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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자랑스러울 때, 평생에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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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이야기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일주일 동안의 국토순례 경험이 자전거에 타기에 더욱 애착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자전거로 다녀온 여운 때문인지 처음엔 당분간은 자전거를 쳐다보지도 않을 것 처럼 이야기하던 아이들이 자전거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산에서 같이 모여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이야기를 저희들끼리 문자로 주고받는 모양입니다. 함께 국토순례를 다녀온 아들녀석도 주말마다 함께 자전거를 타자고 하더군요.

자전거국토순례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소감문을 받았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국토순례를 하는 동안 그렇게 힘들다고 말하던 아이들 중에서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년에 다시 참가하겠다는 다짐을 써놓았습니다.

실제로 아이들끼리 내년에도 다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꾸준히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해두었다가 내년에는 가파른 언덕 길도 힘들지 않게 넘겠다는 각오들도 하고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자전거 타기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자전거를 타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만 해도 주최측에서 세운 목표의 일부는 달성된 것입니다. 자전거 국토순례가 자전거 타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 덕분에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도 자전거 타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 자랑을 많이 한 탓 이겠지요.

왜 아이들이 이렇게 변하였을까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극복한 성취감 때문이겠지요. 아이들이 쓴 소감문에서 바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아이들의 소감문에서 이런 비슷한 문장을 발견하였습니다. 

"나는 내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무슨 말이지 아시겠지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달려온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들 때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 마음을 이겨내고 임진각까지 달린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정말 자신이 자랑스러운 때가 몇 번이나 있을까요? 대체로 이 나라에서는 공부를 썩 잘하는 아이들의 경우에 자신이 자랑스러운 경험을 비교적 많이하게 될 겁니다. 어차피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썩 잘하지 않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자랑스러운 경험을 많이 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대학생들, 성인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인 임진각에 도착하는 순간 그 성취감, 가슴 벅찬 감동과 뿌듯함이 바로 '자신이 자랑스러운' 그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내년데도 국토순례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랑스러운 마음이 드는 그 순간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들 대분이 내년에도 국토순례에 참가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지요

최근 이렇게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또 있었습니다. YMCA 유소년 축구단에서 활동하는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YMCA 소년축구단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아이들 역시 자전거 국토순례를 완주한 아이들 못지 않게 자신들의 승리를 자랑스러워하더군요. 



축구 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 온 아이들을 환영하러 나가서 마음에 넘치는 승리의 기쁨과 뿌듯함을 내뿜는 아이들 모습을 보았답니다. 이 아이들도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승부를 가르는 경기의 단점은 패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침 함께 축구대회에 참가했던 고학년팀은 결승리그에 진출하지 못하였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아이들도 예선리그에서 아깝게 탈락한 아이들도 모두 최선을 다했는데, 승부를 가르는 경기였기 때문에 누구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패배의 아픔을 경험해야 하더군요. 

승부를 가리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성취감 


물론 저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이기고 지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이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고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점에서 보면 승부를 가르는 경기에 비해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데는 마라톤이나 등산 혹은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국토순례 프로그램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남을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되기 때문입니다.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것과 비슷한 희열을 자전거 국토순례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자신만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함께 완주를 해낸 친구와 동료마저도 자랑스럽게 느낍니다.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낸 아이들에게 생긴 끈끈한 팀웍의 원동력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과 서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축구와 같은 승부를 가르는 경기에서도 자기와의 싸움이 중요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자신과의 싸움에 최선을 다해도 상대와의 승부에서 패배하면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공하는 경험, 승리해 본 경험이 적은 아이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일 수록 승부를 가르는 방식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성취감을 맞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남을 누르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경쟁하여 승리하지 않아도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이나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산악인들에게서 어렵고 힘들지만 또 다시 도전하겠다고 하는 어떤 중독성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어렵고 힘든 일을 경험할 때 '내가 자랑스러웠던 그 순간의 기억'이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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