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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없는 집에서 살아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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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없는 집에서 살아 보셨나요? 당신이 사는 집에 화장실이 없으면 어떤 불편을 겪게 될지 생각해보신 일이 있나요? 뭐 대부분 그런 상상을 해본 일이 없겠지요. 저는 연초부터 불운이 닥쳐 지난 주 며칠 간 화장실 없는 집에서 지내는 혹독한 시련을 경험하였습니다. 


혹독한 시련이라고 한 까닭은 차차 알게 되실겁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지은 지 30년이 훨씬 넘은 아파트인데, 지난 1월 중순부터 아래층에 거실 천정에 물이 새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래층 거실에 물이 샐 까닭이 없어 관리사무소에 점검을 요청하였는데 전문가들이 모여서 내린 판단이 저희 화장실에서 물이 샌다는 것이었습니다. 


원인이 밝혀진 이상 아래층에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어 최대한 빨리 수리를 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타일 종류도, 세면기나 샤워기 종류도 고르지 않았습니다. 방수 공사와 함께 화장실 리모델링을 맡은 분들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최대한 서둘러 물이 새는 것을 고쳐달라고 부탁하였지요. 




화장실 방수공사...짧으면 5일 길면 10일...화장실 '사용금지' 난감하네...


겨울이라 공사가 많은 않았기 때문인지 공사 금액에 합의가 되자 다음날부터 바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설비회사 사장님이 공사 전날 화장실에 있던 살람살이를 다 치워달라고 부탁하면서 짧으면 5~6일 길면 10일 정도까지 화장실 사용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5~6일이지만 막상 화장실 바닥을 다 뜯어냈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방수공사가 생기면 공기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공사에 며칠이 걸리던 간에 아래층 사는 분들에게 피해를 줄 수가 없으니 하루 빨리 공사를 시작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짧으면 5일 길면 10일까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대략 남감하였지만 가족회의를 열어 최대한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하였습니다. 일단 집에 있는 가족 세 명은 모두 새벽에 수영장을 가기 때문에 씻는 문제는 수영장에서 해결하고, 하필 이 기간에 맞춰 군대에서 휴가를 나오는 큰 아들은 동네 목욕탕을 이용하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가장 큰 어려움은 씻는 것이 아니라 누는 것이었습니다. 평일에는 각자 사무실로 출근하여 용변을 해결하였는데, 문제는 저녁 시간과 주말을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상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는데, 문제는 추운 겨울 밤에 자기 전에 2~3번씩 엘리베이터를 타고 상가 화장실까지 다녀와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쉬운 선택은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는 일이었습니다. 가급적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첫 번째였구요. 차나 커피처럼 탈수를 촉진하는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두 번째였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은 신호가 와도 최대한 버티고 있다가 다른 식구와 함께 가게 되더군요. 


잠자다 일어나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 상가 화장실까지....


아들 녀석들 사춘기가 지난 후에 남자 셋이서 함께 오줌을 함께 누러 다닌 기억이 없는데, 오랜 만에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가 다 같이 단체로 오줌 누러 다니는 재미(?)있는 경험도 하였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힘든 것은 잠자다가 뇨기가 느껴질 때였습니다. 저는 화장실 수리 공사가 시작되고 처음 3일 동안 출장을 갔다온 덕분에 큰 어려움을 격지는 않았는데, 식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잠자다 새벽에 상가 화장실까지 갔다오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누가 화장실까지 갔다왔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미있는 일과가 되었지요. 공사가 마무리될 무렵 가족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그래도 배탈 난 사람은 안 생겼으니 그나마 다행이다"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습니다. 정말이지 배탈이라도 낫다면 보통 난감하지 않았겠더군요. 


수영장이 문을 닫은 일요일에는 아이들 모두 할아버지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샤워까지 다 마치고 집으로 왔습니다. 다행히 화장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6일 만에 공사가 끝났습니다. 


전에 귀농한 친구가 정화조 시설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화장실 없는 집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예사로 들었는데, 화장실 없는 집에서 일주일 살아보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가더군요. 


공사가 끝난 첫 날은 샤워기와 세면기는 사용하지 말고 우선 변기만 사용하라고 하시더군요. 앉아서 용변을 볼 때는 엉덩이를 살짝 들고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이 있었지만, 그래도 상가 화장실까지 가는 것에 비해서는 얼마나 고마운 일이던지요. 


멀쩡한 집에 살면서 화장실 없이 지내보니 '화장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겠더군요. 먹고 마시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누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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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8
  1. 노연우 2015.02.08 10:20 address edit & del reply

    며느리들은 시댁가면 그런고충을 겪고온답니다 물론 좀늦게 해결은 하지만 이박삼일 일정이라치면 변비는 기본달고 집으로 귀가하지요
    어렸을적 ㅂ
    마당에서 볼일보던생각나네요 호랑이나올까 무서워 정말 어떻게 쉬를했는지...지금은 정말 집안에 화장실 내집서 편안하게 볼일보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잘아는 1인 이지요 글 맛나게 잘 읽었어요

    • 이윤기 2015.02.10 08:59 신고 address edit & del

      요즘은 화장실 2개인 집이 많아서 그나마 다행인듯 하더군요.
      화장실 편하게 쓸 때가 되면 그집 식구가 되겠네요.

  2. 똘똘 2015.02.08 17:16 address edit & del reply

    일상의 고마움을 느끼게 하네요ᆢ

    • 이윤기 2015.02.10 08:5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화장실 갈 때마다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ㅎㅎ

  3. 무지개 2015.02.08 20:40 address edit & del reply

    흠 다른얘기지만 원전이 그런거래요..화장실없는집에서 사는거라네요..그래서 탈핵이 필요하다구요..

    • 이윤기 2015.02.10 08:5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특히 고리1호기 폐쇄는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 요지 2015.02.09 00:20 address edit & del reply

    있어도 못 사용한적은 몇번 있었죠. 그런데 가족인데도 못 보겠더라구요. 남이 싸놓은걸 봐야하는게 당연했던 푸세식에선 괜찮았는데 이젠 아우~ 너무 힘들어서 화장실 변기 막히는게 제일 무서워서 가족이 평안할려면 화장실이 막히면 안된단 주의로 가고 있어요 ^^

    • 이윤기 2015.02.10 09:00 신고 address edit & del

      저희는 막은 사람이 각자 해결하는데요 ㅎㅎ

  5. 엉치 2015.02.09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화장실이 하나밖에없는집도있어요??? 시골인거요?

    • 이윤기 2015.02.10 09:00 신고 address edit & del

      오래된 아파트라 하나 뿐입니다 ^^

      새 아파트만 사셨나봐요?

  6. 드래곤 2015.02.09 14:40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지 못했던 일을 알려주시네요
    소중함을 그동안 모르고 살았네요

    • 이윤기 2015.02.10 09:01 신고 address edit & del

      오래된 아파트에 살려니...여러가지 어려움이 생기는데...그 중 하나입니다

  7. 강아지 2015.02.09 14:42 address edit & del reply

    옛날엔 잘때 오강을 갖다놓고 큰볼일작은볼일 봤는데말입니다 그래서 통만 있으면 편하게 해결됐을지말입니다

    • 이윤기 2015.02.10 09:01 신고 address edit & del

      아파트는 요강을 사용해도 비울 곳이 마땅치 않더라구요.

  8. 소리 2015.02.09 15:32 address edit & del reply

    5월에 4일동안 공사 했었어요 근처 결혼식장 주민센터 화장실 사용하고 머리도 매일 못감고 샤워는 근처 동생네 이용
    밤에 화장실을 못가는게 불편하니 일찍 잤었네요

  9. tdjsrtg 2015.02.10 00:34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서지연이라고해요....
    나이는26살 키는: 166 몸무게47
    남친이랑 헤여진지 3개월 됐는데... 외로워서요
    착한남자면 만나고 싶어요...
    아래의 주소로 오셔서 쪽지보내주세요
    http://kgh33.com/

  10. 생명마루한의원 2015.02.10 09: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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