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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플라스틱 진짜 재활용은 26%

by 이윤기 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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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8. 18 방송분)

 

종이와 우유팩, 멸균팩을 따로 모으고, 음식 배달 용기를 깨끗이 씻고, 페트병 라벨을 정성스럽게 뜯어 비닐과 따로 분리하여 배출함에 넣을 때 모두들 뿌듯해 하시지요? 저도 뜯고, 씻고, 말리는 재활용 분리수거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리사클링에 앞장서고 있는 이런 시민들의 분리수거 노력이 사실상 헛수고로 끝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플라스틱 제품 중에는 플라스틱만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 장난감이나 샴푸통, 화장품 통처럼 여러 소재가 섞인 제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재활용에 진심인 시민들은 소재벼로 부품을 분해하거나 샴푸통을 펌프와 분리하여 따로 배출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우리가 분리배출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이렇게 철저히 분리하여 배출하면 다시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 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린피스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64%라고 합니다. 64% 재활용률이 낮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섬을 이루로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그나마 생산된 플라스틱의 64%가 재활용되고 있다는 통계를 보고 제 예상보다 재활용률이 높다 싶어 의아하였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대로 이 통계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진짜 재활용은 26%

 

64%의 재활용 중에서 진짜 재활용 즉, 플라스틱이 새 제품의 원료로 다시 쓰이는 재활용 비율은 26%에 불과하고, 나머지 38%는 플라스틱을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비율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플라스틱을 새로운 제품 원료로 재활용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진짜 재활용 비율은 고작 26%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렇게 통계만 보면 우리나라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이 높은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요. 미국이나 EU국가에서는 불에 태워 열을 회수하는 것은 재활용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에너지 회수’로 따로 분류한다는 겁니다.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2차 적인 오염원이 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대부분 석유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태울 때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가 대기중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 플라스틱 생산과 소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8억 5000만톤에 달하는데요. 이 8억 5000만톤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증가하면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무려 56억톤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모든 나라가 석탄 화력 발전을 멈추고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한다고 해도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선진국들의 소각 시설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 배출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기 때문에 건강상의 피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플라스틱 소각... 온실가스 지구상 모든 화력발전소와 비슷해

그렇다면 플라스틱 생산은 얼마나 늘어나고 있을까요? 지난 20년 동안 우니라라의 일회용 페트병 생산만 무려 3배나 증가였다고 합니다. 단가가 비싼 유리병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일회용 플라스틱 페트병이 그만큼 늘어난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플라스틱 원재료인 폴리머를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간 1451만톤의 폴리머를 생산하여, 60%는 수출하지만, 40%는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60%는 가구, 자동차, 가전제품과 같은 내구재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량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은 생산, 소비, 폐기의 전과정에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데요.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국가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많다고 하구요. 특히 플라스틱은 전체 생애주기 중에서 생산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85%를 차지한다고 하니, 수출을 많이해도 온실가스는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배출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지구상에서 생산하고 있는 플라스틱의 75%를 2040년까지 감축해야 지구온도 상승을 1.5도로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결국 생산을 줄이지 않으면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을 막을 수 있는 노력은 매우 미흡하고 더딥니다. 세계 각국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데,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특히 러시아, 이란,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과 중국 등 석유화학 산업 비중이 큰 나라들의 반대에 부딪쳐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들 나라들은 생산을 규제하는 대신에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비율을 강화하자고 주장하면서 버티고 있는 형국입니다. 실제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 위한 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2024년 11월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되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보다 소비를 줄여야 한다.


결국 생산량을 먼저 줄일 수 없다면 소비를 줄여서 생산을 줄일 수 밖에 없도록 해야하는데, 소비를 줄이는데는 시민들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요. 첫 번째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플라스틱을 태워서 생기는 문제들이구요. 두 번째는 엄청난 화학물질 배출도 문제입니다. 간편식 일회용 플라스틱에만 무려 1만 6000종의 화학 물질이 들어 있구요. 이중 4200종은 인간과 환경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음식을 통해 인간의 몸에서 발견된 유해화학물질만 해도 무려 1,396종이나 됩니다. 환경운동가들은 플라스틱을 옮겨단지는 화학공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점점 작아져서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 배달 음식으로 파우치 음료를 통해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을 삼키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렌지에 조리하는 경우 53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되어 음식을 통해 몸안으로 들어갑니다. 환경단체가 네슬레와 함께 짜먹는 이유식 파우치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검사를 했는데, 한 팩에서 무려 1만 1,000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국제적인 법과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의 소비습관을 바꾸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요. 물건을 구입할 때, 플라스틱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고, 음식을 가열할 때 절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 변화가 더 중요합니다. 단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시키고,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하며, 플라스틱을 많이 생산하는 기업에 환경적, 사회적 비용을 부담시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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