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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임항선, 도시철도 계획에 반대합니다 !

by 이윤기 2009.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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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목), 마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주영국회의원 정책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하였습니다. '마산임항선 활용방안 2차 토론회'로 진행된 이주영국회의원 정책세미나는 이주영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마산시 건축사회,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마산도시건축환경세미나 운영위원회가 주관하였습니다.

▲ 토론회를 주최한 이주영국회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발제 : 임항선 일대의 복합재생과 도심재구조화(김민수/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토론 - 배춘봉(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 노병국(한국철도시설공단 기획조정실 사업전략 팀장)
       - 서익진(경남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교수)
       - 김흥수(마산시 도시환경국 국장)
       - 이윤기(마산 YMCA 기획부장)
       - 임채학(현대로템(주) 이사)

<임항선 일대의 복합재생과 도심재구조화>를 주제로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김민수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였고, 저를 포함하여 6명의 토론자가 지정토론을 하였습니다.

김민수 교수는 마산 임항선 철길을 △석전근린공원~무학로(1구간) △무학로~회원성당길(2) △회원성당길~회원천~6호길(3) △6호길~북마산역~교방천~가구거리길(4) △가구거리길~추산공원~몽고정(5) △몽고정~YWCA~장군천(6) △장군천~여객터미널~1부두 하역장(7) 등 7개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별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였습니다.

이어서 도시전차가 다니는 임항선을 구간별로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1구간 자연숲길 상징물과 오솔길, 2구간 공동체 꽃길 화단, 3구간 벽돌바닥길·아케이드·회원시장역 설치, 4구간 북마산역 복원(도심재생홍보관)·역전광장·가로공원 조성, 5구간 에스컬레이터 설치·역사문화길·무학 성호초등 연계 주민편의시설, 6구간 도시농장·설치미술, 7구간 숲속산책로·철도박물관·시청역·마리나역 설치를 제안하였습니다.

마산YMCA는 지난 2006년 이주영의원 정책세미나 <마산 임항선 활용 방안 1차 세미나>에서 임항선 활용방안을 제안하면서 역사, 문화적 관점에서 임항선에 주목하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역사, 문화, 관광 벨트로서 임항선 활용 방안을 제안 하였습니다.

3년 만에 개최된 2차 정책토론회에서 제안된 김민수 교수의 임항선 복합재생 방안의 핵심 내용은 '도시전차' 운행이었습니다. 전망대 설치, 에스컬레이트, 철도박물관, 숲길, 자전거관련 집합시설, 북마산역 복원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있었지만, 1차 토론회와 다른 가장 핵심 제안은 역시 '도시 전차' 운행이었습니다. 현재의 임항선에 교통수단으로서 도시전차를 도입한 후에 그 주변을 복합용도로 개발하자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도시철도를 포함하는 철도관련 전문가 세 사람이 토론자로 참여하였습니다. 김민수교수의 교통수단으로서 '트램' 도입 가능성 제안에 대하여 토론자들은 모두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배춘봉 책임연구원은 "이미 마창진 도시철도 사업이 다른 노선으로 계획이 추진 중이기 때문에 마산에 또 다른 도시철도를 도입하는 것은 혼란만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노병국 팀장 역시 "현재, 임항선에는 기존 레일을 이용하여 화물열차가 운행중인데, 트램 운행을 위해서는 현재의 임항선 철도를 모두 걷어내고 새로운 레일을 깔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아울러 현대 로템에서는 "트램을 도입 할 경우 대략 1km에 250 ~ 35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며 마산 임항선의 경우 대략 2000억원 이상 사업비가 소요될 것" 이라고 하였습니다.

현재 처럼 단선으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하루 5,000명을 수송할 수 있으며, 부분적으로 교행이 가능하도록 할 경우 1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1일 1만 명을 수송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경우 트램 요금은 대략 1500 ~ 1800원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버스 대신 도시철도 꼭 필요한가 따져봐야 한다.

발제자인 김민수 교수는 트램을 도입하자는 것이 핵심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였지만, 토론은 트램 도입 가능성에 치우치는 분위기였습니다. 토론자의 한 사람으로 참석한 저도 트램에 대한 반대의견을 주로 피력하였습니다.

첫째, 마산에 트램을 도입해야 할 만큼 대중교통이 열악한가?  2000억원을 투입해서 트램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마산시내에는 여전히 출퇴근 시간의 교통정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안로 신설, 마창대교 우회 등으로 인하여 몇 년전에 비하여 정체가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또한, 마산시는 인구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차량도 더 이상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마산시민들이 창원과 비교하여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도심지에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임항선에는 도시철도를 운행하는 것 보다 녹지를 기본 축으로 하여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절실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발제자와 도시철도를 주장하시는 분들이야 기차가 다니는 주변으로 자전거와 사람이 다닐 수도 있다고 하지만, 기차가 다니지 않을 때처럼 편안하게 달리거나 걸을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막대한 건설 비용도 문제입니다. 임항선에 트램이 운행되려면 현재의 임항선을 코레일로부터 매입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2000억원이 넘는 건설 비용도 고스란히 부담하여야 합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현재의 임항선 구간은 교통 수요가 많은 구간도 아닙니다.

마산역에서 해안까지 8.6km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이 하루 1만명이 될리도 없으며, 시내버스와 연계한다고 하더라도 복잡하고 불편한 환승을 하면서까지 임항선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이 많지 않을 것 입니다.

셋째, 트램이 친환경 녹색성장을 위한 미래교통수단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쉽게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버스에 비하여 매연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원자력, 화력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를 친환경 에너지라고 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넷째, 도시철도가 도입되어 버스 승객이 줄어들게 될 경우 현재와 같은 준공영제하에서는 버스회사의 운영적자 역시 시민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시민들은 도시철도 건설비용, 도시철도 운영에 따른 누적적자 그리고 시내버스 운영 손실까지 모두 책임을 져야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무학산, 팔용산 등산로가 그린웨이라구요?

종합토론 시간에 시의원 한 분이 자신은 도시철도를 도입하는 것이 소신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린웨이는 무학산, 팔용산에 많이 있으니 임항선은 그린웨이 대신에 도시철도를 놓아 교통 시설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필요하면 여론조사라도 해야한다고 하시더군요.

시간에 쫓긴 토론회에서 이 의견에 대한 반론을 못했는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무학산, 팔용산 그린웨이는 등산로이지 그린웨이라도 하기 어렵습니다. 그린웨이를 걷기 위해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교통수요와 도시계획 전체에 대한 충분한 연구과 검토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지 막연한 정보만 가지고 여론조사를 통해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임항선에 도시철도를 운행해보자는 제안이 나온 것에 대하여 의구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냥 단순히 여러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면 다행이지만 구체적으로 도시철도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면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 여러 번 블로그를 통해서 포스팅하였지만 저는 마산, 창원, 진해를 연결하는 도시철도 역시 그 필요성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건설비용과 유지비용이 들어가야하는 철도가 버스보다 좋은 대안인가에 대한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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