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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근대도시 마산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by 이윤기 201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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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항선 철길 위의 낡은 육교, 단순히 낡은 육교일까?

오늘은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해야할까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마산지역에는 마산역에서부터 신마산 부둣가에 이르는 100여년 역사를 지닌 임항선 철도가 있습니다. 마산에 철도가 처음 들어온 것은 을사조약이 체결된 1905년이고, 현재의 임항선은 1925년에 개통된 경남선의 일부인데요.

철도는 마산항의 개항과 더불어 마산이 근대도시로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임항선 철도는 근대도시 마산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라고 할수 있습니다.




마산에서는 수년 전부터 도심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임항선 철길을 활용해서 문화, 관광 벨트로 활용하는 방안과 삭막한 도심지에 녹지 축을 형성하고 소공원을 만드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요, 최근 옛 북마산역을 비롯한 임항선 구간에 ‘소공원’조성과 그린웨이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녹지 공간이 부족한 마산에 임항선 철길과 옛 북마산역 공간을 활용해서 공원을 만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만, 공사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산시가 옛 북마산역 주변 공원 공사를 하면서 마산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마산에 하나 밖에 없는, 아울러 전국에도 다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차 레일로 만든 육교위에 합성 목재를 덧씌우는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건축, 역사 전문가들은 이 육교가 마산의 철도 역사를 대표하는 구조물 중 하나라고 평가하는데, 마산시가 소공원 조성 사업을 하면서 “계단과 육교상판에 합성목재를 덧대고, 기존 철재난간도 모두 잘라내어 합성목재로 난간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임항선 활용 방안에 대한 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옛 북마산 터에 있는 이 육교가 특별한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가진 근대유산이라는 것을 강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공원 공사에서 육교의 원형이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는 이주영 국회의원이 주최한 2006년과 2009년 임항선 철도 활용 방안 세미나에 모두 참여하여 임항선을 비롯한 마산이 가진 근대 문화 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오래된 것은 낡은 것, 낡은 것은 새 것으로...(?)

임항선 철길에 있는 육교를 마구잡이로 리모델링 한 것은 작은 사례 불과하지만 오래된 것은 전부 낡은 것으로 취급하고, 낡은 것은 새것으로 바꿔야 좋다는 도시 철학의 단면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마산에서는 도시 재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한일합섬 공장 터를 비롯한 수많은 근대유산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얼마전 경남도민일보 초청 강연에서 마산도시재생위원회에 참여하는 서익진 교수도 비슷한 지적을 하셨더군요. 한일합섬 공장터에 왜 섬유 박물관을 만들 생각을 못했을까하고 말 입니다. 외국에서는 낡은 공장이 호텔,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으로 탈 바꿈하는 사례가 수 없이 많이 있다는 것이지요.

"서양에서는 도시에서 전망 좋은 데는 절대 건물을 짓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뷰 포인트(view point)를 곳곳에 확보하는 겁니다. 이게 밥먹여 주고 일자리 늘린다는 걸 그이들은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산은 추산공원에 가 서도 아이파크 스카이라인에 막혀 바다가 제대로 안 보입니다."(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 마산 한일합섬터에 섬유박물관이 왜 없지)

어디 그뿐인가요? 최근 관심있는 시민들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진행 중인 유장근 교수의 도시탐방대 활동을 지켜보면 마산이 문화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 많은 근대 유산이 수두룩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페 : 유장근 교수의 도시탐방대 '걸어서 만나는 마산 이야기'

<유장근 교수의 마산 도시탐방대 관련기사>
섬유 왕국 한일합섬이 남긴 교훈
마산 도시의 발원지 마산창
옛 마산 세관의 발자취를 따라서
마지막 황제 순종의 행차길
마산청주 주조장의 마지막 모습 : 장군동 주조장의 정체
잊혀진 마산의 소주 공장을 찾아서
잊현진 마산의 청주 공장을 찾아서

근대 역사와 근대 문화유산을 도시가 가진 '자산'으로 생각한다면,
저 육교에서도 역사적 의미와 건축적 가치를 찾아서 '명물'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정책 당국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차 레일로 만든 육교에는 옛 북마산역 근처에 살았던 수많은 시민들의 삶의 흔적과 기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데요.합성 목재를 덧대어 놓은 새 육교가 옛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모두 지워져버리겠지요.

근대 도시 마산이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근대 역사와
저 육교와 같은 크고 작은 근대 유산이라는 사실에 대해 모두가 함께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 2010년 1월 26일 KBS창원라디오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 원고를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 KBS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2010년 1월 26일 방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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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마산사람 2010.01.30 17:53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에 사는 사람인데
    마산의 유산이 저렇게 많은 줄 몰랐네요.ㅎ
    답글

  • 조정림 2010.02.02 23:12

    2003년에 찍은 사진이죠? 우리 신랑의 모습이 있군요. 저도 저 어딘가에 있겠죠?ㅋㅋㅋ
    답글

  • aner 2010.02.18 09:54

    마,창,진 통합과 통합시의 명칭이 결정된 지금이나 과거이나 마산에서 시급한 것은 현재의 수출자유지역을 재편성하고 노후된 건물들을 아파트형 건물로 재건축을 하므로써 전자산업 단지로 재육성 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산시가 안고있는 역사적 유물과 가치들을 보존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계획으로 꾸준히 추진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수출자유지역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답글

    • 이윤기 2010.02.19 09:18 신고

      도시 전체의 균형발전, 국가이 균형 발전 전략과 맥을 같이 하여야 합니다. 무작정 공단만 만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요.

      지금 정부처럼 수도권 집중화 정책을 고집한다면...텅빈 아파트형 공장 건물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