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 정치

폭력 전과, 음주운전, 멀쩡한 사람 그리 없나?

by 이윤기 2026. 10. 20.
728x90
반응형

지난 방송에서 6.3 지방선거 이후 지방정부 산하 단체장 교체 과정에서 벌어지는 논란에 관하여 말씀 드렸었는데요. 그후에도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창원FC 대표이사 자질 논란과 거수기 역할로 전락한 지방의회 인사청문 제도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강기훈 시장이 초선으로 당선된 창원시에서 큰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말씀 드린대로 이미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국민의힘 윤한홍 국회의원의 친형을 추천하였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자진사퇴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창원FC 대표이사와 관련된 논란이 점입가경이 되어가는 형국입니다. 

창원FC 사무국장과 대표이사...창원에 사람이 그리 없나?

 

지난 방송에서 말씀드렸듯이 강기윤 창원시장이 창원FC 사무국장으로 임명한 인사는 지난 임기 때 창원FC 사무국장으로 일했던 분을 다시 임명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의힘 창원시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까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임기 때 이미 연임을 신청하였다가 인사위원회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은 인물이 다시 임용되어 이미 의혹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무국장과 함께 지명된 대표이사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창원시의회 문화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7일 창원FC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였는데요. 전문성 분야는 공개로 진행하고 도덕성 분야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비공개 진행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창원시의회는 인사청문회 조례 14조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명백할 경우” 위원회가 비공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에서 명예나 사생활을 부당하게 침해당할 우려가 있는 개인은 인사청문 대상이 된 공직 후보자가 아니라 증인이나 참고인에 해당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공직 후보자의 범죄 경력은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 아니라 철처히 검증받아야 공직자 자질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직후보자 범죄 경력은 보호받아야 개인정보 아니다

논란이 된 이광철 후보자는 폭력 등 전과 8건의 범죄 경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1단계 검증절차라고 할 수 있는 창원FC임원추천위원회 검증을 통과하였고, 2단계인 시의회 인사청문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 언론 보도를 모아보면, 이 후보자는 무고한 사람을 납치 폭행하는 등 폭력행위처벌법으로 3차례나 처벌받았고, 1998년에는 네 명이 함께 같은 혐의로 긴급 체포되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하여 게임산업법 위반으로 2차례 처벌받았으며, 음주운전으로 3번이나 적발되어 공직 후보자로서는 매우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같은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는 점인데요. 시민구단이면서 유소년을 육성하는 일을 위해 세금으로 운영하는 축구단 대표가 되는 것은 시민의 상식과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6명, 더불어민주당4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 시의회 문화환경도시위원회는 부적합 의견을 넣은 수정안을 부결시키고, 원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여 과반수 찬성으로 적합 의견을 채택하였습니다. 범죄 경력이 여덟 번이나 있는 후보를 적합하다고 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려되는 부분은 있지만 시민 앞에 증명할 기회는 줘야 한다”고 하였구요.

 

“임명된다면 우려를 가슴에 새기고 성과와 행동으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며 반복된 음주와 폭행 전력에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이 발언을 한 시의원은 “임원추천위원회 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도 발언하였는데요. 이 정도 범죄 경력을 가진 후보자를 걸러내지 못한 임원추천위원회를 시의회가 질책해도 모자랄 판에 임원추천위원회 통과를 핑계로 시의회 검증을 대충 넘기려 했으니, 의회 마저도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임원추천위원회와 시의회는 거수기에 불과한가?

또 다른 시의원은 “예전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잘못됐다”고 하는 황당한 주장으로 엄호하였습니다. 공직후보자의 살아온 이력을 가지고 평가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는 괴변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산하단체장 후보 중에는 대체로 새로 선출된 지방자치 단체장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야당과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습니다. 하지만 저는 선거에서 뽑힌 단체장이 자신과 정치 철학이 같은 사람을 선발하는 이른바 코드 인사에 대해서는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선거로 뽑힌 단체장이 자신을 도와 일할 참모진을 구성할 때라면 코드 인사를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코드 인사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모가 아닌 특화된 업무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산하기관장의 경우는 캠프 출신, 코드 인사로 채워져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비서진이나 참모가 아니라 산하 기관장을 코드 인사로 채운다거나 혹은 현저하게 자질이 부족한 후보를 선발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코드 인사는 참모에만, 기관장은 자질과 능력 검증되어야 

 

예컨대 경남FC 단장의 경우 축구 선수 출신이나 축구 행정 전문가도 아닌 분인데, 선거 전까지 경남FC 단장을 하다가 사퇴하고 선거운동을 하고 또 다시 경남FC 단장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이분은 어느 모로보다 경남FC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기보다 박완수 도지사의 핵심 참모로서 정체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삼척동자가 봐도 이광철 창원FC 대표이사 역시 축구행정 전문가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그분의 범죄 경력만 해도 시민구단을 이끌 수 있는 전문성과 자질을 갖춘 후보가 아닙니다.

최근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임명이 철회된 이효근 후보자와 비교해도 창원FC 대표이사에 대한 창원시의회의 적합 의견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지방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합 의견을 받은 충남신용보증재단, 안산청소년재단 사례나 2025년 부적합 의견을 받은 2025년 창원시설관리공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2024년 경북행복재단 사례와 비교해도 문제가 심각한 경력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시의회에서 ‘적합’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제는 결자해지의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임명권자인 강기윤 시장이 자진하여 임명을 철회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시장과 같은 정당 시의원이 과반 다수를 차지하는 의회구조에서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시의원들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정을 거듭한다면, 결국 시민 눈높이에 맞는 상식 수준의 인사청문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요. 저는 미국의 배심제처럼 추첨을 통해 뽑히는 시민대표들이 숙의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의회’ 방식으로 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을 하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