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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499

당신과 다르다고 고장 난 사람 취급 마시라 ! [서평] 조너선 무니가 쓴 는 우리에게 매우 낯선 제목입니다. 아니 오히려 제 작년에 개봉한 ‘숏버스’라는 같은 제목의 영화 때문에 자칫 오해하기 딱 쉬운 제목이기도 합니다. '숏버스(short bus)'는 미국에서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스쿨버스를 말한답니다. 미국에서 장애인교육법이 제정되면서 많은 장애인이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통합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장애 아이들만 따로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이 타고 다닌 특수학급용 스쿨버스는 일반 스쿨버스보다 길이가 짧아서 숏버스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아와 비장애가가 분리하여 교육받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풍토이고, 비장애아들은 스쿨버스를 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아주 생소한 이름이지요. '숏버스'의 저.. 2011. 2. 24.
저 출산 걱정? 대학등록금 낮춰야 애를 낳지 ! [서평]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펴낸 미친 등록금, 제겐 이제 남의 일이 아닙니다. 첫째 아이가 올해 고3이 됩니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 끊임없이 확인시켰습니다. “대학은 국립대학으로 가야한다. 전공은 뭘 하든지 간에 대학은 반드시 국립대학으로 가야 한다.” 이렇게 아이를 세뇌시켰습니다. 다른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일찍이 돈 잘 버는 일과는 담을 쌓았기 때문에 아이가 혹시 높은 점수를 받아 이른바 명문대학에 합격한다고 하여도 사립대학 등록금을 부담할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 활동가로 사는 저만 이런 줄 알았는데, 대기업에도 들어가 중소기업 다니고, 고급 공무원도 못된 평범한 제 친구들도 똑같이 자식들에게 “국립대학 가라”고 한다더군요. 30여 년 전, 평생 막노동을 하며 살아오신 .. 2011. 2. 17.
누가 군인들에게 살인면허를 주었는가? 지난 1월 중순에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오랫동안 계획하였던 오키나와 평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난과 아픔의 땅'의 오키나와를 돌아보는 평화여행 일정에는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강연도 포함되었습니다. 2004년도에 를 읽고 받았던 강렬한 기억 때문에 오키나와에서 살고 있는 그를 직접 만나는 일정을 강력히 추천하였습니다. 오키나와 여행을 앞두고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를 직접 만나 강연을 듣기 위한 준비로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저자를 직접 만난다는 기대 때문이었는지 다시 읽는 책에는 더 많은 밑줄을 긋게 되었고, 여러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었습니다. 작년에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와 호리 신이치로의 대담집 을 소개하는 글(서평기사 .. 2011. 2. 11.
진보가 밥 먹여준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 3년을 보내는 동안 민주정부 10년의 역사가 물거품이 되는 듯하여 답답하고 불쾌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입니다. 촛불도 들고 거리에도 나서보았고, 길바닥에 드러누워도 보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되었고, 4대강은 모두 파헤쳐졌으며 민주주의를 거꾸로 후퇴시키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불쾌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실의에 빠진 386세대들에게 희망의 메신저를 전하는 두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오연호 기자와 조국 교수입니다.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한 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서는 가치를 정립하고, 그 가치를 실현할 세력을 형성하여 세상을 바꾸자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그런 책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면 이미 절반은 성공하였습.. 2011. 2. 8.
이 힘든 '게이'의 삶, 선택이 아니랍니다. [서평] 권용우 에세이 ... 서른두살 철 안든 평범한 '게이' 이야기 게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자신이 '게이'라고 엄마와 형제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한 권용우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그는 책을 써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게이'라고 밝혀야 할 만큼 남다른 사명감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성소수자 인권운동 같은 것을 하는 활동가도 아닙니다. 혼자서 아무 계획 없이 훌쩍 여행 떠나는 것을 좋아하고, 여전히 운명 같은 사랑이 있다고 믿는 나이 서른둘의 철 안든 평범한 게이인 그는 일반 사람들과 어울려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9년 겨울 광주에 게이바를 차려 독립생활을 하고 있는 '그냥 동성애자'입니다. 우리사회의 다수자인 '일반'들의 흔한 관심은 '이반'이라고 부르.. 2011. 1. 31.
외로운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룬다 [리뷰] 김훈의 장편 소설 김훈의 장편소설 은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이달의 도서로 선정된 책입니다. 군더더기없는 글솜씨로 유명한 김훈의 신작 소설이라 망설임없이 고른 책입니다. 몇 달 전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내러티브 기사쓰기 강의를 들었을 때, 강사로 왔던 한겨레 21 안수찬 기자가 내러티브 기사 쓰기를 공부할 수 있는 교재로 조세희 선생의 과 김훈의 여러 작품을 추천하더군요. 그의 글은 남길 것도 보탤 것도 없는 짧고 간결한 문장이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아울러 건조하고 명료하며 정확합니다. 도 그랬습니다. 20대 여자인 주인공 연주는 민통선 안에 있는 수목원에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비무장지대의 꽃과 나무들을 세밀화로 그리는 화가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뇌물죄로 3년 6.. 2011. 1. 23.
에펠탑, 왕정타파와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는데? 파리에 체류하고 있는 사회학자 정수복이 파리 연작 두 번째 책 을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연작의 첫 번째 책 에 이은 두 번째 책이며, 앞으로 세 번째 책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2009년에 나온 연착의 첫 번째 책인 은 파리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걷기와 산책의 의미를 소개한 책이었다면, 두 번째 연작인 은 구체적인 장소 열여섯 군데를 다닌 관찰기록입니다. 이 책은 파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파리에 살았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파리에 살아서 유명해졌는지, 그들이 살았기 때문에 파리가 유명해졌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파리에 살았던 수많은 예술가와 작가 그리고 학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장소에 관한 책이지만,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그 장소와.. 2011. 1. 15.
힘내 포기 하지마, 스틱 투 잇, Stick to It [서평] 장영신회장의 성공 노트 대한민국에서 여성은 소수자이다. 사법시험이나 일류대학 입시에서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여성은 소수자이다. 하물며 지금부터 40년 전 장영신 회장이 애경유지공업의 대표이사가 되었던 그 시절의 여성은 오늘날 우리사회의 동성애자나 장애인 못지않은 소수자였을지도 모른다. 남성위주의 한국사회에서 여자로서 성공하는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장영신 회장이 경험하였던 ‘포기하지 않는 노력’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나는 내게 닥친 운명 앞에 굴복하는 대신 일어설 힘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난관에 부딪칠 때면 좌절하는 대신 어떻게든 헤치고 나오려 애쓰다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가 특별히 남보다 강하거나 잘난 .. 2011. 1. 13.
페북 친구는 5000명, 새글은 250명만 보인다, 왜? 본명보다 '한글로'로 더 많이 알려진 파워블로거이자, 트위터 사용을 안내하는 길잡이 책 를 쓴 정광현이 지난 연말에 페이스북 길잡이 책 (정광현 저, 삼정데이타서비스 펴냄)을 내놓았습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 서비스는 끊임없이 기존 미디어인 TV와 신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탄생 신화(?)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가 상영되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을 친구로 연결해주고 있으며, 중국, 인도에 이어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또 하나의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트위터가 더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페이스북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더 활발한 .. 2011. 1. 5.
경제성장을 멈춰도 풍요롭게 살수 있다면? [서평] 더글러스 러미스, 쓰지 신이치로 대담 “이라크 파평 문제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봐도 역사의 기록에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회고록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으로 하여금 역사에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을 알면서도 원칙과 소신을 접고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에 이르게 한 숨겨진 본질은 무엇일까요? 바로 ‘국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역사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선택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국익을 위해 국민을 희생할 수 있는가, 이는 인간과 국가의 역사에서 영원히 풀어가야 할 수수께기 같은 문제”이지만, “현재.. 2010. 12. 20.
자전거, 수영 그리고 사랑도 학교에서 배운다 [서평]무터킨더 박성숙이 쓴 지난 봄 을 통해 교육문제에 관심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 독일 교육을 소개하여 화제가 되었던 Daum 파워블로거 무터킨더 박성숙의 두 번째 책 입니다. 을 읽을 때 가장 놀라웠던 이야기는 독일학교에서는 선행학습과 예습을 금지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나라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예습, 복습을 충실히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예습을 하고 와서 다른 아이들의 학습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작용 때문에 교사를 무시하는 공무집행 방해(?)로도 취급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결국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가 책임진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책 를 읽어보니 독일학교는 학습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2010. 12. 14.
5억명의 온라인 친구, 그중 진짜 친구는 몇 명? [서평] '5억 명의 온라인 친구,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하버드 천재가 창조한 소셜 네트워크 혁명', 바로 최근 개봉한 영화 를 홍보하는 광고 카피입니다. 는 '페이스북'의 탄생 신화(?)를 소개하는 영화입니다. 스물일곱 살의 하버드 천재이면서 '재수없는 자식'이었던 마크 주커버그와 그 친구들이 '페이스북'을 만드는 과정과 일정한 성공을 거둔 후 벌어지는 법정 소송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꾸며낸 이야기인지 알 수 없으나 놀라운 것은 불과 6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 그리고 아직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일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는 1백만 명 돌파 '파티'가 벌어지지만 현실에서 페이스북은 지난 여름 가입자 5억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7월 21.. 2010. 12. 10.
람보의 환상을 무너뜨린 전환시대의 논리 월요일 아침입니다. 급한 볼 일이 생겨 블로그 포스팅이 다른 날 보다 좀 늦었습니다. 미리 쓴 글이 있어서 예약포스팅을 할 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늦게라도 리영희 선생님에 대한 글을 쓸려고 합니다. 저는 리영희 선생을 가까이서 직접 뵌 적이 없습니다. 강연장에서 먼 발치로 뵌 것이 고작이고, 당사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되는 지적 스승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책을 통해실천적, 지적인 스승이라 할 만한 분들을 여러분 더 만났지만 맨 처음 만난 리영희 선생님에 대한 인상은 아주 강렬하게 오래남아 있습니다. 어제 아침 느지막히 페이스북에서 리영희 선생님 소식을 처음 전해들었습니다. 갱블에 접속했더 정운현 선생님이 쓴 글이 포스팅되어 있더군요. 봄날 같이 따스한 겨울 하루를 보내며 풋내기 대학생에게 세상을 보는.. 2010. 12. 6.
아이 출생신고 조차 거부한 무정부주의자 는 한 미국인 남자가 정부로부터 발급 받은 공인 자격증인 운전면허증을 어떤 이유로 정부에 되돌려주기 위하여 한겨울 8일 동안 걸어간 이야기입니다. 직접 나무를 잘라 만든 침엽수 지팡이 하나와 자신의 두 발에만 의지하여 200여킬로미터를 걸어 갔습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오하이오주의 반즈빌을 출발하여 주도인 콜럼버스시까지 걸어가면서, 걷는 동안 보고 느끼고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으로 남겨 책으로 엮었습니다. 스콧 새비지는 도시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다가 시골의 농부로 변신한 퀘이커교도입니다. "가족의 크기에 적당한 마당과 마차를 이용한 이동, 깊은 고요, 신앙심 깊은 공동체, 손수 만든 소박한 옷, 힘든 육체노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깊어만 가는 땅에 대한 애정으로 이러우진 생활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 2010. 12. 2.
설탕과 지방은 아편과 다름없다? [서평]카르멘 유엔이 쓴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갖고 있고, 자신의 몸무게로 고민하고 있으며, 다이어트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조언을 해줄 의사나 영양사도 있고, 건강한 식사법을 받쳐주는 프로그램도 있으며, 도시마다 1년 내내 신선한 유기농 식품을 파는 가게가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에는 24시간 유기농 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이 열려 있어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택배로 집까지 배달되어 온다. 그러나 이처럼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에서만 과다체중인 사람이 1억 2700만 명, 비만인 사람이 6천만 명이며, 예방할 수 있는 사망원인 1,2위는 바로 흡연과 비만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약 1천만 명의 여성과 1백만 명의 남성이 .. 2010. 11. 19.
뇌물, 주는자만 느끼는 쾌감이 있다는데? [서평]조정래 장편소설 모든 권력은 금고에서 나온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선생이 쓴 신간 이 출간되었습니다. 대학시절 태백산맥을 처음 읽으며 받은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을 읽은 후 지리산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산으로 기억되었고, 마지막 10권을 손에 들었을 때는 책을 다 읽어버리는 것이 아까워 여러 날 아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민운동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중국의 독립운동 유적지와 백두산을 거쳐 러시아를 여행 할 때는 전편을 읽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역사와 아직도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동포들의 삶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조정래 선생이 쓴 에 고스란히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리랑은 북만주와 연해주 일대를 여행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여행안내서'의 역할을 해주었지요. .. 2010. 11. 16.
철학은 단단한 자아를 만드는 정신운동 [서평]안광복이 쓴 삶에 찌들려 살아가던 아마추어 철학자 안광복은 대학원 입학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느 날 자신이 '진짜 철학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가 말하는 진짜철학자는 철학공부를 전업으로 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을 말하며,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진짜로 '철학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은 무엇이며 왜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가?' '변덕스러운 세상에서 영원히 지속되는 가치란 무엇인가?' '신들은 있는가, 없다면 자연의 창조자는 누구이며 인생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안광복은 자신이 전업으로 철학하던 시절에는 세세한 논변들에 매달리느라 이런 큰 물음의 의미를 잊어버렸다고 한다. 대부분 강단 철학자들이 머리로 해결하려드는 이런 문제들을 생활인이라면 누구나 삶이 흔들.. 2010. 11. 12.
히말라야, 정상에 서야 등산의 완성인가? [서평] 이남호 트레킹 에세이 몇 년 전부터 지도와 책을 보며 히말라야 트레킹을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겨울이나 내년 봄쯤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떠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여름 무더위에는 쿰부히말라야 코스로 트레킹을 다녀온 김영준의 을 읽으며 상상속의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최근 나온 신간 중에 이남호의 가 유독 눈에 띈 것도 바로 ‘안나푸르나’라고 하는 제목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몇 번을 더 다녀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저의 첫 번째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는 ‘안나푸르나’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고려대 교수인 이남호가 지난겨울(2010년 1월 18일부터) 14박 15일간 지인들과 함께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트래킹을 다녀온 기록입니다. 그러나 특이한 제목에서 보듯이 다른 .. 2010. 11. 5.
석유로 지탱하는 세상, 석유가 떨어지면? [서평] 박승옥이 쓴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자본주의의 필연적 종말을 예언한지 150년이 훌쩍 지났으나 자본주의는 여전히 건재해 보인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세상을 예언하였던 국가사회주의가 먼저 종말을 고하였지만, 자본주의는 끄떡없는 모습이다. 국가사회주의가 붕괴한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퍼져나가는 동안 자본주의 종말과 자본주의 이후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적어도 고도로 발달한 생산력이 자본주의 이후의 이상사회로 향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 후 ‘자본주의 종말’에 대하여 새로운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석유 자원의 정점’이 곧 도래한다는 신뢰할 만한 예측들을 알게 되면서부터이다. 박승옥이 쓴 는 바로 그런 확신.. 2010. 10. 29.
빌 게이츠 집안, 한국 재벌들과 격이 다르네 [서평] 빌 게이츠 시니어가 쓴 지난여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뉴스 중 하나는 바로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재산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서약한 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중심이 된 ‘기빙 플레지(기부서약)’ 캠페인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들의 제안에 호응하여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 록펠러 가문의 데이비드 록펠러, 마이클 블룸브그 뉴욕시장, 오러클의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시엔엔 창업자 테드 터너 등이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 서약을 주도한 워런 버핏은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70~80여명의 부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산기부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였는데, 이 가운데 38명이 자필 서명의 편지를 보내왔다고 공개하였습니다. 기부보다 세.. 2010. 10. 25.
당신 아이가 환경호르몬에 공격당하고 있다 [서평] 린드세이 벅슨의 환경호르몬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환경문제 중 하나다. 아이들 사춘기가 빨라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음식을 잘 섭취하여 영양상태가 좋아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연구들을 보면, 대부분 환경호르몬 때문에 여자아이들 초경 시기가 당겨지고 사춘기도 빨리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사람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호르몬은 남성은 남성답게 만들고 여성은 여성답게 만든다.' 생식세포를 만들고 임신을 지속시키고 초콜릿을 많이 먹게 하고 10대들의 이마에 여드름을 돋게 하는 원인 물질이 바로 호르몬이다. 왜, 환경호르몬에 대하여 알게 된 사람들이 집 안에 있는 플라스틱 반찬통을 몽땅 유리와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것일까? 주방세제와 화장실 청소용 강력세제를 모두.. 2010. 10. 24.
낼 모레 육십인데, 트위터 해야 하나? [서평] 블로거 한글로가 쓴 가입자 1억 명, 하루 평균 30만 명 가입, 하루 평균 5천만 개의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곳, 여기가 어디일까요? 바로 요즘 대세라고 하는 ‘트위터’ 입니다. 국내 사용자가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랭키 닷컴에 따르면 지난 5월 트위터 사이트를 방문한 월간 방문자수가 281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여 19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김연아, 이외수, 김제동, 김미화, 박중훈씨등 유명인들, 그리고 유명 CEO들의 트위터 활용사례가 알려지면서 이용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문, 방송 등에서도 앞 다투어 트위터를 소개하고 있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더욱 빠르게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걸아는 제 주변 사람.. 2010. 10. 20.
소리바다 10년 전쟁, 한국이 아이폰에 밀린 이유? [서평] 김태훈, 양정환이 쓴 세계적인 IT 강국이라는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애플,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이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서비스가 한국에서 만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리바다 설립자이자 김태훈과 함께 를 쓴 공동저자인 양정환은 바로 정부와 대기업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모바일이든 인터넷이든 대기업이 너무 많은 것을 장악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개인 개발자들에게까지 기회가 가지 않는 것이다.......정부가 수립하는 정책들이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보다는 특정 기업들, 특히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지원하는, 일종의 진입장벽 .. 2010. 10. 18.
조선에도 개그콘서트가 있었다는데... [서평] 안대회가 쓴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조선시대에는 오늘날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스타킹’ 같은 곳에 나올만한 재미있고 기발한 사람들은 없었을까요? 교과서와 위인전기에 나오는 조선시대 위인과 명사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평범한 백성들 중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요즘 스타킹 나올만한 사람들)에 관한 기록은 별로 남아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기록들을 모아 조선 후기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각계 스타, 남다른 삶을 살았던 인물들을 추적하여 엮은 흥미진진한 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안대회 교수가 쓴 입니다. 조선 후기에 활약하였던 가수, 구기연예인, 재담꾼, 책 읽어주는 사람, 광대, 유랑 연예인, 사회사업가, 노처녀 떡장수, 비구니,.. 2010. 10. 16.
마요네즈병만 있어도 멋진 정원 꾸밀 수 있다 [리뷰]식물학자 윤경은 교수가 쓴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누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삭막한 도시의 아파트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정원을 담고 살아간다. 어쩌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자연을 그리워하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막상 아름다운 정원을 갖기에는 돈과 시간, 직장 같은 여러 가지 여건이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꿈꾸며 산다. 돈이 조금 더 생기면, 시간이 조금 더 생기면,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아름다운 정원을 가꿀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살겠다고. 그렇지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세월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원'은 한가하고 배부른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리기 십상이다. .. 2010. 10. 11.
다리꼬고 앉은 당신, 비뚤어진 척추는 어쩌나? [서평] 이남진이 쓴 이남진이 쓴 (이하 척추 공부)는 운동요법을 통해서 척추를 바로 세우고 비틀린 몸을 바로잡는 '비법(?)'을 소개한 책이다. 3년 전에 이남진이 쓴 책 이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었다면, 이번에 낸 책은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다. 이번 책 는 만화로 구성하여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고, 지은이 자신의 딸아이 솔이와 그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바른 몸 운동(정체운동)을 가르치며 보급하는 이남진은 1997년 처음 이 운동을 배운 이래, 꾸준히 정체운동을 가르치며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바른 몸 운동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지은이는 현재 조선대학교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자연치유대학 정체학 주임교수, 한국정체운동수련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학.. 2010. 10. 9.
유치원 다닌 당신, 생태에티켓은 익히셨나? [서평]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우석훈이 쓴 생태교육에 대한 관심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농약과 화학비료, 항생제와 성장촉진제에 오염된 식품을 멀리하고 건강하고 좋은 식품을 찾는 이른바 ‘웰빙 열풍’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주말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자들이 넘쳐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에게 생태교육을 한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생태교육을 한다고 주장하는 이분들은 생태교육이 무엇인지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요? 교실에 식물을 키우고 사슴벌레 같은 애완용 벌레를 키우는 것이 생태교육일까요? 자연과 교감하고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과 교감하는 경험이 생태교육이라고 할 때 오늘날 한국의 유아교육과 초, 중, 고등학교 국민교육 과정에서 과연 생태교육이라는.. 2010. 10. 8.
1등에서 밀려난 청춘들, 박수부대로 남지 마라 ! 평소에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를 읽게 된 것은 즐겨찾는 블로그에 올라 온 매력적인 서평과 여느해 보다 무더웠던 여름 날씨 때문입니다. 저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매년 8월에는 피서의 일환으로 소설을 골라 읽곤 합니다. 와 더불어 , , , , 등의 소설을 올 여름에 읽었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구독하는 신문 광고와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이 책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책을 펴고 몇 쪽을 넘기지 않아 '어 이거 뭐야?'하는 생각이 들어 작가 약력을 살펴보았습니다.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작가더군요. 참 도발적인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여자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노래방에서 남자 도우미들을 고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 남자를 시작으로 모두들 자신의 이름과.. 2010. 10. 4.
불행한 미래를 예측하는 당신, 어리석다 [서평]아잔 브라흐마가 쓴 세상살이가 힘들고 어려울수록 마음 속 평화 찾기 위한 수행과 명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양입니다. 수행과 명상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릴 뿐 아니라 훌륭한 스승을 통해 영혼을 정화시키는 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는 영국출신의 불교 승려인 아잔 브라흐마가 쓴 책입니다. 그는 기독교 학교를 다니고 성가대에서 활동하는 등 신실한 신앙을 가진 청년이었지만, 17살 때 불교서적을 읽던 중 불현듯 자신이 불교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하였지만, 정신적인 삶, 영적인 삶에 대한 열망 때문에 1년간의 짧은 교사 생활 후 태국으로 건너가 스스로 삭발하고 수행승의 삶을 시작합니다. 당대의 위대한 스승 아잔차의 숲속 수행에.. 2010. 9. 29.
여자보다 인터넷을 좋아하는 초식남자 [서평]우시쿠보 메구미가 쓴 하루 만에 서울을 다녀와야 하는 출장 길에 읽으려고 가져간 책인데, 가는 동안 다 읽어버려 돌아 올 때 읽을 책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남아 있는 책이다. 사실은 ‘세상을 바꾼다’는 제목 때문에 사서 읽은 책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초식남은 세상을 주체적으로 바꾸는 그런 인간들이 아니었다. 다른 부류의 남자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들로 인하여 세상에 작은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새로운 남자들에게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이들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처음 기대와는 달랐지만, 변화하는 젊은 남자아이들의 삶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은 틀림없었다.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인 큰 아들에게서도 이 책에서 말하는 초식남의 모습을 많이 엿.. 2010.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