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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자전거 국토순례..길을 잃으면 어쩌나?

by 이윤기 201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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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여섯째 날, 여주 신륵사를 출발하여 구리시 구리여고까지 81km 구간을 달렸습니다. 참가자들의 라이딩 실력도 늘고 거리도 짧아 무난하게 하루에 달릴 수 있는 거리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서 달리는 길에는 가파르고 긴 오르막도 없었습니다. 두 차례 오르막이 있기는 하였지만, 해발 100미터가 넘지 않는 오르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쉬운 길을 가면서 하루에 두 번이나 길을 잃는 혼란을 겪었습니다. 덕분에 길에서 보낸 시간이 많이 늘어났지요. 첫 번째 길을 잃은 것은 ooo 온천랜드 휴식지에서 전체 대열이 반토막 나는 황당한 일이 생겼습니다.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라이딩은 250명의 참가자를 다섯팀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는데, 앞서 간 두 팀이 휴식지를 그냥 지나쳐버린 것입니다.

 

보통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지원팀이 먼저 도착하여 국토순례 자전거 라이딩 팀을 휴식지로 유도해주는데, 휴식 장소가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벗어나는 곳이라 지원팀이 도로에서 좀 떨어진 휴게소 안쪽 공간에서 물과 간식을 준비하는 사이에 대열의 앞쪽이 지나쳐버린 것입니다.

 

 

지원팀이 어~어~ 하는 사이에 대열 앞쪽 두 팀이 휴식장소를 지나쳐 버렸지만 다행히 무전기로 서로 연락할 수 있었기 때문에 2~3km 전방에 있는 다른 장소에서 휴식을 하고 지원팀 차량을 보내 물과 간식을 지급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길을 잃을 뻔(?)했던 것은 구리시내 진입을 10여km쯤 앞둔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입니다.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다 구리시로 가기 위하여 '왕숙천' 방향으로 우회전 하는 곳이 있는데, 이곳 길이 아주 헷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우회전 방향으로 자전거 도로만 따라가면 되는 길인데, 언뜻 보면 직진 방향으로도 자전거길이 있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답사를 충분히 한 로드팀장이 있는 선두팀은 헷갈리지 않고 방향을 잡아갔는데, 문제는 뒤에 따르는 팀들간의 간격이 벌어져서 앞팀 후미를 놓치는 경우입니다.

 

이 날도 맨 후미팀이 앞서간 팀의 꼬리를 놓치는 바람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잠깐 우왕좌왕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무전기가 있어도 마주보고 설명하는 것처럼 쉽게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잠깐 동안 혼란을 겪었답니다. 

 

 

오르막 보다 더 힘든 구간...도심 통과

 

하지만 여섯째 날 구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은 오르막도 아니고, 길이 헷갈린 자전거도로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구리 시내로 진입하는 구간이었습니다. 오후 퇴근 시간에 딱걸린 탓에 복잡한 도심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자동차를 우선하는 교통문화 탓에 대규모 자전거 행렬이 도심구간을 통과하면 엄청남 원성을 듣게 되고, 심지어 대열을 파고드는 위험한 차들도 만나게 됩니다. 다행히 구리에서는 경찰 지원이 잘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체 참가자를 4열로 편성하여 250명이 단 번에 도심구간을 통과하였습니다.

 

다행히 자전거도로에서 구리여고까지 거리가 2~3km 정도로 짧았기 때문에 신호대기 없이 단 번에 구리여고까지 진입하였지요. 그러나 도심구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하여 지원팀과 지원팀 실무자들이 모두 긴장하고 서두르다보니 지원팀 실무자들이 차에 탑승하면서 차문에 손가락이 끼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승합차 뒷문으로 차에 타던 실무자가 앞문쪽 차체를 잡고 있었는데, 조수석에 탑승하던 실무자가 이것을 보지 못하고 그냥 문을 닫았던 것입니다. 다행히 차문에 손가락이 끼는 사고가 있었지만 다행히 골절이 되지 않아 빠르게 회복 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7일 동안 600km가 넘는 여수 - 임진각 구간을 달리면서 아예 엉뚱한 길로 들어가는 그런 황당한 일은 한 번도 겪지 않았으니 참 다행이지요. 그럼 과연 600km나 되는 길은 한 번도 틀리지 않고 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답사의 힘입니다. 자전거 국토순례 코스를 짜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2번 이상 자동차로 답사를 합니다. 자동차로 갈 수 없는 자전거 전용도로 구간도 최대한 근접한 곳까지 차를 타고 답사를 하고, 더 자세한 확인이 필요한 곳은 직접 자전거를 타고 답사를 합니다. 

 

꼼꼼한 사전 답사...경찰 지원...그래도 우왕좌왕 할 때 있었다

 

한편 자동차로 답사를 하기에 앞서서 지도상에서 먼저 코스를 짜지요. 요즘은 인터넷 지도가 잘 되어있고 자전거도로 검색 기능, 로드뷰 기능까지 있어서 답사 전에 코스를 짜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지도만 살펴봐도 오르막, 내리막 구간과 고도 등을 살펴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50명이나 되는 대열을 지도만보고 끌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답사는 필수입니다.

 

자동차로 답사를 하면서 모든 도로와 주요 교차로를 기록하고, 특히 중요한 휴식 장소와 식사 장소 그리고 숙박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올해도 각 2박 3일씩 두 차례 답사를 하면서 국토순례 코스를 확정하였습니다. 차량으로 답사할 수없는 구간은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서 확인을 해둡니다. 250명이나 되는 자전거 대열을 이끌고 길을 잘못들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드팀 전원과 모든 진행 실무자들이 답사를 함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코스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답사를 다녀온 4~5명이 전부입니다. 나머지 로드팀과 진행팀을 매일매일 지도를 보면서 다음날 주행 구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방향감을 익히게 됩니다.

 

 

이렇게 사전 답사를 철저하게 하고도 실제 국토순례를 진행 할 때는 지원차량들이 2~3km를 앞서 가면서 도로의 혼잡 상황, 진행 방향 등을 수시로 무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국토순례 대열 전체가 길을 엉터리로 찾아가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심구간은 대부분 경찰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가 더욱 줄어듭니다. 지역마다 경찰의 지원 수준이 다르지만 순찰차나 오토바이가 전체 대열의 앞뒤를 지키면서 길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계획된 길을 두고 딴 길로 가는 일은 잘 생기지 않는겁니다.

 

올해도 도로 공사, 폭우로 인한 도로 침수, 도심지 상습 정체 구간을 피하기 위하여 계획을 변경하는 일이 있었지만, 이 때도 모두 경찰의 지원을 받아서 우회도로를 찾았기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꼼꼼하게 답사를 하고 경찰의 지원까지 받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5km이상 갔다가 되돌아 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숙소였던 대학교 캠퍼스가 두 곳에 나눠 있었는데, 경찰이 다른 캠퍼스쪽으로 길 안내를 했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처럼 한 번 진입하면 다음 진출입로가 나올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도로였는데, 맨 후미까지 진입한 후에야 길을 잘못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결국 다음 진출입로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는데, 가파른 고개와 터널을 넘어갔다 다시 넘어오는 불상사(?)가 벌어졌지요. 다행이 올해는 이런 황당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50명씩 다섯개 팀으로 나누어 라이딩을 하기 때문에 팀별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면 앞팀의 꼬리를 놓쳐 방향을 잃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도로 구간을 주행할 때는 지원차량들이 많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길을 잃고 헤매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전거 도로에서는 차량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팀별 간격이 지나치게 멀어지면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올해도 길을 잘못들거나 딴 길로 가는 일이 세 번 정도 있었는데, 모두 자전거도로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자전거도로는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표지판만 잘 보고 가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표지판 중에는 방향표시가 헷갈리게 되어있는 경우도 있고, 공사 때문에 우회해야 하는데 그런 표시가 제대로 안 되어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강 자전거길에서만 세번이나 길이 헷갈려서 '우왕좌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아주 딴 길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기가막히는 일은 없었지요. 아이나 어른이나 가장 억울해 하는 것이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오는 상황입니다.

 

원래 코스가 길어서 자전거를 오래 타는 것보다 길을 잘못 들어 거리가 늘어나는 것을 더욱 억울하고 힘들어 하더군요. 아마 아이들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보다 더 억울한 일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아무튼 참가자들로서는 정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매년 더 꼼꼼하게 답사를 하고 GPS와 같은 장비를 사용하며 수십대의 무전기로 서로 소통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