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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나라사랑 카드요금...집 전화보다 비싸다고?

by 이윤기 201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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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 <나라사랑 카드> 전화요금 청구서가 집으로 옵니다. 처음엔 군입대 사용정지를 해둔 휴대전화 요금인줄 알았습니다만, 자세히 살펴보니 군대에서 공중 전화를 사용하는 후불제 요금이더군요. 청구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아들 녀석은 매달 4~5만원을 전화요금으로 납부하고 있었습니다. 


짐작컨대 휴대전화에 통화한 요금이 많은 걸로 보아 대부분 여자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는데 사용한 요금이더군요. 그런데 사병이 받는 월급에 비하여 전화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어서 군인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요금제를 일반 집전화와 비교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나라사랑 카드요금제>가 집 전화보다 비싸다고?


그랬더니 일반 집전화와 군인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요금제'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막연한 선입견이기는 하였습니다만, 군대 PX 물건이 일반 매장보다 저렴한 것처럼 전화요금도 일반요금보다는 싸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주변 지인들도 그렇게 알고 있더군요. 주변 사람들에게 군대 간 아들 한달 전화요금이 4~5만원 정도 나온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모두들 웬 전화요금이 그렇게 많이 나오냐고 되물었습니다.  


군인(사병)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 전화요금이 일반 집 전화 요금보다 더 비싸서 그렇다고 하니 모두들 "군인 전화 요금이 왜 그렇게 비싸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사병들 월급이 쥐꼬리 수준이기 때문에 군대 PX 에서 대부분의 생필품을 시중 가격보다 싸게 파는 것처럼 사병한테는 전화요금도 싸게 해주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아들이 군대가기 전에는 사병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요금에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 놓고도 <나라사랑 카드>요금>가 얼마나 비싼지 모르고 있을 겁니다. 군대 간 아들이 집으로(부모님 휴대 전화로) 전화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기기 때문이지요. 


일반 국민들은 입대 장병들이 사용하는 전화요금이니까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장 통화를 많이 하는 군대 공중전화에서 휴대전화로 거는 요금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올레 홈페이지, 나라사랑 카드 홈페이지 자료 기준)


 구     분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

10초 요금 환산 

 집 전화 할인 시간대

 나라사랑 카드요금제

 63초 98원

 10초 15.5원

10초 15.5원 

 일반 집 전화

 10초 14.5원

10초 14.5원 

10초 13.67원 


군인 전화요금 PX 처럼 싼 줄 알지만...실상은 집 전화 보다 비싸다


나라사랑 카드요금제(후불제)이 경우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은 63초에 98원입니다. 집 전화로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은 10초에 14.5원(평상시간 기준)입니다.집 전화 요금이 10초 기준으로 되어 있으니 나라사랑 카드요금제도 10초당 요금으로 환산하면 15.5원이 나옵니다. 


집 전화 요금 평상시간 요금제와 비교하면 사병들이 사용하는 군대 공중 전화에서 거는 요금이 10초당 1원이 더 비싸다는 것이지요. 할인시간이나 특별 할인 시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예컨대 사병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휴일에는 할인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집전화 보다 <나라사랑 카드요금제>가 10초당 2원 정도 비싼 것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병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요금제>가 일반 집전화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레 KT가 입대 장병들이면 누구나 만들어야 하는 <나라사랑 카드>와 제휴를 맺어 사병들에게 일반 집전화보다 더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휴대 전화에 거는 요금만 비싼 것이 아닙니다. <나라사랑 카드>로 시내 전화에 거는 요금은 각각 60초 당 16원(선불 기준), 60초 10원당(후불 기준)  집 전화에서 시내 전화로 거는 요금은 180초당 39원입니다. 60초당 요금으로 환산하면 13원이지요. <나라사랑 카드> 요금이  후불기준으로는 3원이 저렴하지만 선불 기준으로는 3원 더 비쌉니다. 


시외전화에 거는 요금만 <나라사랑 카드>가 저렴합니다. <나라사랑 카드>는 각각 60초당 60원(선불 기준), 60초당 66원(후불 기준)이고, 집 전화 요금은 180초 당 39원(1대역)10초당 14.5원(2대역)입니다. 


집 전화 요금이 1대역, 2대역으로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어서 비교가 어렵지만, 집 전화 2대역 요금과 비교하면<나라사랑 카드> 후불요금이10초당 6.6원이기 때문에 집 전화 요금보다 쌉니다. 


하지만 1대역과 비교하면 집 전화 요금은 180초 당 39원, <나라사랑 카드> 후불 요금은 180초당 198원이기 때문에 <나라사랑 카드> 요금이 훨씬 더 비쌉니다. 보시다시피 집 전화 요금이 워낙 복잡한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 되고, 입대 장병들이 전화를 걸면 대부분 휴대전화로 걸기 때문에 앞서 살펴본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 차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 달 <나라사랑 카드요금(후불제)>이 4~5만 원씩 나오는 제 아들이 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해도 사병들이 받는 요금에 비하면 전화요금 지출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됩니다. 


2014년 기준으로 사병 월급이 이등병 11만 2500원, 일병 12만 1700원, 상병 13만 4600원, 병장 14만 9000원 이라고 하더군요. 제 아들 정도로 전화 요금을 부담하면 월급의 절반 가까운 돈을 올레 KT가 가져가게 됩니다. 


저도 구체적인 자료를 비교해 보기 전까지는 흡혈귀 같은 통신 회사들이 사병들 월급까지 이렇게 빨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부대 내 가혹 행위 등 사고 예방을 위해 내무반 마다 '휴대 전화를 지급한다'는 뻘짓 좀 그만하고, 입대 장병들 모두가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를 절반 이하로 인하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