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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 10개중 2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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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4월 5일 방송분)

 

지난 연말 부동산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창원시 의창구 북면 일대에 최근 들어 3.3㎡(평)당 500만 원대의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여 공급하겠다는 홍보 현수막이 등장하였는데, 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와 창원시가 시민들에게 허위 과장 광고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무주택 서민들을 희망고문하고 건축 실패로 재산상의 손실까지 끼치는 지역주택조합의 위험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 3월 창원시내 여러 곳에 부착된 현수막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모건설회사가 창원시 의창구 북면 내곡지구에 3.3㎡당 500만 원대로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63·75·84㎡형을 각각 1억 원대에 분양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데, 최근 분양된 창원지역 아파트 대부분이 3.3㎡(평)당 1000만원 내외 인 것을 감안하면 반값 아파트나 다름이 없는데...실제로 이런 금액으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공급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 이런 과대, 과장 광고는 보이스피싱처럼 내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과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였다가 피해를 당하는 소비자들의 대다수는 지역주택조합을 재건축조합이나 재개발조합과 같은 것으로 잘못 알았다는 분들입니다. 이름이 비슷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우리주변에 흔히 있는 재개발 재건축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주택조합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재개발 재건축조합과는 다르다!

 

잘 아시는 것처럼 재건축조합은 낡고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하여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것이고, 재개발은 주거환경이 나쁜 주택 밀집 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조합을 결성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인데, 대부분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고 있습니다. 즉 재건축과 재개발은 아파트 단지나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을 내놓고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름은 비슷해보여도 지역주택조합은 재건축, 재개발과 전혀 다른 방식의 사업입니다. 예 우선 지역주택조합은 재개발, 재건축처럼 땅을 확보해놓고 추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주택조합이 결성되면 조합원이나 그 대표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건설회사에 도급을 주어 공사를 한 후에 아파트가 제대로 지어지면 조합원들끼리 아파트를 나눠가지는 개념입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택조합을 만드는 것인데, 예를 들어 500명의 조합원이 모여서 1000세대 아파트를 짓고 500세대는 조합원이 입주하고 나머지 500세대는 일반 분양을 하여 건축 비용도 줄이고 분양 이익도 나눔으로써 조합원들에게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이론적으로는 아주 그럴듯한 개념입니다. 

지역주택조합...모든 책임은 조합원이 나눠진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주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이 혼자서 땅을 사서 단독주택을 짓는다고 한 번 생각해 보면 됩니다. 평생 집을 지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땅을 사서 건축사에게 설계를 맡기고 허가를 받아 공사업자를 선정해서 집을 짓는 것은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직접 땅을 구하러 다니고 건축사를 만나서 설계를 하고 건축 허가를 받은 후에 공사업자와 공사도급 계약을 하고 공사가 끝난 다음에 사용승인을 받아서 입주해야 합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 직접 이런 수고를 자청하고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집은 지은 후에 하자가 생긴다던지, 공사도중에 사업자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다던지, 공사업자가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한다던지 온갖 어려운 일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난관들 때문에 집을 짓고 나면 10년은 늙는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파트를 반값에 장만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여 집을 마련하는 과정은 개인이 단독주택을 짓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즉, 500명의 조합원이 모이면 500명은 모두 아파트 건설사업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500명이 모여서 조합을 만들고, 500명이 똑같이(혹은 비율대로) 돈을 내서 땅을 사고 건설 회사를 시켜서 아파트를 지은 다음 한 채씩 나눠가지는 것입니다. 

 



지역주택조합... 10개 중에 2개 겨우 성공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개인이 땅을 사서 단독주택을 짓는 것도 집 짓고 나면 10년을 늙는다고 할 만큼 어려운 일인데, 건축에는 문외한이고, 경제적으로 약자인 무주택자 500명이 모여서 조합을 만들고 땅을 사서 아파트를 반값에 짓는다는 것은 그의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일을 보통은 조합장이나 대행사만 믿고 맡겨버리기 때문에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는 일이 흔히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지역주택조합을 설립하여 실제 입주로까지 이루어지는 경우는 20% 내외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의 주택조합은 집을 짓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에 실패한 80%의 경우는 대부분 조합장과 대행사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뒷짐을 지고 있다 피해를 당하는 경우들입니다. 하지만 실패한 사례를 보면 조합장도 조합원과 똑같이 집 한 채 지어 본 경험도 없는 경우도 있고, 혹은 반대로 앞장서서 조합 사업을 하면서 개인 이권을 챙기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남에서도 김해율하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 대표, 전 조합장, 전 조합 이사 등 10명이 필요없는 용역계약을 중복 체결하거나 금액을 부풀려 돌려받고, 토지를 저가로 사들였다가 조합에 비싸게 파는 수법 등으로 340억 원 상당 손해를 끼쳐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싸게 파는 광고...지역주택조합이면 조심해야

후자의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컨설팅회사나 건설회사가 같이 조합원을 모집하고 조합 인가를 받고 사업을 추진하지만, 막상 사업이 취소되거나 지체되어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컨설팅회사나 건설회사가 책임을 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조합원들이 그 손해를 모두 감수해야 합니다. 


창원 지역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의 경우에는 사업을 진행하다가 무산되어도 땅과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손해가 크지 않지만,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토지매입이 안 되거나 공사가 길어지거나 토지 매입비용이 증가하거나 일반 분양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 등 모든 위험과 손해는 조합원의 몫이고 사업에 실패하면 막대한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사업이 실패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첫째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부지 확보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무주택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는데, 조합비를 걷어서 사업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토지나 건물을 가진 사람들이 헐값에 땅을 팔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실패하는 두 번째 이유는 아파트건설사업승인을 받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지구단위계획도 수립되어야 하고, 사업승인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처음 홍보한 것과 달리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 시간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하게 되며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교체되거나 민형사소송에 휩싸이게 됩니다. 

셋째 토지 매입과 사업승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이 지체되면 조합의 운영비뿐 아니라, 컨설팅 비용, 조합원모집비용, 모델하우스운영비용 등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조합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재건축, 재개발과 달리 건설부지 95% 이상을 조합이 소유해야 관할 시, 군의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수 있고, 착공과 일반 분양은 사업부지를 100% 확보해야 합니다. 사업부지 확보조건을 까다롭게 해 놓은 것은 모두 지역주택조합의 난립으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합니다. 

 

지역주택조합... 한 번 가입하면 탈퇴도 어려워

다시 창원 의창구의 지역주택조합 분양광고 이야기로 되돌아가보면, 지금 현수막으로 내걸린 분양가격은 아파트의 평당 분양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지금은 분양 가격을 알 수도 없고, 사업이 지연되면 추가 분담금이 얼마가 늘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울러 조합원 모집 단계에서 광고하는 모든 사업 계획, 예컨대 계획도면이나 건축모형, 시공사 등도 모두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명심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탈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실제 피해 사례를 보면 지역주택 조합에 가입했다가 납부한 조합비를 돌려받고 탈퇴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업무대행사나 조합장 등 운영 주체가 사업 진행 과정을 공개할 의무도 없고 관할 지자체의 관리·감독이나 규제도 재개발 재건축보다 덜하기 때문에 운영 주체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 조합원들은 여전히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LH직원들의 공공택지 개발지역내 부동산 투기로 정부와 공공기관의의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졌습니다만, 민간개발과 지역주택조합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들과 무주택 서민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주의만 촉구 할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고쳐서 위험과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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