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5. 12. 01 방송분) |
지난 9월 중국인에 대한 반감으로 중국과 대만 관광객을 폭행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0개워르이 실형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 4월 중국 국적의 관광객 2명이 시끄럽게 대화를 나눴다는 이유로 허리를 걷어차고 욕을 한 혐의와 같은 달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대만 국적 관광객 2명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폭행한 혐의라고 합니다.
재판부는 평소 중국인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중국인을 노리고 저지른 혐오범죄로 규정하고 엄한 처벌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사회에 퍼지고 있는 중국인 혐오범죄와 그 문제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일부 시민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모여 중국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정서가 결집된 것은 대략 10여 년 전부터입니다. 중국을 겨냥한 사드 미사일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문화적 보복,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왜곡,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이라는 인식,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대한민국 선거를 중국이 조작했다는 인식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범죄의 수괴가 중국인이라는 것이 반중 인식을 더 부추키기도 하였습니다.
한 시사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이들이 주도하는 이른바 혐중 시위에 나오는 사람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무비자로 입국하면서 유괴, 납치 등의 범죄가 폭증하였다거나 불법으로 밀입국한 중국인들을 동원해서 부정선거를 일으킨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2.3 내란 이후에는 중국인 99명이 부정선거를 하다 붙잡혔다는 가짜 뉴스 등이 나돌기도 하였고,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 판사를 중국인으로 지목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윤어게인을 외치는 극우 시위대들이 중국을 악마화하고 중국인 혐오를 이슈화하면서 혐중 시위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극우세력이 윤 전 대통령 석방시켜준다는 황당한 주장
예컨대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날 때 등장한 자유대학 소속 민초결사대 청년들이 혐중 시위에 나서고, 극우 개신교도들도 반공과 반북에 이어 반중 구호를 외치면서 중국을 악마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종교적인 차원에서 비뚤어진 사명감을 가진 자들이 신의 미션을 수행한다는 왜곡된 신앙에 기반하여 활동하면서 서부지법 폭동이나 중국인 관광객 폭행과 같은 혐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찰리커크, 모스탄 등 미국 극우세력 지도자들이 연이어 한국을 방문하고, 극우세력들에게 중국혐오를 조장하고 반중 정서를 확산시키는 시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 선거와 한국 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으며, 한국 극우세력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일부 국내 극우세력들은 이들이 12.3 내란세력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까지 쏟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한미 극우세력들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이 아닙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은 이재명 정부가 시작한 일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되었고, 윤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덕수, 최상목 권한대행도 조속한 비자 면제 추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었기 때문입니다. 또 일반 시민들에게 널리 퍼진 중국인 혐오주장 중 하나로 건강보험재정 먹튀 주장인데요.
중국에 있는 가족까지 모두 불러들여 비싼 수술을 공짜로 받고 돌아간다는 주장인데요. 이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2023년 기준 건강보험 재정 흑자 1조 7천억원 중에서 절반 이상인 9천 4백억원이 외국인이 낸 보험료에서 발생한 흑자였고, 이 중에서 중국인 가입자 대상 재정에서 발생한 흑자만 55억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즉 외국인들이 낸 보험료가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 진실입니다.
시사인과 한국리서치가 4년마다 실시하는 혐중 실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4년 전보다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호감도는 높아졌지만 젊은 세대의 반중 정서는 오히려 심화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54%가 최근 확산된 혐중 정서는 일부 세력이 조작한 것이라고 답하였고, 70%는 과도한 반중 정서는 국익에 손해를 줄 수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연구자들은 “과거의 반중 정서가 감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지금의 혐중은 실험실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신종 바이러스에 가깝다”고 분석하였습니다.

혐오 피라미드, 혐오표현, 차별행위, 증오범죄는 모두 범죄다
한편, 지난 11월 11일 디지털 시민광장 빠띠에서는 <자유, 차별, 혐오 차이나 아웃에 대한 시민 대화>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혐오 피라미드를 통해 혐오의 단계를 정의하였는데요. 혐오의 가장 낮은 단계인 1단계는 [편견], 즉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갖는 것,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 간의 편견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2단계는 [혐오표현], 즉 조롱, 위협적 모욕적 폭력적인 말이나 행동, 집단 따돌림 행위라고 하였습니다.
3단계는 구체적 [차별 행위]가 이루어지는 고용, 서비스, 교육 등의 영역에서 차별, 괴롭힘, 배제, 분리가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4단계는 [증오범죄], 즉 편견에 기초한 폭행, 협박, 강간, 방화, 테러, 기물파손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말하고, 5단계는 [집단학살] 즉, 특정 집단에 대한 의도적, 조직적 말살 행위가 자행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우리 사회의 중국 혹은 중국인 혐오는 4단계인 [증오범죄] 수준에 까지이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대화모임을 통해 각자도생의 사회문화, SNS 등 알고리즘을 통한 중국혐오 이미지 강화, 다른 문화에 대한 불편함과 낯섦, 개인들의 고립과 외로움, 타인에 대한 무지 등을 혐오의 확산 이유로 들었습니다. 혐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별금지법을 비롯한 안전망 갖추기, 인권 민주시민교육 강화, 혐오콘텐츠에 대한 규제, 혐오에 맞서는 사회적 규칙 만들기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내 안의 편견 돌아보기, 사실 확인하기, 비판적 질문던지기, 타인의 말 경청하기, 혐오에 빠진 사람 옆에 머물고 질문을 던지는 노력, 다양성 인정하기를 제안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가장 놀라웠던 것은 혼자 생각할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였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여러 대안을 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혐오 피라미드 2단계인 [혐오표현]을 넘어서는 것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나 낙인을 찍고 부당한 대우나 차별·폭력을 조장함으로써 그 집단에 속한 개개인의 인격 즉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고, 그들의 사회참여를 어렵게 함으로써 국가의 통합을 저해하고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며 중국인을 위한 혐오는 경제와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혐오표현]은 ‘표현의 자유’에 속할 수 없는 범죄이며, 표현의 자유는 결코 절대적 권리가 아니라는 사실,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