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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경남 인권 행정은 전국 최하위 낙제점

by 이윤기 2026.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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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5. 11. 17 방송분)

 

지난 11일 국립창원대학교와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가 주최한 경상남도 인권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이날 토론회에서 확인된 경남 인권 행정과 인권 정책의 현주소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인권은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권리, 즉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고유의 권리를 말합니다. 우리 헌법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권은 법과 제도를 뛰어 넘어 사회적 약자가 주장할 수 있는 최후의 권리 선언이자 저항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함께 전문화된 인권운동이 등장하였고, 가장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였으며, 한편으로는 제도화 과정을 통해 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인권을 제도화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성과가 바로 2001년에 만들어진 국가인권위원회의 출범인데요.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민의 인권보호와 인권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합의제 중앙 행정기구이면서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입니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는 2013년 각국의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들도 인권보호와 증진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지방정부와 인권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하였으며,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러한 유엔 권고를 받아들여 2012년과 2017년에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주민들의 실생활에서 인권을 증진할 수 있는 『인권 조례』 제정을 권고하였으며, 광역자치단체별로 인권위원회 구성, 인권기본계획 수립 및 시행 전담부서 및 인력배치, 인권침해 조사 및 구제 조치 수행 등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경남도, 인권 조례는 먼저 만들었지만 실효성 없는 권고 조항뿐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비교 평가한 결과가 공개되었는데요. 우리 경상남도는 인권 행정 평가대상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하였습니다. 우선 인권 조례 제정만 놓고 보면 경상남도는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최초로 2010년 3월에 『경상남도 인권증진 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경남의 뒤를 이어 같은 해 7월 전북 인권조례가 만들어졌고,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은 대부분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후에 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그런데 경남은 조례만 일찍 만들었을 뿐 질적 평가는 낙제점이었습니다. 평가 항목인 지방정부의 인권영향평가 여부, 인권센터 설치 여부, 인권침해구제 활동 등 핵심 조례 내용이 모두 임의 규정으로 되어 있어 실효성 없는 선언적 조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타 광역시도의 경우 인권영향평가, 인권침해구제 활동, 인권센터 설치 등을 강행규정으로 두어 반드시 시행하도록 하는 것에 비하면 너무 뒤처지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경상남도인권위원회 활동 결과도 타 시도와 비교하면 낙제점입니다. 예컨대 시도별 인권위원회 안건 상정 현황을 보면, 2023년 한 해 동안 경상남도는 인권위원회 정기회의를 1회를 개최하고, 단 1건의 안건만 상정하여 처리하였는데요. 같은 기간 경기도는 4건, 서울은 13건, 부산은 8건, 광주는 13건, 전북은 18건, 제주는 19건의 안건을 상정하여 심의 한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아울러 회의를 자주 개최한 경기, 서울, 부산, 광주, 전북, 제주는 홈페이지에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는데, 경남은 회의 결과 조차 도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럼 경상남도 인권정책이 이처럼 뒤쳐진 까닭은 무엇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담부서와 전담인력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꼴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경기도의 경우 인권담당부서가 있고, 인권보호팀, 인권정책팀에서 14명의 인권업무담당자가 일하고 있구요. 

 

서울 17명,전북 12명, 광주 8명, 강원 7명, 울산 6명, 부산, 전남, 제주 등이 각 4명의 전담 인력이 있고, 그 외 나머지 지역들도 최소 2~3명의 전담인력이 인권업무를 하고 있는데, 경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권업무 담당자가 딱 1명뿐이었습니다. 인권전담부서도 없기 때문에 도민봉사과 민간단체 당자가 인권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을 정도이니 경상남도의 인권정책, 인권 행정이 전국 꼴찌인 것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권위 형식적 운영, 인권 침해 피해 구제 기구도 없어


아울러 모든 지자체의 인권 조례는 공통적으로 인권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는데, 경상남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수립된 인권기본계획을 도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지방정부라고 합니다. 외부 전문기관 용역과 전문가토론회와 온라인공청회,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21-2025년까지 4년주기 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였지만, 그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도민들은 어떤 인권 시책이 세워졌는지, 계획대로 추진은 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광역자치단체들 대부분은 조례를 통해 인권 침해 구제 기구 – 인권옴부즈맨, 인권침해구제위원회, 인권위원회, 인권보호관 - 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경남은 대구, 경북, 제주와 함께 인권 침해 구제 기구가 없는 지자체에 속해 있습니다. 

 

인권 침해 구제 기구가 있는 지자체의 경우 진정사건이 접수되면 먼저 상담을 진행하고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하면 조사를 거쳐 권고/합의종결/기각/각하/이송 등에 이르게 되는데, 경남의 경우 인권침해를 당한 도민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기구 자체가 아예 없다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남은 도민의 인권증진을 위한 활동도 전무하며, 인권증진을 위한 민관협력 활동도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도지사의 인권리더십 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한 마디로 경남은 우리나라 17개 광역시도 중 인권 행정 꼴지라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였습니다.

경상남도가 인권 행정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보니 기초자치단체 중에는 양산, 통영, 밀양, 거창, 함안, 의령, 창녕, 남해, 산청, 합천, 하동 11개 시군은 인권 조례가 제정되지도 않았고, 그나마 인권 조례가 있는 경우에도 경남도 조례처럼 느슨하고 선언적인 규정에 뿐이고 인권영향평가나 인권침해 구제 등 중요한 조항들은 모두 빠져 있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분야에서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경남도와 각 지자체의 인권 행정을 전국 평균까지라도 끌어올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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