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6. 4. 6 방송분) |
지난 1일 경남도청 대회의실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경남도민연금 가입자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도민연금 소통 간담회 및 연금관리 특강」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월 3일만에 1만명 가입자가 몰렸던 경남도민연금의 운영 방향을 정립하고 정책 체감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입자와 직접 소통하는 간담회였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박완수 지사의 4년 임기를 대표하는 민생 복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경남도민연금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경남도민연금은 2025년 9월 경상남도의회에서 「경남도민연금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경상남도에 따르면, 도민연금은 60세 정년 이후 국민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65세 사이의 소득 공백을 메꾸어, 공적 연금 사각지재를 보완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사회안전망을 강화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고 합니다.
경남 도민연금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계좌와 연계하여 운용되는데, 가입자인 도민인 매월 8만원 이상을 납입하면 경상남도가 최장 120개월(10년 동안) 월 2만 원을 정액 지원하는 방식인데요. 가입자인 도민은 10년간 최대 240만원을 경남도와 시군으로부터 추가 지원 받게 되는 것인데요. 연금 운용사인 경남은행과 농협 계좌에서 발생하는 약 2%의 이자를 더해 대략 1302만원이 적립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적립된 도민연금은 가입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고, 55세 이후부터 수령이 가능한데요. 가입 기간 10년을 모두 채우고 60세부터 수령하는 경우 5년 동안 매월 약 21만원을 수령받을 수 있다고 하니, 충분하지는 않지만 부족한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밀한 준비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인지 여러 가지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경남 도민연금? 공론화 거치지 않는 시혜성 복지
첫째로 짚어야 하는 것은 바로 도민과의 소통 문제입니다. 지난 4월 1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의 「경남도민연금 소통 간담회」에는 1월에 도민연금에 가입한 아흔 분이 초대되었는데요. 정작 박 지사와 경남도청 담당 공무원들이 소통해야 할 도민들인데, 지난 1월에 선착순 1만 명에 포함되지 못한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은 제대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짚어야 할 것은 도민연금 제도 도입 이전의 도민공론화가 생략되었다는 것입니다. 경남도민연금은 박완수 도정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2만 명을 추가 모집하고, 내년에 2만명을 조기 모집하면 2032년까지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되는데요. 결국, 10년 동안 운용해도 전체 경남도민 330만명 중에서 10만 명만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따줘봤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10만 명에게만 240억원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도민들의 공감도 얻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면, 왜 마흔 한 살부터 쉰 다섯 살까지만 가입하도록 했는지, 더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쉰 다섯 살부터 예순 네 살까지 도민들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검토되었어야 하고, 대안도 마련되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문제점은 치밀하지 못한 제도 설계입니다. 우선 가장 나쁜 것은 선착순 가입 제도입니다. 민생과 복지를 선착순으로 지급하는 것은 잔인한 줄 세우기 정책입니다. 특히 연금이라도 이름을 붙였지만, 대다수 도민들이 가입을 원하는 현금성 복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선착순으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아귀다툼이지 복지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선착순 줄세우기 복지 정책, 경남도민연금 원하는 사람 다 가입시켜야
또한 가입자가 몰려들어 사흘 만에 몰려 선착순 모집이 마감되자 올해 추가로 2만 명을 더 가입시켜 주겠다는 것도 “던져주는 시혜적 정책”이라 전혀 달갑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공적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 정책이라고 한다면, 사각지대에 속해 있는 전체 도민을 모두 지원해야 하도록 설계 했어야 하고, 일정 소득 구간을 정하여 원하는 도민은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소득 구간 설계도 치밀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가입 대상자를 1만명으로 제한하면서 연 소득 93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은 상한선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공적연금의 사각지대 해소라는 당초 취지에 비추어 본다면, 올해 2만 명의 추가 가입자를 모집하더라도 소득 구간 기준으로 연간 3800만원 이하와 소득구간 54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경남도민연금은 제가 낸 세금으로 240억원을 지원하게 되는데, 연 소득 5400만원이 넘는 분들까지 지원하는 것은 적재적소에 대한 지원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또한 경상남도의 재원조달 방안도 생산적이지 않습니다. 경남도는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가 모집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인데요. 결국은 도민연금 가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도 넉넉하지 않은 세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을 아랫돌 빼서 윗돌 쌓는 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제가 이 방송에서 경상남도의 금고 이자율만 높여도 추가적인 가용 예산이 마련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인천광역시 금고의 이자율은 4.57%인데, 경상남도의 금고 이자율은 2.6%에 불과합니다. 경상남도가 금고 이자를 인천광역시 만큼 받아도 도민연금 재원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남도민연금, 소득구간 너무 높다
아울러 더욱 생산적인 모델을 따라 배우지 않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지방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도 군민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 사례가 있는데도, 지역 은행 IRP계좌에 넣어놓고 겨우 2%의 이자밖에 기대할 수 없는 사업 방식을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전남 신안군은 태양광발전 사업에 주민이 참여하는 이익공유 모델을 도입하여, 2021년 이후 작년까지 약 300억원의 태양광 연금을 지급하였습니다. 10년이 지나면 경상남도가 지원하는 금액이 240억원인 것과 비교해보면, 인구 4만명에 불과한 신안군이 얼마나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벌어지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앙정부는 빠르게 재생에너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조 단위의 예산을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할 예정이고, 올해 안으로 500개 이상의 햇빛 연금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고 경남에서만 170여 곳 이상이 신청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습니다.
이제 햇빛연금은 복지 정책이기도 하지만 경제정책이기도 합니다. 경남도가 공공법인을 설립하고, 도민연금을 이자율 낳은 은행 IRP계좌에 넣는 대신 태양광발전에 투자한다면 더 많은 연금을 더 많은 도민에게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이제 경남 도정도 시대의 흐름을 읽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