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아이는 교실대신 길에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지리산길 걷기⑥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따뜻했다
지리산 둘레 길 800리길
곧장 오르지 않고 에둘러 가는 길
숲속 오솔길을 따로 고개를 넘어
마을과 사람을 만나는 길
들녘을 따라 삶을 배우고
강 건너 물결에 일렁이는 바람을 따라
자기를 만나고 돌아오는 순례의 길

남원 인월면에 있는 ‘지리산길 안내센터’에 있는 걸려있는 국내첫 장거리 도보여행길, 지리산길 안내 글 입니다. 한편의 시를 읽는 듯한 이 길을 직접 걸어보면 안내 글 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만나게 됩니다.

2008년부터 길을 찾아 연결하고 있는 '지리산길'은 약 800리(300km)에 이르는 지리산 둘레 길 입니다. 2009년 현재까지 남원 주천에서, 함양 마천을 거쳐 산청 수철에 이르는 약 70km 구간이 개통되었습니다.

여름휴가 삼아 둘째 아이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지리산길 걷기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남원 주천에서 산청 수철에 이르는 70km 구간을 모두 걸어 볼 계획이었지만, 아이와 함께 떠나는 길이라 운봉에서 벽송사까지 31.6km를 2박 3일 일정으로 나누어 여유롭게 걸었습니다.

마을길, 숲길, 오솔길, 옛길, 들판길, 강변길, 둑길, 고갯길, 논둑길, 밭길, 산길을 천천히 걷는 여행이 참 아름답고 즐거웠습니다. 마을마다 이야기가 있고, 아름다운 길과 나무와 숲과 산이 있어 행복한 여행이었지만, 무엇보다 정겨웠던 것은 길 위에 만난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이었습니다.

아들과 지리산 둘레길 걷기,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따뜻했다



운봉에서 길을 나서 황산대첩비가 있는 비전마을에서 만난 부부는 아이스팩에 담아 온 시원한 참외를 뚝 잘라 절반을 저희 부자에게 나눠주고 그동안 걸었던 지리산길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었습니다. 어디서 먹고, 어디서 자고, 어디서 아름다운 숲과 나무를 만날 수 있는지 친절하게 들려주더군요.

흥부골 휴양림 골짜기에서 만난 피서객들은 단 둘이 여행하는 부자가 측은해보였는지, 아이를 불러 옥수수도 나눠주고 막 해온 쑥떡도 나눠주더군요. 길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이것저것 얻어먹은 아이는 기분이 좋아져서 “아빠 지리산길 사람들은 인심도 좋네요.”하더군요.

월평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는 소나기를 피해 들어 간 길손을 위해 마루를 내주고 비를 피해 젖은 몸을 말릴 수 있게 반갑게 맞아 주었고, 오래된 여관 주인아주머니는 소나기를 만나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 부자에게 ‘공짜’ 목욕을 시켜주었습니다.

등구재 넘는 길에 만난 마을주민들이 운영하는 쉼터에서는 아무 것도 사먹지 않아도 기꺼이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내주며 쉬어갈 수 있도록 길손을 맞아주었습니다. 음료수라도 한 병 사지 않으면 파라솔 의자에도 앉을 수 없는 도회지 인심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무나 잡고 길을 물어도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합니다.  무슨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친절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사람들을 대하는 기계적인 친절과는 분명히 다른 마음이 전해오는 따뜻한 말과 표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민박집 아저씨의 살뜰한 보살핌, 마을민박 밥집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푸짐한 밥상과 넉넉한 인심, 그리고 동동주 파는 할머니의  다정한 웃음과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마을사람들만 인심이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느리게 걷는 길, 천천히 걷는 길을 선택한 길위의 사람들도 친절하였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배낭에 있는 먹을거리를 서로 나누는 사람들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만났습니다. 먼저 와서 쉬던 사람들은 뒤사람이 힘겹게 걸어오면 스스럼없이 자리를 내어주고 길을 나섭니다.

사람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되니 함께 걷는 아이도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하고, 시키지 않아도 큰 소리로 먼저 인사를 하는 겁니다. 가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좁은 공간에 함께 서 있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며 어색하게 서서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던 느낌과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올 여름 아이는 교실 대신 길에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 2009년 8월 7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글을 조금 고쳤습니다.

<관련 포스팅>
2009/08/02 - [여행 연수/지리산길] - 지금,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습니다
2009/08/04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①지리산길 걷기 운봉 - 인월 구간
2009/08/05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②지리산길 최고 조망, 창원마을 당산 쉼터
2009/08/06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③천왕봉을 동네 앞산으로 둔 마을
2009/08/07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④지리산길 걷기, 는 집
2009/08/08 - [책과 세상] - ⑤지리산길 걷기, 마을 사람 이야기가 있는 지리산길
2009/08/08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⑥지리산길 걷기, 인심 넉넉한 지리산길 사람들








Trackback 0 Comment 0
단식 후 요요현상 막으려면 회복식 이렇게 해야 한다

단식일기, 오늘은 본 단식 7일 후에 회복식 8일째까지 보식 경험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단식보다 어려운 것이 보식이라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을 하는 분들 중에 보식에 실패하여 요요현상으로 원래보다 더 살이 ..

단식7일, 뭘하며 어떻게 굶었나?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선거 제도 개혁을 위해, 국가와 민족의 명운을 걸고 단식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고작 내 한 몸 돌보겠다는 단식 경험담을 공개하는 것이 좀 낯 뜨겁기는 합니다. 하지만 5시간 30분씩 번갈아 굶는 ..

DIY 자동차 배터리 직접 교체하기

최근 '공임나라'라고 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동차를 정비할 때 부품을 직접 구이해서 가면 공임만 받고 정비를 해주는 곳이 있더군요. 지난 2월에 엔진오일을 교환하였는데, 인터넷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합성유 엔진..

나만 몰랐던 스마트폰으로 선명한 사진찍는 비법?

스마트폰으로 재미있는 사진은 찍을 수 있는 여러 어플들이 나와 있고, 제 지인 중에도 스마트폰만으로 DSLR 같은 멋진 사진을 찍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플이나 전문적인 능력이 없어도 항상 선명하고 깨끗한 사진을 찍을 수 ..

7일 단식 일기 - 나는 왜 굶었나?

설날 연휴 기간을 포함하여 7일간 단식을 하였습니다. 처음엔 왜 하필 설날에 단식을 하느냐는 가족들의 반발이 좀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반발이라기 보다는 걱정, 염려, 불편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식구 중 한 사람이 밥을 굶고 ..

마산 아귀찜, 진해 벚꽃...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서평] 김대홍 작가가 쓴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마산 진해 창원' 최근 반가운 신간을 잇따라 만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허정도 박사 쓴 <도시의 얼굴들>을 흥미롭게 읽고 소개하였는데, 며칠 뒤 김대홍 작가가 쓴 <여행자..

독립운동가 김명시, 고향의 봄 이원수는 몇번 마주쳤을까?

[서평] 허정도가 풀어 낸 도시 이야기<도시의 얼굴들>[footnote]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송고하기 전에 쓴 원본 서평입니다. 명도석 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footnote] 지금은 그 이름조차 온전히 지켜..

시인 백석이 마산을 세 번이나 다녀간 까닭?

지금은 통합 창원시가 되어 그 이름조차 잃어버린 근대도시 마산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저자 허정도가 쓴 <도시의 얼굴들>에 나오는 첫 문장은 매우 강렬합니다. "장소를 피해가는 삶은 없다.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의 한 순간도 ..

맥북 오른쪽 커맨드 키로 한영전환,  Karabiner

맥북을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 중 하나는 한영 전환이 윈도우 컴퓨터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286컴퓨터를 처음 구입하던 때부터 아래한글 워드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당시 가장 익숙하던 한영 전환 방식은 [shift]+[space]로 ..

서비스 좋아졌다면서 시내버스 왜 안 탈까?

시내버스 서비스, 불만족-매우 불만족 합쳐도 15.5%에 불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경남도민들에게 '시내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해봤더니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체로 만족하는 도민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경남소비자단체협의..

맥북 오른쪽 커멘드키로 한영 전환, 'Better Touch Tool'

맥북을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중 하나는 한영 전환이 윈도우 컴퓨터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초창기 아래한글 워드부터 사용하였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던 한영 전환 방식은 [shift]+[space]로 한영전환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아이폰 배터리 교체, 양면 테잎만 잘 떼면 90% 성공

아이폰4에서부터 시작된 배터리 교체, 그럭저럭 여섯 번째 교체까지 성공하였습니다. 첫 번째 아이폰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사용하던 아이폰6, 세 번째도 제가 사용하던 아이폰6, 네 번..

아이폰 6s 배터리 교체 후기

아이폰6 배터리 교체에 이어서 아내가 사용하던 아이폰6s 배터리 교체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아이폰 6와 아이폰 6s는 내부 부품과 기판이 비슷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아이폰6 배터리 교체에 성공하였다면, 6s도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

피멍든 손톱 새로 자라는데...7개월

손톱에 피멍이 든 날은 2018년 4월 27일입니다. YMCA 회관 뒤편 텃밭 새로 심은 나무들을 잘 키우려고 큰 돌을 굴려다가 경계를 지었습니다. 차량 진입을 막으려다보니 가급적 큰 돌로 경계를 만들어야 했고 그러다보니 작은..

손톱 피멍 치료하기, 바늘로 손톱 뚫어야 빠르다

작은 바위 수준의 돌을 옮기다가 손톱에 피멍이 들었습니다. 벌써 6개월도 더 지난 4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빠진 손톱이 다 자라고나면 피멍 치료 경험담을 포스팅하려고 기다렸는데, 손톱이 마디가 완전히 다시 자라는데 6개월이 넘..

아이폰6 배터리 두 번째 교체후기

2014년 12월에 구입한 아이폰6을 만 4년가까이 잘 쓰고 있습니다. 사용 후 2년쯤 지나면서 배터리 성능이 현저히 떨어져 2017년 8월에 배터리를 직접 교체하여 지금까지 사용하였습니다. 관련포스팅 : 2017/08/10 ..

애플 정품 마우스....트랙패드보다 못하더라?

애플 정품 마우스(매직마우스2)를 구입하였습니다. 맥북에어를 거쳐 맥북 프로를 사용하는 저는 트랙패드에 꽤 익숙한 편입니다. 노트북을 사용하면서부터 트랙패드에 익숙해 있어서 마우스가 없어도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트랙패..

집회 신고 인터넷으로 할 수 있게 해주세요.

1989년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30년이 지났습니다. 이 법으로 직접 처벌을 받은 일은 없지만 이 법 때문에 30년째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문재인 정부 2년을 제..

자전거 헬맷착용...졸속입법 확실하다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조치 시행 날짜가 다가오면서 다시 언론들이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경남도민일보 류민기 기자로부터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전화를 받았는데, "나는 반대"라는 입장을 밝혔더니..

9만 9000원 맥세이프(충전기) 직접 수리하면 8천원 OK

2014년 3월부터 맥북 에어를 거쳐 2016년부터 맥북 레티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4년 아들이 군대에 간 동안 맥북 에어를 사용하였는데, 2년 동안 사용하고 나서 어느새 맥 유저가 되어 레티나를 구입하게 되었지요.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