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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길 거리 인사하면 선거 때 표 찍어줄까?

by 이윤기 2026.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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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3. 30 방송분)

 

6월 3일로 예정된 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흔히 지방선거를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주민의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많은 정책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6.3 지방선거의 의미와 후보자와 유권자의 입장에서 선거 준비과정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시민들이 선거 때가 되었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것은 거리에서 인사하는 후보자들을 등장할 때부터입니다. 일찌감치 선거 출마를 결심한 후보들은 지난겨울부터 거리 인사를 시작한 경우도 있는데요. 거리 곳곳에서 허리 굽혀 인사하는 후보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반갑게 생각하는 분들보다 눈살을 찌푸리거나 혹은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럼 왜 후보자들은 거리에서 매연을 마시고, 더러는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데도 거리 인사에 매달리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가장 가성비 좋은 마케팅이기 때문입니다. 평소 지역 정치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 이른바 정치 고관여층이 아니라면 시의원 이름도 모르고, 도의원 이름은 더욱 모르고, 심지어 시장 이름도 모를 만큼 정치에는 관심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울러 지방선거는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구청장과 시·도의원, 그리고 시·군·구 의원을 한꺼번에 뽑기 때문에 투표용지가 5장이나 됩니다. 그러다보니 후보자는 자신이 출마했다는 것을 유권자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구요. 

 

실제로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인사를 하면 유권자의 잠재의식 속에 후보자의 기호와 얼굴이 기억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른 아침부터 거리에 서 있는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저 사람은 지역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성실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고 하구요. 또 유권자에게 허리를 숙이는 행위를 통해 “주민 섬기겠다”는 겸손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방선거, 투표 용지만 5장... 얼마나 알고 뽑을까?


두 번째 이유는 조직력과 세를 과시하여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동인구가 많고 눈에 잘 띄는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캠프의 조직력과 기동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하구요. 또 지지층에게는 ‘후보자’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지를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권자들이 모이면 “A후보는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B후보는 왜 안 보이지?” 하는 말들이 오가게 되는데요. 거리 인사를 통해 후보자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민심을 파악하는 기회라고 합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지나가는 주민들의 쓴소리나 응원을 들으면서 지역 민심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선거운동 방식을 바꾸거나 메시지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여론조사를 하기도 어려운 시·군·구 의원이나 시·도의원의 경우에는 거리에서 만나는 유권자들을 통해 민심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거리에서 만나는 후보들에게 적극적으로 민심을 전달해야 하는데, 단순히 격려하고 응원을 보내 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지역에 필요한 정책이나 공약을 적극 제안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시의원, 도의원 출마자의 경우 지역에서 만나는 유권자의 목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당선되기 전에 제안하는 것이 좋겠고, 혼자서도 좋지만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후보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 할까요? 아마 대부분의 시민들은 인사 잘하는 후보보다 일 잘하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누가 일을 잘할 수 있는 후보인지 알아채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직 시장이나 도지사 시, 도의원이라면 그동안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처음 출마하는 후보자를 평가하는 것을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그래서 정당공천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당공천이 중요한데... 제대로 공천하고 있나?

지방선거 후보자 특히 기초의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중앙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상 지역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잘못된 관행 때문에 정당공천을 없애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거리에서 인사하는 모습만 보고 좋은 일꾼인지 가려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정당의 공천 심사를 통해 1차로 선출직 공직자가 될 만한 사람인지 가려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유권자들은 선거 날짜에 임박해서야 선거 공보물 받아 볼 수 있고, 공보물을 봐야 우리 동네에 출마한 후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선출직 공직자가 되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당 내 공천 심사를 통해 최소한의 부적합한 후보를 걸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당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공직 출마 후보자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당마다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음주운전 전과를 가진 사람이나 성범죄자, 부통산투기, 병역기피자를 비롯한 함량 미달 후보를 걸러내고 있구요. 모 정당에서는 후보자 역량평가 시험을 치르기도 하는데요. 최근 시험에서 ‘커닝페이퍼’를 사용하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후보가 적발되는 일도 있었는데...해프닝이라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 이 역시 함량 미달 후보를 걸러내는 장치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중앙당의 낙하산 전략 공천이 줄어들고,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뽑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단체장 선거의 경우 지역 유권자의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여론조사도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업무시간에 예고도 없이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를 스팸이나 마케팅 전화만큼 싫어하지만, 정당공천에 시민들의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여론조사 전화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편인데요. 특히 선거 기간에 이루어지는 후보 단일화나 당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에 일반 시민의 뜻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방선거는 4년에 한 번 시민을 대신하여 시정을 책임질 대리인을 뽑는 선거입니다. 지방정부는 상하수도 관리, 쓰레기 처리, 도로 정비 같은 기초 생활은 물론이고, 도서관이나 놀이터 건립, 어린이집 지원과 같은 생활복지를 책임질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민생지원금이나 농어촌 기본소득처럼 주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직접 지급하는 정책을 결정하게 됩니다. 

 

전남의 여러 지방정부가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햇빛연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지방정부 지방정부의 정책이 주민들의 기본 소득을 결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4년에 한 번 주민이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하는 시기입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나은 정책을 제안하는 정당과 후보자를 찾고 지지하는 적극적인 유권자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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