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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국내 소송, 방통위는 애플 편들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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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애플과 삼성의 소송에 가려 한국 소비자들이 제기한 '아이폰 위치정보 수집' 피해 소송은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 2만 6600여 명이 애플과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1차 변론이 창원지법에서 열렸는데, 지역신문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보도를 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매일 지역신문을 챙겨보는데도 아이폰 소송 기사를 놓쳤다가 뒤늦게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고 포털에서 검색을 해봤는데, 자세히 보도한 언론이 별로 없더군요.

 

지난 4월 26일 애플 측의 위치정보 수집으로 사생활 침해를 당했다며 애플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이 창원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소비자 측(원고)은 애플 집단 소송을 위하여 공개적으로 피해자들을 모집하였던 법무법인 미래로(김형석 변호사)가 변론을 맡았고, 사업자 측(애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장주봉 변호사)이 소송대리인을 맡았다고 합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는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로펌중 한 곳으로 알고 있는데, 애플이 김앤장과 세종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는 것은 그 만큼 이번 소송에 비중있게 대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통위 정보 공개 10%만 제출, 왜?

 

첫 번째 심리에서 양 측은 주로 위치정보 기술 관련 자료 공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고 합니다. 소비자 측이 지난해 8월방송통신위원회가 애플에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을 내린 조사 자료에 대해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했으나, 애플 측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습니다. 법원이 소비자측 요청을 받아들여 조사 자료를 제출하도록 방통위에 사실 조회를 보냈으나 방통위가 자료의 10% 정도만 제출하였다는 것입니다.

 

방통위가 애플측에 과태료 300만 원만 부과하였다는 것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데, 소비자의 권리와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소송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 측에서는 문서제출 명령을 추가로 신청했으나 애츨 측은 영업비밀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료를 거부입장을 고수하였다는 것입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김형석 변호사는 "방통위가 이미 애플의 위치정보 수집이 불법이라고 결정했던 그 근거자료를 요청한 것인데, 불법적인 내용에 대한 조사자료를 애플 측의 영업비밀이라며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하였더군요.

 

전문 법률가가 아닌 평범한 소비자의 판단으로도 방통위의 태도는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국민들이 법를 위반한 사업자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는데, 방통위 스스로 파악하고 있는 불법의 근거 자료를 밝히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방통위가 가지고 있는 애플의 위치추적과 관련된 자료는 영업비밀이 아니라 범죄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에 불과합니다. 범죄의 증거물을 국가기관인 방송위가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지요. 이것은 결국 방통위가 범죄 기록을 은닉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같은 기사에 따르면 김형석 변호사는 "애플 측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했던 위치추적기술이 2011년 미국에서 특허로 공개되어 법률적으로 영업비밀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방통위가 이런 사실에 대한 검증 없이 애플의 입장만 두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김형석 변호사의 주장에 공감합니다. 2만 6600여 명의 소비자들이 기업으로부터 당한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의 자료 공개를 '영업비밀'이라는 명분으로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측 정당한 정보요구에 협력해야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기본법에는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 기업이 정보를 공개하여야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업이 가진 정보를 공개하도록 노력하는 책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3조(소비자에의 정보제공)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소비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소비자의 권익과 관련된 주요시책 및 주요결정사항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②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소비자가 물품등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물품등의 거래조건·거래방법·품질·안전성 및 환경성 등에 관련되는 사업자의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제18조(소비자권익 증진시책에 대한 협력 등) ① 사업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소비자권익 증진시책에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

②사업자는 소비자단체 및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권익증진과 관련된 업무의 추진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제공 요청에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

 

제19조(사업자의 책무) ① 사업자는 물품등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②사업자는 물품등을 공급함에 있어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조건이나 거래방법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하여야 한다.

 

제20조(소비자의 권익증진 관련기준의 준수) ① 사업자는 제8조제1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정한 기준에 위반되는 물품등을 제조·수입·판매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사업자는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정한 표시기준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사업자는 제11조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정한 광고기준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사업자는 제12조제2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지정·고시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⑤사업자는 제15조제2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정한 개인정보의 보호기준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소비자기본법 제 13조, 제 18조, 제 19조, 제 20조를 요약하면, 소비자기본법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게는 사업자의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시책을 강구하도록 정하고 있고, 사업자에게는 소비자단체 및 한국소비자원의 정보제공 요청에 적극 협력하라고 정해놓았습니다.

 

이런 기본법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소송을 위해 기업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청을 거부하는 방통위의 처사는 더욱 납득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폰 위치정보 소송 참여 피해자들 '직접 행동' 모색해야

 

한편, 다른 인터넷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 측 장주봉 변호사는 "기술적으로 애플의 아이폰은 간단한 기지국 위치정보를 저장하는 수준이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위치정보 수집으로 피해를 당하였다면 무슨 정보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정확히 알려 달라"며 피해 입증을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이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애플은 이미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불법적인 위치정보 수집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 때문에 과태료 처분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그때 소송 등을 통해 방어하지 않고 과태료 처분을 받아들인 것은 이미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 소비자들에게 정보유출에 따른 피해를 입증하라는 것도 기가막힌 궤변입니다. 왜냐하면 위치정보 수집 자체가 불법이고 위치정보를 유출당한 것 자체가 피해인데 그로 인한 2차 피해까지 입증하라는 것은 또 무슨 억지일까요?

 

아울러 애플측은 "위치정보 수집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기술적 문서를 공개하라는 것은 힘든 요구"라면서 "어떤 사실을 검토하기 위한 것인지 정확히 지목해 달라"며 자료 공개를 거부하였답니다. 그러면서 애플 측은 방통위에 제출한 서류의 제목만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황당합니다. 애플의 위치 정보 수집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소비자들이 밝혀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미 국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적으로 위치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을 다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국가기관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하여 애플의 불법 위치 정보 수집 관련 자료를 재판부를 통해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애플의 입장만 대변하면 결국 소비자와 국민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 동안 소비자운동을 해 온 경험으로 이런 일은 소송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소송과 동시에 피해자들을 규합하여 애플과 방송통신위원회를 압박하는 소비자운동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소송은 온라인으로 소송 참가자를 모아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소송 참가 소비자들은 모두 온라인 활동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들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구체적인 소비자 행동을 조직한다면 효과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를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권리와 시민의 기본권에 대한 학습도 제대로 될 수 있겠지요.

 

소액의 소송비용을 부담하고 변호사가 재판에서 이기면 1인당 1백만원씩 손해배상이 이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방식, 어쩌면 요행을 바라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5월 31일 오전 11시 20분 창원지법 213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재판이라는 것이 영화에서 보는 것 처럼 박진감 넘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직접 법정에 한 번 가서 방청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같은 신무넹 보니  지난 26일 구미시법원(임희동 판사)에서 열린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SK컴즈는 피해자에게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아이폰 위치정보 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보도했겠지요.

 

※ 전문 법률가들이 맞붙은 소송에 비전문가가 훈수를 둬봤습니다. 틀린 부분, 말이 안 된다 싶은 내용이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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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도플파란 2012.05.04 09:16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는 정부가 소시민을 위한 정부인지, 아니면 기업을 위한 정부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니까요...

    • 이윤기 2012.05.06 23: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정부가 소시민을 대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나라 소시민들은 자신을 대변할 대표를 선출하지 않고, 기업을 대변할 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만 탓할 것이 아니라 그런 정부를 선출한 소시민들의 책임도 커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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