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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저금통, 어린이 저금 외면하는 지역 은행

최근 우리 지역에서, 지역은행 1인 1통장 갖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다고 불현듯 최근의 경험과 다른 분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블로그 포스팅을 합니다.

 

최근 지역은행 분리 매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가 앞장서서 범도민 1인 1 지역은행 통장 갖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고, 여기에 도내 언론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하였다는 기사였습니다.

 

지난 30일 오전 11시 창원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개최된 '범도민 1인 1지역은행 통장 갖기 운동' 공동협약을 체결식에는 최충경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장을 비롯하여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사장, 정충견 경남신문사 회장, 이미호 경남매일신문 대표이사, 정경수 MBC경남 대표이사 사장, 금동수 KBS창원방송총국장, 이성림 KNN경남본부장, 최정철 경남일보 창원총국장 등이 참석하여 각각 협약서에 서명하였다고 합니다.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는 지난해 4월부터 도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1인(사) 1지역은행통장 갖기 운동'을 벌여왔으며 같은 해 11월부터는 '범도민 1인 1지역은행 통장 갖기 운동'을 벌여왔다고 합니다. 최근 범도민 1인 1지역은행 통장 갖기 운동은 도내 기업과 각급 기관·단체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대우백화점을 시작으로 이날 현재까지 도내 272개 기관·기업·단체·학교가 동참하기로 하였다는 것입니다.

 

범도민 1인 1경남은행 통장 갖기 운동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 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과연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경남은행 통장 갖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짐작컨대는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가 나서서 여러 기업과 단체 등으로 참여를 요청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비자운동을 하고 있는 제가 최근 여러 모임에서 '지역은행'에 대하여 들었던 불만을 종합해보면, 1인 1통장 갖기 운동이 큰 성과를 얻기도 어렵다고 생각될 뿐만 아니라 지역은행이 도민들의 사랑을 받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비관적인 전망을 하느냐구요?  그건 지역은행이 그동안 도민들을 '고객'으로 섬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돼지 저금통 외면하는 지역 은행

 

대표적인 사례 두 가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1~2년 전부터 많이 듣는 불만은 '지역은행에 가면 동전교환을 안 해준다'는 불만입니다. 아이들이 돼지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서 마산에 있는 지역 은행 점포에 바꾸러 가거나 예금을 하러 가면 창구 직원이 놀골적으로 싫어하는 표를 낸다는 것입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도 어린이 회원들이 동전을 모아 월드비전을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초등학생 아이를 후원하는데, 실무자가 아이들이 1~2달씩 모은 동전을 지역은행에 가져갔더니, "동전 교환은 본점에서만 해준다"고 하면서 박대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산 시내에 있는 경남은행 영업 점포에서는 동전 교환을 해주지 않습니다. 돼지 저금통에 모은 동전을 가지고 가면 "본점에만 동전 분류 기계가 있다"면서 무조건 본점으로 가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전 교환을 안 해주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거운 동전을 들고 예금하러 간 '고객'(?)을 아주 귀찮은 사람 취급을 한다는 것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 아니라 티끌은 그냥 티끌로 취급한다는 것이겠지요.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자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려고 동전을 모은 돼지 저금통을 들고 갔던 지역은행에 갔던 고객들은 모두 '티끌' 취급을 당했던 것이지요.

 

 

두 번째 사례는 돈 안 되고 일만 많은 어린이 저금을 외면한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유치원, 어린이집을 하는 원장님들 몇 분에게 직접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에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저축 습관을 길러주기 위하여 매주 저금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유치원을 못 다닌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에서 통장을 만들어 저금을 했었습니다. 중학교 까지는 의무적으로 저금을 했었고, 고등학교 때는 원하는 학생들만 저금을 하였습니다. 요즘은 학생 저축을 하는 곳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제가 만난 유치원,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들은 현재도  어린이 저금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분들은 모두 기업은행을 통해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 저금을 하고 있었고, 다른 분들에게도 '기업은행'을 추천해주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향토 기업이고, 지역 기업인 지역은행에 예금을 해야지 왜 기업은행에다 예금을 하느냐고 물었지요.

 

지역은행, 어린이 저축도 노골적으로 싫어 한다는데...

 

그랬더니 이름 때문에 기업들만 이용하는 은행으로 알려진 기업은행에서 잘못 알려진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하여 어린이 저금을 유치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분들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통장을 처음 개설할 때 어린이들에게 격려금을 1만 원씩 후원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는 '도서 후원'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지역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꼭 후원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이 분들 모두 전에는 모두 지역 은행에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의 저금을 하였는데, 지역 은행에서 어린이 저금을 귀찮아 하고 아예 대놓고 '일만 많고 돈은 안된다'며 어린이 예금을 거절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업은행으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역 은행에 저금 할 때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가져오는 저금을 모두 정리해서 은행에 가져다 주었는데도 은행에서 달가워 하지 않았고, 통장을 당일 정리해서 돌려 받지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매주 1회씩 아이들 저금을 챙기는 교사들에게 적지 않게 번거로운 일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기업은행과 거래하면서부터는 은행 직원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와서 예금을 다 받아 갈 뿐만 아니라 당일 오후에 아이들편으로 통장을 가정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도록 업무처리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어린이 저금이 교사들에게 번거로운 일이 안 되도록 은행 측에서 모든 업무를 맡아서 한다는 겁니다. 이제는 지역은행에서 오라고 해도 절대로 되돌아갈 이유가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아이들 저금만 옮겼는데 이제는 적지 않은 돈을 거래하는 어린이집, 유치원의 아이들 교육비를 받는 계좌도 옮겨 버릴 생각이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지역은행이 그동안 돈 되는 부자 고객들은 잘 섬겼는지 모르겠지만, 무겁도 액수는 작은 동전이나 들고 오는 고객들, 쪼무래기들이 들고 오는 푼돈 저축은 대단히 푸대접을 하였던 것입니다. 동전예금과 동전교환을 거절하고 소액 어린이 예금을 외면하는 지역 은행을 위하여 '도민들에게 1인 1 지역은행 통장 갖자'고 하는 권유가 참 '허망하게 들리는 까닭입니다.

 

 







Trackback 0 Comment 1
  1. 용용 2013.02.04 21: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대부분이 그렇더라구요. 집에서 동전다 세어가는데도 들고가는 자체만으로 스스로 눈치가 보이더라구요.ㅎㅎ 몇번 귀찮아하는 걸 몸으로 느껴서 그런지..

    최근에 그래서 저금통에 모으는 것보단 조그만 동전 봉투에 어느정도만 차면 바로 은행들고가서 적금통장에 넣어줘요. 좀 귀찮긴 하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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