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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처럼 생각하고 잡스처럼 행동하기

 

[서평] 왕쥔즈가 쓴 <스티브 잡스, 생각 확장의 힘>

 

스티브 잡스를 통해 혁신을 배우자는 책이 인터넷 규제가 심한 중국에서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우선 놀라웠습니다. 이 책은 인재양성 강사이자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해 온 왕쥔즈가 쓴 스티브 잡스 평전이면서 자기계발서 성격을 동시에 갖춘 책입니다.

 

예컨대 스티브 잡스의 삶과 철학 그리고 기업경영을 통해 배우는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 쉽게 요약하자면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스티브 잡스를 따라 배우라고 권하는 그런 책입니다.

 

<생각확장의 힘>이라는 제목에는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면이 많은 책이지만, 1000여 쪽에 가까운 월터 아이작슨이 쓴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를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우리 시대의 가장 혁신적인 인물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스티브 잡스는 21살이던 1976년 자기 집 낡은 차고에서 친구인 워즈니악과 불과 1000달러의 자금으로 '애플Ⅰ' 컴퓨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1977년에 선보인 혁신적인 디자인의 '애플Ⅱ'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불과 7년 만에 애플을 매출액 9억8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시킵니다.

 

잡스는 서른이 되기 전에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였으며, 당시 최연소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울러 애플에서 쫓겨난 후인 1985년에는 픽사(Pixar)를 사들여 10년 후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로 다시 한 번 성공 신화를 씁니다.

 

1996년 애플로 복귀한 이후에는 더욱 승승장구하지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아이맥과 아이북 등을 잇따라 출시하여 성공시켰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이 담긴 제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출시하여 애플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성장시킵니다.

 

스티브 잡스의 9가지 운영 원칙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평가하면서 그가 시종일관 '혁신'에 힘썼다는 사실에 특별히 주목합니다. 남들과 다르게 상상하고 그 상상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알았기 때문에 애플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묻고 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순간 고객은 또 다시 새로운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왕쥔즈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이 말을 자주 인용하고 있는데요. 많은 기업가들과 컨설턴트들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라고 이야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고객의 요구를 앞서나가야 시대를 끌어가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만든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컴퓨터를 비롯하여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모두 그런 기기들이라는 겁니다. 고객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를 창출하는 제품을 개발해 왔으며, 결국 초일류 제품을 통해 초일류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편 저자는 '혁신'을 가장 큰 가치로 내세운 잡스가 반복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잡스와 잡스가 이끌었던 애플이 그가 내세운 '9가지 운영 원칙'을 고수하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합니다.

 

▲ 최고의 인재를 끌어 모아라.
▲ 모든 것을 통제하라
▲ 플랜A만 있을 뿐 플랜B는 없다.
▲ 가혹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한다.
▲ 소프트웨어는 영원한 핵심 기술이다.
▲ 제 3자와의 협력은 신중하게 하라.
▲ 신제품은 최고의 기밀이다.
▲ 과학 기술 제품은 놀라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인재에 대한 잡스의 평가는 별로 정이 가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냉혹한 느낌이 들기까지 합니다. 50명 몫을 하는 1명이 세상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뜻으로도 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나는 출중한 인재 한 명이 평범한 직원 두 명의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출중한 인재 한 명이 평범한 직원 50명의 역할을 너끈히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본문 중에서)

 

최고의 인재를 모아 드림팀을 만들고,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잡스가 이끄는 애플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것이지요. 잘 알려진 대로 애플이 만든 제품은 사용자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기본이고 디장인과 성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애플이 통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다섯 번째 원칙처럼 애플은 한 때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들어내는 기업이었습니다. 애플이 컴퓨터 회사에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IT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일곱 번째 원칙인 신제품 출시를 기밀로 유지하는 것은 이제 어느새 애플의 전통이 되어 버렸습니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철저한 비밀 유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함의 최고 경지는 단순함

 

이런 9가지 운영 원칙 외에도 잡스의 성공 신화에는 중요한 몇 가지 요소가 더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단순함 추구'입니다. 설명서가 필요 없는 제품, 직관에 따라 움직이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애플 제품의 중요한 특성이 되었습니다.

 

"복잡함의 최종 경지는 단순함이다. 나에게는 100쪽이나 되는 문서를 전부 읽을 시간도, 인내심도 없다. 그러니 나와 손잡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간단하고 단순한 제안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단순화하기, 이것이 바로 나의 신조인 집중과 단순함의 핵심이다." (본문 중에서)

 

애플이 만든 제품들이 단순함의 절정을 실현하였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였습니다. 예컨대 잡스는 단순함으로 집중력을 발휘 할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선택과 집중에 대한 잡스의 독특한 철학을 소개하는 이야기는 반복적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집중이란 집중할 것에 '예스'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다른 좋은 아이디어 수백 개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집중이다." (본문 중에서)

 

다만 수백 개의 아이디어에 '노'라고 답하고 나서 선택한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에는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집중하였다고 합니다. 잡스가 가진 남다른 장점 중 하나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좋은 때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는 '지금 당장'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생각만 높이 쌓다가 시간을 다 보내게 된다는 것이지요. 무슨 일이든 습관적으로 미루기를 잘 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일이 잘못되거나 실패할까봐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모험도 잘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잡스의 스타일과 정반대인 셈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다가 어렵고 곤란한 일일수록 자주 미루는 자신을 떠올리면서 내면에 숨어 있는 심리적 특징이 있다는 지적에 뜨끔하였습니다. 일을 미루는 사람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지적은 나에게도 딱 맞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 놀라운 행동력의 소유자

 

저자는 어느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청년 중 대다수가 성공의 조건은 갖추었지만 성공을 위한 행동력은 없다"고 합니다. 잡스가 놀라운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행동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외에도 '스탠포드 대학 졸업 연설을 비롯한 수많은 잡스의 '어록'과 '일화'를 인용하고 있고, 자기계발서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하면서 또 교훈적인 일화들이 여러 편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아이러니컬한 것은 스티브 잡스가 "혁신을 체계적인 틀에 끼워 맞추려는 시도에 강한 반감을 보였고, 정리를 통해 도출된 일체의 혁신 법칙을 거부했다"고 칭송해놓고는, 스티브 잡스의 협신 법칙을 정리하여 책으로 썼다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 갇히지 않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인데, 독자들을 스티브 잡스의 틀에 가두려는 시도로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나에게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공식 전기와 이 책 중에 한 권만 고르라고 한다면 <스티브 잡스> 공식 전기를 읽는 쪽을 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스티브 잡스의 인생에서 엑기스만 얻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도 나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 공식 전기와 달리 특별히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되는 지하철에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른바 '실용서'임에는 분명합니다. '생각확장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감추었지만 분명 '자기계발서'에 속하는 책입니다. 어쨌든 선택은 독자들 몫이겠지요.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 - 10점
왕쥔즈 지음, 최인애 옮김/왕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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