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동 여행 연수

2014 제주 올레...함께 하자 이 길에서

by 이윤기 2015. 1. 1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이 끝나가던 무렵에 2014 제주올레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11월 5일 저녁에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가서 11월 8일 마지막 비행기로 돌아왔으니 3박 3일을 제주에서 보낸 셈입니다. 


제주 올레 축제는 참가자가 참 많았습니다.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부대끼고 번거로운 것이 조금 불편하기는 하였지만,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어울림이 주는 행복한 기운도 있었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특히 여성분들이 많았습니다. 목, 금, 토 평일을 끼고 진행되는 일정 때문이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걷기 때문에 가끔 올레길에서 발생하는 사고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2013년 행사에 혼자 다녀 온 아내가 자랑을 많이 하길래 올해는 함께 참가하였습니다. 오랜 만에 휴가를 내고 제주까지 가서 3일 동안 아무 생각없이 걷기만하다 왔네요. 





2014 올레 축제는 올레 17코스, 18코스, 19코스를 함께 걷는 행사였습니다. 첫 날은 제주관광대학을 출발하여 이호테우해변, 도두봉, 용두암, 제주목관아를 거쳐 탑동 해변 공원까지 18.6km를 걸었습니다. 


둘째 날은 탑동 해변 공원에 다시 모여 조천 만세동산까지 18.2km를 걸었고, 셋째 날은 조천만세 동안에서 김녕서포구까지 18.6km를 걸었습니다. 사흘 동안 모두 55.4km를 걸었답니다. 점심시간과 휴식시간, 공연 관람 시간을 포함하여 보통 하루에 7시간 정도를 걸었던 것 같습니다. 



첫날...올레 17코스 걷기


신제주에 있는 너븐팡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정해놓고 하루 전날, 밤 늦게 도착하였습니다. 2014 제주 올레 축제 첫날 일정은 '제주관광대학'에서 시작되었는데 11월 6일 아침 9시까지 출발 장소인 제주대학에 도착해야 하는 하더군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발 준비를 하였습니다만, 하루 종일 걷기 위해 이것 저것 챙기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제주 올레 셔틀 버스를 타려면 숙소보다 거리가 더 먼 제주공항이나 제주종합운동장까지 가야 해서 그냥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택시를 탔더니 금새 차량 정체가 시작되었습니다. 미터기를 쳐다보는 마음이 조금씩 불편해지려는 찰라 택시기사님 이 '신제주를 벗어나 중문으로 가는 길은 상습 정체 구간'이라고 하더군요. 차가 많이 막히기는 하였지만 신제주를 벗어날 수록 조금씩 정체가 풀렸고 행사 시작시간인 9시 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개막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운동장에는 많은 참가자들이 도착해 있었고, 여러 체험 부스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행사장에 들어설 때 제일 먼저 눈에 뛴 것은 운동장 가운데서 연주를 하고 있는 '노리단' 단원들이었습니다. 신기한 악기들이 잔뜩 붙어 있는 노리단 연주차(스프로킷) 는 전에 책에서 본 일이 있었는데 실물로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공연을 지켜보는 동안 작년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는 아내는 등록부스에서 사전 참가 신청자들을 위한 기념품을 받아 왔습니다. 여러 체험 부스가 있었는데 개막식 시간에 맞춰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참가할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사람들이 적게 몰린 곳만 다니면서 스템프도 받고 사진도 찍고 공짜로 나눠주는 별다방 커피도 받아 챙겼습니다. 주최측에서 나눠준 기념수건과 물병이 예쁘게 만들어졌더군요.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준비 중 하나인 점심 식권 구입을 해두었습니다. 


제주 올레 참가자들의 점심은 해당 코스에 있는 마을부녀회에서 준비해서 판매하는데, 식사 인원을 미리 파악하기 위하여 매일 아침 출발 장소에서 식권판매들 하더군요. 아침에 식권을 미리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행사 준비하는 분들의 일을 덜어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였답니다. 




식전 공연인 노리단의 스프로킷 퍼포먼스가 끝나자 스위스 독일어로 '동지'를 뜻하는 카메라덴 전통 요들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아름다운 산골 베르네'를 비롯하여 익숙한 노래들을 흥겹게 듣는 동안 개막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9시로 예정되었는 개막식은 조금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가한 축제 참가자들을 소개하고 내빈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만, 예상보다 개막식이 길지는 않았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를 처음 봤고, 소설가 조정래 선생도 참가자로 소개되었습니다. 개막식이 끝나갈 무렵 먼저 출발하는 분들도 있었고, 느지막히 출발하면서 개막식 장소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제주관광대학을 출발하여 무수천 사거리에서 무수천 숲길로 들어서면서 제주 올레 17코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수천은 '근심이 사라진다'는 뜻을 가진 곳이라고 하더군요. 숲길을 지나 바닷가 가까이로 가는 곳에 외도 월대를 지났습니다. 외도 월대는 옛 선비들이 달빛 아래 풍류를 즐기던 장소인데, 이날은 주최측에서 준비한 판소리 공연이 진해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넓은 장소가 아니어서 잠깐 다리 쉼을 하면서 판소리 한 곡을 들은 후에 뒷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해안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알작지 해변을 지나 점심 식사 장소인 이호테우 해변에는 11시 30분쯤 도착하였습니다. 


제주로 출발하는 날, 공항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일정이 꼬였습니다. 첫 날 오전에는 돌아오는 비행기 좌석 확인하고 전날 예약 취소된 마일리지를 환급 받는 전화 통화를 하느라 정신 없이 걸었네요. 


아침에 식권을 사둔대로 멸치 국수 두 그릇과 몸국 한 그릇을 받아 와서 나눠 먹었습니다. 국수나 몸국 모두 양이 많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삼인분을 둘이 나눠 먹고도 큐슈 올레 회원들이 판매하는 어묵 튀김을 간식으로 사서 먹었습니다. 



바다 따라 걷는 길...올레 17코스


제주 올레는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쉬는 제주의 풍광을 보며 걷는 재미도 있지만, 코스 중간중간에 준비된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식사 장소에서 진행된 '맛좋은 콘서트' 를 구경하며 다리 쉼을 하였지요. 


오후 코스를 걷기 위해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바닷가에서는 이호동 민속 보존회 회원들이 '멜 후리기' 공연을 하더군요. 해녀 복장을 한 보존회 회원들이 옛 멸치잡이를 재현해서 보여주었습니다. 


17코스를 걸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는 도두봉 공원 전망대였습니다. 도두봉 공원에 올라서니 에머랄드 빛 제주 바다는 물론이고 제주공항과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더군요. 공원 정상까지 올라가느라 땀을 좀 흘렸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힐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도두봉 공원으로 올라가는 오르막 길 입구에서는 아침 개막식 식전 공연을 했던 '카메라덴' 팀이 나와서 다시 요들 공연을 하였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긴 파이프처럼 생긴 '알펜 호른'이라는 악기 소리가 참 신기하였습니다. 따로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연팀은 공원 정자에서 공연을 하고, 관객들은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 건너편 아스팔트에 퍼질러 앉아 공연을 관람하였답니다. 


17코스의 오후 구간은 제주 시내를 걸었는데 용두암 공원, 용담레포츠 공원, 탑동 해변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로 제주 일주 할 때 지나갔던 길이기도 하고, 제주에 여행와서 여러 번 들렀던 장소들이 이어지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첫 날은 예상보다 힘들었습니다. 산길도 아니고 하루 18km 정도 걷는 것이 뭐 그리 힘들겠나 하고 생각하였습니다만, 막상 걸어보니 쉽지 않더군요. 10월에 통영트라이애슬론 대회에 다녀온 후에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오른쪽 발목과 왼쪽 무릅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첫날 시작된 통증이 마지막 날에는 지독한 고통이 되었지요. 


17코스 도착 지점인 '탑동 해변공원'에서는 돼지고기, 오징어 볶음과 막걸리, 어묵 등을 파는 먹거리 장터가 펼쳐지고,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날씨도 많이 춥고 술을 마실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근처 식당에 가서 고등어조림을 시켜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와도 행사가 끝나지 않았더군요. 탑동해변공원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타악기 공연과 댄스파티에 참가하였습니다. 대부분 등산복을 입고 온 올레꾼들이 스윙, 재즈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이 이색적이었습니다. 


아침에 기념 사진을 찍었던 트렉스타 부스에 갔더니 찍은 사진을 버튼으로 만들어서 기념품으로 나눠주더군요. 아침에는 트렉스타에서 나눠주는 깃발과 버프를 기념품으로 받았는데 오후에는 더 센스 있는 기념품을 챙겨주더군요. 트렉스타 부스는 셋째 날까지 매일 기념사진을 찍어 버튼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탑동 해변공원에서 첫 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탑동사거리까지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갔다가 환승하여 게스트하우스까지 가는데 40분 가량 걸리더군요. 하루 종일 걷고나니 피곤해서 뭘 할 수가 없었습니다. 


1000명도 넘는 사람들이 참가한 행사였지만 모든 일정과 프로그램이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더군요. 올레축제에 사전 등록한 공식 참가자 말고도 단체 여행으로 제주에 와서 축제 행사에 참가하는분들도 많았고, 학교에서 단체로 참가한 청소년들도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끄내 하루 일정을 간단하게 메모해놓고 길 건너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 마시면서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첫날 일정을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도두봉' 전망대였습니다. 여러 번 제주에 갔지만 바다와 시가지를 가까운 곳에서 한 눈에 조망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한 눈에 펼쳐진 제주공항이 오래도록 기억에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