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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암 심뇌혈관 사망률 1위...경남

by 이윤기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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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4. 12. 30 방송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으로 시작되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이어진 의료대란이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습니다만, 계엄과 탄핵이라는 국가 비상사태로 그 해결책은 점점 미궁으로 가고 있는 느낌인데요. 저희 지난 12월 18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제6회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움이 열렸습니다. 오늘은 경상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필수의료 정책 방향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필수 의료는 “응급·외상·심뇌혈관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중증의료 강화, 산모·어린이·장애인 등 건강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확대, 그리고 감명병, (코로나-19와 같은) 공중보건위기 대응 등 안전체계구축”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경남의 필수 의료 체계는 얼마나 잘 갖춰져 있을까요?

청취자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 경남은 창원, 양산 등 일부 도시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군은 필수의료 취약지역입니다. 심지어 창원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김해시도 대형 민간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필수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되고,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을 기준으로 경남 도민 중에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사람은 인구 10만명 당 47.3명이라고 하는데요. 서울은 38.5명, 전국 평균은 43.7명입니다. 2021년도 경상남도 인구가 330만명이었기 때문에 추산하면, 제때에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환자는 약 1500여명이나 됩니다. 더 심각한 것은 경남 안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창원 성산구의 치료 가능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37명인데 비하여, 합천군은 62.8명, 고성군은 59.3명, 거창군은 57.4명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인구 10만명당 암 사망률 전국 1위


그런데, 올해는 더 심각한 통계자료가 나왔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경남은 인구 10만명당 암 사망률이 86명으로 전국 시, 도 중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뇌혈관 질환 사망도 10만명당 23.2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아울러 심장질환 발생도 울산, 부산, 강원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4위를 차지하였는데, 10만명당 30.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알츠하이머 사망률과 당뇨병 사망률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의료 취약지역에 사는 경남사람들은 “큰 병이 걸리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실제 건강보험 통계를 보면 사실로 확인됩니다. 2021년 기준으로 경남도민들은 자신들이 낸 건강보험료 중에서 약 1조 원을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건강보험료 순유입이 가장 높은 곳은 짐작대로 서울인데요. 약 6조 8000억원의 순유입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경남 사람들은 아프면 서울로 가서 1조원의 건강보험을 지출하고 있는 것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암 사망률 1위, 뇌혈관 질환 사망률 1위 그리고 심장질환 사망률 4위라는 통계를 보면, 아프면 서울로 가서 될 일이 아니라 아프기 전에 경남을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닐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경남 도민, 건강보험료 역외 지출 연간 1조원

그렇다면, 경남의 필수의료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2023년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발생 후 3시간 이내 응급실 도착 비율에서 광주, 전북과 함께 전국 꼴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뇌졸중 환자의 응급 진료 사망률은 전국 평균의 3배 이상으로 높은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흥훈 센터장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 대응과 배후 진료 역량이 충분한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가 확충되어야 한다고 진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응급진료 대응에 필요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부족하고, 배후진료 연계마저 어렵기 때문에 필수 의료체계를 갖추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뇌졸중센터와 심혈관 중재시술 인증 의료기관이 전국 평균보다 적고, 뇌졸중과 심혈관에 대응할 수 있는 인증 의사 숫자도 타 시도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움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거점병원을 짓고, 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하며,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지방정부 차원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체계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여러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취약 지역 의료 활성화를 위하여 통합적인 일차의료 서비스를 확대해야 하는데,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강원도 평창군의 노쇠예방관리사업을 대안적 모델의 하나로 제시하였습니다. 

 

예컨대 의료취약지역에 지방의료원 분원 형태의 보건의료원을 만들어서 1차 의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노인층의 경우 진료 못지 않게 운동과 영양 그리고 혈압과 혈당수치만 제대로 관리하여도 건강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상남도가 서둘러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고령자...건강 돌봄으로 의료비 지출 줄여야


그런데 암 사망률 1위인 경남 도민의 국민건강보험공단 6대암 암검진 수검률은 전국 최저 수준이라는 겁니다.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마산지사 암검진 수검율은 40.8%로 전국 최저 수준이었고, 특히 마산 합포구와 회원구의 경우 암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령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데, 암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마산합포구, 회원구 건강보험가입자에게 지출된 암치료 비용만 해도 무려 380여억원이 지출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국민건강검진 수검율은 80%를 웃돌고 있는데, 창원지역의 수검율이 전국 평균에 비하여 터무니 없이 낮은데, 특히 고령자들의 수검율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이런 통계를 보면, 경상남도의 필수의료 정책 수립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움에 참가한 전문가들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방정부의 정책 파트너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만나는 읍면동 주민센터의 사회복지 공무원들이나 통반장 혹은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한 홍보활동을 통해 암검진 수검율을 높인다던지, 혹은 어르신 건강검진’ 혹은 ‘암건진’ 동행서비스 같은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들으시는 청쥐자분들도 부모님들이 암검진 받으셨는지 꼭 챙겨보셨으면 좋겠는데요.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면, 암검진을 받지 않는 분들 중 42%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안 받는다고 하구요. 23.4%는 검진받을 시간이 없다는 분들이고, 16.1%는 검사과정이 힘들어서 기피한다고 합니다. 경상남도가 암 사망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암 검진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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