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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어버이날, 카네이션 대신 노란 리본을...

by 이윤기 201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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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카네이션 대신 노란 리본을....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아침 신문을 펼쳤더니 저와 똑 같은 마음인 분들이 한겨레신문에 광고를 냈더군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에서  "우리는 카에이션을 달 수 없습니다. 우리 우리가 대답합니다. 미안합니다. 분노합니다. 함께 합니다"라는 광고 입니다. 


덧없이 흐르는 시간, 어버이날이 되었지만, 카네이션을 달아 줄 아이들이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 있고, 주검으로 돌아와 하늘나라로 떠나 아이들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아이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카네이션을 달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더군요. 


저 역시 안타깝고 또 안타깝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저도 '카네이션을 달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나누려고 합니다. 올해 어버이날은 카네이션 대신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에서 죽어간 아이들을 기억하며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아마 오늘은 수 많은 대한민국 부모들 카네이션을 달지 못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5월 10일(토) 오후 7시, 마산시민 촛불 행동


이번 토요일(5월 10일) 오후 7시 창동 사거리에서 촛불 행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매일 저녁 창동 사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실종자 구조를 기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던 시민들이 모여서 가두 행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참가로 모여 매일 저녁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더 많은 '동행'들과 만나기 위하여 촛불 가두 행진을 하려고 합니다. 오후 7시 창동 사거리에서 만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창동, 오동동 일대를 돌아오는 가두 행진을 합니다. 


참가하실 분들은 개인초와 피켓을 준비해오시면 좋겠습니다. 자발적으로 모인 개인들이라 모금을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초를 넉넉하게 준비해오셔서 두고 가시면 매일 저녁 촛불 추모 행사를 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각자 시민들에게, 정부에게, 유가족들에게, 희생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피케에 적어 오시면 좋겠습니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준비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토요일 촛불 가두 행진의 드레스 코드는 '노랑'입니다. 노란 추모 리본을 달고 오셔도 좋고,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오셔도 좋습니다. 노란색 스카프, 노란색 손수건, 노란 머리띠...노란색으로 추모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으면 어떤 소품이라도 환영합니다. 



더 많은 사람의 '동행'이 필요합니다. 혼자 오시지 말고, 가족끼리 같이, 연인과 함께 나오시기 바랍니다. 레지스탕스 출신 인권운동가였던 프랑스의 지식인 스테판 에셀은 아흔 세 살에 쓴 <분노하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인간의 핵심을 이루는 성품 중 하나가 '분노'입니다.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사람들에게 자유를 잃지 말라고 말합니다.


"자기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광고 메시지나 언론이 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 이것이 중요합니다. 자유로운 사고를 해야만 자유롭게, 양심에 입각해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테판 에셀 "분노하라 그리고 평화적으로 봉기하라"고 외쳤습니다. 비폭력으로 희망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애도만 하지 말고 분노하라 !


지난주 도올 김용옥은 한겨레신문에 특별 기고문을 썼습니다. 그는 '애도만 하지 말고 분노하라'고 주장하였더군요.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의기소침하여 경건한 몸가짐에 머물지 말라, 국민들이여 분노하라, 거리로 뛰쳐나와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


아래는 세월호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에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 입니다. 국민들에게 조속한 구조와 투명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함께 행동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토요일 전국 곳곳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세월호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의 호소에 응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호 소 문>


먼저 어제(5월 6일) 실종자 구조작업 중 사망하신 고 이광옥 잠수사님의 명복을 기원하며, 그 가족께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저희는 고 이광옥 잠수사님의 숭고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지금도 사고해역에서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을 하고 계시는 잠수사님들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정부에 촉구합니다.


1. 정부는 실종자를 조속히 구조해 주십시오. 

사고책임은 선사에 있지만 구조책임과 의무는 정부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구조작업은 지연과 혼선뿐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구조할 수 있었던 탑승자들의 죽음을 방치하였고, 이제는 드문드문 올라오는 시신이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하였습니다. 우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은 이제라도 실종자 구조에 실질적인 최선을 다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보고 싶습니다. 단 한명의 실종자 유실도 없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즉시 취해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 정부는 투명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주십시오. 

현재 검찰이 선사 및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사고원인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고책임이 있는 선사 및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은 당연합니다.

동시에 가장 중요했던 사고 초기 구조작업이 이틀 이상 지연되고 이후 구조작업도 소극적으로 이루어졌던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남아있는 우리 자녀들이 똑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첫 과정입니다. 

정부는 검찰의 수사내용을 우리 “가족대책위”에 공개해 주십시오. 해경 또는 검찰이 수거한 우리 아이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수사내용도 공개해 주십시오.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의혹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국민 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함께 아파하고 울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아파해주신 이유는 이러한 사고가 언제 어디서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기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책임이 부정과 부패를 방관하고 방조해온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고 느끼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저희 “가족대책위”는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조속한 실종자 구조를 위해 함께 외쳐 주십시오.

진도에서 외롭게 피눈물 흘리며 바다 밑에 갇혀 있는 아이와 가족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내 아이, 내 가족의 시신이라도 돌려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종자 수가 줄어들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론의 관심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비록 생존가능성이 거의 없더라도 시신이나마 내 자식이고 내 가족입니다. 장례라도 온전히 치뤄 주고 싶은 게 부모의 애절한 마음입니다.

국민 여러분! 외로움에 치를 떨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더 외롭지 않도록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가 구조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외쳐 주십시오.


2. 투명하고 철저한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함께 행동해 주십시오.

저희 “가족대책위”는 진심으로 검찰의 사고원인 및 무책임한 사고수습에 대한 수사가 투명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대책위”는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의혹이 있다는 판단이 들면 지체 없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직접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설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부터 국민여러분들께서 함께 외치고 행동하고 제안도 해주십시오. “내 아이가 안전한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끝까지 책임지는 나라”는 국민 여러분들의 참여 없이는 만들어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저희의 목적은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는 사고 후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강력히 비판해왔지만 그것은 앞으로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이러한 저희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시고 모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및 모든 국민들이 함께 ”안전한 나라“ 건설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4년 5월 7일


세월호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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