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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서 하루를 보내보니...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9월 2일 광화문 광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제가 속한 단체 회원들과 마산에서 8월 마지막 토요일에 하루 단식을 하고, 사흘 만에 다시 광화문 광장에 가서 하루를 지내다 왔습니다. 


새벽부터 자전거 국토순례를 함께 했던 자원봉사자 병문안 갈 준비하러 어시장을 다녀오느라 KTX 첫 차를 놓치는 바람에 12시가 조금 넘어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광화문 광장 입구에 있는 천막에는 예상보다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실무자들에게 물었더니 유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특별법 서명지'를 전달하러 삼보일배를 하면서 청와대로 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잠시 뒤에 광장을 둘러보니 광화문 광장 입구에서 출발한 유족들과 시민, 학생들의 삼보일배는 세종대왕 동상 옆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 걸음도 앞으로 더 나가지 못하면서 몇 시간째 절만하고 있더군요. 


광화문 광장을 출발한 유족들이 청와대를 향해 출발하였지만, 광화문 광장 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경찰에 막혀 있었습니다. 도착후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서명용지가 담긴 보자기를 들고 따라 나섰던 동료들이 천막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열이 한 걸음도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소강상태가 계속되자 '서명지'를 한 곳에 모아놓고 절반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또 한 시간쯤 지나자 이번에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제 자리에서 절을 하는 사람들이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북을 쳐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몇몇 동료가 뛰어 나갔습니다. 동료 셋이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달려가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깨 북을 쳤는데, 그 후로도 세 시간 넘게 꼼짝도 못하고 서서 북을 져야 했습니다. 


간간히 비가 내리는 굿은 날씨에 서명지를 비닐로 덮어 놓고 청와대를 향하여 절을 하면서 제자리 '삼보일배'를 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대통령은 들은 척도 안 하는데, 유가족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내내 고행을 자처하고 있었습니다. 




세종대왕 동상을 마주 보는 곳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함께 단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유난히 눈에 띄더군요. 이날 천주교 단식 기도회는 9일째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습니다만, 제가 앉아 있던 천막 바로 건너편에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게스트로 나오는 국회의원 정청래 의원이 단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파파이스'에 나올 때는 개그맨처럼 웃기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더니, 막상 광화문 광장에는 하루 종일 진중한 모습으로 앉아 있더군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3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이날은 낮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였기 때문에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동안는 비닐로 덮어두고 있었습니다. 


소리지르고 싸우는 일에 지쳤는지, 유가족과 삼보일배단은 큰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마치 수행하는 사람들처럼 북소리에 맞춰서 절만하고 있더군요. 



맨 앞에 서 있는 유가족들은 얼굴조차 볼 수 없을 만큼 기자들이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경찰과 별다른 충돌이 없었는데도 하루 종일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유가족과 대표단을 둘러싸고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한겨레 신문 1면에는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사진이 실렸더군요.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삼보일배단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하루 종일 저렇게 서서 절을하고 나면 '무릅다 나간다'며 걱정을 하시더군요. 절을 하는 분들도 힘이 들었겠지만 절 하는 분들을 지켜보고 있는 분들도 안타까워 어쩔줄몰라 하였습니다. 몇 시까지 하고 돌아선다는 기약도 없이 아침부터 하염없이 절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노란색은 세월호 사고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닙니다. 


청와대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이 들고 있던 노란 상자마다 담긴 천만인 서명용지에는 3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특별법 제정 요구 서명이 담겨 있습니다. 



취재진들에게 둘러 싸이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함께 광화문 광장에 있던 동료가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입니다. 맨 앞에 십자가를 들고 서 있는 분이 유가족인듯 합니다. 


광화문 광장을 지키는 시민들과 활동가들은 차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자발적 참가자들이 한 켠에서는 리본을 만들고 광장 입구에서는 서명을 받고, 동조 단식을 하는 시민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날도 서명을 하고 가는 시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이미 서명을 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신호가 바뀌어 보행자들이 길을 건널 때마다 3~5명의 시민들이 서명대에 들러서 서명을 하고 갔습니다. 



오후부터 광화문 광장 건너편에서는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어버이연합에서 나와 집회를 하더군요. 귀찮아서 길 건너까지 가보지도 않았는데, 위의 사진은 페친인 김태훈 선생이 페북이 올린 사진입니다. 제가 페북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와서 광화문 광장에서 잠깐 만났었는데, 건너편 집회에 '변희재'도 왔더라는 이야기를 전해주더군요. 


아마도 어버이연합 회원들 앞에 서 있는 빨간 셔츠를 입은 전사(?)가 변희재인 것 같습니다. 어버이연합 집회를 진행하는 자는 청산유수더군요. 인터넷에서 보던 온갖 험담과 악성루머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횡단보도를 건너 광화문 광장으로 와서 시비를 거는 어버이연합 회원들도 있었습니다. 단식하는 분들에게 욕을 하거나 광장에서 비키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더군요.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원나온 시민들은 자극적인 표현에도 일체 대응을 하지 않았고 경찰들이 이분들을 길 건너편으로 되돌려보내는 일이 하루 종일 반복되었습니다. 


저녁 6시 조금 넘어 광화문 광장을 떠났습니다. 원래는 하루 밤을 자고 올 계획이었습니다만, 사무실에 긴급한 일이 생겨 되돌아 와야 했습니다. 오전 11시쯤부터 삼보일배를 시작한 분들은 오후 6시가 다 되어 청와대로 가기를 포기하고 천막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추석이 끝나도 아무런 진척이 없네요. 이 지난한 싸움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저들은 지치기를 바라고 있겠지요. 광화문 광장에서 하루를 보내며 지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이 싸움의 본질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칠 때마다 서로 힘을 합치고 어께를 걸고 격려하며...긴 싸움을 지켜야 할 것 갔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하루를 보내보니 슬픔보다 분노가 점점 더 커졌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18
  1. 꿈을뺏고있는범인을찾아라 2014.09.12 20:26 address edit & del reply

    어지러운 세상 그나마 님같은 분들이 있어 중심잡고 위태롭게 살아갑니다.
    지방이라 못가본 그 곳.... 사진으로나마 생생한 현장을 마주하니 다시금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지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힘냅시다.

  2. 박윤만 2014.09.13 11:09 address edit & del reply

    그네는 왜 그러는지...힘있는자가 양보해야한다고 말을했으면서 힘이생기니 개구리가 올챙이적생각을못하내요ㅜㅠ비참한 대한민국에 현실이네요....

  3. 김현미 2014.09.14 03:53 address edit & del reply

    슬프고 화가나고 답답하네요 ...네 지치지 말았음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4. 박영아 2014.09.14 15:02 address edit & del reply

    지치지 않을 겁니다
    끝까지 지켜볼겁니다.
    유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내가족을 위해서.... 사람을 귀히 여길줄 아는 대한민국을 희망해서라도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을겁니다.
    다함께 홧팅해요

  5. 레마누 2014.09.14 17:17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제주도에 사는 애 셋 엄마라 달리 행동할 방법은 잘 모르겠고 그저 이렇게 글을 읽고 분개만 하고 있네요.하지만 전 믿습니다.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거란 걸.그리고 그때까지 절대 잊지않겠습니다.수고하세요

  6. 이일근 2014.09.14 20:33 address edit & del reply

    제발 그런짓하지마라 짜증난다 할짓이그래없나

  7. 일품 2014.09.14 20:38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교육이 있어 그 곳을 지나 갔는데 자원봉사자님들이 서명 받으시더라구요 예전에 하고 지나간 일이 있어 두번 서명은 좀 그래서 지나 왔어요. 그 자원 봉사자님이 외면한다. 잊어 간다 생각하지 않으셨음 하네요

  8. 민송기맘 2014.09.14 21:28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마음이 무겁네요...반드시 특별법 제정되어야합니다

  9. 이장한 2014.09.14 22:50 address edit & del reply

    왜 머만 터지면 청와대 못쳐들어가서 안달인지.. 대통령으로 인정은 커녕 온갖 욕설에 퇴진 하야하라고 취임후부터 허구헌날 난리치더니 이젠 대통령만이 모든걸 다할수있다고 안면바꾼건가? 송전탑이고 fta고 광우병이건간에 제목만 다르지 오로지 대통령물러나라 아니엇나? 이러니 진정성이 의심받지... 백날 삼보일배하믄 머하나 앞장서는 얼굴들은 맨날 똑같은 인간들인데..

    • 일베박멸 2014.09.15 01:14 address edit & del

      그 대단한 대통령이... 7시간이나 뭐했냐?

    • 7시간떡 2014.09.15 06:35 address edit & del

      그래서 김선일때는 개거품 물었습니까 심심하면 장외투쟁 촛불시위 천막당사

    • 하늘이시여 2014.09.15 07:07 address edit & del

      그대와 그대의 자손의 미래가 맥시코를 보게됄 겁니다.

    • 김전헝 2014.09.15 07:43 address edit & del

      내려오면 되는데 아직 거기있으니 지빌은 해야지~~^

    • 티슈페이퍼 2014.09.15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래서 한 때 뭐만 하면 저들은 노통 탓 했나요? ^^
      이번 사건 본질에 물을 탄 것은 정부와 언론입니다.

      과거에도 무슨 흠 잡힐 큰 사건이 나면 일단 보도 지침이 내려오죠 충격 상쇄 용 기사들, 입 막으라는 지시 등등...그래도 자기들에게 힘 안실리면 북측에 도발 해달라고 북풍 사건 의뢰까지!

      이번 사건에도 유족들이 원치 않았던 지들이 발의한 보상 문제들을 더 확대 시켜 국회의원들까지 카톡으로 유포 시켰죠~

      세월호 유족들 입장에서 현재 자신들의 아이들이 수장 되어야 했는지 밝혀진 게 있나요? 그냥 대통령은 뱉은 말만 지켜 달라는 겁니다.
      댁에 아이들이 사고 나면 어떤 행동을 하실 지 궁금하군요~

  10. 이종환 2014.09.14 23:39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 모두 하나

  11. 친노정북다음퇴출 2014.09.15 10:11 address edit & del reply

    친노종북이의 마인드네. 재난사고 하나 가지고 특별법에 생쇼하는데 그게 좋나요?

  12. 파라스텔 2014.09.16 04: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당신의 닉네임부터가 썩어있다는 표본을 보여주시네요^^ 재난사고 하나라..? 생각하는 것 참..

  13. 그냥 사고임 2014.09.22 14:48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사고임. 그리고 집회로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음.. 인생 그렇게 살고 싶냐? 남들처럼 땀흘려 일해서 먹고 살아라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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