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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강기갑대표님, 제비뽑기는 어떨까요?

by 이윤기 2009.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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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2일) 경남블로그 공동체가 주최한 강기갑 민노당 대표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글을 포스팅하느라 미루다보니 간담회에서 주고받은 이야기 대부분은 이미 다른 블로거들에 의해서 포스팅되었습니다. 좀 늦은감이 있지만, 저는 다른 분들이 소개하지 않은 이야기 조금 해볼까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민노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면 현실적으로 전국 여러 지역에서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의 지역정당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는 공직선거 출마를 2번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더라. 민노당은 공직선거 출마에 대하여 어떤 기준이 있는지, 그리고 2번으로 제한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하였습니다. 

강기갑 대표의 답변은 좀 시시했습니다. 물론 저의 질문이 시시한 탓이었겠지요?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민노당은 후보 출마를 권장한다. 특히 지역구의 경우에는 출마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전국 여러 곳에서 출마하도록 권유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한 번으로 제한하고 있다. 누구라도 비례대표로 한 번 의원을 하고 나면 다음 선거에는 반드시 지역구로 출마해야 한다."

민노당 사정에 어둡기는 하지만 지역구의 경우에도 당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강기갑 대표에게서는 이렇게만 답을 들었습니다. 간담회 시간이 부족해서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 탈당하여 진보신당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여러 지역에서 민노당 공직선거 후보와 당직 선출을 굉장히 치열하게 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기갑 대표의 바람대로 앞으로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을 비롯한 진보세력의 대통합이 이루어지면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보 대통합이 이루어지면 강기갑 대표가 답변한 것과 다르게 각 선거구마다 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에서는 치열한 후보 경선을 거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경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주고 받겠지요. 

아울러 단순히 다수결로 결정하는 경선이라면 늘 다수파가 승리하겠지요. 그럼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제비뽑기는 어떨까요? 좀 느긋한 간담회였다면 '제비뽑기'라고 하는 좀 엉뚱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비뽑기가 권한과 책임에 대한 부담을 똑같이 나누는 탁월한 의사결정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정 후에 후유증도 가장 작습니다. 힘으로 혹은 쪽수로 결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비뽑기가 지나치게 후보를 난립하게 만들가능성이 있고, 다수결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하는 상식(?)이 뿌리 깊게 박힌 현실을 고려한다면 그냥 다수결을 아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제비뽑기를 하기 전에 기본적인 다수결 선출과정을 거치는 것 입니다. 20% 혹은 30%와 같은 일정한 다수결의 기준을 정해놓은 후에 그 기준을 넘는 득표를 한 후보들 중에서 제비뽑기를 하는 것 입니다.

저는, 수 년 전에 더글러스 러미스가 쓴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제비뽑기'가 가장 민주적인 선출 방식이라는 글을 읽고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그후 이런저런 의사결정과정에서 만장일치가 아니라면 다수결보다 제비뽑기를 더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대의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하여 선거에서 대표를 뽑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말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제라고 하였답니다. 

선거를 하면 가장 유명한 사람, 가장 돈이 많은 사람, 가장 사회에서 눈에 뜨이는 사람이 뽑히게 되므로 그것은 귀족이라는 것 입니다.

그래서 더글러스 러미스는 민주주의에서 대표를 뽑을 때는 제비뽑기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제비로 뽇았다고 합니다. 그렇게하면 눈에 뜨이는 사람, 돈이 많은 사람, 유명한 사람이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심니이라면 누구라도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입니다.

왜 제비뽑기가 민주적인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하나는 시민이라면 전원이 대표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면 안되고 그래서 누구라도 시민이라면 대표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언제든 자기 차례가 될지 모르니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 입니다."

아울러, 제비뽑기로 뽑힌 사람은 뽑혔다고 하는 것으로 뻐길 이유가 없고, 자신이 선택되었다고 하여 잘난 사람이라는 마음도 가지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정치가의 타락 가능성도 줄어들고 같은 사람이 계속 뽑히는 일도 없으며 한 사람이 장기 집권을 할 수도 없다는 것 입니다.

결국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거나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면 제비뽑기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 입니다. 진성당원제를 채택하고 있고 당내 민주주의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주노동당에서 대표 선출을 제비뽑기로 해보면 어떨까요?

너무 무책임하다고요?
그건 다른 당원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 일 수도 있습니다.

제비뽑기에서 뽑힌 사람이 하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구요?
그럼 그 사람은 빼고 다시 제비 뽑기를 하지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표가 될 기회를 가질 수 있겠지요.

당내 경선은 모르지만 보수, 수구 정당과 경쟁에서 득표력이 떨어질지 모른다구요?
이런 획기적인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여 제비뽑기로 선출된 대표라면 당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지원해서 당선시켜야되겠지요.

아무튼 저는 여러 정파가 모인 진보세력의 대연합이 이루어진다면 제비뽑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지울 수 없습니다.

제 생각이 너무 뚱딴지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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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 멋진혜련 2009.12.10 11:55

    저도 제비뽑기 찬성!!! 같은 책을 읽었군요. "경제성장이 안되면~~"이 책 참 좋죠. 근데..이번에 모당에서 중앙위원을 제비뽑기로 뽑았는데, 거기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후보군을 선출하는 투표는 하고 후보군에서 제비뽑기 하면 좋을것 같은데.. ^^
    답글

    • 이윤기 2009.12.11 14:11 신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배수 정도의 후보군을 선출한 후에 제비뽑기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규모 조직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제비뽑기로 대표를 선출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 구르다 2009.12.10 14:04

    그래도 제비 뽑기는 좀 거시기하고..
    할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위바위보로 결정하는 것은 어떨까요?

    전국적으로 보면 민주노동당 내에서 후보들이 적지만
    창원의 경우에는 내부 경쟁이 있습니다.
    할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내부적으로 출마의 회수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야 고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 지역 의원들 정도는 시민사회와도 넘나들어도 무관하다고 봅니다.
    의원하다 단체 활동가로 일하고, 단체 활동가 하다가 의원이 되기도 하고
    그것이 한정된 인적자원을 좀더 폭넓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횟수의 제한은 필요하겠죠,.,
    답글

    • 이윤기 2009.12.11 14:13 신고

      제비뽑기가 거시기 하다는 것은 선입견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작은 조직과 모임에서부터 제비뽑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긱스 2009.12.10 16:36

    글 잘읽었습니다. / 사회당이 있었군요.
    답글

  • 멋진혜련 2009.12.11 15:18

    초록정치연대에서 제비뽑기 운영위원을 한적있었어요. 남성명부, 여성명부 나누어서 제비 뽑았어요. ㅎㅎ 임기는 6개월이고 연속성을 위해서 3개월씩 절반이 바뀌도록 했었죠. 나름 재밌었고,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 제비뽑기의 효과가 있긴 하더군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