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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서울시민은 아플 때 병원동행 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데...

by 이윤기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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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1. 9. 13 방송분)

서울시민은 아플 때...함께 병원 가준다는데...

최근 서울시가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몇 주전에 제가 이 방송에서 경남도민들의 건강수명이 64.3세로 전국에서 가장 짧고 서울과 비교하면 무려 5.4년이나 짧다고 말슴 드렸는데요. 오늘은 경남도민으로서 서울시민이 너무나 부러운 복지 서비스 ‘1인 가구 병원 안심 동행 서비스’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사회보장2020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중 1인가구 비율은 2019년말 기준으로 약 615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2%입니다. 경남의 1인가구 비율도 2000년 17.1%에서 2019년 말 기준 29.6%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만 하더라도 50년 전이라면 1가구로 살았을 가능성이 높은 제 아들과 제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이 각기 다른 지역에서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50대 중반을 넘어서는 제 또래 친구들을 둘러봐도 대부분 부부만 함께 살고 있고 나이가 들면서 한 사람이 먼저 삶을 마무리하는 경우 심중팔구는 1인가구로 살아야 합니다. 

바로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 복지서비스가 서울시가 시작하는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서비스는 서울 시민이 병원에 갈 때부터 집에 귀가 할때까지 모든 과정에 보호자처럼 동행해주는 ‘도어투도어 서비스’입니다. 

 

 

서울시민은 병원 동행 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데...

 

혼자 사는 서울시민이 콜센터로 신청하면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교육받은 동행자가 3시간 안에 시민이 원하는 장소로 찾아가 병원으로 출발할때부터 귀가 시까지 동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수, 수납, 입원, 퇴원 절차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시민의 경우 이동할 때 부축해주고 시민이 원하는 경우 진료 받을 때도 동행이 가능하며, 서울 전역 어디라도 동행해준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요양보호를 받거나 치매 등의 병을 앓는 어르신들에게만 적용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전 연령층의 1인 가구는 물론 가족이 일시적으로 부재한 경우, 한부모 가정 등 실제 1인 가구 상황에 처한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사람이 아픈 것은 예고되거나 예상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일 신청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용요금도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시간당 5000원으로 전했다고 합니다. 오전 8시에 병원으로 출발하여 진료를 마치고 12시에 귀가한다면 2만원의 이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서비스는 연간 6회까지 이용이 가능하고 주중 오전 7 ~ 오후 8시 사이에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청년들부터 어르신까지 혼자 사는 시민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할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병원 안심동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만 하더라도 혼자 생활하시는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기 위해 1달 전에 진료 예약을 해놓고 막상 예약 당일에 직장에서 급한 일이 생겨 휴가를 못내 발을 동동굴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경남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면 안심동행서비스를 신청하여 그날은 전문인력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다녀올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사는 시민은 누구나 서비스 이용 가능


청취자 여러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혼자사는분들이 가장 서럽고 서글플 때가 바로 아플 때라도 합니다. 서울시가 2020년 복지실태 조사를 하면서 1인 가구의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인 32.5%가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의 어려움이라고 답하였습니다. 

 

제 주변에도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사시다가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돌아가신 여자 선배가 있었는데, 아파서 병원 생활을 할 때 병문안을 갔더니, ‘평생 혼자 살아온 걸 후회해 본 일이 없는데, 자신이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이 다 떠나시고 이젠 자신이 나이들어 몸이 아프니 가장 서글프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우리사회는 이런 일을 경험하는 시민들이 점점 많아질텐데... 서울시가 아주 선제적으로 훌륭한 복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확인해보니 서울시는 현재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당일 이용이 불가능하였고 저소득층이 아닌 경우 시간당 2만원의 이용료를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아 서비스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가 이용료도 상당히 현실화시키는 조치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장기적으로 이용료를 더 낮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비슷한 이용료를 부담하더라도 경남에도 하루 빨리 이런 서비스가 도입되고 확산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50~64세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헬스케어 기반 구축 시범사업도 시작한다고 합니다. 중장년 1인 가구에 맞는 맞춤형 건강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50~64세 중장년 헬스케어 시범사업도 시작

1차로 지역 기반의 산관학 네트워크를 구성해 중장연 1인 가구의 정신건강, 안전상태, 생활관리 등 건강 전반에 관한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인 정량성 지표를 기초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기획, 발굴한답니다. 그리고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민간 보건으로 전문단체와 연계한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나 인지개선 워크북, 건강키트 등을 활용한 생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이런 헬스캐어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적 체계적으로 중장년 1인 가구의 건강을 관리하고 다양한 질병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병원 안심동행서비스>는 콜센터 사업자 선정을 거쳐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중장년 1인가구 헬스캐어 기반 구축 사업은 성동구에서 9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미 경상남도에 사는 도민들이 서울시민평균보다 건강수명이 5.4년이나 짧은데, 서울시가 이런 복지서비스까지 경남보다 앞장서고 있으니, 건강수명 격차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주변 지인들은 서울시가 시행하려고 하는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자체도 부럽지만, 언제나 이런 서비스를 먼저 만들어내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관점과 철학이 더 부럽다“고 하더군요. 사실 지방자치가 원래의 취지대로 시행되고, 중앙집권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지방과 서울이 이런 새로운 복지 서비스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해나가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은 왜 이런 서비스 안해줄까?

서울보다 고령화가 더 심한 지방 도시들이 더 앞장서서 이런 복지서비스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한 해 1만 6000명씩 청년인구만 순유출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처럼 안이하면 나이든 사람도 서울 가서 살아야 한다는 왜곡된 가치관이 지배하게 될지 모릅니다. 

최근 지급이 시작된 재난 지원금 논란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잘 아시는데로 재난 지원금을 소득기준 하위 88%의 국민에게만 25만원식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되고 지난주부터 지원금 신청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는 수만명의 탈락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찾아가서 보험료를 낮춰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가 88% 선별지급을 결정함으로써 전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무실이 보험료를 깍아달라는 민원으로 대혼란을 격고 있는데, 다행히 경기도와 경기도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은 자체재원을 투입하여 전도민, 전시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약속하여 불필요한 혼란을 막고 있습니다. 도의회만 통과하면 이번에 못 받으신 분들 다 드릴 있다고 민원인을 설득하고 있다더군요. 

각 정당들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돌입하면서 내년 3월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모든 정치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만, 오늘 소개해드린 ‘병원 안심 동행 서비스’와 같은 복지정책을 보면 대통령 선거 석달 후에 치르게 될 지방선거도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서는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몇 가지 사례만 봐도 서울을 못 쫓아가는 지역 정치인들은 확 걸러내고, 지금부터 두 눈을 부릅뜨고 좋은 후보를 찾아내고 좋은 후보가 당선되어 시민이 바라는 공약과 정책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리인을 선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