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1. 19 방송분) |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과감한 ‘(가칭)통합특별시 지원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박완수 도지사 취임 이후 지난 4년 동안 경남-부산 행정통합을 추진해 온 경상남도는 김민석 총리의 제안에 대하여 “재정 지원은 일시적이고, 통합 위상에 맞는 제도·권한은 빠졌다”며 사실상 정부 주도의 통합 과정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정부의 행정구역 통합 흐름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부산-경남 행정구역 통합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새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은 지방시대위원회가 주도하던 이른바 ‘5극 3특’입니다. 5극 3특의 핵심은 전국을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동남권, 대경권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강원, 전북, 제주는 특별 자치도로 개편하여 5개 광역 경제권을 중심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어 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연합 정도 수준이 아니라 가능하면 대규모로 통합하는게 좋겠다”고 발언하면서 광역자치단체 통합 논의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그전까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주도하던 대전·충남 행정구역 통합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처럼 뜨뜨 미지근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였는데,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민의힘 주장에 호응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새해 업무 첫날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올해 지방선거 이전 행정구역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경우 올해 지방선거 전 통합을 위해서는 ‘타운홀 미팅, 공청회, 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의회 의결’로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연간 5조원, 4년 간 20조원 파격지원
한편, 이 같은 광역 정부 행정구역 통합 논의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지난주 김민석 총리의 정부지원 방안이 발표되었는데, “통합 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의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행정통합 교부세, 행정통합 지원금 신설, 서울시에 준하는 행정 지위 부여”를 약속하였으며, 2027년으로 예정된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통합 특별시 지역을 우선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습니다.
이 밖에도 ‘통합 통합 특별시에서 창원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투자진흥지구,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 국유재산 임대 기간 확대와 사용료 감면, 기회발전 특구 수준의 세제 지원 등을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박완수 경남지사의 기자 간담회 내용이나 경상남도의 입장문에 나타난 반응은 일단 부정적입니다. “4년간 20조원 지원은 일시적 혜택에 불과하고, 포괄적인 권한 이양과 지방정부 수준의 실질적인 자치권 보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평가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주도의 이런 통합논의에 가속도가 붙고 있던 지난 1월 5일, 4년 동안 추진해 왔던 부산-경남 행정구역통합공론화위원회의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 경남 시도민 53.6%가 행정구역 통합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29.2%는 행정구역 통합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비록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부산에서는 전체 의견보다 2% 높은 55.6%의 찬성 의견이 나왔고, 경남에서는 전체 의견보다 2% 낮은 찬성율이 나왔으며, 반대의견도 33.4%로 전체 반대의견보다 4%정도 더 높게 나왔습니다.
아울러 행정구역 통합의 기대효과를 묻는 질문, 즉 행정통합이 부산경남의 강점을 강화하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부산 시민 68.5%가 긍정적으로 답하였고, 경남 도민들은 63%가 긍정적으로 응답하였습니다. 즉 경남-부산 행정구역 통합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산시민들이 더 긍정적인 인식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년 3개월 만에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은 까닭?
한편, 통합논의에 대한 인지도도 처음으로 과반을 넘겼습니다. 부산경남 시도민의 55.8%가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응답하였는데요. 특히 부산시민은 59.4%가 통합 논의를 알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경남 도민은 52.1%만이 통합 논의를 알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한편,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하지만, 전체 여론조사 응답자의 44.2%는 여전히 부산-경남 행정구역 통합 논의에 대하여 모른다고 응답하였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 2024년 9월에 실시되었던 공론화위원회의 2차 여론조사 이후 1년 3개월 만에 주민 여론이 크게 변화하였다는 것입니다. 2023년 1차 여론조사 때만 하더라도 행정구역 통합 찬성 의견은 35.6%, 반대의견이 45.6%로 반대의견이 10%나 더 우세 하였습니다. 2024년에 진행된 2차 여론조사에도 찬반의견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찬성이 36.1%, 반대가 44.3%로 나타나서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여론의 변화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1, 2차 조사의 여론이 크게 바뀌어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왜 이렇게 큰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크게 두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원인은 부산경남행정통합공론화 위원회의 집중적인 활동 후에 여론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번 행정구역 통합 여론조사는 작년 12월 23 ~29일 사이에 이루어졌는데요. 공론화 추진위원회는 작년 7월 한 달 동안 경남의 4개 권역, 부산 시내 4개 권역에서 집중적인 대시민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아울러 11월부터 12월 초순까지는 경남 전역을 순회하면서 11번의 행정 통합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부산에서도 전역을 순회하면서 모두 8번의 설명회를 집중적으로 개최한 후에 여론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원인은 5극 3특으로 대표되는 새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전략과 작년 12월 초부터 정부 주도의 대전-충남 행정구역 통합추진 논의가 집중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부산-경남 행정 통합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도 함께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런 도민 여론 변화와 정반대로 경상남도와 부산시가 뒷걸음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4년 전 경상남도가 부울경메가시티 추진을 폐기하고 부산-경남 행정 통합을 제안할 때만 해도 지난주 김민석 총리기 제안했던 재정 지원 방안도 없었고, 중앙정부로부터 권한 이양도 약속받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주민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 달라. 특별법부터 만들어야 통합하겠다”고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과연 부산-경남 행정구역 통합추진이 진정성 있는 정책변화였는지, 전임 도지사의 메가시티 정책을 폐지에 반발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명분 쌓기였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상남도는 중앙정부 탓만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와 함께 행정구역 통합 주민투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도지사 임기 단축을 비롯한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