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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함안 LNG발전소는 친환경 아니다

by 이윤기 2025.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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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구연 경남도의원이 제출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지정 및 특별법 제정 촉구 대정부 건의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였습니다.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그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용위기와 지역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지정과 <정의로운 전환 기금> 조성이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 입법에 소극적이라 앞으로 본회의 통과와 정부의 대응을 지켜봐야 할 상황인데요. 오늘은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대신에 추진하고 있는 <복합화력발전소>는 과연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선 우리 경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데요. 모두 14기의 화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10기는 앞으로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하동화력발전소 1호기가 2026년 6월 첫 번째 폐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정부 건의안도 추진중인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 경남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화력발전소인, 함안복합화력발전소 즉 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함안천연가스발전소는 정부의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폐지되는 보령 6호기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한 시설로 추진되는데요. 이 사업 추진 주체인 중부발전은 경남개발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하여 군북면 장지리 일대에 550MW급 LNG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정식 명칭은 <함안복합화력발전소>이지만, 통영에서부터 대구로 연결되는 대용량 LNG가스 배관이 지나가고 있고, 남강 등 발전 용수 수급이 원한한 입지에 짓게 되는데요. 설비 형식 때문에 복합화력발전소로 불리지만, 사실은 LNG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LNG발전소입니다.

당초 올해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던 사업이 사업부지 주민 이주 문제와 핵심설비 구매 문제로 사업이 3년 정도 지연되어 올해 공사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지역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와 5800억원 규모의 발전설비 수주 계약이 이루어지고, 운영기간 30년을 기준으로 각종 지원금과 지방세 수입을 계산하면 약 7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있고, 약 200여명의 발전소 근무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더 큽니다. 우선 사업주체가 중부발전이고 보령 6호기를 대체하기 위한 발전시설이기 때문에 송전선로 건설이 필수적입니다. 이미 지역주민들은 발전소 건립 부지 인근에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2008년 시작된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으로 수년 동안 극심한 주민 피해가 있었고, 반대 활동 과정에서 공권력과 주민이 충돌하여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공권력에 의해 처벌당하는 고통이 10년 가까이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2000명이 넘는 경찰과 공무원을 동원하여 주민들을 쫓아내고 송전선로 공사가 이루어져서, 지고 지금도 18개 마을 143가구 주님들은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는 등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함안에 LNG 발전소 건립에 따른 송전선로 건설공사가 예정되어 있고 주민 갈등을 풀수 있는 묘수도 없는 상황에서 발전소 공사가 시작되면 한전과 주민 충돌은 불보듯 할 것입니다.

한편, 송전탑 건립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환경 오염 문제입니다. 천연가스는 영어 Natural Gas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인데, 지하에 기체 상태로 매장된 무색무취의 가스를 말합니다. 보관과 운송 방법에 따라 LNG, PNG, CNG, LPG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요. 그 중에서도 함안복합발전소에 공급되는 LNG는 천연가스를 정제하여 얻는 메탄을 영하 162도에서 냉각한 액화천연가스를 말하는데요. 기체를 액화시킨 LNG는 부피가 크게 줄어들어 운반과 저장이 쉬어지고 운반 후에는 다시 기체로 바꿔 발전소 등에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천연가스’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LNG를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대신할 수 있는 깨끗한 에너지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LNG 역시 석탄, 석유와 다름없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이며, LNG 주성분인 메탄은 공기 중으로 소량만 배출되어도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LNG가 이산화탄소의 최대 87배에 달하는 메탄을 방출시키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였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은 메탄이 공기보다 가벼워 대기 중에 쉽게 확산되는 특성 때문에 전체 지구온난화 원인의 약 30%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하는데, 그중 0.5도를 상승시킨 주범이 메탄이라고 합니다. 특히 LNG는 채굴-정제-액화-소송-기화 과정에서 메탄을 발생시키고 있는데요. 매년 미국내 1000만 가정에 연료로 공급할 수 있는 양의 메탄이 대기 중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퇴출이 시작된 석탄화력발전소의 입지는 한적한 해안가에 있지만, LNG발전소는 도심가까운 곳에 짓게 되면서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함안가스발전소의 경우도 이산화탄소뿐만 아닐 초미세먼지인 질소, 황산화물, 발암물질인 벤젠, 톨루엔 등으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1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창원시에 인접하여 창원시청까지 직선거리 30km 밖에 되지 않는 곳에 건설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메탄배출량을 2020년대비 최소 30% 감축을 목표로하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도 가입하였는데요. LNG발전소를 확대하는 것은 국제협약을 위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실제 LNG발전은 석탄발전으로 인한 오염물질의 75%를 배출하고, 원료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결코 값싼에너지가 될 수 없습니다. 특히 LNG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는 RE100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수출경쟁력도 약화시키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행하는 신재생에너지 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발전 기술 잠재량은 설비용량 기준으로 3148GW입니다. 최근 발표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서 전망한 2038년 기준용량인 157.8GW의 20배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전기생산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만으로도 전력수요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LNG화력발전소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될 함안과 창원시민들이 발전소 건설을 찬성할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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