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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유권자 제안 거부하는 정치인 뽑지 않아야

by 이윤기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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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2. 5. 31 방송분)

 

 

 

6.1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진 사전투표가 진행됐죠.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 선거 관련 시민운동의 변화과정과 시민들이 직접 제안하는 지방선거 정책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선거와 관련한 시민운동이 등장한 것은 정부수립을 위한 최초의 선거부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선거 관련 시민운동은 바로 1960315일에 치러진 부정선거를 규탄하였으며 시민들이 일어났던 3.15의거입니다. 그후 오랫동안 독재정권이 이어지면서 1990년대 말까지 선거 관련 시민운동의 주요활동은 바로 공명선거 감시운동이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민단체들은 전국적으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를 결성하고 각종 부정선거 감시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돈봉투가 오고 가는 금권선거와 공무원들을 선거에 동원하는 관권선거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선거 관련 시민운동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2000년 총선 시민운동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공명선거 운동을 해오던 시민단체들은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971개 단체가 참가하는 낙천, 낙선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하였는데, 바람직한 후보자 공천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미달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각 정당이 공천하지 말 것을 주장하는 것이 낙천운동이고, 시민단체의 권고를 무시하고 각 정당이 공천한 후보를 낙선시키는 활동이 바로 낙선운동이었습니다. 당시 낙천낙선운동 결과 총 112명의 공천반대자 중 58명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공천철회 운동 과정에서 박준규 국회의장 등 전, 현직 의원 10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공천된 인사를 포함한 86명의 낙선대상자 중 68.6%(59)가 낙선함으로써 우리나라 선거 시민운동의 한 획을 긋게 되었습니다.

 

이후 선거 관련 시민운동은 선거법 개정과 함께 정책과 공약이 일치하는 후보에 대한 지지운동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이나 4대강 수문 개방, 탈원전과 같은 주요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확인하고 유권자들이 지지와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식입니다. 이때부터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주민의 삶에 직접 관련이 되는 생활 밀착형 공약을 만들고 후보자의 입장을 직접 묻고 지지와 반대를 결정하는 시민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명선거 운동과 낙천, 낙선운동

 

지난 20여년 동안 매 선거 때마다 지역 시민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하여 후보자들에게 찬성과 반대 입장을 묻고 그 결과를 취합하여 유권자인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도지사나 시장, 군수와 같은 단체장들은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공약을 당선되면 꼭 실현하겠다는 서약을 받아두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정당 후보들 중에는 이런 정책 서약이나 주요 의제에 대하여 입장을 밝히지 않는 후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마산YMCA에서는 연초부터, 그동안 주로 활동가들이 제안해오던 시장, 시의원에게 제안하는 정책공약을 창원시민이자, 각 동네 주민인 시민들이 직접 만들고 제안하는 생활밀착형 정책제안 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활동을 자신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은 4년 전 지방선거 때, YMCA 여성, 주부 회원들이 난생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형 기적의 놀이터와 어린이 통학로 개선 정책을 제안하였는데, 지난 4년 동안 두 가지 정책 제안이 모두 현실로 실현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더 적극적인 정책제안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YMCA 전업 활동가가 아닌 300여명의 회원들이 각 모임별로 모여서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시장, 시의원들이 조금만 신경써서 노력하면 우리 삶을 바꿔 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찾기 위한 숙의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YMCA가 숙의토론, 원탁토론 등 마음에 담고 있는 시민들의 생각을 정책이나 의제로 끌어내는 토론을 잘 운영하는 노하우가 좀 있답니다. ㅎㅎ)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각 회원 모임에서 제안된 40여개의 정책들을 놓고 회원 대표들이 모여서 중복되거나 유사한 정책을 통합하고, 현실에 맞지 않거나 너무 이상적이기만 한 정책들을 걸러내고 모두 31개의 정책으로 정리하였습니다. YMCA 회원들이 만든 31개의 정책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하여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 6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설문조사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마창대교 통행료 인하, 두 번째, 주택가 사유지(빈집, 빈터)임차하여 소규모 공영주차장 설치, 세 번째,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무포장 직거래 장터운영, 네 번째, 도심지역, 공공화장실, 개방화장실(상가활용)확대와 위치 안내, 다섯 번째, 창원시 둘레길 화장실 설치(5km마다) 순서로 채택되었습니다. 모두 시민들이 불편을 격는 일들인데요. 5대 공약에 화장실 문제가 2개나 채택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시민들이 만든 생활밀착형 정책제안

 

한편, 생활밀착형 정책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였던 YMCA 회원대표들이 후보자들이 이미 채택한 공약과 다른 단체들에서도 제안한 공약을 제외하고 선정한 <창원시민 생활밀착형 5대 공약>도 있는데요. 첫 번째, 주택가 풋살장, 축구장 등 어린이 전용 생활 체육시설 설치, 두 번째, 주택가 사유지(빈터, 빈집) 임차하여 소규모 공영주차장 설립, 세 번째, 창원시 둘레길 화장실 설치(5km 마다), 네 번째, 지역사회의 주요 현안이나 이슈에 대하여 500명 이상 시민이 요구 할 경우 시민 공론장 마련, 다섯 번째, 디지털운행기록을 활용한 시내버스 난폭운전 방지 대책 마련 등입니다.

 

YMCA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는 청소년들이 제안하는 3대 청소년 정책 제안도 있었는데요. 첫 번째, 이미 화성시와 충남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시내버스 무상 이용, 두 번째, 교복·체육복 1회 추가구매 비용 지원, 세 번째, 청소년 문화 바우처 지원 (청소년 수당) 이렇게 3가지 정책이 제안되었습니다.

 

창원시장에 출마한 후보들과 창원시의원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모두 찬, 반을 물었습니다. 창원시장 후보 두 분 중에는 허성무 후보만 응답을 하였구요. 홍남표 후보는 답변을 해줄 것처럼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다가 결국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의원 후보는 더불어 민주당에서는 최은하, 김장하, 김묘정, 김남수, 박해정, 한은정, 이원주, 전홍표, 이우완, 서명일, 문순규, 김상현, 이종화, 심영석 이렇게 14분의 후보들이 응답해주셨구요. 국민의힘에서는 김영록, 김이근, 홍용채, 김호근, 이해련, 최정훈, 김만진 이렇게 7분이 답을 주셨으며, 정의당 이소정 후보, 진보당 강영희, 석영철 후보, 무소속 전수명 후보가 응답을 하였습니다. 이 후보들 중에는 31개 정책 모두 찬성하는 분들도 있었고, 반대의견은 아니지만 10개 이상 유보라고 답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좀 더 신중하게 예산이나 여러 가지 것들을 따져봐야겠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유권자 제안 거부하는 정치인 뽑지 않아야


YMCA에서 활동하는 창원시민들은 유권자들의 정책제안에 답하지 않은 후보들은 뽑지 않는 시민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에 찬성 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는 있지만 유권자의 정책제안에 아무런 답도하지 않는 분들은 시장이나 시의원으로서 심각한 자질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후보시절에도 소통을 거부하는 분들이 당선되고나면 과연 시민의 목소리에 귀라도 귀울일까요? YMCA 홈페이지에는 모든 자료가 있습니다. 61일 투표하실 때, 이 명단에 있는 분들 중에서 선택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시민들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 창원에 무슨 기업이나 산업단지 같은 것을 유치하겠다 하는 큰 공약들도 중요하지만, 여성이 안전한 도시, 어린이와 어르신을 함께 돌보고 섬기는 도시, 청소년이 친구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는 도시, 시민들이 재활용과 분리수거를 잘 할 수 있는 도시,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은 도시, 대중교통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안심하고 화장실 갈 수 있는 도시, 시민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시장과 공무원이 있는 도시에서 살고 싶은 시민들의 염원을 실현할 수 있는 시장과 시의원을 뽑는 것이 창원시민으로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권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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