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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

대마도 낚시 체험...배멀미로 고생했지만...

by 이윤기 201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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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여행 이틀째 쓰쓰자키 전망대를 다녀와서 오후 일정은 온천을 다녀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만, 누군가의 긴급 제안으로 낚시팀이 꾸려졌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의견을 물었더니 낚시를 원하는 회원들이 절반쯤 되더군요. 


가이드 선생이 긴급하게 낚시배를 알아보고, 배를 구할 수 있으면 낚시팀과 온천팀으로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평소에 낚시를 즐기지 않는데, 온천보다는 낚시가 더 재미있는 체험이 될 것 같아 선상 낚시에 손을 들었지요. 


모두 12명이 탈 수 있는 배를 구했는데, 낚시 체험을 원하는 회원들은 14명이었습니다. 제비뽑기를 하자, 사다리타기를 하자 하는 말들이 오갔지만, 연장자 순으로 두 분이 양보해줘서 12명이 작은 낚시배를 타고 아소만으로 나갔습니다. 



관광버스는 지명을 알 수 없는 온천 가까운 항구에 저희를 내려주고 떠났고, 3시간 30분 후에 같은 장소로 데리러 오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대마도 낚시체럼은 1인당 3천엔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3천엔의 체험 비용에는 낚시배 이용료는 물론이고, 릴 낚시 대여, 미끼 그리고 낚시로 잡은 생선을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비용까지 모든 것이 포함된 가격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선상 낚시체험을 하는 비용과 비교해도 별로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배가 항구를 출발하지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상 낚시 체험은 한국 방향인 대마도 서쪽 해안인 아소만에서 이루어졌는데, 배를 타고 30분가까이 넓은 바다로 나갔습니다. 


우리나라 유람선 같은 그런 배라고 생각하고 낚시배를 탔는데 예상보다 정말 속도가 빨랐습니다. 모터보트 같은 걸 탔을 때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파도를 가르면서 달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날 파도가 좀 있었다는 겁니다. 항구 가까운 내만에서는 몰랐는데 넓은 아소만으로 나갈 수록 파도가 높아지더군요. 


탁트인 넓은 호수같은 아소만으로 나아가자 빠른 속도로 달리는 배가 파도위를 타고 넘기 시작하였습니다. 뱃머리에 부딪치는 파도가 후미에 앉아 있던 일행들쪽으로 들이쳐서 옷을 다 적신 사람들도 있었고, 배는 마치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탈 때처럼 파도를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였습니다. 



낚시체험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마지막 10여분은 마치 놀이동산 '바이킹' 체험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처럼 놀이동산에서 모험 놀이 기구 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재미있는 체험이었지만, 멀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바이킹처럼 파도를 타고 넘는 롤링을 즐기는 사람들은 "낚시배 타고 바이킹 체험을 한 것만 해도 3천엔은 아깝지 않다"고 했지만, 멀미가 시작된 사람은 낚시 체험을 끝까지 할 수 있을지 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항구를 떠난 지 30여분이 지났을 때 넓은 아소만이 활짝 열리는 장소에 배가 멈추었습니다. 


수심 40미터 깊은 바다 위 선상 낚시 체험


젊은 선장님과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눈치(비언어적 메시지)만으로도 의사소통이 척척 이루어졌습니다. 배가 멈추자 릴이 달린 짧은 낚시대를 하나씩 나눠주었고, 각자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나니 미끼로 '새우'를 나누어주었습니다. 


낚시대에는 바늘 두개와 묵직한 느낌이 드는 추가 달려 있었습니다. 배가 멈춘 곳은 수심이 40미터 정도 되는 장소였는데, 미끼를 끼운 낚시를 바다 밑바닥까지 가라 앉혔다가 릴을 두 세바퀴 감은 후에 멈추라고 하더군요. 선장님의 짧은 한국어와 섞인 일본어를 어렵지 않게 알아들었습니다. 


낚시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미끼 끼우는 것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더군요. 낚시를 시작하고 처음 30여분 동안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 낚시 경험이 있는 분들도 릴을 감아 올렸다가 미끼를 새로 끼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리도 못 잡고 가면 온천팀에게 크게 놀림을 받을텐데...어쩌지" 하는 걱정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지요. 저 처럼 평소 낚시를 즐기지 않은 사람들은 조금 더 빨리 지겨워졌습니다. 미끼를 끼운 낚시를 바다 깊이 드리워놓고 배 난간에 낚시대를 거치해놓고 스마트 폰을 꺼내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파도 때문에 적당히 흔들리는 배에 하늘을 보고 누워서 '팟캐스트'를 들으며 편안하게 쉬기로 마음을 바꿔 먹었지요. 그런데 낚시를 시작하고 30여분이 지날무렵 여기저기서 "잡았다", "물었다"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낚시 경험이 가장 많은 분이 첫 '마수'를 하더니 여기저기서 "나도 잡았다"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30분간 입질도 않더니...여기 저기서 '잡았다' 외침


제 옆자리에는 낚시를 처음해보는 선배 딸이 않았는데, 이 친구가 낚시 줄을 감는데 낚시대가 확 휘어지더군요.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가 일어나 릴 감는 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족히 30센티미터 놈이 물렸더군요. 선장님이 생선 이름을 일본 말로 알려주었는데 워낙 낯선 이름이라 기억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날 낚시에서 가장 큰 놈을 낚아 올리는 것을 보고 낚시줄을 감았더니 저의 낚시 바늘에도 '메가리'라고 하는 놈이 두 마리가 동시에 물려 있었습니다. 워낙 수심이 깊어 그런지 한 참 깊은 곳에 있을 때는 낚시대를 잡고 있어도 별로 느낌이 없었는데 줄을 감다보니 이른바 '손맛'이라고 하는 느낌을 알 수 있겠더군요. 


여기저기서 고기를 낚아 올리기 시작하면서 낚시에 흥이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도 처음 두 마리를 낚아 올리고부터 낚시에 재미가 생기더군요. 1시간 정도 낚시에 집중하는 동안 6마리를 낚아 고스톱으로 치자면 '면피'는 하였습니다. 한 마디도 못 낚은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저희 팀 전체의 조업 실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리 수로는 노래미, 메가리 등 30여마리, 크기는 30센티미티 전후 하는 놈으로 두 마리를 낚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항구로 들어와서 선장님이 (듬성듬성 썰어) 회를 쳐주시는데, 슈퍼에 파는 일회용 접시로 여섯 접시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낚시에 한 참 재미가 붙을 무렵 멀미로 고생하는 분들 때문에 낚시를 거두어야 했습니다. 항구를 출발해서 낚시 장소까지 이동하는데 30여분...입질도 안 하는 지루한 시간 30분...여기 저기서 신나게 "잡았다", "잡았다" 외치며 신나게 낚아올렸던 1시간이 지날무렵 멀미와 추위 때문에 낚시체험을 포기하는 분들이 절반 가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선장님은 저희 일행이 낚아 올린 생선을 손질하여 회로 만들고 있었는데, 저희끼리 의논을 했더니 멀미 환자들이 있으니 일단 항구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원래는 낚시 한 생선을 손질해서 배 위에서 회를 나눠먹는 체험까지 마치고 되돌아가는 것으로 일정이 짜여 있었는데, 급하게 계획을 변경하기로 한 것입니다. 



높은 파도에 멀미 환자들...아쉬운 철수


문제는 누가 그리고 어떻게 이 말을 선장님에게 전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일행 중 한 분이 훌륭한 바디랭귀지로 단 번에 선장님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습니다. 생선을 자르는 시늉한 번...약 손으로 엑스자 표시 한 번...그리고 항구를 향해 가자는 손짓을 하였는데, 쉽게 무슨 뜻인지 알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낚시 장비를 정리하더군요. 


인간은 의사소통의 30%만 언어로 하고 나머지 70%는 비언어적 메시지로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체감하였던 장면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항구로 들어갈 때 또 한 번 '바이킹' 체험을 하였습니다만, 아소만으로 나갈 때 만큼 파도가 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배가 달리는 속도만큼 더 강한 바람을 맞으며 달려야 했습니다. 




멀미를 심하게 하신 분들은 육지에 닫자마자 배에서 내렸습니다. 30여 분이 지난 후에야 멀미에서 회복되더군요. 낚시를 다녀 온 일행들이 항구에 배를 정박하고 10분이 지나지 않았을 때, 온천에 갔던 분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낚시를 다녀 온 사람들의 무용담이 시작되었지요. 얼마나 파도가 높았는지, 얼마나 배가 빨랐는지, 처음 30여분 동안 입질도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누가 얼마나 큰 놈을 낚아 올렸는지 하는 이야기들을 쏟아 냈지요. 무용담을 전하면서 20여 분을 기다리는 동안 생선 손질이 끝났습니다.


무용담이 더 신나는 낚시 체험


항구 앞 벤치에 생선회를 펼쳐놓고 준비해 간 소주를 한 잔씩 나눠 먹었습니다. 온천을 하고 오신 분들은 호사를 누렸지요. 다른 손님들은 없는 한적한 시간에 편안하게 온천을 즐긴 후에 맥주 한 잔씩 나눠마시며 갈증을 풀고 왔더니 생선회가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높은 파도와 바람 때문에 추위가 멀미로 힘들어 한 분들도 있었지만, 평소 낚시를 즐기지 않는 저는 오랜 만에 낚시 체험을 재미있게 하였습니다. 대마도 앞바다는 물반 고기반이라는 이야기가 헛소문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하였네요. 일행들 중에 다음에 낚시만 하러 한 번 더 다시 오자는 사람들이 여럿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