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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전쟁없는 세상을 위해 꼭 해야하는 일

by 이윤기 2010.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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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전쟁을 끝내라>를 엮은 메데아 벤저민과 조디 에번스는 '코드핑크 : 평화를 기원하는 여성들(이하 코드핑크)'을 설립하고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리더이다. 코드핑크는 정치적 상식을 독창적인 시위와 비폭력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는, 평화와 사회정의를 향한 여성주도의 역동적인 풀뿌리 운동 단체이다.

2002년 11월 17일, 1백 여명의 여성들이 모인 가운데 코드핑크가 출범하였고, 그들은 워싱턴 D. C. 거리를 행진해 백악관 앞으로 가서 4개월 동안 밤샘 농성을 했다. 2003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까지, 코드핑크는 날마다 종일토록 백악관 앞에서 평화를 위한 불침번을 서며 미국 전역의 평화운동을 조직하였다. 여성행동주간 마지막 날은 1만 명이 백악관을 분홍색으로 에워싼 가운데 대규모 집회와 행진으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2004년에는 팔루자 공습 희생자들을 위해 모금 운동을 벌여 6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모았고, 2005년에는 이라크 점령중단운동을 벌였으며, 미국 전역에 100개가 넘는 지부와 해외지부가 있으며 5만 여명의 지지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전쟁을 끝내라>는 바로 코드핑크에 참가하는 활동가들과 그들과 함께 평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전 세계 평화운동가들이 쓴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한데 모아 엮은 책이다.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 80명이 넘는 필자들이 쓴 미국의 전쟁 전략에 대한 폭로와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들을 엮었다.

평화를 외치는 하나의 목소리

<여기서 전쟁을 끝내라>에 실린 첫 번째 글은 바로 이라크전쟁에 참전하였다가 추가 복무를 거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로 제대하고자 지원서를 냈으나 군 당국에 거부당하고, 탈영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감옥 생활을 하였던 카밀루 메히아가 감옥에서 쓴 글이다. 다음은 자유에 관한 그의 생각이다.

"창살 아래 앉아 있는 지금,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비록 갇혀 있지만 의미 있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나는 여전히 자유롭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감옥 안에 있지만,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인류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낀다."(본문 중에서)

이 책의 두 번째 글쓴이는 낸시 레신이다. 낸시의 양아들 조가 2003년 봄 이라크에서 해병대원으로 복무하였다. 그녀는 다른 참전군인들의 가족들과 함께 '군인가족스피크아웃'이라는 단체를 설립하였으며, 이 단체는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2천 가구 이상의 가족이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침묵을 깨고 외치는 그들의 외침이다.

더 이상은 안 돼!
단 하루도!
단 한 푼도!
단 한 생명도!
단 하나의 거짓도!

점령을 중단하라!
군대를 당장 철수시켜라!
그리고 병사들이 돌아오면 보살펴라!(본문 중에서)

군인가족스피크아웃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처음부터 이 전쟁에 반대했던 사람도 있고,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가족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전쟁이 거짓말을 통대로 한 전쟁이었다는 사실만은 모두들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쓴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도 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여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참가해 대추리 주민들과 함께 반전구호를 외쳤던, '반전운동의 어머니'로 불리는 신디 시핸과 그녀의 딸 칼리 시핸이다.

이 책에는 신디 시핸이 조지 부시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조지에게 보내는 신디의 편지'도 실려 있다. 그녀는 대통령 선거 토론에 나온 부시가 전쟁이 얼마나 힘들 일인지 잘 안다고 한 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조지! 진정으로 '힘든 일'이 어떤 것인지 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다 큰 장남이, 정직하고 용감한 아이가, 이전에도 지금도 아무런 근거 없는 전쟁에 죽으러 가는 걸 지켜보는 것이 '힘든 일'입니다…… 그 모든 것보다 더 힘든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우리 가족이 대를 이어 목숨 걸고 싸워 지킨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우리한테 거짓을 말하는 것, 사랑하는 내 아이의 명예를 배반하는 것, 그 아이의 용기를 악용하고, 동료에 대한 그 아이의 성실함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전쟁을 일삼는 호전적인 남성들에게 보내는 콜럼비아의 평화운동가 루타의 밀레니엄 평화상 수상 연설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호전적인 남성들에게 우리는 그동안 말해왔습니다. 우리는 전쟁을 벌일 아이들을 낳지 않을 거라고, 우리의 손과 자궁이 전쟁에 보탬이 되도록 그냥 놔두지 않을 거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뚱이가 전쟁의 전리품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그녀는 여성들에게 전쟁과 폭력, 권위주의에 맞설 수 있는 독특한 연대의식을 부여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자매애였다고 한다. 평화운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모성과 자매애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들이 늘 생명의 수호자였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메데아 벤저민이 쓴 '평화부를 창설하기 위해'라는 글은 참으로 중요하고도 신선한 발상과 만나게 된다. 새로운 발상은 왜 전쟁을 위해 일하는 전쟁부(국방부라고 불리는)는 있는데, 전쟁과 폭력 방지에 전념하는 정부기구는 없는가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미국연방의회에는 하원의원 데니스 쿠시니치가 발의한 평화부 창설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고 한다. 법안은 비폭력을 미국사회의 구성원칙으로 정하고 있으며, 평화부는 대외적으로 평화확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대통령에게 제시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평화부는 가정 폭력, 아동학대, 노인 혹사를 비롯한 여타의 문제들을 다룰 정책을 개발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고, 국제적으로는 믹구의 대외정책을 분석하여, 전쟁의 근본원인을 다루는 방법이나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개입하는 방법에 관해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일은 한다는 것이다.

메데아 벤저민에 따르면 "너무나 비대해진 데다 활약이 지나친 우리의 전쟁부는 4000억 달러가 넘는 우리의 세금을 빨아들이는 곳"이지만, 평화부가 사용할 예산은 국방예산의 2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평화부 창설을 위한 법안의 현황을 파악하고, 자신이 선출한 대표들이 법안에 서명하도록 독려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www.dwopcampaign.org)도 있다.

핵무기 확산금지와 미국의 이중기준

핵무기 확산금지에 대한 미국의 이중 기준을 고발하는 글은 랜달 포스버그가 썼다. 그는 방위비와 무장연구라는 단체의 집행위원장이고, 월간 <무기통제보고서>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그는 클린턴 정부시절에 미국의 무기 통제 및 비무장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의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은 대량살상용 화학무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으로 한 나라를 침공하였고, 그 정부를 거꾸러뜨리고 점령에 착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한 나라의 핵보유를 막기 위하여 정치, 경제적 제재에 앞장서고 전쟁 가능성으로 위협하는 나라이다. 동시에 미국은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 감축을 위한 국제협약에 반대하는 그의 유일한 국가라는 것을 다음과 같이 고발하고 있다.

- 2001년 러시아는 미국과 러시아 양측이 소유한 대략 1만 기의 핵무기 재고를 1천 5백 기 까지 감축하고, 회수한 무기들은 서로 입증할 수 있도록 폐기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훌륭한 제안을 부시 대통령은 거절했다.

- 1963년부터 시작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의 협상에 미국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1996년에 유엔에서 결의가 이루어졌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던 상원에서 비준을 거부하였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은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협약에 대한 지지 결의안에 반복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나라였다.

-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0개국 이상에서 대표자들이 참석하여 진행한 '제네바 군축회의'는 1972년에 체결된 생물무기의 소지와 사용금지를 위한 의정서에 합의하려고 하였으나 부시 행정부는 집권 이후 의정서 비준에 반대를 선언했다.

- 우주공간에 무기를 배치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게 될 조약을 만들자는 제안에 유일하게 반대해온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 2002년, 미국은 1968년 이래로 효력을 가져왔던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협정'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또한 3백 킬로미터 이상 모든 장거리 미사일의 실험과 수출의 영구적 중단에 관한 북한과의 협상을 중단했다.

- 미국은 핵분열 문질의 영구적 생산 중단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하였다.

- 마지막으로 미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였는데, 비핵국가들이 NPT 동의 조건으로 요구했던, '핵보유국이 핵무기 사용위협을 하지 않기'로 한 협약조건을 위반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실린 '한 번에 한 가지씩, 전 지구를 식민지로 만들기'라는 글을 쓴 조지프 거슨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700개가 넘는 군사기지들을 최소한 40개국 이상에서 유지하고" 있고, 워싱턴의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일본의 힘을 증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군사 기획자들은 이라크를 향후 10년간 중동에 자리한 미국의 군사적 요새로 만들어낼 것을 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전쟁을 끝내라>에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제안들이 소개되어 있다. 미디어를 바로 세우는 일, 지도자들의 책임을 추구하는 것, 평화를 위한 전세계적 무장해제, 석유자원으로부터의 독립 등의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특별히 작가이자 활동가인 에이드리엔 마리 브라운이 쓴 '차세대 평화운동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시민들도 이 책을 함께 읽는 독자들도 함께 새겨둘만한 경구라고 여겨진다.

"선거철에만 의욕을 보여서는 안 된다. 전쟁 장소는 우리가 지켜보지 않은 오래전에 정해진다. 일상의 정치에 참여하자,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인권을 옹호하자. 팔레스타인 장벽을 세우는 커피를 사 마시지 말자. 힘없이 여린 손가락들의 피가 밴 셔츠를 사 입지 말자, 우리 형제들이 죽어가며 들여온 석유로 여행하지 말자. 전쟁에 돈을 대지 말자.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에 투자해야 한다. 자신이 돈을 쓰는 곳, 그리고 자신의 학교가 돈을 쓰는 곳을 조사하지, 그리고 전쟁유지에 들어가는 자원을 빼내오기 위해 투쟁하자.(본문 중에서)"

작가, 교사, 예술가, 운동가, 정치인, 여성운동가, 종교인 등 전 세계 80여명이 쓴 <지금 당장 전쟁을 중단하라>를 읽다보면 모두 평화를 위한 길에서 하나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들 모두가 지구촌 곳곳에서 각자 다른 주제를 부여잡고 일하고 있지만, 환경, 생태, 군축, 비핵화, 지속가능, 유기농업, 지구온난화와 같은 이런 주제들 중 어느 하나도 ‘평화’와 따로 떨어져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쟁을 부르는 '오일중독'에서 벗어나기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

- 석유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자. 걷거나 자전거를 타자. 그렇지 않으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자.
- 차를 몰아야 하는 경우에는 카풀을 하자 그리고 가능한 가장 효율적인 차량을 선택하자.
- 배기가스 제로 차량을 요구하자. 오일 중독으로 내모는 일을 중단하라고 자동차회사에 요구하자.

운동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일

- 국가로부터 석유를 분리시키자. 대형석유기업에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자.
- 에너지를 푸르게 하라. 태양열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요구하자.
-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에 지지를 보내자 자전거 도로와 대중교통을 장려하자.
- 세계적 차원의 금융을 개혁하자. 석유와 화석연료 개발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을 은행에 요구하자.

기업들이 할 일

- 현재의 차량을 연비를 높이고 '클린카'로 개선하여 생산하도록 하자.
- 하이브리드 전기 차량을 개발하자.
- 비이오디젤이나 식물성 오일처럼 이미 알고 있는 연료를 사용하거나 태양열 충전 차량을 개발하자.
- 대안적 연료 생산을 지체시키는 핑계거리가 되고 있는 수소연료 전지 사용을 중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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