 원칙대로 행동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전역 날짜면 내일 전쟁 날 위험이 있더라도 그냥 전역하면 됩니다. 


제 아들도 군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평범한 장병들은 외출, 외박이 무기한 중단되고 휴가가 금지 된 것만으로도 '짜증나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지뢰 사건으로 촉발된 남북간 대치정국을 바라보는 평범한 군 장병들이 시선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법과 원칙대로 전역을 해도 진짜로 전쟁이 일어나면 '동원 예비군'으로 소집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동원예비군으로 소집되면 곧장 현역 장병과 마찬가지로 '전쟁 임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있었던 '전역 연기'는 장병들의 순수한 충정심과 달리 정부와 언론에 의해 의화화 된 측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음모론? 국정원 해킹 사건 덮힌 건 사실아닌가


남북 당국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는 주장에 완전이 공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보름 동안의 남북 대치 정국 이후에 <국정원 해킹 사건>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완전히 묻혀 버린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남북대치 정국이 끝나자 새정치 민주연합에서 만들었던 '진상조사 기구'도 해산하였다더군요.


한 켠에서는 처음부터 '국정원 해킹 사건'을 덮기 위해서 시작된 일이라며 음모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모론을 100%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일들이 모두 현실이 된 것은 명명백백한 일입니다. 


사과 같지 않은 유감표명을 받아내고도 '희희낙낙'하고 '자화자찬'하는 자들을 보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고 주장하는 음모론 쪽으로 점점 기울어지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회담의 성과물도 이상한 측면이 있습니다.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 추진…내달초 적십자 실무접촉

남북, 당국회담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 개최

북한 준전시상태 해제…남북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 활성화

靑 "확성기 중단과 연계해 도발방지 약속…일관된 원칙으로 협상한 결과"


이 같은 회담 성과를 '짜고 치는 고스톱'을 주장에 비춰 보면 고위급 회담의 결과물도 뜬금 없다는 지적이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지뢰 사건의 책임을 묻는 회담을 시작해놓고 갑자기 이상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뜻 밖의 결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무박 4일로 잠도 안 자고 회담을 하다가 원래 의제가 무엇인지 까먹은 것일까요? 참으로 희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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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마니아 2015.09.02 09: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블로그 글 잘 보고 갑니다. 서울시 블로그에도 놀러와주세요~^^

    • 이윤기 2015.09.03 08:37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박원순 시장 응원합니다.
      서울시 블로그 가봐야겠네요

  2. 참교육 2015.09.02 10:21 address edit & del reply

    참 가지가지 합니다.
    진실인지 쇼인지... 거짓말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겠습니까?

    • 이윤기 2015.09.03 08:37 신고 address edit & del

      국정원 해킹 사건이 흐지부지 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ㅠㅠ

  3. 구름군단 2015.09.02 21:43 address edit & del reply

    참.... 국민을 상대로 뭐하는 짓인지...

    • 이윤기 2015.09.03 08:38 신고 address edit & del

      국민보다는 정권 연장이 우선인 자들이지요~ㅠㅠ

  4. 2018.05.19 20: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가미카제 유서 보면서 '평화' 다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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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 - 가고시마 여행기⑩ 치란 특공평화공원


조몬스기를 만나고 온 야쿠시마 여행 이야기는 가고시마로 이어집니다. 3박 4일의 짧은 여행 기간을 쪼개어 야쿠시마 2박 3일, 가고시마 1박 2일로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야쿠시마 여행기에서도 밝혔습니다만, 3박 4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라면 야쿠시마에만 머물러도 충분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야쿠시마는 작은 섬이지만 2박 3일 동안 머무르기에는 너무나 볼 것이 많은 섬 입니다. 누군가는 "다시 한 번 더 가려면 남겨 두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만, 야쿠시마처럼 먼 곳을 다시 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짧은 여행기는 이제부터 가고시마로 이어집니다. 


야쿠시마에서 2박을 하고 3일째 아침 비행기를 타고 가고시마로 나왔습니다. 야쿠시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여행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처음엔 모두 "야쿠시마처럼 작은 섬에서 3박 4일이나 머무를 것이 뭐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2박 3일을 야쿠시마에서 보내고 큐슈 남쪽 끝까지 여행할 기회가 흔치 않으니 1박 2일은 가고시마에서 지내다 오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야쿠시마 공항에서 9시 50분에 출발하는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바다 건너 가고시마로 나왔습니다. 야쿠시마에서 가고시마로 나오는 비행기는 후쿠오카에서 야쿠시마로 갈 때 탔던 비행기보다 더 작은 그야말로 관광버스 만한 크기였습니다.  일행을 태운 비행기는 40분 만에 가고시마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무라이 마을' 근처에 있는 가고시마의 유명 소바 전문 체인점 '후키아게앙'에서 점심을 먹고, 치란 특공평화 회관을 찾아갔습니다. 치란은 2차대전 당시 이른바 카미가제 특공대의 기지가 있던 곳입니다. 자살 특공 대원들을 태운 비행기들이 미국 함대가 있는 오키나와를 날아가는 출발지가 바로 치란기지였던 것입니다. 


가미카제 특공대 출발기지...치란특공평화회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육군의 가장 큰 가미카제 특공 기지였던 치란(知覽) 기지는 일본 가고시마현 미나미큐슈시에 있습니다.  지금 그곳에는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편지를 비롯한 기록물들과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품 그리고 여러가지 전쟁기록물과 비행기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치란기지가 있었던 장소에 세워진 치란특공평화회관에는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편지 등 1만4000여점의 자료가 보관·전시돼 있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 전시된 유품과 소장된 자료를 보면 일본의 책임이 일본에게 있고 주변 국가들에게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지 설명하는 내용들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미국의 본토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서 수 많은 특공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졌다고 하는 이야기로 각색되어 있고, 아마도 이 전시관에 있는 유서와 편지를 읽는 일본인들은 애국과 군국주의 침략 전쟁을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10여 년 전 야스쿠니 신사을 방문하였을 때도, 치란의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편지를  전시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젊은이들의 죽음 누가 책임질까?


그들은 전쟁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생각하기 보다 '천황폐하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던지 가미카제 특공대를 '애국자'들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더군요. 야스쿠니는 물론이고 치란특공평화회관에도 순진한 젊은이들을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해 이들을 사지로 내몬 것에 대한 반성의 내용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쟁의 비참함과 일본이 입은 피해 그리고 미군의 본토 침략에 맞서 장열히 전사했다는 선동(?) 일색이었습니다. 당시 치란기지에서  출격해 희생된 특공대는 모두 1036명이고 이 중에는 조선인 대원도 10여명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나 일기에 나타난 '애국심'을 표현한 글들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강요와 협박에 의한 것이었으며, 모든 유서와 일기는 상관들의 검열을 그친 것들이라는 사실은 설명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치란의 가미카제 특공대원이었던 조선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호타루'를 보면, 유서에도 진실을 적을 수 없다는 대사가 나오지요. 


치란특공회관 벽에 전시된 유서들은 군국주의자들이 보기에 '모범적'인 내용들을 골라 전시해두었고, 야스쿠니 신사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 학도병 출신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특공대원들은 방대한 분량의 일기와 수기를 남겼는데, 모두 기지 내에서 엄격한 검열을 거친 것들이라고 합니다. 


검열 거친 일기와 수기에 담긴 진실은 무엇일까?


특공작전은 명목상 지원병을 모집하였다고 합니다만,  육해군병학교 출신의 직업군인 가운데는 지원자가 한 사람도 없었고, 대신 학도병이나 비행예과 연습생들을 사지로 몰았다고 합니다.  전행 후 살아남은 특공대원들도 평생을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게 되는데, 영화 '호타루'는 살아남은자들의 '죄의식'을 잘 다룬 영화입니다. 


가미카제 특공대는 일본 항공부대의 '아버지'로 불리는 해군중장 오오니시 타키지로(大西瀧治郞)가 처음 고안하였는데, 전투기나 적함 몸체에 부딪쳐 공격을 가하는 것을  신풍(神風), 즉 가미카제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미군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금세 위협적인 공격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특공대원들이 탄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는 경우가 많았고,  낡아 빠진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켜 오키나와까지 날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실제로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전과를 올리지는 못하였다는 것이지요. 


치란(知覽) 특공평화회관 마당에는  돌비석이 하나 있는데,  "아리랑의 노래 소리도 멀리 어머님의 나라를 그리워하며 진 사쿠라 사쿠라"라는 노래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비석은 조선인 가미카제 11명을 추모하기 위해서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조선인 청년들은 누굴 위해 목숨을 던졌을까?


미당 서정주의 친일시 '마쓰이 오장 송가(松井 伍長 頌歌)'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마쓰이 히데오가 바로 조선인 가미카제 특공대원이었으며, 영화 호타루에 등장하는 조선인 특공대원의 실존인물인 학도병 탁경현도 있습니다. 치란 기지 특공대원 시절 그가 특공대 지정식당 주인과 나눈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바로 '호타루'입니다.  



가고시마에 있는 치란특공평화회관을 다녀와서 '호타루'라는 일본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만, 참으로 어이없고 안타까운 죽음을 '애국'으로 포장하는 것을 제대로 드러내지는 못하였더군요. 침략 전쟁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과 내용이 맞지 않는 '치란특공평화회관'이라는 명칭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속에서 분노가 일어나더군요. 


치란특공평화회관을 둘러보면서 많은 일본국민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정부와 자신들의 지도자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왜 주변 국가들이 일본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전시관에는 특공평화회관의 의의를 설명하는 한글로된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그 본문 중에는 가미카제 특공대의 죽음을 '순국'으로 표현하고, 그들의 죽음으로 일본이 평화와 번영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두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 특공대원들의 순국은 이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되찾을 수 있게 했다는 데에 그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과연 순국인지? 전쟁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일본의 평화는 그들의 죽음으로부터 이룩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침략 국가의 국민인 그들은 전쟁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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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명씨 2016.06.11 09:27 address edit & del reply

    일본이 번영누리고 있는것은 한국전쟁 특수지요 ..썩어 빠진 가마니 까지 수출했답니다...

전쟁 가능성? 양치기 대통령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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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TV를 보지 않기 때문에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닙니다만, 지난 며칠 동안 TV뉴스가 장성택과 북한으로 도배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많은 페친들이 남한 방송들이 '종북방송'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더군요.

 

이런 가운데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앞장서서 전쟁설을 퍼뜨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였고, 국방장관은 아예 대놓고 내년 1월에서 3월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주문하였다고 합니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앞장서서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는데도 정작 그 나라 국민들은 전쟁 가능성을 별로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식량과 비상용품을 사러 슈퍼마켓으로 몰려가는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전쟁에 대비하는 움직임은 '언론보도'를 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만약 국민들이 전쟁 가능성을 믿었다면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생필품을 사재기 위한 내전(?)이 벌어져도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생필품 사재기는 전쟁이 아니라 심각한 자연재해만 발생해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산됩니다.

 

그런데 참 희안한 것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불과 한 달도 안 남은 내년 1월에 전쟁이 날 것이라고 하는데도 시장과 국민들은 그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침 뉴스 검색을 하다보니 오마이뉴스 <이털남 491회> 정세현 전통일부장관 인터뷰를 보니 "대남도발" 일어날 수 없는 시나리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정세현 전통일부장관은 (전쟁을) "도발하려면 2차 가격능력이 있거나, 전혀 잃을 것이 없어야 하는데 북한은 둘 다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더군요.

 

하지만 이런 전문적인 분석이 아니어도 전쟁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국민들은 체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전쟁의 위헙이 있을 때는 대통령과 국방장관 같은 사람들이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때에도 그랬고 북한군이 서울로 진공할 때도 당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가깝게는 1992년 북핵위기 당시 한반도가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갔었다고 하지만 정작 대다수 국민들은 전쟁 위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예컨대 권력을 가진 자들은 진짜 전쟁의 위협이 있을 때는 국민들에게 쉬쉬하며 숨기고, 국내 정치를 위해 전쟁의 위협이 필요할 때는 전쟁위기를 과장대게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전쟁 위기를 조장한 경험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대선, 총선 등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전쟁 징후 혹은 전쟁 위기 상황이 조장되었습니다. 비록 미수에 그치기는 하였지만 이른바 총풍 사건(銃風事件)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 직전에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 측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박충을 만나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에서 휴전선에서 무력 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사건일 바로 총풍사건이지요.

 

따라서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보면 남한 보수 극우 권력 집단이 전쟁 위기 운운하는 것은 전쟁 발발의 신호로 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양치기 소년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전쟁 위기라고 외치는데 국민들은 끄떡도 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이 상황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언론에 보도된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 "전쟁은 광고를 내고 시작하지 않는다"는 말이 훨씬 실감납니다. 전쟁을 일으키면서 징후를 나타내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전쟁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말 도발을 할 때는 천안함 사건 처럼 쥐도새도 모르게 해치우는 것이 도발이 아닐까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쥐도새도 모르게 해치운 북한의 도발이라는 국방부 발표를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니 대통령과 국방장관에 이어서 국회정보위 새누리당 간사도 최룡해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4차 핵실험 징후도 보인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도 보인다”고 전쟁 가능성을 한 층 더 부추긴 모양입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나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다는 주장도 신뢰하기 어렵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전쟁의 징후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사일을 쏘는 것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무력 시위를 하고 적대국가를 위협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군사전문가가 아니지만 이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핵심험이나 미사일 발사도 모두 북한 체제 내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든 그들의 적대국가를 향한 무력시위였던 간에 모두 '전쟁을 대신하는 경고 메시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아무튼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라면사러 마트에 몰려가는 국민들이 없다는 사실이 어찌보면 참 서글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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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클`릭 2013.12.19 20:55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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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검색 NO, 전쟁, 테러, 혁명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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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IT 기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다시피 에릭 슈미트는 애플과 함께 디지털 시대의 양대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구글의 회장입니다. 에릭 슈미트와 함께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쓴 제러드 코언은 구글의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의 소장이라고 합니다.

 

먼저 공동 저자인 두 사람의 이력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에릭 슈미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의 CEO를 맡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특히 기술 및 사업 전략 분야에 집중해 애플과 필적할 만한 성과를 거둡니다.

 

그는 구글의 CEO를 맡기 전에 이미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노벨 회장,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최고 기술 책임자,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와 벨연구소 연구원을 거친 IT업계의 최고 기술 경영자였습니다.

 

제러드 코언 역시 놀라운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구글 아이디어 센터의 소장 역할과 함께 미국 외교정책 및 국제정치 연구기구인 외교협회 부 선임연구원을 맡고 있고, 24살 때 이미 미 국무부 정책기획팀에서 중동, 남아시아, 대테러 작전, 21세기 국정운영 방안 등을 담당하였다고 합니다.

 

구글, 미래의 전쟁과 테러도 연구한다고?

 

세계적인 기업에 속해 있으면서 남다른 경력을 가진 에릭 슈미트와 제러드 코언이 쓴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구글 같은 기업이 이 책에 담긴 국가의 미래, 혁명의 미래, 테러리즘의 미래, 미래의 전쟁과 전쟁 후의 재건과 같은 거대 담론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에 나오는,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경험하게 될 디지털 기술의 미래, 개인정보보호나 사생활 보호 혹은 시민권의 미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혁명과 테러리즘, 전쟁과 재건 문제까지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예컨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단순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경험하게 되는 미래에 대한 게 아니라 디지털 기술로 인해 달라질 것이 분명한 혁명, 테러리즘, 전쟁, 재건, 달라지는 국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역할 변화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대전제는 "곧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합니다. IT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개인용 기기의 보급에도 이제 겨우 20억 인구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앞으로 50억이 넘는 인구가 가상세계에 합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단일 기술이나 기기의 발달보다도 바로 이 연결의 확장이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가상 세계에 합류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날로그 문명과 새로운 디지털 문명이 크게 충돌하는 대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예컨대 연결이 확대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며, 3D프린터와 같은 기술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다품종 소량 생산시스템을 만들어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로봇 공학, 인공지능, 음성 인식 같은 기술의 발달로 일상적·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많은 일들에 정보기술이 적용될 것이고, 위키피디아·위키리스크 등과 같은 세계적인 협업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무인자동차는 조만간 아주 흔해질 것이다. 구글과 스탠퍼드대학 공학도들이 함께 만든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사고 없이 수십만 마일을 주행했으며, 이외의 다른 모델들도 곧 길 위를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미국에서는 이미 2012년에 네바다주에서 무인 자동차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하였고, 같은 해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무인자동차 면허증의 합법성이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가까운 장래의 일이라는 것이지요.

 

앞으로 50억명이 더 연결되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또 의료 건강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롯한 건강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기본이고, 혈압측정·심장병 감지·조기 암검진·인슐린 측정 같은 것을 해주는 소형 기계들이 들이 등장하며 몸속을 지나면 질병을 진단하는 '전자약'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컴퓨터와 IT기술의 발달로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고, 가상세계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공존하고, 충돌하고, 상호 보완하는" 새로운 문명의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디지털 문명과 아날로그 문명의 충돌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첫째 시민권의 문제가 다시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가상 세계와 온라인 연결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엄청난 데이터를 생산하게 될 것이며,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 통제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겁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저장 방식이 유행하면서,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온라인 신원 일부를 보거나, 공유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중략) 따라서 모든 부모는 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훨씬 전에 사생활과 보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아울러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소셜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온라인에 축적된 데이터를 모드면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세상이 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 인생이 모든 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네러티브, 모든 진실과 허구, 모든 잘못과 승리를 축적해서 온라인에 저장해두게 될 것이다. 소문조차 그 수명이 영원해질 것이다."(본문 중에서)

 

따라서 개인이 온라인 신원을 공격하는 범죄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개인의 평판을 망치는 '주홍글씨'가 한 번 새겨지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예컨데 "사람이 나이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앞으로는 "나이 마흔이면 온라인 데이터에 책임을 져야 한다"로 바뀔 것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개인이 잘못된 사생활 기록과 평판을 찾아내 삭제해주는 산업이 성장하고, 그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도 출현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 축적된 당신 인생... 당신 책임이다

 

저자들은 위키리크스를 통해 정보자유화 운동을 펼쳤던 어산지와도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어산지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정보자유화'라고 하는 정부 기밀문서에 대한 폭로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였습니다.

 

예컨대 어산지가 베네수엘라·북한·이란과 관련된 자료를 폭로한 것이 아니라 미 국무부의 기밀문서를 폭로하였기 때문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부들은 적대국에게는 디지털 폭로를 권장하면서, 자국 내에서는 그것을 가차 없이 고발하는 이중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는 겁니다.

 

언론의 미래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트위터 등을 통해 경험하였듯이 속보 경쟁에서 주류 언론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주류언론에게는 새로운 역할이 부여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은 아마도 정보를 수집, 보호, 입증하는, 한 마디로 모든 정보를 거르고, 읽고, 이해하고,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신뢰성 필터 역할을 할 것이다."(본문 중에서)

 

주류 언론이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주류 언론을 신뢰하는 기업 리더·정책 당국자·지식인들은 주류 언론의 '검증' 능력을 중요하게 볼 것이고, 저질 보도와 정보가 넘쳐날 수록 주류 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오늘날의 타블로이드 신문이 다루고 있는 내용들처럼 무의미한 내용, 콘텐츠도 없이 자기 홍보만 하고 상업적 명성만 쌓으려고 하는 '셀러브리티' 언론이 등장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과 셀러브리티 언론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거라는 겁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혁명의 미래"와 '테러리즘의 미래' 그리고 '전투'의 미래를 다룬 장들입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온라인 연결이 확대되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혁명과 테러, 전쟁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예컨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적극적이고, 직설적이며 세계화된 시민사회가 등장하게 되면 더 쉽게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가상공간 덕분에 반대와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반대와 참여를 넘어 혁명을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가상공간과 새로운 정보에 접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억압적인 정부 내지는 투명하지 않은 정부를 상대로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대항하는 패턴이 생겨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저자들이 혁명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앞으로 10년간 온라인에 접속할 사람들 중 대부분은 독재정부나 준독재정부에서 생활하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억압적인 정부, 투명하지 않은 정부에 대항하는 일을 시작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지요.

 

혁명, 시작은 쉬워도 성공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혁명을 시작하기는 쉬워도 혁명을 끝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지난 40년간 주요 혁명지도자들을 거의 대부분 만났던 헬리 키신저도 인터뷰하였더군요.

 

"권력을 얻은 시민은 사람들을 광장으로 뛰쳐나오게 만들 줄은 알지만, 정작 광장에 나온 사람들을 데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들은 승리했을 때조차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죠." (본문 중에서)

 

쉽게 요약하자면 가상 공간은 쉽게 지금보다 쉽게 혁명의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겠지만, 현실세계에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부를 세우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으며 꼭 민주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가상공간에서도 혁명운동에 대한 탄압과 견제는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게 될 것이지만,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하는 간단한 선택으로 혁명의 불길을 잠재우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기름을 붓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테러리즘의 미래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가상세계에서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의 기술력은 나날이 성장할 것이며, 사이버 테러리스트가 등장할 것이고,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꼭 나쁜 결과만 예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테러는 계속해서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테러리스트들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속에 모두 거주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비밀주의와 신중함을 중시하는 그들 조직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들을 감시하는 디지털 눈이 늘어날 것이고, 그들의 상호작용은 더 많이 기록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첨단 기기와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테러의 위험은 증가하겠지만, 다행히 모든 디지털 흔적을 지울 수는 없기 때문에 대테러 대응 활동도 그만큼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테러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미래에는 전쟁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대부분의 전쟁은 가상공간에서 시작되겠지만 정교한 무기를 가진 군인들은 여전히 현실세계에서 활동해야 하는 것이지요. 저자들은 미래 전쟁에 사용될 기술로 로봇 공학, 인공지능, 무인항공기 기술을 꼽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 전쟁·테러 억제 효과 없어

 

미국은 이미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지상로봇과 하늘을 나는 드론을 개발하여 운용 중이며, 이런 첨단 무기들은 원격조종이 가능한 무인 무기 형태로 보급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첨단 기계와 사이버 전략을 활용하기 위한 결정은 인간의 몫입니다. 매우 확실하고도 분명한 것은 미래의 전쟁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리라는 사실입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수천 년의 시간동안 발전해온 현실 세계의 문명과 새롭게 등장한 가상세계의 문명이 공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이 더 평등하고 더 평화롭게 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연결의 확장'이 혁신을 향한 출발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선뜻 동의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예측과 주장들로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연결의 확장'으로 변화되는 세계에 대한 넓고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 - 10점
에릭 슈미트 & 제러드 코언 지음, 이진원 옮김/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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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플파란 2013.10.10 09:2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쩌면... 공각기동대시대처럼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윤기 2013.10.10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공각기동대를 안 봤는데...공각기동대처럼 된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요?

    • 도플파란 2013.10.10 13:44 address edit & del

      공각기동대 사회는 근미래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인간은 순수한 인체가 아닌 기계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인 사회입니다. 사람의 뇌조차 전자뇌로 되어 있는 사회라서 기억도 백업되고, 용량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 어떤 사이버테러가 일어나는데 특히 전자뇌를 해킹해서 기억을 지워버립니다.일정한 기억만요.. 또한 범인의 얼굴을 못알아보게 이모티콘으로 인공눈을 가려버리지요..그런 일들이 나중엔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ㅎ

    • 이윤기 2013.10.11 09:18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가까운 장래에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온라인에 쌓인 개인의 기록과 삶의 흔적이 침해당하는 일...그리고 온라인에서 했던 여러가지 활동을 해킹당하는 일은 곧 일어나겠지요.

  2. 윤서 2013.10.15 06:17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좋아하는 가수 중 하나가 남미 출신 레온 페라리입니다

학살-폭력 현장 누빈 그의 혈액형은 G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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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에서 30년이면 충분하다!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을 쓴 저널리스트 이유경이 국제분쟁 현장을 찾아 떠날 때의 생각이다.

 

한 나라는 고사하고 지난 30년 동안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한 도시 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내가 보기에 마음먹은 대로 사는 그이가 참 부럽다. 깊숙한 밀림 같은 아시아의 분쟁 현장을 찾아다니는 그녀의 혈액형은 G(Gypsi)형이다.

 

한반도 남쪽 섬나라에서 사는 우리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아가는 다수의 한국인은, 근·현대 역사를 통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아픔과 가장 큰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고 믿어왔다.

 

일제 식민지배와 민족해방투쟁, 그리고 한국전쟁과 지난했던 민주화운동의 역사, ‘화려한 휴가’ 광주항쟁과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고한 희생을 낳은 역사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동티모르 사태와 간간히 들려오는 동남아시아의 쿠데타 소식을 무관심하게 접하면서 아시아 분쟁 현장은 ‘강 건너 불구경’ 거리도 안 되었던 것 같다. 내 발등의 불도 끄기 힘든 분단 모순, 민족 모순, 계급 모순을 한꺼번에 안고 한반도 남쪽에 살면서 바다 건너에 언제 불이 났는지, 불이 꺼졌는지도 모르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미흡하지만 최근 버마민주화운동에 대한 유혈진압에 항의하는 집회가 한국에서 열렸고,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침공에 대한 분명한 반대 목소리가 한국 시민사회에서 터져 나온 것은 참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다수 한국 사람들은 아시아에 대하여 잘 모른다.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으니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어디 문화유산뿐이겠는가?

 

‘30년 살았으니 충분하다’고 이 나라를 떠난 이유경이 전해주는 아시아의 전쟁, 분쟁 현장  이야기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은 그래서 소중하다.

 

이유경은 버마와 타이의 국경지대, 버마 민주화운동 현장, 죽음을 부르는 인도의 계급 차별, 종교분쟁 그리고 파키스탄과의 영토분쟁, 실론섬의 타밀 타이거 게릴라, 인민 혁명를 꿈꾸는 네팔 게릴라, 인도와 파키스탄 점령지역 카슈미르 등 낯설고 생소한 지역에 관하여 때로 가슴 아프게, 때로 담담하게 전해준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는 광주항쟁 소식이 외신에 보도된 것을 보고, “이제 됐어! 며칠만 더 버티면 돼”라고 희망을 품는 장면이 나온다. 아시아 분쟁지역 곳곳에서 만난 게릴라들, 반군, 테러리스트들, 핍박받는 달리트들, 죽음에 내몰린 이교도들도 이유경과의 만남에서 이런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고통스런 상황을 외지인들이 좀 알아줬으면, 그 고통에 누군가 연대의 손길을 좀 보내주었으면, 그 지긋지긋한 분쟁이 누군가의 중재로 제발 좀 빨리 끝나줬으면 그래서 발 뻗고 잠 한번 실컷 자봤으면, 그런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의 소망이었다.” - 본문 중에서

 

핍박받는 자들이 전하는 낮은 목소리에는, 절규하는 외침에는 늘 이런 바람이 담겨있었다. “고통스런 상황은 누군가 좀 알아줬으면”하는 바람 말이다. 그래서 핍박과 고통의 삶을 살았거나 아직도 핍박과 고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서로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88항쟁이후 20년, 노쇠한 버마 민주화운동

 

지금부터 3년 전, 버마민주화운동을 취재했던 이유경은 일찌감치 ‘버마 민주화운동’이 한계에 봉착하였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3년 후 오늘 대규모 시위는 군사독재정부의 강경진압에 무력하게 사그라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3년이란 시차에도 불구하고 주로 짤막한 소식으로 전하는 일간신문 버마민주화시위 기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정확한 분석기사가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에는 이미 실려있다.

 

버마사태 해결을 위해 파견된 UN대표가 찾아갔던 버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 그리고 그녀가 이끄는 버마 제 1야당인 민족민주동맹 대변인과의 3년 전 인터뷰 기사에는 "노쇠하고 냉소적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군사정권의 전복 없이도 민주주의는 가능하다. 난 결코 그런 군사적 운동에 고무된 적도 없고, 처음부터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았어. 대신 평화적 운동에 대해 고민해.” - 본문 중에서

 

이유경은 버마 민주화운동을 “노선과 진보적 이념은 부재한 채 ‘친서방’ 코드로 한정되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88항쟁 이후 20년 동안 ‘대화 좀 하자’고 반복해온 이른바 평화운동 방식”은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그가 만난 정치적 협상력도 투쟁의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하는 무력한 버마 인민의회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뿐만 아니라 태국 국경에는 버마 군부로부터 투옥과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정치범과 활동가들이 넘쳐나고 그들이 이름값을 하느라 운동도 넘쳐난다고 한다. 그렇지만 넘쳐나는 운동들도 뒤집어 보면 자생력의 한계를 방증하는 현상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2004년 취재 당시 버마 민주전선 간부는 “군부가 정말 두려워하는 건 버마 내부의 ‘민중봉기’와 국경의 ‘무장투쟁’ 두 가지라고 분석”하였지만, 이미 당시 이유경이 지적했듯이 2007년 내부에서 촉발된 민주화시위를 운동과 투쟁으로 이어가기 위한 동력이 남아있지 않은 듯이 보인다.

 


21세기 인도에 성자는 없었다

 

채식, 요가, 명상으로 잘 알려진 영성의 나라, 그리고 최근에는 실리콘 벨리를 이끄는 IT 강국, 또는 ‘국외 펀드’ 투자 지역으로 각광을 받는 나라 인도가 이유경의 두 번째 취재지역이다. 지은이는 인도의 제도화된 차별 카스트, 카스트에도 끼지 못하는 불가촉천민 달리트 문제와 힌두 극우주의자들의 광기어린 폭력 현장을 밀착하여 취재하였다. 이중, 삼중고를 지고 살아가는 불가촉천민 달리트의 모습은 이렇다.

 

“신분을 차별하는 카스트 제도에 맞서, 애어른 가리지 않고 노동력을 착취해 온 지주들의 폭력과 횡포에 맞서, 그리고 콜라 팔아먹겠다고 주민들이 먹을 물을 바닥낸 다국적 기업 코카콜라에 맞서 손을 뻗쳐드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인구의 15%를 차지한다는 1억 6000만명의 달리트들이다.” - 본문 중에서

 

인도에서 가장 많은 달리트들이 살고 있는 비하르에서는 2004년을 기준으로 이전 15년 동안 지주 사병조직에 의하여 무려 1000명의 달리트들이 살해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달리트 운동은 좌파운동, 좌파정당으로부터도 차별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유경은 달리트들에게서 인도민주주의의 ‘낯선 희망’을 발견했다.

 

또 다른 폭력과 죽음의 현장 구자라트, 이곳에서는 2002년 3월부터 단 3개월 만에 2000명의 무슬림들이 힌두극우주의자들에 의해 학살된 곳이다. 이유경은 구자라트 학살을 통해 종교가 내포한 분쟁의 잠재력을 뼈저리게 인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종교분쟁이 단순한 종교분쟁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구자라트 학살은 종교로서는 힌두 근본주의가 ‘우월성’을 내세우는 극우민족주의를 만나고 천년 묵은 카스트 차별 관습을 이용하면서 빚어낸 소름끼치는 야만이었다. 힌두 근본주의, 극우민족주의, 카스트차별 관습 그 최악의 3박자가 빚어낸 학살은 단순히 종교에 미친 신도들의 폭동이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구자라트에서 종교와 신분이 모두 지배계급인 힌두 조직 엘리트들이 그 종교와 신분으로 억압해온 달리트와 무슬림을 어떤 식으로 이간질시켜 폭동이나 학살에 이용해왔는지를 밀착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유경의 세 번째 취재지역은 남아시아의 ‘진주’ 스리랑카이다. 20여 년 동안 내전으로 흐느끼고 있는 흐느끼고 있는 아시아의 ‘가자지구’라고 불리는 곳, 다수 인종인 싱할라족의 극우 민족주의와 불교 근본주의가 국가 권력의 뒷심을 얻어 일으킨 폭력은 1983년 7월, 3000여명의 타밀인들을 집단학살하였고, 마침낸 20년간 계속된 내전이 시작되었다.

 

게릴라 생활이 더 안전하다

 

이유경은 휴전 상태인 스리랑카에서 20년간 해방투쟁을 이끌어오다 자치체제를 꾸려가고 있는 이른바 타밀반군, 혹은 타밀 타이거 독립투쟁 조직 전사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중 타밀 타이거 여성 전사들을 인터뷰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자살공격까지 감행하는 테러리스트’라는 악명과 ‘인종차별 철폐와 민족해방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여전사들’이라는 양 극단의 호칭으로 불리는 그녀들은 차별 없는 훈련과 전투로 유명하다.

 

“우리 가족은 반대하지 않았어. 우린 어부공동체에 속했고 북부 해안 어부들은 스리랑카 해군의 폭력에 직접 노출돼 있었거든. 특히 강간당할 위험이 높았던 여성들은 타밀 타이거로 활동하는 게 오히려 안전했으니까.” - 본문 중에서

 

두 다리에 총상을 입어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여성전사 타미래발의 이야기이다. 남성과 견주어 조금도 뒤지지 않는 전투력으로 타밀 타이거 민족해방전선에서는 남녀간의 차별도 카스트 계급 구분도 조금씩 쇠퇴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경이 쓴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취재는 바로 언론에 대한 비평이다. 지은이의 전직이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였다는 강점이 녹아있는 취재기사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스리랑카의 내전을 부추기는 언론에 대한 비판적 분석취재는 탁월하다.

 

이 밖에도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에는 G형 혈액형을 가진 지은이 이유경이 분쟁의 현장을 두 발로 누비며 기록한 왕의 권력에 도전하는 네팔 민주화운동의 생생한 현장이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요원해 보이는 자주독립을 꿈꾸지만 지금도 인도 점령지역과 파키스탄 점령지역으로 나누어진 ‘카슈미르’ 분쟁 현장과 ‘길깃 발티스탄’이라는 생소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수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소수에 대한 폭력과 학살 현장도 상세히 전하고 있다.

 

종교 근본주의에서 비롯된 학살이든, 외세의 점령이든, 종족 간 분쟁현장이든, 민주화투쟁 현장이든 파괴와 학살 현장에서 최대 피해자는 늘 민간인들이다. 이유경은 바로 그들의 목소리를 그들의 간절한 바람대로 외지인들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은 <시민의신문>에 ‘비자 없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2년 반 동안 연재했던 글을 밑천 삼아 썼다고 한다. 이유경이 쓴 이 책은 아시아에 대하여 낯선 한반도 남쪽 섬나라에 사는 우리들이, 새로운 눈으로 아시아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 10점
이유경 지음/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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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없는 나라 24개국, 징병제 폐지 70여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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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지사를 중도에 사퇴하고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김두관 후보가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 그리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아래있는 진보진영 최고의 군사전문가 김종대 편집장의 한겨레 기고 기사도 읽어 볼만 합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 징병제 한국군 곪을대로 곪았다(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김두관 후보가 ‘모병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어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사실 정치권에서 모병제를 주장한 것은 김두관 지사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 군제도 개혁과 전시작전권 회수를 비롯한 단계적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방안의 하나로 모병제 도입과 양심적 병역거부를 수용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논의한 일이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징병제의 역사가 족히 수천 년은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다룬 책 <평화의 얼굴> 쓴 김두식 교수에 따려면, 징병제의 역사는 겨우 200여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1789년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전국적인 강제 징병제도를 도입하였으며, 그전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이와 같은 국가 차원의 강제징병제도는 없었다고 합니다.

 

 

군대없는 나라 24개국, 징병제 폐지 70여개국

 

아울러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위키 피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를 통틀어 아예 군대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24개국이며, 전시에도 징병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는 캐나다, 인도 등 4개국입니다.

 

또 징병제를 폐지한 나라는 70여 개 국에 이르고 있고, 최근에 독일, 스웨덴, 세르비아 등이 징병제를 폐지함으로써 이른바 선진국 중에서 징병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한편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군사 학계에서도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보면 학자들은 보통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5천 불 이상이면 모병제 도입이 가능하다고 평가합니다.

 

또 현재의 국방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모병제로 전환하는 추가 비용은 대략 2조원 정도라고 추산합니다. 또 박찬석 전 국회의원의 연구에 따르면 청년들이 군대를 가지 않고 군을 18만 명 감군하게 되면 무려 16조 5천억 원의 GDP 성장 유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현재의 저출산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인구감소로 인하여 2020년에는 50만 명 이상 정규군을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인구감소로 2020년에는 50만 명 이상 군병력 유지 불가능

 

따라서 김두관 후보의 공약이 아니어도 우리사회에서 모병제 논의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김두관 후보는 현재 65명인 군을 30만 명 규모로 축소하겠다고 공약하였습니다.

 

모병제를 도입하였을 때 우리군의 적정규모가 30만 명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하겠습니다만, 인구 감소로 병역의 숫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모병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군인의 숫자가 많다고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병역 130만 명의 이라크군이 고작 18만 미군에게 완패한 것처럼, 현대 전쟁의 승패는 병력수가 아니라 첨단 기술과 무기에 의해서 판가름 난다는 것입니다.

 

한정된 국방예산을 전근대적인 대규모 병력 유지에 사용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강화하고 무기첨단화에 사용함으로써 장기적인 자주국방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또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하는 경우 군입대 부조리를 없앨 수 있고, 청년들의 학력 및 경력, 취업 단절 문제가 해결되는 부수적인 경제 효과는 수십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합니다.

 

아울러 징병제 폐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1만 명이 넘고 지금도 천 명 가까운 젊은이들이 감옥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1년 6월로 형량이 줄었지만 군사정권하에서는 보통 3년씩 징역을 살았고, 무려 7년이 넘는 징역을 살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모병제 도입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가혹한 처벌도 해결...

 

모병제 도입을 반대하는 분들은 똑같은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에도 반대하고 있지만, 공산권 종주국이었던 러시아(1988년)는 물론이고, 남북보다 더 치열한 대치 상태에 있는 이스라엘(건국 초기부터)이나 미국과 대치중인 쿠바(1994년), 중국과 대치중인 대만(2000년)의 경우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한이 대치중인 휴전 국가 대한민국에서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시기상조라고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병제를 반대하는 분들 중에서는 북한의 현실적 도발 위협을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격차는 3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현대전이 과학기술과 첨단무기로 이루어지는 전쟁이라고 할 때, 북한의 위협이 징병제 폐지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르는 대체복무제의 걸림돌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병역제도 개편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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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2.08.22 12:21 address edit & del reply

    남북대치 상황 때문에 여전히 징병제를 유지해야한다는 주장은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못한 결과로 보입니다.

    • 이윤기 2012.08.23 11:0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북한의 위협을 과대포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기회에 더 공론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3.18 2012.08.22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경선 열세에 몰려 포플리즘성 공약으로 내건 자체가 김두관 진정성에 무리수.

    결국 모병제는 소수 경제력 갖춘 집안 자제들만 병역에서 자유롭게 해서
    스펙 쌓고 어학연수 시간만 벌어 주는 꼴.
    청년실업에 가난한 집안 애들만 취업 안 되니 군대로 유인 하는 기회만 제공.

    비정규직 중소기업에 서민 빈민층 자녀만 몰리듯 계층화만 가속화 할 뿐이다.
    모병제 최대 수혜자는 여호와의 증인 특정 종파와 일부 부유층 외국국적 가진 이들 뿐.
    한국에서 그나마 공편 평등한 것은 징병제 뿐인데 그것마저 푼다면 기득권의 천국.

    지금 상황으로는 직업군인 하사관 늘리고 처우개선.
    징병제 인력은 대폭 복무기간6개월 1년으로 단축만이 골고루 국가에 봉사 하는 길이다.

    징병제로 군대 뿐 아니라 복지수요쪽에 개인주의 이기주의적인 젊은이들 일정기간 봉사하게
    하는 것도 국가공동체 사회성 형성에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다.

    국가공동체에 대한 자발적 강제적 봉사 헌신 이런 것은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하는 목적도 있는
    것이 요즘 한두 자녀 자기밖에 모르고 사회성 연대의식 약하고 사회이슈에 입 닫고 연예 놀기에 바쁜
    젊은이들.

    요즘 대학생들은 얼마나 개인주의 이기주의면 데모 시위도 안 한다.

    • 이윤기 2012.08.23 11:0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복지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latte 2012.08.22 21:17 address edit & del reply

    군 병력은 어쩔수 없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과연 김두관씨가 지금보다 국방비에 2~3배 가량의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병력을 감축하겠다고 한말인지 아니면 그냥 인원만 감축하겠다고 한말인지가 달려있죠. 이게 무슨말이냐.

    군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정예화, 즉 직업군인화 하겠다는 말입니다. 말 그대로 직업입니다.
    5,60 년대 처럼 배 안 곯을 수 있고, 7,80 년대 처럼 특별한 기술 없이도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메리트는 이제 없습니다. 여느 직장 처럼 안정된 봉급에 기본은 충족되는 환경이 있어야 합니다.

    20,30대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가기 꺼려 하는 이유가 바로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모병제로 한다 한들 이런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으면 그 누구도 군대는 가려하지 않습니다.

    일단 김두관씨가 말하는 저 35만명은 현실적인 숫자 입니다. 다만 거기까지 도달하는데의 내용이 궁금하네요.

    그런데 이런 김두관씨의 생각과 발언이 비단 특별한건 아닙니다. 실제로 병사임금은 단계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고 군내부에서는 정예화, 편제 간편화등으로 자체적으로 감축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김두관씨는 이미 군에서 하고 있는걸 자신이 하겠다고 숟가락만 대고 있다 이거죠.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하고 있고 할 수 밖에 없는걸 이렇게 이야기를 꺼낸다는건. 암만봐도 당선 가능성 없으니
    장작이라도 되겠다는 걸로 밖에는 안보이네요. 그리고 저도 그 장작중에 하나가 되었죠. 왜 저런 사람에게
    표를 줬는지 모르겠습니다.

  4. latte 2012.08.22 21:37 address edit & del reply

    요약하자면 김두관씨가 정말로 모병제를 원하고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방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1. 군 병영 환경개선
    2. 사병 임금 정상화
    3. 한국형 정예 군 지휘계통 수립을 위한 전폭적 지원

    셋다 돈입니다. 되려 무기 사는 것보다 돈 많이 들고 4대강 하는 것보다 복잡할껍니다.
    일괄된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부대마다 필요로 하는 재원이 제각각입니다.

    1. 돈만 있으면 해결될 문제 입니다.
    2. 마찬가지로 돈만 있으면 해결될 문제이고요.
    3. 미군 체제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여기서부터가 조금 문제가 있긴 합니다.
    미군은 전통적으로 자국내에서 전쟁을 수행하지 않았기에 조직체계가 원정에 맞춰져 있는데
    이를 그대로 자국에서만 전쟁이 일어날꺼라고 상정하고 방어전술이 주 개념인 한국군이 수용한다는거
    부터가 조직체계의 비합리성을 초래합니다. 이런거 연구하는 거요? 마찬가지로 돈입니다.
    연구한다고 다되나요? 사람사는 집단이니 만큼 실행해 봐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돈입니다.

    김두관씨가 병력 감축한다면서 되려 국방비를 줄인다고 주장한다면 진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겁니다.

    겉으로는 군에 협조적인듯 하지만 예산상으로는 전혀아니라고 하는 현 정부도 국인 복지와 군 정예화에는
    긍정적이였고 이 부분의 예산은 소극적이나마 지속적으로 늘려 왔는데 저렇게 적극적으로 정예화를 한다
    면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면서 복지하겠다는 말도 되고요.

    그런데 복지를 하겠다면서 사회간접자본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은 교통이
    곧 복지인거 운송원가 2400원도 안나오는 반값에 도시철도 운영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그 누가
    대통령이 되던 상관 없습니다. 말에 일관성이라는게 있었으면 합니다.

    뽑아놓으니 ㅎㅁㅅ씨랑 같이 손잡고 강연이나 다니고 무소속이 특정정당 가입하고 도지사 하다가 중간에
    나오는건 과거니까요.

  5. 하모니 2012.08.23 11:02 address edit & del reply

    머 모병제전환시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돈에 대해서너 latte님이 잘 써주셨으니 따로 언급은 안하겠지만..
    30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한다는 말은 너무 웃겼음.
    30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30만 실업자 창출로 말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가뜩이나 청년취업대란인데 30만명이 추가로 쏟아져 나오는 구만.. 이게 단기충격이 꽤 될텐데
    해법은 마련하고 30만 감축을 주장하는지?

    • 최경훈 2014.12.10 22:39 address edit & del

      ㅎㅎㅎ 실업자 창출이라니
      그러면 지금 군생활하는 청년들은
      실업이 아니라고 불릴만큼 충분한 대접을 받긴 하나요?
      하루에 5천원도 못 버는게 직업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자유 잃은 청년들 30만명이. 자유인이 되는거지..
      그게 실업자 창출인가 ㅋ킄킄ㅋㅋ크킄ㅋㅋㅋㅋ

  6. 메로니아 2012.08.29 21:06 address edit & del reply

    북괴의 전인민의 무장화에 대적하는

    울나라 민방위 제도나 먼저 없애고

    그 다음 예비군 편재 년차 축소하고

    그래도 국방에 문제 없으면

    단계적 군복무 기간 단축이나 모병제를 논의 해야지.


    무조건 모병제 한다고 하면

    아직 군대 안갔다온 사람이나

    김두관 지지자들만 옳거니 하겠죠.

    즉 꼭 초딩적 마인드를 가진 것처럼

    유치한 공약 같습니다.


    노대통령이 환생하셔서 다시 대선에 나오신다면 절대 이런 공약 안 내셨을 것 같네요.

  7. ㅡㅡ 2012.09.06 09:30 address edit & del reply

    모병제는 나라의 여건이 있을때 되는 얘기지 미국같은데 말이야
    우리는 휴전중이라고 징병을 폐지해? 나도 군대 다녀왔지만 미친소리로 들린다 ㅡㅡ
    한 나라가 스스로 지킬 힘이 사라지면 그걸로 끝이야 끝

    • 군바리ㅗ 2014.06.24 16:28 address edit & del

      휴전중인데 뭐. 징병제가 잇어서 전쟁 안 나는줄 아냐?? 미군이 버티고 잇으니까 평화가 유지되는거다. 군바리새끼야.

    • 최경훈 2014.12.10 22:43 address edit & del

      징병을 하면 모병을 하는것보다 돈을 아끼면서 군사력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가본데..
      전쟁나면 백명중에 열명도 안 되는 미친놈들 말고는
      다 고기방패 역할이거나, 아니면 도망가거나.
      그 미친놈을 걸러내서 모아다가. 좀 더 효율적으로 써 보자는게 모병제란 제도다.

  8. quf 2012.09.06 13:54 address edit & del reply

    바로 며칠 전에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서 선한 전쟁이란 없다는 포스팅을 하신 분께서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가는 게 좋다는 글을 쓰시다니 재미있군요.

    책읽기 블로그 주인장님께서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꽤 유명한 책을
    아직 안 읽어보시거나, 제대로 읽어보시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책에 보면 모병제가 갖는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과,
    왜 현재 미국의 일부 반전주의자들이 모병제를 버리고 징병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매우 쉽고 자세히 쓰여져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듯 하네요.

    정치인이든 일반 국민이든, 내손에 피 안묻히고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전쟁을 바라보는 마인드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는 겁니다.

  9. Chaussure louboutin hommes pas cher 2012.12.18 19:54 address edit & del reply

    모병제를 주장한 것은 김두관 지사가 처음은 아닙니다.

  10. 2 2014.04.04 16:28 address edit & del reply

    북한도 모병제죠 현재

  11. 2 2016.08.24 18:33 address edit & del reply

    징병제 찬양론자들의 주장 중 하나가 평등하지 않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데,

    누구는 목숨을 걸고 위험한 곳에 있는데 누구는 그렇지 않으니 평등하지 않다.
    그것은 잘못되었다. 라는 식의 주장이죠.

    글쎄요..
    3D 업종, 더럽고, 어려운, 위험한,
    그런 일들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번갈아가면서 해야하는 걸까요?

    부유한 집의 자제가 공장에서 일할 확률은 저소득층에 비해서 훨씬 낮겠죠.


    누구는 공장에서 위험한 일 하다가 손가락 잘리는데 누구는 그런 거 살면서 신경도 안 쓰고 관심도 없으니 그건 이기적인걸까요?

    평등을 왜 군대에만 갖다 붙이는 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야도 많은데 말이죠.
    하수구 청소, 핵 폐기물 처리, 빌딩 밖 유리 청소 등도 평등하게 돌아가면서 해야하는 걸까요?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고 그 일을 하도록 하는 게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네요.
    (물론 그 일을 하는 것은 순전히 그들의 선택이어야 하겠죠.)

베트남 전쟁의 실체, '선한 전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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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베트남 전쟁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요? 여러분에게는 베트남 전쟁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어린 시절 베트남 전쟁은 한국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굶주림을 벗어나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던 전쟁인 줄 알았습니다. 베트남 전쟁 특수를 누려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하였다고 배웠습니다.
 
아저씨, 삼촌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월남전에 참전하고 돌아와 조그만 점포를 열어 경제적으로 자립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의 아픔과 비극은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우리나라가 가난을 벗어나는 기회를 얻은 전쟁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 보다 한참이 더 지난 후 베트남 전쟁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뜬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작고하신 리영희 선생이 쓴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난 후입니다.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이 부도덕하고 부끄러운 일인 줄 처음 깨달았지요.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참전군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하얀전쟁>의 기억도 남아있고, 지금도 전쟁의 육체적 후유증인 고엽제 피해를 안고 살아가는 참전용사들도 베트남전쟁에 대한 기억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모두 제 3자들의 눈으로 바라 본 베트남 전쟁입니다. 직접 전쟁을 경험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베트남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듣게 된 것은 <전쟁의 슬픔>(바오 닌 저, 아시아 펴냄)을 통해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쟁의 슬픔>은 이데올로기의 껍질을 벗겨 낸 베트남 전쟁의 처절한 상처와 아픈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입니다.
 
<전쟁의 슬픔>을 쓴 작가 바오 닌은 베트남 전쟁의 현장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참전 군인입니다. 그는 열일곱 살에 인민군대에 자원입대하여 첫 전투에서 소대원 대부분이 전사하는 바람에 5개월 만에 하사로 진급하여 소대지휘관이 되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6년 동안 최전선에서 싸웠다고 합니다.

 

작가 바오 닌이 기적 같은 생존자라고 하는 것은 그가 최전선에서 싸운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1975년 4월 선 녓 국제공항 전투에서 살아남은 소대원이 그를 포함하여 단 두 명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쟁 이후 전사자 유해발굴단에 참여하여 8개월간 베트남 전역에 버려진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한 후 전역하였다고 합니다. 그가 소설 <전쟁의 슬픔>에서 참혹한 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해낸 것은 모두 처절한 전장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까닭입니다.
  

베트남 전쟁, 정의만 승리하는 전쟁은 없다


작가는 전쟁이란 경험이 인생에서 접한 가장 커다란 비극이었다고 말합니다. 광기어린 살육 행위의 원인은 서로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없었던 탓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나와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났던 이들이 본래는 서로를 존중하고 애정을 나누고 친구로 사귈 수 있는 존재들이건만 서로를 죽이려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 한국, 미국의 수십만 젊은이들이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이 서로를 죽이면서 흐르는 핏물로 강물을 만들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제 2차 세계 대전 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하는 미군을 상대로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빛나는 승리를 거둔 베트남 민족해방 전사에게 전쟁을 이렇게 표현하는 하는 것이 어색한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항미 전쟁에서 승리하고 기적처럼 살아남은 인민군 출신 작가는 참혹한 죽음의 향연이 벌어지는 전쟁을 격고 난 뒤 깊은 후회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아무런 원한도 없이 서로 광기어린 살육을 벌인 전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정의가 승리했고 인간애가 승리했다. 그러나 악과 죽음과 비인간적인 폭력도 승리했다. 들여다보고 성찰해보면 사실이 그렇다. 손실된 것, 잃은 것은 보상할 수 있고, 상처는 아물고, 고통은 누그러든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슬픔은 나날이 깊어지고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아울러 <전쟁의 슬픔>은 야만적인 욕망과 잔인한 폭력의 베트남 전쟁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고발한 작품입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생생한 묘사는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자네들도 사람을 깔아뭉개는 광경을 본 적이 있지? 그렇게 무거운 탱크도 말이야, 시체 더미 속의 뼈들 때문에 조금씩 흔들리곤 했지. 탱크 안에 앉아서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그 약간의 흔들림을 더욱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어. 지금 땅이나 나뭇조각이나 벽돌 더미 위가 아니라 사람의 몸 위로 지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어. 마치 물주머니 같은 사람을 가볍게 밟고 지나가면서 터뜨리는 느낌이지. 아이고 세상에." (본문 중에서)
 
"정말 소름끼치는 것은 탄창의 총알을 절반이나 퍼부었는데도, 그녀가 팔꿈치로 바닥을 짚고는 고개를 쳐들고 일어서려 했다는 것이다. 끼엔은 한 방이 아니라 탄창 속에 남아 있는 나머지 절반의 총을을 다 쏘아 버렸다. 7.6미리미터 총알이 피로 붉게 물든 하얀 셔츠를 꿰뚫고 그녀의 등 아래 대리석 바닥에 퉁퉁 떨어졌다. 끼엔은 배를 움켜쥐고 네 구의 시체 옆에 웅크리고 앉아 덜덜 떨면서 헛구역질을 해 댔다." (본문 중에서)
 
"끼엔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꾸앙의 배가 터져 창자가 다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더욱 끔찍한 것은 온 몸의 뼈가 거의 다 부러졌다는 것이었다. 옆구리는 움푹 패어 있었으며, 두 팔은 늘어져 덜렁거리고 넓적다리는 시퍼랬다." (본문 중에서)
 
바로 이런 표현들입니다. 전쟁의 슬픔은 구체적인 어떤 시점, 사건, 사람에 머무를 때 가슴을 찢는 고통이 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누군가의 죽음을 떠올리는 일은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가슴을 찢는 고통스런 기억으로 살아난다는 것입니다.

 
끼엔과 프엉, 어린 연인의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전쟁의 슬픔>은 끼엔과 프엉이라는 열일곱 어린 연인의 풋풋하고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이야기를 큰 줄기로 삼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끼엔은 한 평생보다 훨씬 긴 10년을 전쟁터에서 보냅니다. 끼엔과 그의 연인 프엉은 서로 상대방이 살아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헤어졌기 때문에 전쟁이 계속되던 10년 동안 서로를 죽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어린 시절을 보낸 하노이의 공동주택으로 돌아 온 끼엔과 프엉이 10년 만에 다시 만난 날 서로는 상대방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 놓습니다.

 
"그러니까 우린 서로에게 귀신이었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으니 두 사람의 연인이 10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은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끼엔과 프엉처럼 풋풋한 사랑을 간직했던 수많은 청춘들의 사랑은 죽음으로 끊어졌을테지요.

  

바오 닌은 <전쟁의 슬픔>을 통해 살아남은 자들의 삶도 쉽게 행복해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적처럼 살아나 다시 만난 연인들의 사랑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전쟁이 벌어진 10년 동안 겪은 기구하고 파란만장한 아픔, 슬픔, 처절한 경험들과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생생한 기억들 때문에 그냥 보듬고 감싸고 사랑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소설의 제목처럼 끼엔과 프엉도 끝내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소설은 곳곳에 생생하고 끔찍한 전쟁의 모습으로 가득합니다. 끔찍한 죽음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끔직한 전쟁의 맨 얼굴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끝내 전쟁이 남긴 깊은 상처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끼엔과 프엉의 사랑을 갈라놓았지만, 그 상처와 슬픔을 이겨내는 힘은 결국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전쟁에 대한 생생한 묘사만 담겨있었다면 이 소설이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베트남 전쟁이 벌어진 밀림 속에서 일어난 참혹한 전쟁 장면이 소설의 한 갈래였다면, 또 다른 한 갈래는 끼엔과 푸엉의 풋풋한 사랑이야기,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그리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입니다. 그 사랑 이야기가 소설을 읽어나가게 하는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전쟁의 슬픔>은 베트남교육연구원 '좋은 책 선정위원회'가 발행 연도에 관계없이 2011년 베트남에서 읽히고 있는 모든 책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가장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직접 읽는 독자들은 베트남 최고의 문학작품이라는 찬사가 허명이 아님을 알 게 될 것입니다.

 

 

전쟁의 슬픔 - 10점
바오 닌 지음, 하재홍 옮김/도서출판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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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모니 2012.08.17 13:39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의가 승리하고 더러운 미국이 졌는데. . . 왜 국민들은 가난과 권위주의, 부패에 시달릴까. . . 친일파의 더러운 나라 남한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이 동시에 발전했을까. . .

  2. Christian louboutin hommes 2012.12.18 20:48 address edit & del reply

    열어 경제적으로 자립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3. 눈물 2015.02.17 04:33 address edit & del reply

    낮에는 혈맹, 밤에는 적으로 오는 베트남 사람, 모두가 같은 종류로 보였다는 선배들의 증언, 살기위해 죽일 수 밖에 없엇다고 하더만,,,,

총들지 않을 자유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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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두식 교수가 쓴 <평화의 얼굴>

 

언제부터 군대를 가게 되었을까요? 징병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평화의 얼굴>을 읽기 전까지 막연하게 징병제의 역사가 족히 수천 년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징병제의 역사는 겨우 200여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김두식이 쓴 <평화의 얼굴>은 총을 들지 않을 자유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관하여 본격적으로 조명한 책입니다.

 

누구나 군대에 징집하는 징병제 역사 고작 200여년?

 

이 책을 보면 한국인 최초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처벌을 받은 사람들은 1939년 일본에서 '등대사(여호와의 증인)' 사건으로 투옥된 사람들이며, 조선 등대사 지도자 문태순은 경찰에 체포되었을 때 평화주의에 대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고 합니다.

 

"우리는 전쟁에 반대한다. 만약 우리가 전쟁에 나가서 상관으로부터 적병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할지라도 이것은 여호와의 증인으로서는 못 할 일이다. 원수라도 인간인 이상 죽이면 안 된다." (본문 중에서)

 

1930년대 말 일본 군국주의가 극에 달하여 대부분 민족주의 지식인들이 친일파로 바뀌고, 주류 기독교 지도자들이 신사참배에 앞장서던 시절에도 등대사 회원들은 평화주의적인 입장을 고수하였다는 것입니다.

 

훗날 이들의 반전운동은 독립운동으로 인정받았지만, 해방 후 평화주의자들의 병역거부는 모두 범죄로 처벌받고 있습니다.

 

1950년대 후반부터 병역거부자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되었으며. 5·16 군사쿠데타 이후 처벌 더욱 강화되었다고 합니다.

 

1974년 박정희 정권이 군 입영률 100% 달성 지시를 내림에 따라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을 영장도 없이 강제로 군부대에 입소시키는 불법이 자행되었다는 겁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처벌받은 사람은 1만 명이 넘고, 지금도 천명 가까운 젊은이들이 수감되어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 이스라엘도 대체복무제 인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휴전상태'이기 때문에 병역거부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산권 종주국이었던 러시아(1988년)는 물론이고, 남북보다 더 치열한 대치 상태에 있는 이스라엘(건국 초기부터)이나 미국과 대치중인 쿠바(1994년), 중국과 대치중인 대만(2000년)의 경우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가 인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가혹한 처벌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주류기독교로부터 이른바 '이단'으로 지목된 여호와의 증인들과 안식교인들 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우리 사회는 보수기독교단이 내린 '이단' 규정을 받아들여 '사회적인 이단'으로 확대 규정한다는 것입니다.

 

"주류에 속한 특정 집단이 소수파를 '이단'으로 정의하는 순간, 사회 전체가 그 소수파를 '이단'으로 받아들이는 특이한 시스템이 구축된 것입니다. 반공·애국·기독교·독재정권 등이 일체를 이룬 주류 사회가 소수자를 억압하는 데 철저하게 결합해 있었음도 알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그런 이유 때문에 <평화의 얼굴>에는 기독교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병역거부는 이단들이나 하는 짓이 아니며, 기독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병역거부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 자료를 통해서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병역을 거부한 기독교 지도자들 많다

 

널리 알려진 기독교 지도자 중에도 젊은 시절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례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독학생회(IVF)운동의 선구자가 된 '존 스토트' 목사는 젊은 시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군 면제를 받았으며, 성공회 사제로 한국에서 평생을 보낸 '대천덕' 신부 역시 대체복무를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는 초기부터 황제에 대한 충성서약을 우상숭배로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산상수훈에 기초한 평화주의에 위반되었기 때문에 군대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초기 교회는 지금보다 훨씬 기준이 엄격해서 우상숭배에 참여하거나 배교하거나 살인에 가담한 사람들은 성찬식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군대에 자원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또 정당한 전쟁론의 허구성도 파헤칩니다.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가 난무하는 현대전쟁은 결코 정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전쟁 동기가 아무리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전쟁방법이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한 전쟁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사례와 다양하게 마련된 대체복무제도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1·2차 세계대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 당시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는 것도 밝히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무하마드 알리는 모두 병역거부자

 

잘 알려진 마틴 루터 킹 목사나 <스포크 육아법>으로 유명한 스포크 박사, 권투선수였던 무하마드 알리의 병역거부운동과 사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체복무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국내 입법 활동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제를 인정해주자는 것은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인력을 더 합리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면, 형평에 맞는 대체복무 제도를 마련하면 됩니다."(본문 중에서)

 

대체로 애국심이 뛰어난 사람들이 대체복무를 반대하는데, 진정한 애국심은 남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지나친 관심을 갖지 않으며, 남이 어떻게 하든, 나는 내 할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민주주의는 마음대로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자유, 믿고 싶은 종교를 마음대로 믿을 수 있는 자유,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유 때문에 소중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두식 교수는 '평화주의'를 "전쟁에 반대하는 일련의 사상적 흐름 또는 종교적 믿음"이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평화를 위해 살인 병기를 잡지 않겠다고 하는 구체적인 평화를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겁니다. <평화의 얼굴>을 읽다 보면 평화를 단순히 말로 떠드는 것과 그 실천 사이에는 건너기 힘든 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평화를 위한 고난의 길'을 선택한 이 땅의 모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평화의 눈으로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둘러싼 숱한 오해와 편견이 봄눈처럼 녹아내릴 것입니다.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펴내는 격주간지 <기획회의> 7월 5일자, 저자 김두식 특집호(통권 323호)에 쓴 글 입니다.

 

평화의 얼굴 - 10점
김두식 지음/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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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염창룡 2012.07.23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대체복무제가 적절하기만 하다면 반대하진 않습니다. 다만 대체복무는 국방의 의무보다 쉽거나 가볍거나 기간이 짧으면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대체복무가 그런 국방의 의무보다 쉽게 인식이 된다면 대체복무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도 어려워지고 또다른 부정승차자가 생길 겁니다. 아무리 제도가 옳지 못해도 그 제도가 바뀌기 전까지는 따라야 합니다. 그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대체복무제가 태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 이윤기 2012.07.23 14:49 신고 address edit & del

      당근입니다.

      대체복무제 하는 모든 나라에서 정규군입대보다 훨씬 긴 복무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 감옥살이 하는 경우에도 육군입대보다 훨씬 긴 수감생활을 하고 있지요.

  2. 하모니 2012.07.23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세금을 않낼 자유와 양심에 따른 세금거부는 어떻습니까?

    세금도 병역과 똑같은 헌법상 의무인데
    병역거부가 양심이면
    세금거부도 양심이잖아요.

    근데 왜 어떤 사람들은 병역거부는 양심이라고 소리높여 외치면서도
    세금거부는 비양심이라고 하는 비난하는 걸까요?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 apple 2012.07.23 14:40 address edit & del

      세금 거부하는 양심들 많잖아.

      이건희, 이재용, 정몽구, 최태원 모두들 세금 거부했잖아

      님은 그들이 세금을 잘냈다고 알고 있는가 보네요.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하는 다른 나라들은 다 어쩌나요?

      양심적 세금거부하고 감옥에 가서 3~4년씩 지내면서 양심적 세금거부운동 한 번 해보시지요...국민들이 호응해줄지도 모르니까요?

      <시민의 불복종> <월든>으로 잘 알려진 소로우가 예전에 양심에 따른 세금 거부(인두세 거부)를 한 일이 있지요.
      물론 감옥살이를 했지만요.

      필요하다면 양심에 따른 납세거부도 가능하겠지요. 예를들면 전쟁무기를 구입하는 것을 반대하기 때문에 세금을 납주하지 않겠다. 뭐 이런 것들



    • 납세자 2012.07.23 14:41 address edit & del

      난 그걸 이해못하는 당신이 이해 안 돼요

    • 하모니 2012.07.23 17:23 address edit & del

      왜 병역거부는 양심이고
      세금거부는 양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요?

      병역거부나 세금 거부는
      똑같이 헌법이 정의한 사회적 의무를
      개인의 양심에 따라 거부하는건데

      이건희가 세금거부하면 욕을 먹고,
      젊은이들이 병역거부를 하면 옹호해 주는 걸까요?

    • 이윤기 2012.07.24 06:23 신고 address edit & del

      젊은이들은 병역을 거부하면 감옥에 가고요.

      이건희는 천문학적인 상속세, 증여세 등을 탈세해도 아무일 없이 잘 살기 때문이지요.

  3. 산너머산 2012.07.23 20:02 address edit & del reply

    정당한 전쟁이란 없다고? 그럼 남들이 침략을 하더라도 맞서 싸우지 말고 그대로 노예가 되란 말이군...
    침략자들의 노에가 되고 싶으면 '평화'를 사랑하는 당신들만 되세요. 존엄성과 자존심이 없는 '동물'들은 남들의 노예가 되는것이 별일 아닐지 몰라도 '인간'들은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을 각오를 하고 싸웁니다....

폭력 장면보다 TV자체가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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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틴 라지가 쓴 <TV의 무서운 진실>①[각주:1]

 

4월 마지막 주 일주일은 미국에서 시작되어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TV-OFF 주간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TV가 '바보상자'라는 진실을 이미 알고 있지만, 집집마다 TV 대수는 늘어나고 TV의 성능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것도 모모자라 DMB방송이 시작된 후 많은 사람들은 손에 TV를 들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후에는 TV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한 대씩 들고 다니는 셈이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지상파방송, 케이블방송에 뒤이어 종합편성채널이 만들어지고, 대부분의 TV방송은 인터넷을 통해 다시 한 번 유통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오마이TV,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 방송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팟캐스트 방송 또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TV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는 단순한 진실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아동비만, 소아당뇨, 성장지체, ADHD, 언어발달지체, 유사자폐, 수명장애 등의 주요한 원인으로 TV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 어른들 중에서도 아이들과 유사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TV 자체를 거부하자는 주장이 통할 리 없으니 우선 폐해가 특히 심각한 아이들이라도 구출하자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65세 미국인, TV 앞에서 9년 보냈다

 

< TV의 무서운 진실 >을 쓴 마틴 라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저자는 TV를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이 책을 썼습니다. 그는 TV의 나쁜 영향을 술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과하지 않은 양은 마셔도 큰 지장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완전히 격리시켜야 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양을 섭취해서 득이 되는 경우는 절대 없으며, 중독은 개인과 가족, 사회의 재앙이다." (본문 중에서)

 

술과 TV를 비롯한 디지털미디어가 가진 공통점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많은 어른들이 TV와 디지털 미디어가 교육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TV와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을 똑똑하게 만들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고, 학교와 가정에는 점점 더 디지털 미디어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틴 라지는 TV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을 집중적으로 밝히기 위하여 < TV의 무서운 진실 >을 썼습니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TV를 볼까요? 65세가 된 미국인들은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9년쯤 된다고 합니다.

 

"미국 아이들이 TV를 통해 보는 광고는 1년에 4만 편이 넘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 쓰인 돈은 1992년 62억 달러에서 1999년에는 122억 달러로 증가했다... 유치원생의 비만 위험은 하루 TV 시청이 한 시간 늘어날 때마다(중략) 31%씩 급증한다." (본문 중에서)

 

"미국인들은 하루에 3시간 46분씩, 일 년이면 총 52일을 시청한다고 추산했다. 65세가 되면 TV앞에서 보낸 시간이 거의 9년에 육박하게 된다.(중략) 18세까지 이들이 보게 되는 폭력행위는 20만 건, 살인은 1만 6천 건에 달한다." (본문 중에서)

 

<많아지면 달라진다>를 쓴 IT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인 뉴욕대 클레이 셔키 교수는 세계인들의 '인지잉여'를 모두 합친 시간이 1조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는 '교육 받은 시민들의 여가 시간'을 인지잉여라고 규정하였는데, 그 대부분은 TV를 보는데 사용하고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인이 1년간 TV 보는데 쓰는 1조 시간=1억 년

 

세상 사람들이 매년 TV를 보는데 쓰는 시간은 1조 시간, 워낙 큰 숫자에 둔감해졌기 때문에 1조 시간이라고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해볼까요? 1,0000,0000,0000 숫자 0이 12개나 됩니다.

 

그래도 현실감이 떨어지지요? 1조 시간을 날짜로 개산하면 며칠이나 될까요? 자그마치 410억 일입니다. 아라비아 숫자로는 416,6666,6667 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410억 일은 몇 년이나 될까요? 1억 1천만 년이나 됩니다. 정확하게는 1,1415,5251년입니다. 얼마나 긴 시간일까요? 1억 1천만 년 전에는 한반도에 공룡이 살고 있었을 때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시간을 사람들은 TV를 보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른들에 비해 TV 시청으로인해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신경생리학자는 TV를 주의력결핍장애를 위한 훈련센터라고 부른답니다. 예컨대 뉴스는 대부분 비정상적인 일, 재난이나 전쟁, 살인, 사기 등을 다루며 일상적인 사건을 좀처럼 다루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학자들은 TV를 일컬어 '전자마약'이라고 부른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의 경우에도 한 번 TV를 켜면 스스로 끄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전문가들은 TV를 '전자스트레스' 기계라고도 부릅니다.

 

폭력보다 TV 빛이 더 위험하다

 

한편, 저자는 TV 프로그램의 유해성 뿐만 아니라 TV라는 전자기기가 가진 위험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TV가 뿜어내는 빛이 바로 그런 위험요소인데요. 사람들이 TV를 통해 보는 것은 영상이 아니라 '빛'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줍니다.

 

수명이 다 된 형광등이 1~2초 간격으로 깜박거리는 경우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TV가 내보내는 빛은 고장 난 형광등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입니다. 방송 중간 중간 광고가 나오는 시간에 어린 아이들이 TV화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는 장면 많이 목격하셨지요.

 

TV가 내보내는 빛은 1초의 30배 혹은 50배의 속도로 만들어지는 강한 빛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눈과 두뇌는 1초에 20개 이하의 시각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는데, TV로 인해 과도한 자극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TV 화면을 주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흔히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폭력 장면이나 잔인한 살인 또는 전쟁 장면, 정사 장면이나 과도한 노출 장면 등이 아이들에게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프로그램만 골라보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폭력이나 사정 장면보다 더 위험한 것은 TV가 내 뿜는 바로 그 빛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 자세로 눈과 머리를 고정시키고,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으면서, 스크린 전체를 약간 초점을 흐릿하게 한 상태로 뚫어지게 응시한다." (본문 중에서)

 

혹시 TV를 보는 당신의 모습은 아닌가요? 호주의 심리학자 에머리부부는 TV를 '전자 신호로 두뇌를 지배하는 기계문명의 최면술사'라고 비유하였습니다.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마치 최면술에 걸리는 것처럼 '넋이 빠진 상태'가 되어 두뇌를 지배당한다는 것입니다.

 

TV의 실체를 깨닫게 해주는 맥그레인 교수의 실험


1.아무 TV프로그램이나 틀어서 소리를 끈 채 10분 동안 연출기법 횟수를 세면서 보라

2.아무 뉴스나 틀어서 10분 동안 소리를 끄고 보라

3. 똑같이 횟수를 세어보되, 이번에는 화면은 보지 말고 소리만 들어보라

4.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로 10분 동안 텔레비전을 쳐다보라.


꼭 직접 실험을 해봐야 한다. 학생들은 세 번째 실험을 할 때까지 30분을 낭비했다고 대답했지만, 네 번째 실험을 한 후에 지금껏 살아오면서 TV 앞에서 엄청난 시간을 허비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직접 경험해보면 TV가 연출기술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당신이 왜 TV 앞에서 좀비가 되는지 알게 된다.

 

전문 연출자가 사람들을 TV 앞에 붙잡아놓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연출 기술을 사용하였는지 알게 되며, 왜 한 번 TV를 켜면 좀 처럼 끌 수 없는지 깨닫게 된다.

 

 

65세 당신, TV 앞에서 보낸 시간 9년?

 

TV의 무서운 진실 - 10점
마틴 라지 지음, 하주현 옮김/황금부엉이

 

  1. ※이 책에는 꼭 기억해두어야 할 내용들이 많아 제가 정리한 내용을 2회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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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2.04.26 12:46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그래서 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책을 위주로 읽지요.

  2. Chaussure louboutin pas cher 2012.12.18 19:58 address edit & del reply

    기반으로 하는 오마이TV,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 방송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뉴욕에서 리비아 공습 반전 시위에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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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27] 뉴욕에서 반전시위에 참여하다

주말마다 이어가는 미국 연수 여행이야기 오늘은 뉴욕에서 만난 리비아 공습 반전 시위를 소개합니다.

연초에 중동에서 시작된 민주화 물결이 리비아로도 옮겨붙었습니다.
지난 2월, 동부의 주요 도시인 벵가지를 중심으로 反카다피 시민봉기가 폭발하였으며, 현재는 무아마르 카다피와 리비아 시민군 사이의 내전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지난 2월 시민군은 카다피 정권에 대항해 독자적으로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라는 반정부 기구를 출범시켰으며, 나토(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군도 카다피 정권에 대한 공습에 참여하였습니다.

8월 초순경까지는 수도 트리폴리가 있는 서부를 거점으로 하는 카다피 정권과 동부의 벵가지를 거점으로 하는 시민군측의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가 공방을 주고 받으며 대립하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러나 8월 21일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시민군이 트리폴리에 입성한 후 사실상 카다피 정권은 붕괴하였으며 내전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상황입니다.

지난 3월 리비아 반군을 지원하는 나토(NATO)의 리비아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 뉴욕에서 한 복판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리비아 공습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연수에 참가하여 뉴욕에 있는 비영리단체 탐방을 하던 사흘 째 되는 날, 타임스퀘어 광장을 지나다가 'Green Party'라고 하는 단체가 주최한 반전 시위대를 만났습니다.



40년 가까운 카다피 독재 정권에 저항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군의 내전이라는 평가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반전 운동의 기미가 없었는데, 의외로 뉴욕 한복판에서 '리비아 공습'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만난 것입니다.

뉴욕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Green Party' 회원들은 꿋꿋하게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계속하였습니다.

30여명 모인 소규모 반전 시위였지만 방송국 카메라도 나와있고 언론사 기자들도 나와서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 중에서 이들과 함께 시위를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타임스퀘어 광장을 지나가던 저희 일행들 중 절반 가량이 시위대를 발견한 후에 주저없이 반전시위에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Green Party'회원들은 뉴욕시민이 아닌 동양인들이 함께 시위에 참여하자 아주 기분좋게 환영해 주더군요. 저희 일행이 합류하자 더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고 광장을 돌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였습니다. 

짧은 시간 이지만 'Green Party' 회원들과 함께 나토군의 리비아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여 함께 구호를 외치고 광장을 돌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국제연대'를 경험하였습니다.

사실 9.11 사건의 현장인 뉴욕에서 이런 반전 시위대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못하였기 때문에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하였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위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지요.

뉴욕에서는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리비아 공습 반대 시위에 참여하였더군요. 백인 노인들과 중년의 아저씨들, 아줌마들, 적은 숫자지만 흑인과 유색인종 그리고 소수의 젊은이들과 동양인인 저희 일행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선입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원들 대부분은 나이가 많은 노인층들이었습니다. 혹시 이 분들이 30년 전 베트남전 반대운동때부터 활동하던 미국의 평화운동가들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미국의 반전운동이 노령화(?) 되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하워드진이나 노엄 촘스키와 같은 분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신기한 것은 나토의 리비아 공습을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벌어졌는데, 한국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경찰병력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반전 시위를 굉장히 차분하게 하고 느긋하게 진행하였습니다.



시위대에게서도 뭔가 심각하고 비장한 표정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 경쾌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면서 광장을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시위를 마칠 때까지 오랫동안 함께 참여하지는 못하였지만 아무튼 긴장감 같은 것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시민들 중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관심을 가졌고 별로 위협적인 시위가 아니라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뉴욕 한복판에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리비아 공습' 반대 시위가 벌어졌는데 경찰이 나와보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이라크 전쟁이 그랬듯이 좀 더 시간이 지나고나면 나토를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리비아에서 가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어떤 일을 벌였는지 밝혀지게 되겠지요. 과연 가다피가 물러난 리비아에 평화와 민주주의가 찾아오게 될지 아니면 외세와 다국적자본의 먹이가 될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련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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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울린 헤즈볼라 전사의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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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박노해가 쓴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1980년대 사노맹을 결성하여 사회주의 혁명 운동을 주도하던 박노해 시인이 평화운동가가 되었으며 특별히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등 중동의 분쟁지역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서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를 구석구석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레바논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 재건 부대라는 점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박노해 시인은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참혹하게 파괴된 현장뿐만 아니라 레바논에서 실질적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무장 정치조직 헤즈볼라 지도부를 만나는 등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돌아왔다.

시인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이스라엘이 저지른 레바논 침공의 실상을 70, 80년대 운동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용어인 '팸플릿'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인터넷은 너무 조급하고, 잡지는 깊지 않고, 책은 때늦은 진리를 말하기도 하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그리고 때에 늦지 않게 소리치기 위하여,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만들었다고 한다.

전쟁의 본질은 이스라엘의 건국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어쨌든 지난 레바논 전쟁은 2006년 6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다툼에서 시작되었으며, 7월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까지 확대되었다.

34일간에 걸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1,500여명의 레바논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전쟁기간에 이스라엘에서는 15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남부 레바논 주요 도시 뿐만 아니라 국경 근처의 마을과 도로, 항만, 발전소와 같은 시설을 모두 파괴하는데 51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한다. 반면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선 헤즈볼라는 1억 달러로 맞섰다고 한다.

사람 목숨의 값어치를 숫자로 비교하여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게 느껴질 만큼 일방적인 침략과 파괴였다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은 '생명의 무게'를 묻는 시를 통해 참혹한 전쟁의 진실을 알리려고 한다.

생명의 무게

이스라엘의 땅속에는
158명이 누워 있다.
향기로운 꽃송이를 덮고서

레바논의 땅속에는
1,500명이 누워 있다.
검게 불탄 폐허를 덮고서

주검 앞에 선 아이들은
눈물로 묻는다.

생명의 무게는 누가 정하나요?

레바논 전쟁의 실체적 진실은?

우리가 언론 보도를 통해 흔히 알고 있는 2006년 레바논 전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6월 25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의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납치하자 이스라엘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해 들어갔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하마스 죄수들을 석방해야 이스라엘 병사를 석방하겠다고 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에 대하여 더욱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맞서 남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퍼붓는 한편 이스라엘 군인 2명을 포로로 잡았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박노해 시인이 전하는 2006년 레바논 전쟁의 실체는 이렇다.

레바논 영토를 침범한 무장 이스라엘 병사 2명의 체포는 납치가 아닌 생포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 이전에도 수시로 레바논 영토를 침범해 왔다. 이스라엘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레바논 영토 내 점령지에 분리장벽을 설치해 자신들의 영토로 고착시키겠다는 계산과 함께, 무엇보다 'BTC 송유관'의 통과 경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저의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본문 중에서

BTC 송유관은 풍부한 매장량 때문에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카스피'해 유전에서 시리아와 레바논을 거쳐서 이스라엘까지 연장하려고 하는 미국이 주도하는 송유관 공사를 말한다. 박노해 시인에 따르면 결국 레바논 전쟁 본질에는 이슬람 시아파인 이란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로 이어지는 반미 저항벨트를 분쇄하겠다는 미국의 저의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전쟁 역시 석유에너지 자원 확보라는 검은 탐욕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두 나라에 동조하는 UN이 레바논의 무장테러조직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헤즈볼라의 실체는 무엇인가? 박노해 시인이 전하는 헤즈볼라의 실체는 이렇다.

"레바논 남부를 통치하는 사실상의 정부요, 민중의 지지와 존경을 받으며 35명의 국회의원과 2명의 장관을 가진 기적 같은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

"레바논 현장에서 본 헤즈볼라는 평시에는 이웃집 아저씨, 삼촌, 이장님, 공무원, 의사, 학교선생님이었다.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주민들의 어려운 일과 문제 해결에 앞장 서는 자원봉사자였다. 그들이 총을 든 전사가 되는 것은 적의 침략을 받았을 때뿐이다." - 본문 중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말하는 상시 무장조직으로서의 헤즈볼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상시 다정한 이웃이 적의 침공에 맞서서 헤즈볼라 전사가 되고, 헤즈볼라 전사는 주민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어 순교자가 된다는 것이다.



무장 테러 조직 헤즈볼라의 실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계가 무장테러조직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헤즈볼라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레바논 주민 70%이상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레바논 국민 다수가 헤즈볼라의 지지 기반이 되고 있는 이슬람 시아파 주민이라고 한다.

이웃집 아저씨와 삼촌, 이장님, 선생님으로 구성된 헤즈볼라 전사들은 전쟁 중에도 마을을 지키기 위한 불리한 교전수칙을 지킨다고 한다. 그들은 마을 건물에 숨어서 전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민들의 집이 파괴될까봐 몸을 숨길 곳도 없는 광야로 나가 불리한 지형을 통해 자신들을 노출시키면서 이스라엘군을 유인해 싸운다고 한다.

베카 벨리 평원에 있는 바알벡 병원 전투에서도 헤즈볼라 대원들은 진지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병원 건물을 이스라엘군에게 순순히 내주고, 몸을 숨길 수 없는 평원 쪽으로 나가 자신들의 몸을 노출시킨 채 마을에 하나 뿐인 병원과 환자들을 지키면서 불리한 전투를 치렀다고 한다.

또 다른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남부 레바논 빈트 주베일 전투 중에 헤즈볼라 전사가 급히 휘갈겨 쓴 쪽지 한 장은, 읽은 주민들을 울음바다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나의 눈시울도 적셨다.

"전투 중에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서 물과 빵을 허락 없이 먹었습니다. 제가 전사하면 이 쪽지를 들고 헤즈볼라를 찾아가면 보상해 줄 것입니다. 살람 알레이 쿰 !" - 본문 중에서

밤낮없이 계속된 전투가 여러 날 만에 끝나고 이스라엘군이 패각한 뒤에 피신했던 사람들이 마을로 돌아와서 무너진 집을 정리하다 부엌에서 발견한 쪽지에 적혀 있던 글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여론조사결과와 같은 통계 수치가 아니더라도 레바논 민중들에게 헤즈볼라가 어떤 존재인지를 잘 알게 해준다.

그래서 박노해 시인이 만난 12살 소년들은 또 다시 이스라엘이 침공해오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싸우겠다고 말한다.

"제가 조금만 더 크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총을 들고 싸워야지요. 내 동생과 친구들의 생명을 구하고 죽는 순교니까요. 죄 없이 죽은 자와 정의를 위해 죽은 자는 하느님 곁에서 빛나지요. 순교는 삶의 영광이에요." - 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학교나 모스크에서 배우지 않아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물리치지 않으면 그들은 또 폭격하고 죽일 것이며, 결국 친구도 죽고 자신도 죽을 것이기 때문에 무기 앞에 노예가 되어 살지 않기 위해 헤즈볼라 전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 소년들에게도 구급차 기사가 되겠다거나 대학생이 되겠다는 꿈이 따로 있지만, 이웃집 아저씨와 삼촌, 이장님, 선생님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섰던 것처럼 자신들의 개인적 꿈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레바논 민중들에게는 '헤즈볼라'만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에 그렇다.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서 혁명을 꿈꾸던 그 시절, 운동권 활동가들에게 팸플릿은 매우 절박한 매체였다. 은밀하게 건네는 팸플릿은 대부분 여러 번 복사를 거듭하여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읽기 어려울 만큼 희미해진 채 전달되기 일쑤였지만 참으로 요긴하게 읽던 기억이 있다.

박노해 시인이 쓴 레바논에서 쓴 팸플릿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는 2006년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아 폐허로 변해버린 남부 레바논 학살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전해주는 긴급한 메시지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이 팸플릿을 돌려 읽으며 우리의 '무관심' 속에 죽어간 어린 영혼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생명의 무게'를 성찰해보기를 기대한다.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 10점
박노해 지음/느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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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s.Darcy 2011.08.17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함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ㅎ

    • 이윤기 2011.08.19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팔레스타인 분쟁과 이스라엘의 침략상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인듯 합니다.

  2. latte 2011.08.17 20:35 address edit & del reply

    살다살다 이란 괴뢰 군사 정부를 미화 시키시는 분은 처음 봅니다.

    지지율이 모든것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윤기씨 정도 되시는 분이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 이윤기 2011.08.19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어떤 자들은 안중근도 테러리스트라고 불렀지요.

    • latte 2011.08.19 19:30 address edit & del

      1. 안중근 = 테러리스트?

      안중근의 행위는 테러가 맞습니다만. 그건 제국주의라는 과도기적 시절의 특수성과 민족주의적 관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에서 나오는 일종의 '험한 말' 이고요.

      2. 헤즈볼라 = 독립투사들?

      이란의 괴뢰정권이자 군사정부, 군사정부 특유의 인권유린도 하는 분들이 저분들인데 유격대들이 감성적으로 행동한다고 수뇌부마저 선량(?) 하다고 생각하는건 정말 머저리 같은 사고방식 입니다만.

      3. 그렇다면 이스라엘에 맞서는 헤즈볼라를 어떻게 볼것인가?

      헤즈볼라의 무장투장 자체는 어쩔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들이 정권에 욕심을 낸다는 것이 문제지요. 투쟁전선은 투쟁전선 그대로 남아 있어야 진정성이 유지 되는 겁니다. 당장에 파타와 하마스 간의 전쟁, 두쪽났던 IRA만 봐도 알수 있는 내용입니다.

      4. 이윤기씨도 해당되는 역사를 저보다야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런쪽에는 관심이 없으셨나요 본문내용을 모두 무시하고 한 단문만 나도는 발언을 가지고 반박이라고 한줄 적으신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백혈구가 과다되면 신체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조절하기 마련입니다만 이윤기씨의 뇌는 몸보다 똑똑하지 못하신듯 합니다. 부디 뇌는 기증하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 이윤기 2011.08.20 09:19 신고 address edit & del

      헤브볼라를 이해하려면 이런 복잡한 관계를 모두 고려하여야 하는군요. 저의 짧은 식견에 도움을 주셔서...제가 세상만사를 다 아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스라엘과의 대결구도로만 좁혀서 보았던 것 같네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무장투쟁은 투쟁전선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주장은 공감이 안되네요.

      인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무장투쟁 조직이 정권을 잡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미군정 대신에 김구의 임정이나 여운형이 정권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 latte 2011.08.20 12:50 address edit & del

      무장투쟁전선이 만민의 지지를 받고 정권이 창출된다면 그 투쟁전선은 무장을 분리해야지요 김구선생은 무장을 이양한채로 정을 펼치려 하셨습니다. 이승만은 앙예 무력이라는게 없었고요. 무력을 갖춘 지배집단이 순수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역사상 방 권력이 민중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 이래로 무장집단의 지배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적은 없습니다 심지어 이는 박정희도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저들이 정권을 장악하려한다면 무력을 준리한채로 잡아야지요

  3. latte 2011.08.19 19:34 address edit & del reply

    3에 이어서, 더군다나 이란의 괴뢰인 헤즈볼라가 정권을 잡는 즉시 또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될까요. 스스로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의회와 정부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는 윗동네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말입니다. 누군가들은 그들이 민족의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헛소리를 합니다만 :) 하기야 중국에 사대하는게 전통적이라면 전통적이겠지요.

    • 이윤기 2011.08.20 09:23 신고 address edit & del

      님의 글을 읽고 헤즈볼라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알겠는데...그렇다고 박노해시인이 지적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침략상을 덮을 수는 없는 것 아닐까요?

    • latte 2011.08.22 21:57 address edit & del

      험한 말쫌 하자면 없는 돈 만들어 내면서 지들 배만 불리는 지구의 암 유대인들은 뭘 하던 잘못이고요 :)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란 괴뢰 무장정권 헤즈볼라를 낭만적으로 보는것이 얼마나 빌어먹을 짓인가?'에 대해서 말을 했는데 이윤기씨는 매번 자꾸 다른 주제를 제시하시네요 정말 나이 먹고서 하기는 민망한 못된 버릇이니 빠른 시일내에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

링컨 기념관에서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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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16] 링컨과 마틴 루터킹을 생각하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둘째 날 오후에 링컨 기념관을 들렀습니다. 

관광만 하고 다닌 것은 아니고 오전에 네트웍 포 굿(Network for Good)이라는 단체를 견학하고, 오후에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을 들렀다가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링컨기념관을 갔습니다.


함께 간 활동가들이 대체로 링컨기념관을 비롯한 워싱턴의 관광 명소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링컨 기념관은 제가 '관광스러운 여행'을 하자고 주장하여 들렀습니다.

얼마나 준비가 없었는지 링컨 기념관에 가서는 링컨 동상만 보고 사진 찍고 한참 동안 앉아서 맞은 편에 있는 워싱턴 기념탑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기념관을 들어가보지도 못하였습니다. 해질녁 분위기에 취해서 워싱턴 기념탑과  그 주변 광장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동안 기념관은 문을 닫아 버렸더군요.

워싱턴 기념관을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겠습니다만, 이 건물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베꼈다고 합니다. 36개의 대리석 기둥은 링컨 재임 시절 미국 연방을 이룬 36개 주를 상징한답니다. 링컨의 좌상 높이는 5.8미터이고 조지아산 흰 대리석으로 만들었다더군요.



기념관 벽에는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 '취임사'가 새겨져 있었는데, 뭐 술술 읽을 수가 없으니 영화에서 많이 본 그 장소에 직접 가 보았다는 이상의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게티즈버그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된 명 연설로 손꼽힌다고 하더군요. '국민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유명한 이 대목은 한국 학생들도 다 알고 있겠지요.


링컨 기념관 앞은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장소로도 유명하지요. 'I Have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으로 시작하는 이 연설은 미국 민권운동을 상징하는 연설입니다.

1963년 8월 28일 수 만명의 군중이 모인 이 자리에서 했던 킹 목사의 연설문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못지 않게 많이 인용되었지 싶습니다.

광장 어딘가에 기념 표지석이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그 자리를 찾아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가장 아쉬운 일 중 하나입니다. TV에서 이라크전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 일 없이 고요하더군요.

 

링컨 기념관 앞 마당에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와 기념 공원이 있습니다. 벽면에는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아마 이 비석을 새긴 분들은 한국 전쟁이 자유를 지켜 낸 전쟁이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인 듯 합니다. 



많은 미국인들과 워싱턴을 찾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지켜 낸(?) 자유를 기념하는 모양이더군요. 바닥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 미합중국은 조국의 부름을 받고
생면부지의 나라,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하여
분연히 나섰던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전쟁 1950 ~1953년


미군은 한국 전쟁에 참전하여 54,246명이 죽었고, 103,28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하더군요. 안타까운 희생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생명부지의 나라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한' 죽음이었다고는 주장에는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한국전 참전은 동아시아 대외 전략으로 부터 비롯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겠지요. 불과 몇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에 파병을 결정할 때, '국익'을 내세웠던 것과 마찬가지였겠지요.

아무튼 미국이 한국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하여 참전하였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만,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은 전쟁을 기념하는 장소 대신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장소라면 어느 곳이라도 잘 어울리는 문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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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성호랑이 2011.06.18 16: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존경하는 분이에요..ㅜ

    • 이윤기 2011.06.21 08:48 신고 address edit & del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전쟁대신 평화를 기념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2. lump3n 2011.06.19 13:13 address edit & del reply

    평소에 구독하면서 많이 공감하였지만 이 글에는 공감할 수 없네요. 미국이 어떤 의도였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미국이 참전하지 않았으면 현재의 자유는 누리지 못했을 겁니다.
    또한 국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참전하는 용사들은 '생명부지의 나라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참석했을 수도 있지요. 5.18 광주항쟁 때 민주주의와는 상관없이 내 친구가 공수부대에 맞았기 때문에 시위에 참석한 사람이 있는 것 처럼요. 개인의 의도를 매도하거나 무시할 필요는 없지요.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 이윤기 2011.06.21 08:52 신고 address edit & del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광주항쟁때 친구가 공수부대에 맞았기 때문에 시위에 참여하는 것과 한국 내전에 일면식도 없는 미군이 참전한 것은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미군들의 한국전, 베트남전 참전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도 해외주둔 미군 대부분은 같은 이유로 근무를 신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라크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구요.

      한국전쟁은 우리가 당사자였던 전쟁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베트남전쟁에 한 번 빗대어 보시면 어떨까요?

  3. car 2011.06.20 05:45 address edit & del reply

    미국의 한국전 참전은 동아시아 대외 전략으로 부터 비롯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겠지요. 불과 몇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에 파병을 결정할 때, '국익'을 내세웠던 것과 마찬가지였겠지요.

    • 이윤기 2011.06.21 08:53 신고 address edit & del

      국익을 내세워 전쟁을 정당화하면 세상의 어떤 전쟁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 discount handbags 2011.06.28 11:19 address edit & del reply

    불과 몇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에 파병을 결정할 때,

재혼한 영부인도 국립묘지에...우리나라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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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해외연수12] 워싱턴 여행 알링턴 국립묘지, 옛 위인 케네디를 만나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해외연수, 워싱턴에 도착한 첫 날, 시차 적응 안 되어 축축 쳐지는 지친 몸으로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하였습니다.


미국 전쟁 영웅들을 꼭 만나야 한다는 무슨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행사의 배려(?) 때문에 공항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하면서 맨 처음 들런 곳이 바로 알링턴 국립묘지입니다.

미국인들에게는 굉장히 의미있는 장소인 때문인지 흐리고 추운 날씨였지만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포토맥 강을 사이에 두고 워싱턴 D. C.와 마주보고 있는 곳인데 200㏊가 넘는 커다란 공동묘지입니다.

여행사 가이드 '데니 정' 선생님은 케네디 묘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연도를 줄줄이 꽤면서 미국 역사와 알링턴 묘지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습니다만 제 귀에는 별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묘지 중앙에 있는 아테네 양식의 건물 '알링턴하우스'와 로버트 리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익숙하지 않는 미국 역사여서 별로 기억에 새겨지지는 않았습니다. 리 장군은 남북 전쟁에 참가하였던 유명한 장군인 모양인데, 이 건물은 알링턴하우스라고 불리며 로버트 E. 장군의 기념관으로 쓰인다고 하였습니다.

이곳에는 미국 남북 전쟁에 참전하였던 군인들, 그리고 미국독립전쟁 때 죽은 몇몇 장교들을 비롯해,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에서 죽은 병사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많은 군사지도자들과 저명인사들도 이곳에 묻혀 있다고 하는데, 존 J.퍼싱 장군, 리처드 E.버드 제독,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로버트 E.피어리, 조너선 웨인라이트 장군, 조지 C.마셜 장군, 로버트 토드 링컨, 피에르 샤를 랑팡 소령,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존 F.케네디, 로버트 F. 케네디 등 입니다.

 


위인 전기 속의 옛 영웅 케네디 무덤에서

그 중에서 제게 익숙한 이름은 케네디 형제 뿐입니다. 그중에서도 익숙한 이름은 대통령을 지낸 존 F.케네디는 한 사람  뿐 입니다. 철 없던 어린 시절에 읽은 위인 전기 전집 시리즈에 미국 제 32대 대통령을 지냈던 존 F.케네디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어린 소년이었을 때, 이 유명한 취임 연설문(어른이 된 후에  케네디가 이 연설문을 베꼈다는 것을 알았지요)에 감동하였고,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 하려고 하였을 때, 핵전쟁을 불사하겠다며 소련의 미사일 배치를 막아낸 자유 세계의 영웅(?)에게 감동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에는 젊은 나이에 암살 당한 영웅(?)에 대한 경외감 같은 것도 있었고, 그의 묘지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는 것도 아주 멋있게 생각하였답니다. 책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하였지만, 그 때는 케네디가 아주 멋있고 훌륭한 미국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의 전기를 수십 번도 더 읽었을 것입니다.

나중에 좀 더 철이 들어 미국이라는 나라를 몰랐다면, 어쩌면 워싱턴 케네디 묘지 앞에 서서 감격하였을 수도 있었는데...미국이라는 나라를 많이 알고 난 지금은 한 때 영웅이었던 케네디의 무덤도 그냥 무덤일 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위인 전기에 나와 있던)영원히 발전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를 상징한다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도 별 감동을 주지 못하더군요.

알링턴 국립묘지 케네디 무덤에 서서 내 어린 시절 위인을 다시 한 번 떠 올려보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위인 전기에 나온오는 또 다른 미국인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케네디의 개인사를 줄줄 외울 수 있었지요. 늦기 전에 철이 들어 그들을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릅니다.

제 아이들이 읽는 위인전기 전집에는 케네디나 맥아더 같은 미국인들이 빠진 자리에 김구, 장준하, 전태일 같은 분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여간 다행스럽지 않습니다.
 

케네디 묘지에는 우리와는 다른 미국인들의 자유스러운 면을 볼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케네디의 아내였던 재클린의 묘 입니다. 케네디가 죽은 후에 재클린은 그리스 선박 재벌과 재혼을 하였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외국인과 재혼한 영부인 재클린이 전 남편이었던 케네디 대통령 옆에 나란히 묻히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사생활의 '자유'는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여겨지더군요.

아 ~ 그리고 이건 그냥 제 느낌인데요.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박석 무덤과 느낌이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에 봉분이 없는 탓인지, 아니면 박석 묘역의 느낌 때문인지 왠지 저는 그냥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서 죽어갔는데, 제 2차 대전이 끝난 후에 지구상에는 단 하루도 전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의 전쟁에는 미국이 관련되어 있는데...... 수 많은 이름없는 죽음들 앞에서 미국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알링턴 국립묘지 입구의 기념관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자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을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희생된 수 많은 젊은 죽음들을 표현하였는지 모르지만, 그림을 보는 저에겐 '자유의 여신상'이 상징하는 미국인들의 자유는 전쟁과 총, 칼 그리고 무력으로 유지되는 이 나라 권력 집단의 자유라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

끝도 없이 서 있는 하얀 비석들을 보면서 자신들에게 죽음을 안겨 준 전쟁의 의미를 얼마나 알고 죽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 국립묘지나 마찬가지겠지만, 알링턴 국립묘지 역시 그 동안 저지른 전쟁 살인을 반성하는 장소가 아니라 수 많은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위해(?) 기꺼이 전쟁에 참가하도록 용기(?)를 심어주는 장소인 것이 못내 불만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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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라이어티한 김군 2011.05.29 18:21 address edit & del reply

    음..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에요..

  2. 하모니 2011.05.29 18:48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였다면 재혼한 영부인도 애국심만 있다면 당연히 국립묘지에 안장 했을겁니다. 외국에서 사시는 분인가? 한국인 정서를 잘 모르시는듯

    • 이윤기 2011.05.30 10:45 신고 address edit & del

      외국인과 재혼한 영부인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을까요? 제 생각은 지금도 글쎄요?

  3. 오나시스 2011.05.30 05:05 address edit & del reply

    음 특이한 경우군요. 그런데 선박왕 오나시스도 남편이고 한데, 죽고나서서는 케네디 옆에 묻히고 싶다고 유언이라도 남긴건가요? 아니면 그 아들들이 그렇게 한건가 궁금해지네요.

    • 이윤기 2011.05.30 10:46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네요. 어찌된 일인지 사연이 궁금하네요

  4. 동정해주기엔 2011.05.30 21:24 address edit & del reply

    재클린이 버리고 간 자녀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JFK 2세의 비행기추락사도 떠오르고

2차 대전후 전쟁 안한 날 하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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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세요? 어떤 자들은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한다고 주장합니다만, 조금만 사려 깊은 사람들을 그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국제 정치와 평화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대부분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왜 인간이 전쟁을 벌이는가?'하는 철학적인 질문에 맞닥뜨리면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히로세 다카시가 쓴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는 책 제목인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하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뛰어난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더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1人 대안언론'이라고 불리는 히로세 다카시는 자신이 발언한 내용만큼이나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실천하는 저널리스트겸 논픽션 작가라고 합니다. 그는 일본 우익과 재벌의 공공여난 위협과 폭력에 항거하는 평화활동가이자 다방면에 걸친 취재를 통해 심도있는 분석을 해내기로 정평이 나있다고 합니다.

 

이 책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역시 엄청난 자료 검토와 독특한 연구와 사유를 통해 전쟁의 본질에 접근하는 책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이 책을 쓰면서 1만 꼭지가 넘는 신문 기사와 라디오, 텔레비전 등의 보도를 접하였고, 수백 점에 이르는 자료를 읽었다고 합니다.

 

미국 정보기관인 CIA와 옛 소련 정보기관인 KGB가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한 자료들을 읽다보면 도대체 이런 자료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가 인용한 비밀스러우면서도 방대한 자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매년 일어난 전쟁과 내전, 테러, 쿠테타, 암살, 납치를 기록한 무려 47쪽에 이르는 분쟁지도라는 기억문(암호를 푸는 열쇠 말) 들고 전쟁의 원인을 찾아가는 서술 방식도 독특합니다. 아울러 암호의 천재 월리엄 프리드만의 암호문 해독법을 이용하여 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과정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는 전쟁의 원인을 찾기 위하여 두 가지 열쇠를 준비합니다. 하나는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매년 일어난 전쟁을 기록한 47장의 분쟁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천재적인 전쟁군인 '클라우제비츠'가 쓴 <전쟁론>이라는 책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하고서는 전쟁의 본질을 탐구하는 암호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혈을 꺼리는 자는, 그렇지 않는 자에 의해 반드시 정복당한다. 전쟁은 가혹한 것이며, 여기에 박애주의와 같은 부녀자의 정이 개입할 여지 따위는 없다. 전쟁의 수단은 딱 한, 그것은 투쟁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성스러운 전쟁'으로 미화하지 않고 '폭력행위'라는 것을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전쟁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전쟁론>에서 찾아낸 이런 단서들을 조합하여 마치 추리소설과 같은 방식으로 전쟁의 본질에 접근합니다.

 

그렇다면, 1945년부터 47장의 전쟁지도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세계 제 2차 대전 후에 하루도 지구상에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 전쟁처럼 3천 일이 넘는 긴 전쟁으로부터 단 하루의 테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전쟁이 없는 날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재적인 전쟁 군인 클라우제비츠가 1832년에 쓴 <전쟁론>에는 이미 그 답이 나와 있더라는 것입니다. 마치 암호문처럼 말입니다. 다음은 히로세 다카시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인용한 구절들입니다.

 

"전쟁은 단 한 번의 결전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전쟁 중에 양측은 서로가 서로를 도발하고, 투쟁은 제한 없이 발전하면 멈출 줄을 모른다. 전투력을 양성하고 유지하며 사용하는 것, 이 모두가 군사행동이다. 하지만 양성해서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전투력을 실제 사용하는 것만이 군사행동의 목적이다."

 

열두 살이란 어린 나이에 입대하여 일개 보병 병사에서부터 장군까지 비참한 포로생활과 전쟁의 승리를 모두 경험한 천재적인 전쟁군인 클라우제비츠는 세계 제 2차 대전보다 160년 전에 이미 전쟁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전쟁을 하는가?

 

히로세 다카시는 인간이 왜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를 찾기 위한 두 번째 실마리로 '무기'에 주목합니다. 저자가 인용한 자신이 살아가던 시대에 가장 뛰어난 무기를 발명한 두 명의 과학자의 서로 다른 예언은 흥미롭습니다.

 

먼저 통제 가능한 폭약을 만들어낸 알프레드 노벨의 예언입니다. 오늘날 노벨상이 있게 한 장본인이지요.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 평화를 위해서는 순식간에 마을을 폭파해 버릴 정도의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무언가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언젠가 그것이 완성되면 인간은 그 파괴력에 공포심을 느껴서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봐 훨씬 오래전 천재적인 과학자이자 예술가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전혀 상반된 주장을 남겼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발명이라도 그것이 양식없는 인간의 손에 넘어갔을 때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면, 발명자는 그것을 영원히 비밀로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저자는 지구상에는 이미 인류를 절멸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대량 살상 무기가 사용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협과 사고로 인한 핵폭발의 위험에 아주 가까이 다가서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상에는 이미 5만발의 핵탄두가 대기 상태에 있지만 놀벨이 예언한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47년 동안의 분쟁사를 보면 어떤 뛰어난 무기도 전쟁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는 것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후부터 1983년까지 6개국이 총 약 1천 300개의 원수폭을 이 세상에서 실험적으로 폭발시켰고, 그 사이에 300회의 전투를 치렀지만 원수폭은 단 1개도 전장에서 폭발하지 않았다. 전장과 폭발지점이 일치하지 않는 무기, 그것이 바로 핵무기이다."

 

결국 강력한 무기에 대한 공포심이 전쟁을 억지시켜주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인간들은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두고 다른 무기를 사용하여 전쟁을 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원자무기를 제외한 생물무기, 화학무기, 화약무기, 날붙이무기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균폭탄, 독가스 무기, 인체실험, 화학무기의 개발과 사용 사례를 구체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기가 많을수록 전쟁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한다고 주장합니다. 무기의 증대가 전쟁의 승산을 높이기 때문에 개전의 결단을 재촉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많은 무기를 가진 미국이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킨 역사를 보면 조금도 틀린 결론이 아닙니다. 

 

결국 무기를 갖고서도 평화를 유지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군사력이 전쟁을 억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이 아슬아슬하게 군사력의 폭주를 억누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CIA KGB가 전쟁을 지시한다는데?

 

전쟁의 본질을 찾기 위한 세 번째 실마리는 누가 전쟁을 지시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제 5장과 제 6장의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CIA와 KGB가 지난 세월 동안 전쟁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벌여왔는가 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사실들을 공개합니다. 

 

스파이 활동뿐만 아니라 직접 군사작전을 통해 전쟁을 저지르고 적국뿐만 아니라 동서 양 진영에 속한 여러 나라의 수많은 요인들을 암살하고 수많은 정부들을 전복시킨 사례들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 사람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스파이 양성과정도 매우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아울러 CIA가 일으킨 8대 사건을 통해 전쟁을 일으키는 진짜 이유는 국가나 민족의 수입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훨씬 본질적인 이유라는 것을 밝혀냅니다.

 

"전쟁은 다른 수단을 갖고 하는 정치의 연속이다. 전쟁이란, 나의 의지 달성을 적에게 강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실력행사이다."

 

클라우제비츠에 따르면 전쟁은 결국 정치의 연장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정치와 전쟁은 별로 다르지 않으며 정치가와 군인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집단 보다는 '개인적 의지'이며 모든 인류가 아니라 권력에 의해 인간을 지배하려고 꽤하는 한 줌의 야심가들이며 그들은 하나같이 정치가와 군인을 지망하였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전쟁을 일으키는 그들은 미국인도, 소련인도 아니고 남성도 여성도 아니며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이라고 결론내립니다. 적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기질을 가진 인간들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거대한 군사력도 CIA도 실은 모두 클라우제비츠의 유산이라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레닌, 스메르쉬, 스탈린, KGB로 이어지는 또 다른 전쟁의 한 축도 클라우제비츠의 망령이라고 주장합니다.

 

결국 우리가 구분해야 하는 것은 전쟁을 획책하는 '클라우제비츠형 인간'과 평화를 지향하는 '바보 이반'이라는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에게는 늘 적이 필요하지만 바보 이반에게는 국경도 진영도 의미가 없고 싸울 이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형 인간들이 민중을 전장으로 몰고 가고 민중을 학살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하며, 적을 만들어내지 않음으로서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그것은 바로 전쟁을 지향하는 인간의 의지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모든 분쟁의 역사에는 전쟁을 꾸민 호전적인 의지를 가진 인물이 있었으며 그들은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이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력은 일정한 한계를 넘어서면 저 혼자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 10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위정훈 옮김/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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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1.05.19 08:43 address edit & del reply

    2차 대전후 전쟁을 조장하거나 직접 주도하는 최고의 악의 축은
    미국이 아닐까요?....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중 미국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몇이나 될까 싶네요.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 latte 2011.05.19 14:03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입니다.
      아랍에미리트가 이라크에 학살당하게 방조했어야 했네요.

  2. Mrs.Darcy 2011.05.19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는 글이네요. 저도 한 번 봐야겠어요 ㅎ

  3. 네오나 2011.05.19 14:25 address edit & del reply

    전투력을 실제 사용하기 위한 것이 군사행동의 목적이란 말에 딱 꽂히는 걸요.
    저도 다른 책에서 전쟁은 결국 무기를 소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고
    무기를 구입하는 돈의 유통에 의해 벌어지는 또다른 전투가 정치라는 걸 봤었거든요.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는 건 그저 이상주의자의 허언일 뿐이겠죠.

  4. 김형심 2011.05.20 15:38 address edit & del reply

    "결국 무기를 갖고서도 평화를 유지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군사력이 전쟁을 억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이 아슬아슬하게 군사력의 폭주를 억누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평화를 지향하는 우리의 정신을, 힘을 계속 모으고 발휘하도록 늘 깨어 있어야 겠습니다.

빈 라덴 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 위키리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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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마르셀 로젠바흐, 홀거 슈타르크가 쓴 <위키리크스>

국내언론에 위키리크스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약 3년쯤 전입니다만 당시에는 그다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라크 미군의 민간인 살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입니다.

인터넷을 기사 검색을 해보면 2010년 4월부터 국내뉴스에 ‘위키리크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도 위키리크스를 ‘위키디피아’와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국제정치나 미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정부 비밀정보 폭로사이트, 내부고발 사이트입니다.

미국 외교부의 비밀 전문이 폭로된 뒤로는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를 폭로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 외교, 안보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테러조직을 대표하는 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 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줄리언 어산지는 자신의 조직 위키리크스와 함께 강대국들의 정부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미 국무부 외교전문 25만 1000건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글로벌 사회의 시선을 국제정치의 무대 뒤편으로 이끌어주었다.”(본문 중에서)

위키리크스는 대중들에게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군사적, 외교적 실상을 통째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방부 컴퓨터에 숨겨져 있던 이라크 미간인 폭격 동영상(부수적 살인 영상)이 공개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기밀문서 7만 6000건과 이라크 전쟁 기밀 39만 건을 공개하였으며, 국무부 외교전문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민중(?) 정보기관 위키리크스, 정보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 통제에 반대 !

그렇다면 위키리크스는 왜 이런 기밀정보들을 폭로하는 것일까요? 오랫동안 위키리크스에 주목하고 줄리언 어산지와 접촉해온 저자들은 ‘정보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 통제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위키리크스는 정보권력의 소유를 문제 삼고 있으며, 정부와 대기업이 어떤 정보를 얼마 동안 비밀에 부쳐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따라서 정치 프로세스의 투명성과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통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풀뿌리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의 시각에서 보면 기대와 희망을 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계속 비밀로 부쳐질 수 없으며 모든 것이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적어도 위키리크스 사람들은 그렇게 확신한다.” (본문 중에서)

위키리크스 사람들은 권력자들이 시민에 의해 통제되어야 더 나은 정치가 출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른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라고 믿는 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이야 말로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시민사회에 의한 권력 감시와 권력에 대한 저항이 뒤섞여 위키리크스의 이념이 되었다고 합니다. 줄리언 어산지는 민중의 정보국으로서 세계 최강의 정보기관이 될 것이라고 호언하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정부의 진짜 계획과 행동 방식을 알 때만 그 지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생존능력이 강한 형태의 열린 정부는 공개와 폭로의 자유를 보호하는 정부였다. 이 같은 보호가 없는 곳에서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시민사회에 의한 권력감시와 알 권리라는 차원에서만 보면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실제로 정보를 둘러싼 싸움은 권력투쟁이며, 모든 국가는 자국의 기밀을 지키기 위하여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가장 많은 돈을 쓰고 있을 겁니다.

모든 나라는 자국의 기밀을 지키면서 동시에 타국의 기밀을 알기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기밀유출에 대해서는 사형까지도 불사하는 중범죄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른바 강대국 정부로서는 위키리크스의 존재자체가 커다란 위협이며 지금까지는 미국이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위키리크스는 얼마 전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살해된 ‘오사마 빈 라덴’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슬람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의 배후가 아니라는 주장을 믿고 있는데, 위키리크스는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에 관하여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밝혀낼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위키리크스를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으로 선언하였고, 적어도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미국은 이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미국 우파들은 위키리크스를 증오하고 있으며,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세라 페일린은 오사마 빈 라덴과 똑같은 국가의 적으로 간주하여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였답니다.

 


빈 라덴보다 더 위험(?)한 위키리스크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이테크 테러리스트’라고 지목하였으며, 조지부시의 참모였던 마크 티센은 정보기관이나 군대를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는군요. 마침내 2010년 여름 폭로이후 FBI는 1917년에 제정되어 사문화되어 있던 ‘방첩법’ 적용을 검토하였답니다.

미국정부와 정보기관들은 위키리크스를 내부고발자가 아닌 국외의 스파이로 몰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스파이 전쟁이 위키리크스와의 정보전쟁으로 바뀐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날 인터넷의 발달은 결과적으로 아주 많은 사람들을 잠재적인 스파이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미국정부의 기밀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미국시민은 250만 명에 달하는데,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 이들은 모두 내부고발 문건을 위키리크스로 보낼 수 있는 잠재적 스파이와 다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위키리크스>를 쓴 마르셀 로젠바흐와 홀거 슈타르크는 독일의 <슈피겔>기자입니다. 그들은 수년 동안 위키리크스 창립자들과 접촉하였으며, 그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수년 동안 줄리언 어산지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위키리크스의 아프간전쟁과 이라크 전쟁관련 기밀문서 공개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독일, 영국, 호주, 아일랜드, 미국 등지에서 위키리크스의 전, 현직 활동가들을 만나 인터뷰하였다고 합니다. 그들이 쓴 <위키리크스>는 줄리언 어산지의 전기는 아니지만, 줄리언 어산지를 빼놓고 위키리크스를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합니다.

이제는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줄리언 어산지는 스타 해커 출신이며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와 함께 호주 전역을 떠돌며 떠돌이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이큐가 146~180으로 나오는 컴퓨터의 천재이며 ......

그는 유명인이 되어 팝스타처럼 추종하는 팬들이 생겼고, 위키리크스를 정보공개를 지지하는  수 많은 후원자들의 기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구글 창에 그의 이름을 쳐넣으면 무려 1억 6900만 개의 검색결과가 뜬다. 어산지는 인터넷의 ‘해방전사’로 추앙받으며 자주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와 비교되곤 한다. 그는 또 비판적인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와 비교되기도 하고 인터넷상에서 모반 세력을 규합하는 디지털 체게바라로 불리기도 한다.” (본문 중에서)

2010년 영국 언론은 그를 세계의 주요 인물 50인 중 한사람으로 선정하였는데, 줄리언 어산지는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23위에 올랐으며 <타임>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에서 1위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미국 외교전문이 공개된 후 모스크바에서는 어산지를 노벨평화상후보로 치켜세웠답니다.

줄리언 어산지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그와 함께 비밀문서 공개작업을 함께 하였던 저자들은 그를 “비범한 아이디어를 지닌 비범한 대화상대자”였다고 평가합니다.

줄리언 어산지, 비범한 아이디어를 지닌 비범한 대화상대자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줄리언 어산지는 존 영이라는 뉴요커가 운영하는 비밀문서 공개 웹사이트인 ‘크립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2006년 위키리크스의 도메인 등록을 영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위키리크스의 짧은 역사를 자세히 들려다보면 인터넷이라고 하는 혁명(?)적 수단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위키리크스는 고정된 장소와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활동가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으며, 컴퓨터를 사용한 메일 교환과 채팅으로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만남은 활동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 활동가들은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하지만 직접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2007년 1월 중국관련 자료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라크 전쟁 동영상 파일 공개, 아프간 전쟁 기밀문서, 이라크 전쟁 기밀문서, 그리고 미국무부 외교문서 공개에 이르는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정부가 위키리크스의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과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으로 줄리언 어산지에게 가해지고 있는 이른바성 여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담고 있습니다.

또 줄리언 어산지에게 집중된 위키리크스의 활동의 문제점과 활동가들의 내부 분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은 줄리언 어산지가 자신을 비판한 자원봉사자에게 채팅을 통해 한 말이라고 합니다.

“나는 이 조직의 심장이고 영혼이며, 창립자이고 대변인이고 최초의 프로그래머이고 기획자이고 자금조달자이고, 그리고 나머지 전부다 이게 싫으면 떠나라” (본문 중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된 위키리크스와 이런 줄리언 어산지의 발언을 쉽게 납득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위키리크스가 세계 여러나라의 정보기관으로부터 추적당하고 있으리라고 하는 것도 분명하기 때문에 쉽게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아무튼 그가 뛰어난 해커이며 탁월한 조직력과 놀랄만한 열정으로 위키리크스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이트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매우 분명합니다. 그가 상업적인 인터넷 회사를 세웠다면 훨씬 더 편안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1966년 12월 28일부터 2010년 2월 28일까지 미국 외교관들이 작성한 25만 1287건의 외교전문 공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질 것인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키리크스를 아는 사람들은 그들의 비밀 정보 공개를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위키리크스>를 직접 읽은 후 저는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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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터킨더 2011.05.14 09:13 address edit & del reply

    한국에도 위키리크스 같은 존재가 나온다면....
    상상만 해도...
    무섭네요.^^

    • 이윤기 2011.05.16 11:29 address edit & del

      숨겨논 비밀이 많은 나라 아닙니까?

      저는 한국판 위키리크스가 꼭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2. 저녁노을 2011.05.15 07:49 address edit & del reply

    그저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보고가요.

    휴일 행복하세요.

    • 이윤기 2011.05.16 11:30 address edit & del

      국민들 모르게 숨기는 자들이 더 무섭지요.

      국민들에게 숨기는 비밀들은 대부분 비밀로 만든자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일들이 많더군요.

어른들, 지구를 되돌릴줄 모르면 망가뜨리지나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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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창원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주 인상 깊은 방송을 잠깐 들었습니다.

방송 전체를 들을 수는 없었는데,  희망제작소 김해창 부소장이 출연하여 브라질 리우회의에서 연설하였던 어린 학생의 연설을 소개해주더군요. 방송을 잠깐 들었지만 매우 중요하고 흥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방송을 끝까지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으로 해 보려고 간단히 그녀의 이름만 메모를 해두었습니다.

깜박 잊고 있었는데, 주말을 보내면서 생각이나서 그날 메모를 보고 '세번 컬리스 스즈키'의 연설문을 인터넷에서 찾아내었습니다. 유튜브와 다음TV팟에는 그녀의 1992년 연설 동영상 파일도 있더군요.

세상에 1992년에 열두 살 여자아이가 이런 연설을 하였다는 것이 정말 놀랍더군요. 마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남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담은 글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여러분은 사라져버린 동물을 되살려 놓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지금은 사막이 된 곳에 숲을 푸르게 되살려 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고칠 방법을 모른다면, 제발 그만 망가뜨리기 바랍니다! "

그렇습니다. 멸종위기의 동물이나 봄마다 황사를 일으키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이 아니어도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일은 늘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항만을 만들기 위해 매립한 바다와 그 바다속에 살아가던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갔습니다. 우리는 그 땅과 그 바다를 되돌려 놓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항만에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도록 바다 밑바닥을 긁어내고, 긁어낸 준설토를 모아서 또 바다를 매립하여 해양신도시를 만든다고 합니다. 당초 계획보다 크기가 좀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땅이 모자라지도 않는데 또 다시 바다를 매립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라져 버린 동물들을 되살려 놓지 못하는 것처럼, 사막이 된 푸른 숲을 되살리지 못하는 것처럼 망가진 도시 역시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파괴할 때보다 열 배, 백 배나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폐기물 되돌려놓을 방법 있나?

4대강 사업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후쿠시마 원전 이후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수명이 다한 원자력 발전소와 그 폐기물을 자연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면, 제발 그만 망가뜨리기 바랍니다."

그녀의 연설문 중에서 이 말이 자꾸만 귓전을 맵돕니다. 제발 좀 그냥 내버려두라는 이야기이겠지요. 제발 좀 그냥 내버려두면 좋겠습니다.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아도,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이야기가 떠 오릅니다.

새로 터널이나 다리를 더 만들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편리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있는 것, 우리가 누리고 사는 것 만으로 우리는 정말 부족할까요? 우리는 얼마나 더 편리하게, 얼마나 더 부유하게 살면 모두 만족할 수 있을까요?

'발전' 이라는 명분으로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국민들을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만들어준다면서 다리를 새로 놓고, 터널을 둟고, 새 도로와 철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 없이 많이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것이 없으면 우리는 불행해질까요? 새로 다리를 만드는 돈, 새로 터널을 뚫는 돈, 새로 도로와 철길을 만드는 돈으로 대학 등록금을 낮추고, 모든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고, 어르신들이 편한안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일까요?

자동차와 기차가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사람들이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으면 우리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우리는 세상에서 도태되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없게 되는 것일까요?


1992년 브라질 리우회의에서 세번 컬리스 스즈키가 12살에 했던 연설문 '세상의 모든 어버이들께'를 전문을 옮겨봅니다. 


세상의 모든 어버이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세번 스즈키입니다. 저는 에초(ECHO ― 환경을 지키는 어린이 조직)의 대표로 여기에 왔습니다. 저희들은 12살에서 13살 사이의 캐나다 아이들로서 무엇인가 변화에 이바지하려고 하는 그룹인데, 바네사 수티, 모건 가이슬러, 미쉘 퀴그, 그리고 제가 회원이예요.

여러분 어른들께서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될 거라는 말을 드리기 위해서 6000마일을 여행하는 데 필요한 돈을 저희 스스로 모금했답니다. 오늘 여기에 온 저는 어떠한 숨겨놓은 의제를 따로 가진 것이 없습니다. 저는 저의 장래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제 장래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선거에서 진다든지 증권시장에서 얼마쯤 잃는다든지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 올 모든 세대들을 위하여 말하려고 여기에 섰습니다. 저는 그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계전역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대신하여 여기에 섰습니다. 저는 이제 어디로든 갈 데가 없게 되었기 때문에 이 행성 위에서 죽어가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을 위하여 말하려고 여기 섰습니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말하지 않고 그냥 있을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존층의 구멍 때문에 이제 햇빛 속으로 나가기가 두렵습니다. 저는 공기 속에 무슨 화학물질이 들어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숨쉬기가 두렵습니다. 저는 저의 아빠와 함께 밴쿠버에서 낚시하기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바로 몇해전에 우리는 물고기들이 암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날마다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 영원히 소멸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야생동물들의 커다란 무리를 보고 싶었고, 새들과 나비들로 가득찬 정글과 열대숲들을 보기를 꿈꾸어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제가 아버지가 되었을 때 우리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이 세상에 과연 존재하고 있기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소소한 것들에 대해서 제 나이때 걱정하였던가요? 이 모든 것이 실제로 우리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우리는 마치 우리가 충분한 시간과 해결책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아이일 뿐이고,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러분들에게도 해결책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오존층의 구멍을 어떻게 수리할 것인지 모릅니다. 여러분은 연어를 죽은 강으로 다시 되돌아오게 할 방법을 모릅니다.

여러분은 사라져버린 동물을 되살려 놓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지금은 사막이 된 곳에 숲을 푸르게 되살려 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고칠 방법을 모른다면, 제발 그만 망가뜨리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정부들의 대표로, 기업가로서, 조직가로서, 기자나 정치가로서 여기에 와 계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진짜를 말하면 여러분은 어머니와 아버지, 형제와 자매,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며,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 누군가의 아이입니다.

저는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가 모두 5억명으로 된 가족, 아니 3천만 종으로 된 한 가족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공기, 물, 흙을 나누어 가지고 있습니다. 국경과 정부들이 그걸 변경하지는 못할 겁니다.

저는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가 모두 하나이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하나의 세계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분노하고 있지만 눈멀어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두려워하고 있지만 제가 어떻게 느끼는가를 세상에 말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사고 버리고, 사고 버립니다. 그러면서도 북반구 나라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려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충분한 정도 이상으로 가지고 있을 때에도 우리는 우리의 재산 중 조금이라도 잃고 싶어하지 않고, 나누어갖기를 두려워합니다. 캐나다에서 우리는 특권의 생활을 살고 있습니다. 풍부한 음식과 물과 집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망원경, 자전거, 컴퓨터, 텔레비전이 있습니다.

이틀전 여기 브라질에서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살고 있는 몇몇 아이들과 얼마동안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 한 아이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내가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부자라면 나는 모든 거리의 아이들에게 음식과 옷과 약과 집, 그리고 사랑과 애정을 주겠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거리의 아이가 기꺼이 나누겠다고 하는데,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우리는 어째서 그토록 인색한가요?

저는 이 아이들이 제 또래라는 것을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어디서 태어나는가하는 것이 굉장한 차이를 만든다는 것, 저 자신도 리우의 파벨라스(빈민가)에서 살고 있는 저 아이들의 하나일 수도 있었다는 것을 자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자신 소말리아에서 굶주려 죽어가는 한 어린이일 수도 있고, 중동의 전쟁희생자 또는 인도의 거지일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전쟁을 위해 쓰여지는 모든 돈이 빈곤을 해결하고, 환경적 해답을 발견하는 데 쓰여진다면 이 지구가 얼마나 근사한 곳으로 될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유치원에서도, 여러분은 우리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칩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서로 싸우지 말고, 절약하고, 서로서로를 존중하고, 청결히 하고, 다른 생물들을 해치지 말고, 나누고 ― 탐욕스럽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면서 어째서 여러분은 우리에게 하지 말라고 한 바로 그러한 행동을 하십니까?

여러분이 이러한 회의에 참석하고 계신 이유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서 이런 회의를 갖고 계시는지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여러분 자신의 아이들입니다. 우리가 어떤 종류의 세계에서 자랄 수 있을 것인지를 여러분은 지금 결정하고 있는 겁니다.

〈모든 것은 잘 될게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야. 세상의 종말은 오지 않을 거야〉라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그런 말을 우리에게 더이상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대체 우리 어린아이들이 여러분의 회의의 우선순위 항목에 올라 있기나 합니까?

저의 아빠는 항상 말합니다.〈너의 말이 아니라 행동이 진짜 너를 만든단다.〉그래요. 여러분들이 행하는 행동은 밤마다 저를 울게 합니다.

여러분 어른들은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제발 여러분의 행동이 여러분의 말을 반영하도록 해주십시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세번 컬리스-스즈키 Severn Cullis-Suzuki

- 이 글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환경회의에서 당시 12살의 캐나다 국민학교 여학생으로 행한 연설문이다. 
*인용 - 녹색평론 제18호 (1994년 9-10월호)
 

1년 뒤 그녀는 중국 베이징에서 UN 환경 프로그램의 ‘지구 500인 명예상(Global 500 Roll of Honor Award)’을 받았다고 합니다. 2002년에는 ‘디스커버리 채널(Discovery Channel)’에서 방송한 ‘스즈키의 자연 탐구(Suzuki’s Nature Quest)’를 비롯해 몇몇 TV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답니다. 

그녀와 친구들은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2002년 UN 세계 정상회의에서 ‘책임 인정(Recognition of Responsibility)’이라는 서약을 발표하였으며 여전히 환경운동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답니다.

아래는 그녀의 1992년 연설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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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s.Darcy 2011.04.25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경제가 더 성장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견엔 저도 반대합니다.

    • 이윤기 2011.04.26 09:01 신고 address edit & del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공감이 널리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부들어서 이루어지는 심각한 환경파괴를 보면서 더 많은 국민들이 이런 생각에 공감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2. 여강여호 2011.04.25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는 우리도 성장보다는 복지와 자연을 둘러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건강하게 4월 마무리 하십시오.

    • 이윤기 2011.04.26 09:0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더니...유엔본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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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11] 살벌한 보안 검색, 유료 가이드 투어 아니면 볼 것 없는 실망스런 유엔본부

미국연수 기간, 뉴욕에 머무는 동안 뉴엔본부에 다녀왔습니다. 기관 방문 일정이 없는 날, 오전 일찍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구경하고 오후에 뉴엔본부에 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을 별로 신뢰하지도 않고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고 하는 것도 그의 국적 때문에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반기문씨가 유엔사무총장이 되어서 그렇지 뭐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서나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서 뭐 특별히 한 일도 없으니까요?  어려서부터 꿈을 키워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뭐 그닥 존경할 만한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말 가기 싫었는데 억지로 끌려 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세계의 정치와 분쟁에 대하여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니 한 번 가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어느 정도는 있었지요.

뉴욕에서는 늘 지하철만 타고 다녔는데, 유엔본부는 지하철이 노선이 없는 곳이라 처음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지하철이 버스보다 타기 쉽다고 생각하여 늘 버스만 타고 다녔는데, 뉴욕버스는 지하철처럼 노선이 단순하여 막상 버스를 타보니 의외로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사무국 빌딩 입구로 들어갔더니 방문객을 위한 입구가 따로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방문객들의 출입문 앞에는 유명한 총구가 묶인 권총이 조각상이 있었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서 기증한 <비폭력>이라는 작품이지요.


<비폭력> 조각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건물 처럼 지어진 검색대로 들어갔습니다. 미국 공항에 비해서 직원들이 친절하고 웃는 모습으로 검색을 하기는 하였지만, UN본부 답게(?) 미국 공항보다 더 샅샅이 수색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검색을 하더군요.

미국 여행을 다니면 박물관, 미술관에서도 모두 보안검색을 당했지만 벨트까지 풀도록 하는 보안검색은 UN본부에서만 하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작은 배낭을 비롯한 대부분의 소지품을 맡기고서야 UN본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헉~ 그런데,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으면 정말 볼게 별로 없습니다. 로비에 막 도착하였을 때 연주회가 끝났고, 로비에 전시된 자료들은 뭐 굳이 UN본부에 직접 오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이더군요.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같은 책에 다 나와있는 그런 내용들을 판넬로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으면 회의장도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이드 투어를 하지 않으면 기껏해야 역대 유엔 사무총장들의 초상화를 구경하고 지하에 있는 기념품점을 둘러본 후 미국 소인대신 유엔 소인이 찍히는 유엔본부 우체국 곳에서 편지나 엽서를 보내는 것이 고작이더군요.

워싱턴 스미소니언협회의 여러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세계의 '공공성', '공익성'을 상징하는 유엔본부에서 돈을 받고 가이드투어를 하는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엔 하루 빨리 유엔본부 투어는 무료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적어도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라도 무료 투어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아무튼 세계평화와 안전을 상징한다고 하는 곳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시민들에게 돈을 받고 가이드 투어를 한다는 것이 기분을 상하게 하더군요.

성인 1인당 가이드투어 비용은 16달러나 되었고, 한국어 가이트투어는 일정이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16달러를 부담하고 가이드투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로비를 둘러보고 역대 유엔사무총장 초상화 구경하고, 한국인들은 반기문 사무총장 초상화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고작입니다.



지하에 있는 기념품점을 둘러보면 세계 각국의 기념품들이 있는데, 한국 기념품을 보면 좀 쪽팔립니다. 옛날, 1970년 대쯤 거울 가게에서 팔던 신랑각시 인형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념품으로 유엔본부 기념품 스토아에 이런 인형이 있는 것도 참 놀랍더군요. 유엔본부에 나가 있는 외교부 공무원들은 이런걸 봐도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결국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는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기념할 수 있는 것은 편지를 보내거나 엽서를 쓰는 일 입니다. 유엔 우표를 구입하여 유엔 소인이 찍히는 우편물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엽서를 보내더군요.
 
전 엽서를 보낼 준비를 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일행들이 엽서를 보내는 동안 혼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중국인 가이드투어 하는 곳을 좀 쫓아 다녔습니다.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설명 할 때는 꼽사리껴서 들을 수 있었는데, 회의장으로 들어갈 때 슬쩍 따라 들어갔더니 경비원이 딱 막아서더군요. 유엔본부 참 인심 참 사납더군요.

제 생애에 다시 갈 일도 없겠지만 아무튼 유엔본부는 기대에 비하여 참 마음에 안 들들고 실망스럽더군요. 유엔본부 가이드 투어를 무료화 할 수 있도록 어디 서명운동이라도 좀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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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녀노을 2011.04.19 08:44 address edit & del reply

    말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긍..

    잘 보고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이윤기 2011.04.21 11:44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이래도 뉴욕가는 분들이 유엔본부 안 가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어차피 관광객이 많이오니...저렇게 하겠지요.

  2. 전점석 2011.04.19 10:24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견문을 넓혔군요. 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록펠러 빌딩, 링컨 음악당만 가 보았는데....

  3. Mrs.Darcy 2011.04.19 14:27 address edit & del reply

    유엔본부가 유로가이드밖에 안되는군요;; 정말 엄청난 실망인데요. 안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ㅎ 저도 반기문총장에 대해선 이윤기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ㅎ

  4. 장화신은메이나 2011.04.20 07:25 address edit & del reply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별 거 없어보이는 유엔본부네요.
    특히 그 꼼꼼하다못해 불쾌하게까지 느껴지는 수색은 미국의 특징이라고까지 생각됩니다.
    가이드투어로 돈 받아서 세계평화에 도움이나 좀 되었을까 모르겠네요.

    • 이윤기 2011.04.21 11:44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는 뉴엔본부가 공공재라는 측면에서...돈 받는 것이 아주 기분이 나쁘더군요.

      좋은 일에 쓴다면...기부를 받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구요.

  5. 뉴욕 2011.05.17 12:14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요. 물론 무료를 기대하고 가셨다면 실망하셨겠지만 가이드투어가 돈을 받는다는게 그렇게나 기분이 나쁜일인지..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구텐하임 뮤지엄등, 많은 명소들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 않으신가요? 세계 평화에 쓰이는 돈인지 운운하는것은 유엔의 하는일과 예산등이 어떻게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셔서 하는 말씀같습니다. 유엔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있으므로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전 가이드 투어로 한번 참가했었는데..유엔의 하는 일과 역할등 굉장히 큰 공부가 되어서 16불이 전혀 아깝지않았어요..

    • 이윤기 2012.07.22 22:35 신고 address edit & del

      미술관 빌딩 이런 것과 어떻게 갔나요?

      청와대, 정부청사 이런데도 돈 받고 가이드 투어하면 되겠군요.

  6. 2012.06.12 13:26 address edit & del reply

    자료를 찾다가 이 글을 읽었는데 바빠서 한마디만 할게요..
    "병신아! 혼자 잘난거 같지?"

    • 이윤기 2012.06.13 13:00 신고 address edit & del

      나도 바빠서...너 한테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말이네...

  7. 뭉개구름 2012.07.21 03:12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요..이상하네요..
    저도 지금 미국에서 자료 찿다가...
    2010 년에 그냥 들어가고 ..사진 비디오 다찍고...
    뭐가 달라 졌나요..다시갈려고 찿아본건데...

  8. 뉴욕 2013.03.30 09:17 address edit & del reply

    "같나요"를 "갔나요"도 구분못하는 한참 모자란 사람이 쓴 글에 .....답장하기도 민망한데요. 그러면 어떻게 다른지 말해보겠어요? 유엔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돈은 세계 가맹국이 지불하고있고 그돈은 절대 많지 않아요. 테러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기관중 하나인 유엔이 일반사람들을 보낼때는 경찰등 많은 인력과 검색대등에 물론 비용이 소요되지요. 그야말로 무식하고 우기면 이긴다는 것을 당신의 글을 보면 느낍니다. 우선 무식함을 챙피하게 생각하길 바랍니다. 당신같은 무식한 사람이 죽어라 우겨대고 그런 글을 검색 가장 위를 장식하기.... 제발 기본적 지식을 갖고 쓰길..다른 사람들 다 생각 망치질말고.

    • 이윤기 2013.04.09 11:29 신고 address edit & del

      "같나요"를 "갔나요"도 구분못하는 한참 모자란 사람이 쓴 글에 답글을 달아주셔서 영광입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유엔본부가 테러 위험에 노출된 곳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 그런 위협이 많았던가 보네요.

      한국에선 국립공원 입장료도 없기 때문에 뉴엔본부의 수익사업이 이해되지 않더군요.

      유엔 본부가 테러 위협에 노출되도록 만든 잘 난 나라들이 가맹국 부담금을 좀 더 내는 것이 바람직하겠네요.

일몰이 아름다운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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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여행 열일곱 번째 이야기입니다. 블로그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일본 오키나와 이야기와 미국 연수 이야기가 번갈아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팔자(?) 좋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열일곱 번째로 연재하고 있는 오키나와 이야기는 지난 1월 중순에 3박 4일간 다녀온 평화, 역사 여행에 대한 기록입니다.

평화기념공원을 다녀 온 이야기는 세 번에 걸쳐서 우려(?)먹고 있는데요.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의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따로 한 번 더 포스팅합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자료관을 둘러보고 마지막 출구를 나오면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수평선이 보이는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납니다. 아마 태평양이겠지요. 

답답하고 우울한 과거 역사를 보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탁 트인 바다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온 여운을 가라 앉히기에 참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간만 허락 한다면, 탁트인 바다와 넓은 공원을 천천히 둘러보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구요.

오후 시간에 오키나와 평화공원에 도착한 저희 일행은 평화자료관 폐관시간까지 알차게 자료관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평화공원을 둘러 보는 동안에 마침 해가지기 시작하더군요.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닷가 일몰이 참 아름답습니다. 혹시 평화기념공원으로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시간이 잘 맞으시면, 전망대에 올라가서 해가 떨어지는 풍광을 한 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보여드리는 사진의 맨 아랫쪽 사진들이 해가 지는 시간에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시간에 쫓겨 해가 완전히 지는 모습을 다 지켜보지 못하고 내려온 아쉬움이 컸습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자료관 앞으로 푸른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는 조망이 참 멋집니다.


멀리 보이는 검은 비석들이 희생자들의 명단을 새기는 비석입니다. 추를 거꾸로 세워 놓은 것 같은 아래 사진은 오키나와에서부터 세계 여러 도시까지의 거리를 새겨두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에는 일본의 각 현마다 추모 공간을 따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각 현에서 자기 지역 출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별도로 추모 공간을 만든 모양인데, 가각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진 추모 조형물들을 둘러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여기 아래 사진들은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광경입니다. 시간이 넉넉한 여행자라면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을 둘러 보는데, 하루 시간을 온전히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 나절 만에 둘러보기에는 볼 것, 느낄 것이 너무 많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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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해 전쟁을 기념하는 오키나와 평화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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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보는 오키나와 평화기념 자료관 건물은 자연 경관이 좋은 휴양지의 콘도시설을 연상하게 합니다. 빨간 기와지붕으로 된 건물들은 오키나와 전통 가옥들을 형상화한 모양입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내에 있는 평화기념 자료관은 1층에 어린이 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저희 일행 중에는 어린이가 없었던 탓인지, 아니면 시간에 쫓긴 탓인지 어린이 전시실을 둘러보는 것을 깜박하였습니다.
 
어린이 전시실에는 전쟁, 분쟁, 집단폭행, 인권, 자연파괴와 같은 주제들에 대하여 어린이들의 생각을 키우고 그 해결 방안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역사를 체험하는 코너)은 오키나와 전쟁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자세하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자료관에는 전시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로 들을 수 있는 통역기를 빌리 수 있습니다. 일본어를 모르는 저에게는 아주 유익한 기계였습니다.

제 1 전시실은, 오키나와전으로 가는 길입니다. 메이지 정부가 무력으로 류큐왕부를 병합하는 역사, 그리고 오키나와현에서 이루어진 황민화 정책, 근대화와 제국주의로 나서는 일본의 군비 확장,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침략, 만주사변,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에 이르는 일본 현대 역사를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메이지, 다이쇼, 쇼와 초기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상과 시골 풍경 그리고 오키나와에 일본군 기지를 만들고 비행장을 건립하는 과정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 2 전시실은, 주민들이 본 오키나와 전쟁 '철의 폭풍' 입니다. 오키나와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마지막 전쟁터였으며, 전쟁 막바지인 1945년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석 달 동안의 전쟁기간 동안 섬의 지도가 바뀌었다고 할 만큼 처절하게 파괴된 곳입니다.





미, 일 양쪽 군대는 총력전을 펼쳤으며, 특히 일본정부는 현민 총동원령을 내려 수 많은 민간인들을 희생시켰으며, 미군은 물량작전에 따라 오키나와 본섬 중남부에 무차별적인 공습과 함포 사격을 가하여 막대한 양의 폭탄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이 '철의 폭풍'으로 오키나와 철저하게 파괴되었으며, 20만 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오키나와 전투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기나와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 과정을 다양한 전시 방법을 동원하여 실감나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영상자료를 통해 전쟁 당시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으며, 폭격으로 파괴된 민가와 건물들을 재현해두었습니다.




제 3 전시실의 주제는 '지옥의 전쟁 터'입니다. 일본 수비군이 남부로 퇴각하면서 지구전을 펼치고 미군들의 강력한 소탕작전이 진행되었습니다. 일본군에 대한 주민학살과 특히 찌비치리 동굴과 같은 강제적인 집단사 그리고 기아의 현장을 모형 인형을 통해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군에 의한 박격포 공격, 화염방사기 공격 등으로 민간인이 죽어간 참혹한 현장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제 4 전시실의 주제는 '증언'입니다. 오키나와 전쟁의 이후 이 섬은 27년 간 미군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그동안 전쟁의 참상을 드러낼 수 있는 물적 자료가 많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억울한 주민들의 죽음은 구술 증언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되살려 내는 참담한 증언을 통해 참혹한 과거 역사를 밝혀내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영상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제 5 전시실의 주제은 '태평양의 요석' 입니다. 요석은 '바둑에서 상대방의 세를 꺽는 중요한 구실을 하는 돌'을 말하는데, 아마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오키나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 전쟁 이후 수용소의 모습에서부터 미소를 중심으로 하는 냉전구조 속에서 태평양의 전략적 군사기지로 변모하는 오키나와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토지를 빼앗기고, 미군에 기대어 살아가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전쟁 오키나와는 미군폭격기들이 출발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베트남 전쟁무렵 미군 기지촌의 모습과 미군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상점, 주점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전의 실상을 접할 때 마다
전쟁이라는 것은
이토록 잔인하고 이렇게 오욕투성이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생한 체험 앞에서는
어떤 사람도
전쟁을 긍정하고 미화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분명히 인간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전쟁을 용납하지 않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것도
우리들 인간이 아닐까요?

전후이래 우리들은
모든 전쟁을 원망하며
평화로운 섬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것이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르고 얻은
확고한
우리들의 신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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