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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카카오-T 바이크와 무단방치 피해

by 이윤기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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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2. 7. 4 방송분)

 

지난 6월 15일부터 창원시내 곳곳에 카카오 T-bike가 등장하였는데요. 저는 제가 사는 양덕동에서 6월 30일 처음 카카오 T-bike를 목격하였습니다. 오늘은 전기 공영자전거 카카오 T-bike와 창원시 공공자전거 누비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2021년 3월 저는 이 코너에서 경기도의 안산시, 고양시, 수원시를 비롯한 수도권의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자전거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고, 곧 창원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누비자 2.0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려가 현실이 되어 창원에도 재벌 대기업이자 아이티 공룡이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 T-bike가 진출하여, 공공자전거 누비자와 경쟁을 시작하였습니다. 

창원시 공공자전거 누비자와 공영자전거 서비스인 카카오 T-bike의 차이를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데요. 공공자전거와 공영자전거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하늘과 땅만큼 다른 서비스입니다. 창원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는 시민이 낸 세금으로 자전거를 구입하고, 터미널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공공의 자산입니다. 따라서 적자를 보면서도 시민들이 자가용이나 택시 대신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저렴한 교통서비스입니다. 

반면에 공영자전거 카카오 T-bike 개인이 자전거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빌려서 이용한다는 의미에서 ‘공영자전거’라고 부르지만, 자전거를 소유한 회사는 공룡 아이티 기업 카카오이고, 시민들은 카카오에 누비자에 비하면 훨씬 비싼 요금을 내고 이용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비싼 요금으로 얻어지는 수익은 모두 카카오의 몫입니다. 

자전거 운동을 하는 제가 보기에 자전거 선진국과 비교하면, 창원시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훨씬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합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도시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는 편이고, 특히 통합 이전의 구 창원 지역에는 꽤 많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자전거 도시 인프라... 공짜로 돈버는 카카오

 

모두 시민이 낸 세금으로 만든 자전거 도시 인프라인데요. 문제는 카카오 T-bike와 같은 재벌 기업들이 이런 인프라를 공짜로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공공자전거 누비자 운영, 그리고 시민들이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도시기반 시설인 창원 자전거 도로를 카카오 T-bike로 돈을 버는 재벌 기업이 돈을 버는데 공짜로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카카오 T-bike는 현재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광역시와 경기도의 고양, 수원, 용인, 구리, 김포, 남양주, 성남, 시흥, 안산, 안양, 파주, 하남, 화성 그리고 충청권의 청주, 전라권의 전주, 완주, 그리고 경남의 창원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14일부터 적용되는 요금제를 보면, 기본요금 1500원에 1분당 요금은 100원입니다. 이 요금제를 적용하면 1분이사 15분까지는 무조건 1500원의 기본요금을 내야하고, 30분 이용시 3,000원 1시간 이용 시에는 6000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요금은 카카오 T-bike가 시장을 장악한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싼 요금제입니다. 

일찍부터 카카오 T-bike 바이크가 보급되고, 지방정부가 운영하던 공공자전거가 서비스를 중단한 성남, 용인, 하남, 안산,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지역에서는 기본요금을 없애고 분당 요금을 150원으로 인상하였습니다. 이 경우 15분 요금은 2450원, 30분 요금은 4700원 그리고 1시간 이용 요금은 9200원으로 각각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카카오 T-bike 바이크는 지역별로 각각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창원시에 가장 저렴한 요금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강력한 경쟁 상대인 누비자가 있기 때문일 거라고 봅니다.

 

카카오 1시간 6000원, 누비자는 월 4000원

누비자 요금과 비교해보면, 아무리 전기자전거라고 하더라도 터무니 없이 비싼 요금을 부담시키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창원의 경우 카카오 T-bike 1시간 이용요금이 6000원인데, 누비자의 경우 월 회원권이 4.000원에 불과합니다. 카카오 T-bike 1시간 요금이면 누비자는 1달 반을 탈 수 있고, 카카오 T-bike 5시간 요금이면, 누비자는 연간 무제한으로 탈 수 있습니다. 

사실 창원시는 카카오 T-bike와 같은 민간 대기업의 공유자전거 혹은 공용자전거 진출에 대비하여 1년 전부터 꾸준히 서비스 개선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일렉바이크(시민들이 흔히 빨간 자전거라고 부르는)를 비롯한 다른 공유자전거가 진출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물량공세를 시작한 카카오 T-bike의 진출은 누비자 운영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누비자의 경우 최근 민간공유형 자전거와 비슷한 크기 비슷한 모양으로 변경한 신형 자전거를 출시하였고, 기존 자전거는 키오스크를 통해 대여할 수 있었지만 민간 자전거처럼 자체 잠금장치를 스마트폰 큐알 코드로 잠금해제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변경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키오스크 잠금장치가 없는 곳에도 누비자 터미널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시내 곳곳에 좀 더 촘촘하게 누비자가 보급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카카오 T-bike를 비롯한 민간 자전거는 전기자전거인데, 누비자는 전기자전거가 없다는 점이고, 스마트폰 전용앱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웹브라우저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불편한 것은 1일권 결제인데요. 누비자의 경우 핸드폰 번호로 인증을 받고 생년월일을 입력하여 본인 확인을 한 후에도 스마트폰 소액결제나 신용카드 결제를 해야하는데, 그 과정이 여간 번거롭지 않습니다. 5~6년 전 인터넷 쇼핑몰 신용카드 결제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야 누비자를 빌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카카오 T-bike의 경우 세계적인 IT공룡 기업답게 카카오 택시나 카카오 대리운전을 이용할 때 설치해 놓은 카카오T 앱을 켜고 바이크를 선택한 후 큐알코드만 확인하면 자전거를 빌릴 수 있고, 결제도 이미 등록해둔 카카오뱅크 카드가 있으면 저절로 계좌에서 출금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누비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쉽고 편리하게 대여와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창원시가 운영하는 누비자의 경우 세계적 아이티 기업 카카오 T-bike 만큼은 아니더라도 1일 이용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여와 결제 앱을 하루속히 개발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저는 창원시가 막대한 세금을 들여서 만든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시민들이 함께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T-bike를 비롯한 민간공유자전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데나 주차를 시켜서 시민들의 보행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6월 30일 이후 길을 걷다가 카카오 T-bike가 주차된 것을 보면, 꼭꼭 사진으로 찍어두는데요. 시민들이 걷는 보도 한 가운데 방치되어 있는 경우를 여러번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보도에 방치된 카카오 T-bike는 노상적치물이자, 보행장애물이며, 불법광고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창원시는 보도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카카오 T-bike를 비롯한 공유자전거를 몽땅 회수하여 압류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절대로 보도 혹은 도로 점용 허가를 해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도로점용허가 없이 도로를 점용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물건을 도로에 적치한 자는 15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마산YMCA는 공공자전거 누비자를 지키기 위하여 여러 시민과 단체들이 힘을 모아 카카오 T-bike를 비롯한 민간 공유자전거 추방운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카카오 T-bike의 비싼 요금을 홍보하고, 불법 도로 점용을 사례를 모아 경찰에 고발하고, 창원시와 경찰의 강력한 단속과 과태료부과를 촉구하는 시민운동도 전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