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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17.03.20 스마트폰 수영 기록 측정...MOOV NOW
  2. 2015.04.20 무학산 진달래 꽃 길 산행
  3. 2014.11.14 자전거 타고 신불산 간월재 오르기 (1)
  4. 2014.01.29 낙안읍성 자연휴양림과 금전산 산행
  5. 2013.03.14 한라산, 어리목-윗세오름-영실코스 등산
  6. 2013.01.12 구름 바다에 떠 있는 여신의 모습, 한라산 (2)
  7. 2012.11.12 82살 할머니, 아소산 기슭에서 세계와 만난다 (3)
  8. 2012.08.31 국립공원 지리산 노고단에 카페베네는 뭐야? (17)
  9. 2012.07.20 등산화 밑창 교체,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11)
  10. 2011.08.25 국토순례 지원, 경찰은 메뉴얼이 없나? (2)
  11. 2011.08.22 내가 너무 자랑스러울 때, 평생에 몇 번?
  12. 2011.08.11 비장애인을 돕는 장애인 김홍빈 대장
  13. 2010.11.26 4대강 현장, 낙동강 제 1경 경천대는 옛말 (8)
  14. 2010.11.05 히말라야, 정상에 서야 등산의 완성인가? (2)
  15. 2010.09.24 30년만에 다시 가 본 설악산 (8)
  16. 2010.08.30 히말라야 트레킹, 책 한권은 꼭 챙기라는데... (2)
  17. 2009.12.19 겨울 한라산에선 바람도 풍경이다 (8)
  18. 2009.08.30 사진으로 보는 아름다운 지리산길 (6)
  19. 2009.08.24 지리산길, 제발 이러지 마세요 (6)
  20. 2009.01.19 세상에서 제일 쉬운 닭 바베큐 만들기 (3)

스마트폰 수영 기록 측정...MOOV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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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두 번 참가하고, 진주 남강 수영대회에도 두 번 참가하였습니다. 비교적 빠지는 날 없이 꼬박꼬박 운동을 하였지만, 매일 운동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자전거의 경우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하면 쉽게 운동량, 주행거리 등을 측정할 수 있으며, 사용하기 편리한 어플만 해도 여러 종류가 나와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스포츠 트래커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자전거 누적 주행거리를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자전거처럼 수영 운동량과 누적거리를 계산해주는 어플을 찾아보다 발견한 장비가 바로 MOOV NOW 입니다. 다른 운동의 경우 웬만한 건 스마트폰으로 측정이 가능합니다만, 수영의 경우 스마트폰을 물속에 가져 갈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직접 측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해봤더니,  수영 운동 기록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 여러 종류가 나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격 대비 성능과 부피 그리고 배터리 수명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 바로 MOOV NOW 더군요. 블로그에 포스팅된 몇편의 후기를 읽고 다른 몇몇 제품과 가성비를 비교해 본 후 MOOV NOW로 구입 결정을 하였습니다. 


아마존을 검색해봤더니 59.99 달러(국내까지 배송비 포함)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후기를 믿고 곧바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아마존 주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는데 딱 1주일만에 택배가 도착하였습니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고 부루투스로 연결 하였더니, 자동으로 기기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MOOV NOW는 수영 뿐만 아니라 달리기, 걷기, 사이클, 복싱 등의 운동 기록을 측정해주는 코칭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저는 수영에만 사용하였기 때문에 다른 운동 기록이나 코치 기록을 사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달리기 기능을 켜봤더니 영어로 코치를 해주더군요. 한국어 기능이 없어서 저에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사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그냥 차고만 다녀도 다른 스마트 밴드처럼 운동량, 운동시간, 칼로리 소모량, 수면 분석 같은 것을 기록해 줍니다. 특히 수면 분석의 경우 회복적 수면 시간과 일반 수면을 비교하여 보여 줍니다. 제 후배 중엔 운동량 측정보다 수면 분석을 위해 이 제품을 구입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작 인식이 필요한 다른 운동을 할 때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서 운동 종목을 먼저 선택하고, MOOV NOW와 스마트폰을 연결한 후 운동을 시작하면 됩니다. 수영의 경우 최대 2시간의 운동 기록을 측정해주는데, 수영을 마친 후에는 MOOV NOW 저장된 수영 기록을 스마트과 동기화 시켜줘야 합니다. 예컨대 MOOV NOW로 운동 기록을 측정한 후에 스마트폰과 동기화시켜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수영의 경우 아주 놀라운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영법을 기록해준다는 것입니다. MOOV NOW가 동작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서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을 각각 몇 바퀴나 연습 하였는지 스스로 알아서 다 측정해줍니다. 영법 인식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접영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정확하게 영법을 인식하고 저장해줍니다. 




MOOV NOW를 사용해서 측정한 수영 기록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면 위 사진과 같이 운동 기록 저장됩니다. 위 사진은 2월 21일 운동 연습 기록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이 날은 48분 07초 동안 1025미터를 연습하였습니다. 


오른쪽 사진에 나온 기록을 보시면 물속에서 수영 연습을 한  총 시간은 69분인데 그 중에서 약 20분은 수영을 하지 않고 걸어 다닌 시간이며 실제 수영 연습 시간은 50분 20초입니다. 이 날은 50분 동안 1400미터를 헤엄쳤습니다. 25미터 레인을 28번 왕복 하였네요. 


MOOV NOW를 손목에 차고 수영을 하면 요렇게 자세한 연습 정보가 기록됩니다. 그냥 수영을 할 때보다 매일매일 운동량을 측정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016년 12월 27일부터 MOOV NOW를 사용하였는데, 올해 3월 7일까지 누적 수영 거리가 70,000미터 입니다.  1년 동안 꾸준하게 수영장을 다니면 수영을 얼마나 하게 될런지 기대 되기도 합니다.  지난 겨울 동안은 수영에만 활용하였는데,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전거를 탈 때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종류의 스마트 밴드가 출시되어 있습니다만, 수영에 가장 최적화 된 모델이 바로 MOOV NOW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마존에서 59.99 달러에 구매하였는데 배송은 1주일이 채 안 걸렸습니다.  후배들의 부탁으로 두 번째 구매 때는 2개 셋트 상품을 99.99달러에 구입하였는데, 더 이상 재고가 없어 현재는 구입이 불가능하더군요. 


MOOV NOW 홈페이지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며 할인 쿠폰을 활용하면 5달러 추가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수영 좋아하시는 분들 한 번 사용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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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산 진달래 꽃 길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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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가 장마처럼 내립니다. 3월 말부터 비가 자주 오기 시작하더니 4월이 되어서도 비오는 날이 참 많습니다. 처음엔 봄 가뭄이 심각하다하여 비오는 것이 반갑더니, 이젠 흐린 날이 많아 좀 지겹기도 합니다. 


겨울내내 자전거 타기를 쉬었기 때문에 여름에 청소년들과 자전거 국토순례를 가려면 봄부터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하는데, 올해는 4월 말에 장거리 산행을 해야 할 일이 있어 3월부터 꾸준히 등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올 봄엔 4월 첫 주에 벚꽃 길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 온 것이 전부입니다. 


수영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달리기도 해보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른 운동까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등산을 하려면 등산 연습을 해야지 수영이나 자전거를 탄다고 해서 등산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장거리 산행을 하려면 등산 연습을 해야겠기에 지난 3월부터 등산 연습을 시작하였습니다. 첫 번째 연습은 무학산 둘레길 걷기였습니다. 서원곡 입구에서 출발하여 만날재까지 비교적 오르막이 없는 구간을 걸었습니다. 등산을 안 한지 오래되서 그런지 짧은 거리를 걸었는데도 무릅에 조금 부담이 가더군요. 





두 번째 연습은 서원곡을 따라 오르막 길 오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서월곡 입구에서 시작하여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내친 김에 서마지기를 지나 정상까지 가고 싶음 마음도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싶어 그냥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세 번째 연습은 바람재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마침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는 때라 만날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윗바람재까지 다녀왔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진달래가 피지 않았더군요. 바람재에는 진달래 축제 비석이 있고 3월 31일이라고 씌어 있는데, 해마다 가 봐도 그 날짜에는 진달래가 제대로 피지 않는 것 같더군요. 





한 주 뒤에 갔을 때도 진달래가 활짝 피지는 않았습니다. 그날은 잔뜩 흐린 하늘을 보고 출발하였는데 일기 예보대로 늦은 오후가 되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덕분에 꼼짝없이 비를 맞았습니다. 일회용 비옷과 우산을 챙겨갔습니다만, 장마비처럼 내리는 비를 맞으며 1시간 이상 걸었더니 속옷까지 몽땅 젖었더군요. 1시간 넘게 비를 맞으며 걸었더니 몸에 한기가 덜었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지요. 




그 다음 산행은 서원곡을 출발하여 무한산 정상을 거쳐 만날재까지 걸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등산을 자주하지 않다보니 무학산 정상은 정말 오랜 만에 올라갔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도 정확하게 몇 년만인지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마지막으로 무학산 정산에 오른지는 꽤 여러 해가 지난 것 같습니다. 


한 달 가까이 꾸준히 연습한 덕분인지 무학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서마지기 주변에는 조금 늦은 진달래가 활짝 피었더군요. 정상 부근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오래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완월동 쪽으로 하산 할 계획이었으나 컨디션이 좋다 싶어 내친 김에 만날재까기 걷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했더니 무학산 정상까지 갈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안개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휴식을 하고 대곡산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무학산 능선 길에는 진달래가 만발하였더군요. 산의 고도에 따라 진달래가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겠더군요. 산 아래쪽에는 진달래가 많이 떨어졌는데, 능선을 따라 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무학산엔 벚나무도 많아 연분홍 꽃이 필 때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하얀 꽃길이 펼쳐진 것처럼 보이는데, 확실히 벚꽃은 활짝 피었다 한 꺼 번에 꽃잎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작해야 일주일 혹은 열흘이더군요. 


벚꽃에 비하면 진달래는 오랫 동안 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 봄에는 햇살이 따뜻한 곳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조금씩 조금씩 높은 곳에 있는 꽃들이 차례로 피기 때문입니다. 


3월 하순부터 한 달 가까이 무학산 여기저기로 등산 연습을 다니느라 진달래가 피는 과정을 쭉 지켜보았습니다. 처음 바람재에 갔던 날 꽃망울을 잔뜩 움츠리고 있던 진달래부터 무학산 능선 길에 활짝 핀 진달래까지 한 달 넘게 진달래를 보면서 산행을 다닌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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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신불산 간월재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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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해발 900미터 신불산 간월재를 두 번째로 다녀왔습니다. 2012년 10월에 다녀왔으니 2년 만에 다시 간 것입니다. 그때는 함께 가자던 후배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바람에 저 혼자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일요라이딩 멤버 9명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아침 6시에 YMCA 회관 앞에 모여서 준비한 트럭에 자전거를 싣고 간월재로 올라가는 입구인 등억온천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등억온천 지구 근처에 주차를 하고 출발 준비를 마치고나니 8시가 다 되었더군요. 간단하게 몸을 풀고 알프스 산장까지 이동한 후에 본격적인 업힐을 시작하였습니다. 


봄부터 꾸준히 자전거를 탔기 때문인지 예상보다 많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등억 온천지구 근처에서 출발하여 간월재까지 올라가는데 딱 1시간이 걸렸습니다. 맨 후미가 도착하는 시간이 9시 50분이었기 때문에 먼저 도착해서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컵라면물을 끊여 멤버들을 먹였지요. 


전날 비가 오다 그쳤는데, 간월재에 오르니 엄청난 바람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져 무척 추웠습니다. 휴게소 옆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 모여 앉았지만 추위를 견디기가 힘이 들어군요. 휴게소는 10시가 다 되어 문을 열더군요. 일찍 올라온 등산객들은 모두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가 "왜 아직 문을 안 여냐?"고 원망하면서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신불산 간월재 휴게소입니다. '바람도 쉬어가는 휴게소'인데, 아침 일찍은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느즈막히 올라가야 쉬었다 갈 수 있고, 컵라면도 사 먹을 수 있습니다. 


2년 전에 갔을 때 등산온 사람들이 따끈한 컵라면 먹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서 휴게소를 기웃거렸지만, 끝내 문을 안 여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번엔 컵라면과 젯보일을 준비해 갔지요. 날씨가 워낙 춥고 바람이 많이부니 따끈한 컵라면 국물도 금새 식어버리더군요. 


아침일찍 출발하느라 빈속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월재를 올랐기 때문에 컵라면 한 그릇도 허기를 채워주었고, 따끈한 국물이 몸도 제법 녹여주었습니다. 



등억 온천 지구 근처에서 출발 준비를 마치고 찍은 사진입니다. 저와 함께 황매산, 화왕산을 올라갔던 멤버,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온 멤버부터 자전거 입문하고 채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멤버까지 9명이 함께 갔습니다. 


비록 시간 차이는 좀 있었지만 그래도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간월재 업힐에 성공하였습니다. 중간에 몇 번이나 내려서 끌바를 했다는 분도 있었지만 무사히 간월재에 도착하였지요. 



간월재에서 내려다보는 온천지구 모습입니다. 이날은 구름과 안개가 많았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 못하였습니다. 구름과 안개가 걷혔을 때 찍은 사진인데, 까마득히 아래로 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출발하여 자전거로 이 골짜기를 올라 온 것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신불산 정상입니다. 바로 앞 봉우리는 아니고 사진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지나서 신불산 정상이 있습니다. 간월재는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에 있는 고갯길입니다. 커다란 돌무더기가 바로 신불산 표지석입니다. 


11월 2일에 간월재를 갔었는데, 한 주일 뒤로 예정된 신불산 산악자전거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신 분들도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이쪽은 간월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면 끌바를 해서 간월산을 올라갈 수도 있지만 등산객이 많아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올 수 없기 때문에 정상으로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간월재를 올라가는 길은 세 곳이 있는데 배내 고개 근처에서 올라가는 비포장 길과 등억 온천지구 알프스 산장쪽에서 올라가는 길 그리고 신불산 자연휴양림 옆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간월제 휴게소 옆 데크에서 컵라면을 끊여 먹었습니다. 일찍 온 멤버들부터 차례차례 컵라면을 끊여 허기도 달래고 몸도 녹혔습니다만, 1시간 정도 강풍이 부는 곳에 있으니 추위를 견디기 힘들더군요. 산 아래는 그리 춥지 않아 반바지를 입고 갔다가 더욱 추위에 떨었습니다. 



일요 라이딩 멤버 중에 이날 참가한 9명이 모두 함께 찍은 단체 사진입니다. 단체 사진을 찍고 나서는 각자 자전거를 들고 간월재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간월재가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걸어서 올라가는 것 보다는 자전거가 더 빠릅니다.  



간월재 인증샷입니다. 해발 900미터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자전거를 더 높이 들고 멋있게 찍었어야 하는데 추위에 떨고 있는 멤버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퍼뜩 인증샷만 찍고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아들은 처음으로 간월재를 올랐습니다. 여름 방학을 지나고부터 빠지지 않고 일요라이딩에 참가하는 아들 녀석은 업힐을 힘들어 하는데 이날 간월재는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왔습니다. 나중에 배내재를 올라가는 길이 간월재를 오르는 것 만큼 힘들었는데도 이날 라이딩을 잘 해냈습니다. 



신불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하산하여 배내재를 향해 라이딩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등억 온천지구 알프스 산장에서 업힐을 하면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가는 길이 있고, 배내 고개 방향으로 가는 비포장길과 신불산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2년 전에 간월재를 올랐을 때 비포장 길로 내려가면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휴양림 방향으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지도를 보니 4km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더군요. 그런데 막상 산 아래로 내려와보니 이 4km가 모두 업힐 구간이었습니다. 


배내재까지 가는 5km 구간이 모두 오르막이었고, 이미 간월재를 올라갈 때 체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멤버들 모두가 배내재 올라가는 것을 무척 힘들어 하였습니다. 아마 다시 간월재를 간다면 절대로 휴양림 방향으로 하산 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배내재 방향으로 하산했다면 1km도 안 되는 오르막만 오르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날 라이딩 거리는 32km 밖에 안 됩니다. 2년 전 혼자서 비슷한 구간을 라이딩 하였던 날은 2시 30분 정도 걸렸었는데 이날은 3시간 30분가까이 걸렸습니다. 라이딩 시간만 1시간이 더 걸렸고 휴식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라이딩 시간과 휴식 시간을 합치면 총 3시간 정도가  더 걸렸습니다. 


꼭 기억해두어야 할 한 가지, 알프스 산장을 출발하여 배내재 - 석남사를 거쳐서 다시 알프스 산장으로 돌아가는 순환코스를 선택할 때는 절대로 '신불산 휴양림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가을 억새가 아름다운 신불산 라이딩...너무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서 억새도 제대로 못 보고 돌아왔네요. 2년 전보다 체력과 기술이 좋아진 덕분에 훨씬 더 가뿐하게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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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슬람 소개 2014.11.15 04:49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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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자연휴양림과 금전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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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정리하다가 지난 가을에 다녀 온 순천낙안읍성 자연휴양림과 금전산에서 찍은 사진을 찾았습니다. 그땐 분명 블로그에 포스팅 하려고 사진을 찍었을텐데 아이들과 캠프를 다녀와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여러 달을 지냈습니다. 


첫째 날은 아이들과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에서 자연체험과 여러가지 놀이를 하면서 보내고 둘째 날 일곱 살 아이들과 금전산 등산에 나썼습니다. 아이들은 여름에 지리산 노고단도 다녀왔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금전산도 올라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금전산은 높이가 많이 높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올라갔던 코스는 경사가 많이 가파르더군요. 휴양림에 설치된 간이 지도로는 몰랐는데, 나중에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지도를 살펴보니 저희가 올라갔던 코스가 가장 단거리 코스인대신 경사는 아주 가파른 길이었습니다. 


아래 지도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코스가 제가 다녀 온 길입니다. 일곱 살 아이들과 낙안읍성휴양림을 출발하여 능선까지는 함께 갔으나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하여 왔던 길로 되짚어 하산하고, 저 혼자 금전산 정상과 금강암을 거쳐서 하산하였습니다. 



금전산(金錢山 667.9m) 정상에 오르면 순천 낙안읍성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데, 호남정맥을 이루는 조계산에서 뻗어나온 지맥이라고 합니다. 금전산 정상과 금강암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오르면 발 아래로 낙안읍성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멀리 벌교까지 내다볼 수 있습니다.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을 출발하여 다시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경사가 심해 가파르고 미끄러지기 쉬운 곳이 많았습니다.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탁트인 전망과 기암들이 시야에 들어와 기분 좋은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에서 금전산 정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동굴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동굴이 아주 신기한 곳이지요. 입구에 서서 작은 동굴 안으로 소리도 지르고 돌멩이도 던져보았지만, 컴컴한 굴속으로 들어가는 녀석들은 없었습니다. 


능선에 올라서서 아이들과 헤어졌습니다. 가파른 계곡 길을 올라 온 아이들은 능선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눠먹고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서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갔습니다. 


저 혼자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멀리서 금전산 정상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지만 예상보다 정상은 훨씬 멀었습니다. 초행 길이라 길이 서툴러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마침 표지판을 설치하러 온 작업 인부들을 만났습니다. 



표지판 설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는데, 정상에 도착해보니 능선 길에 있는 표지판을 새로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으로 하산 하는 길을 물었지만, 길을 아는 분이 없었습니다. 


몇 분에게 길을 물었지만 모두 '낙안 온천'으로 가른 길만 있다고 하시더군요. 낙안온천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금강암'이 나오고 금강암이 있는 곳에서 '낙안읍성 휴양림'으로 가는 표지판을 찾았습니다. 금전상 정상에서부터 금강암을 지나서 걷는 길은 모두 오른쪽으로 낙안읍성과 벌교를 바라보며 걷는 길입니다.



산 아래 옹기종기 초가지붕이 모여있는 낙안읍성이 마치 모형처럼 보이더군요. 산길을 따라 걷는 동안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읍성의 윤곽이 멀리서도 뚜렷하게 보입니다. 



금전상 정상 바로 아래에 한적한 암자가 있습니다. 마치 아무도 없는 암자처럼 조용하더군요.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암자를 스쳐지나야 하는데 인기척이라고는 없었습니다. 


화려한 단청 같은 것이 없는 소박한 기와 건물 한채가 전부였습니다. 수행하는 분이나 머무를 수 있는 도량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가 올라갈 수 없는 것이니 식재료는 모두 산아래에서 지고 올라와야 할 것 같더군요. 



금전산 정상에서 금강암을 거쳐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면서 찍은 하늘입니다. 구름이 조금씩 흩어져 있고 하늘은 맑고 푸르렀습니다. 



멀리 전망대가 보입니다. 전망대에서면 발 아래 낙안읍성 뿐만 아니라 멀리 벌교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낙안읍성 자연휴양림으로 돌아오니 정말 힘들고 지치더군요. 많이 걷지 않았지만 마음이 급해 빨리 걸었기 때문에 몸이 많이 지쳤습니다. 내리막 길을 급히 내려오느라 빠르게 걸었더니 발바닥도 많이 아프더군요. 



낙안읍성 휴양림에서 금강암을 거쳐서 금전상 정산으로 가는 길 입니다. 이 길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휴양림 안에서 이 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통나무로 된 산장(방갈로) 옆으로 금강암과 금전산 정산으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이 들지 않아 아늑한 느낌이 들더군요. 정상에서 내려와 이곳에 혼자 앉아서 한 참 동안 다리 쉼을 하고 내려왔지만, 능선에서 헤어졌던 일곱 살 아이들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내려 오는 길도 가파르고 험해서 쉬엄쉬엄 내려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하더군요.


금전산은 일부러 다시 등산 하러 갈 일은 없는 산일 것 같습니다만, 낙안읍성자연휴양림에서 하룻 밤을 자게 된다면 꼭 한 번 올라가 볼만한 산입니다. 순천낙안읍성과 벌교를 향해 탁 트인 전망하는는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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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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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어리목-윗세오름-영실코스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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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2월 제주 여행기를 이어갑니다. 제가 속한 단체 회원들과 지난 2월 1일부터 4일까지 제주로 연수를 다녀오면서 둘째 날인 2월 2일(토)에 한라산 등반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한라산 등반은 주로 성판악 코스를 통해 정상인 백록담을 다녀오는 코스로만 다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어리목에서 출발하여 영실로 내려오는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일행 중에 한라산 등반을 처음하는 하는 분들도 있어서 정상인 백록담을 못가는 것을 아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장거리 등반을 힘들어 하는 일행들이 있어서 비교적 원만한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아울러 유홍준 교수가 <나의문화유산답사기 - 제주편>에서 한라산 영실 코스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놓은 글을 읽은 탓도 컸습니다.(관련 포스팅 : 2013/01/11 - [책과 세상 - 여행] - 제주 허씨들, 이 책이 바로 족보(?)입니다)

 

 

아침 일찍 숙소를 출발하여 오전 8시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토요일이라 등산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해보니 등산객이 많았었는데, 어리목코스 보다는 영실 탐방로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육지에는 이제 봄이 시작되었지만, 제주는 한 달 전부터 이미 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1월에 성판악 코스로 한라산을 올랐을 때만 해도 눈이 허벅지 높이까지 쌓여 있었는데, 2월에 어리목 탐방로에는 눈이 별로 없었습니다. 며칠 전에 비가 내려 눈이 많이 녹았고 기온이 높아서 쌓인 눈들이 녹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어리목을 출발하면서 일행 중 일부는 아이젠을 착용하였고, 또 다른 일부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등산을 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눈과 얼음이 없었고 그늘진 곳에만 눈과 얼음이 남아 있어서 어떤 구간은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불편하였고, 어떤 곳에서는 아이젠이 없어서 불편하였습니다.

 

조금 만 더 가다가 길이 미끄러우면 아이젠을 착용해야지 하고 미루다보니 윗세오름대피소까지 아이젠 없이도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남벽분기점까지 다녀올 때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녀왔는데, 등산로 대부분이 양지 바른 곳이라 아이젠 없이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어리목 탐방로는 사제비동산까지가 힘든 구간입니다. 탐방 안내도에도 어리목에서 사제비동산까지 2.4km 구간이 가장 힘든 구간으로 표시되어 있고, 빨간색으로 길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쉬엄쉬엄 걸었던 탓인지 별로 힘든 줄 모르고 사제비동산을 거쳐서 만세동산까지 올랐습니다.

 

어리목 탐방로를 출발하여 2시간 만에 만세 동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사방이 탁트인 맑은 하늘이 나타났는데, 발아래로는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산아래 있는 사람들에게는 구름이 잔뜩낀 흐린 날이었을 텐데, 구름 위를 걷는 사람들에겐 따뜻한 봄 햇살이 쏟아지는 평화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입니다. 11시 20분쯤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하였는데, 마침 점심시간에 가까운 시간이라 정말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있었습니다. 컵라면을 사기 위해 20~30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일행은 반으로 나뉘었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곧장 영실 탐방로를 통해 하산하는 팀과 남벽분기점을 다녀오는 팀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영실탐방로로 하산하는 팀은 윗세오름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하산하기로 하고, 남벽분기점을 다녀올 팀들은 점심 식사를 미루고 남벽분기점을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남벽 분기점까지 가는 길은 힘든 코스가 없었습니다. 적당한 오르막과 적당한 경사의 내리막길이 이어졌고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남벽 분기점까지 가는 길은 대체로 내리막길이 많았습니다. 반대로 남벽분기점에서 윗세오름 대피소로 돌아오는 길은 대체로 오르막이 많았지만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한라산 정상부만 빼고는 사방이 탁트이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여 멀리 흐릿하지만 제주 남쪽 바다와 삼방산 그리고 가파도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남벽분기점 전망대입니다. 윗세오름대피소를 출발하여 힘들고 지쳤다 싶었을 때 남벽분기점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남벽분기점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병풍처럼 서 있는 한라산 남쪽 정상부를 바라보면서 걷는 길이었습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병풍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지고 한라산 정상부의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마다 조금씩 다른 풍경이 사진으로 담겼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고 햇빛이 따뜻하여 봄기운을 만끽하면서 걸을 수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눈이 많이 쌓인 곳도 있었지만, 겨울 눈길을 걷는 것 만큼 힘들지 않았습니다.

 

 

 

일행 중 2/3는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영실탐방코스로 하산을 하였기 때문에 남벽분기점을 다녀오는 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어 여유롭게 걷지는 못하였습니다.

 

걸음을 걸을 때마다 시시각각 바뀌는 한라산 정상부를 보면서 감탄하며 걸었지요. 병풍 바위 바로 뒤쪽에 있는 백록담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제주남쪽 바라를 시리도록 볼 수 있겠더군요.

 

 

 

파노라마 사진처럼 다양한 모습의 한라산 정상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눈이 쌓여 있었거나 신록이 푸르렀다면 더 절경이었을 것 같습니다. 한라산 남벽 분기점을 다녀오기에 2월은 적당한 시기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만약 한 겨울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시기였다면 설산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겨울을 기약하였습니다.

 

 

대략 2시간쯤 걸려 윗세오름 대피소로 되돌아왔습니다. 남벽분기점에서는 그야말로 인증샷만 찍고 돌아온 셈입니다.  오후 1시 30분쯤에 윗세오름 대피소로 되돌아 왔습니다. 갔던 길을 되돌아 왔지만 초행길이라 그런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컵라면과 준비해온 간식과 소주로 점심을 대신하였습니다. 산에서 먹는 컵라면은 항상 지상 최고의 만찬입니다. 따끈한 컵라면 국물과 시원한 소주의 조화로운 맛을 어디에 비할까요?

 

평소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먹는 소주와 라면 국물은 환상적이지요. 앞서 점심을 먹고 먼저 영실 탐방로로 내려간 일행들 배낭에는 소주가 없어서 크게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똑같이 컵라면을 사서 점심을 먹었는데, 소주가 없었던 일행들은 라면이 맛이 없었다고 불평이더군요. 소주와 컵라면을 함께 먹었던 다른 일행들은 라면 맛이 끝내줬다고 하였구요.

 

 

윗세오름 대피소는 해발 1700미터입니다만, 그리 힘들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어리목대피소가 해발 1000미터쯤 되는 곳이었기 때문에 고도로는 고작 700미터를 올라온 셈입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시기에는 사진에 있는 빨간색 깃발을 보면서 등산로를 찾아 걷는 모양입니다.

 

 

영실 코스로 내려오는 하산 길입니다. 겨울과 봄 사이의 삭막함이 가을의 삭막함 못지 않더군요. 영실 탐방로로 내려오는 하산 길은 기암절벽과 병풍바위 그리고 꼬불꼬불한 바위산 하산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된 신록이 푸른 계절의 아름다움과 바위를 가르고 흘러내리는 폭포를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만, 봄의 삭막함은 다 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영실 탐방로 역시 입구에서부터 병풍 바위를 조망지점까지 약 2km 구간이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만, 하산길이었기 때문에 힘들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쯤 되었을 때 영실 탐방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영실 코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면 늦봄부터 여름 사이 혹은 한 겨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간직하면서 돌아오는 봄을 기약하였습니다. 올해는 연초부터 제주와 인연이 자주 닷는 듯하여 4월 영실의 아름다운 경치를 기약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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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바다에 떠 있는 여신의 모습,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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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토) 새해 첫 산행으로 한라산을 다녀왔습니다.

 함께 일하는 실무자들과 매년 1월에 하는 연수를 올해는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1월 4 ~6일까지 제주도에 머물렀는데,

첫 날은 종일 방안에서 공부만 하고 둘째 날 한라산 산행에 나섰습니다.

 

저희 일행이 제주에 있는 동안 육지는 한파가 몰아닥쳐

수도관이 얼고 터지는 맹추위가 지속되었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제주에서도 서귀포 중문단치 근처에 숙소를 정했기 때문에

정말 따뜻한 제주 날씨를 경험하였습니다.

 

여름에 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행이 피서라면

겨울에 추위를 피해 떠나는 '피한' 여행을 다녀온 셈입니다.

 

 

이 사진은 첫 날 방안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공부만 하다가

서귀포 시내로 점심 먹으러 나가서 찍은 한라산 사진이입니다.

한라산 정상부가 구름을 완전히 벗어나서 얼굴을 환하게 내밀고 있는 사진입니다.

제주에 여러 번 다녀왔지만 한라산 정상부가 환히 보이는 날은 자주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은 진달래 대피소 조금 못 미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희 일행이 한라산에 갔던 날은 전날과 달리 새벽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 근처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한라산 정상부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이날은 구름이 하루 종일 한라산 정상부 아래에 걸려 있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 푸른 하늘이 드러났고 한라산 정상부도 훤히 들러났습니다.

 

 

진달래 대피소 가는 길, 눈쌓인 나무들입니다.

눈이 오고 시간이 꽤 지났는지 녹았다, 얼었다 한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부로 올라가는 곳에 있는 진달래 대피소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허기도 달랩니다.

저희가 갔던 날도 컵라면을 사기 위해 선 줄이 대피소 바깥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등산객이 더 많이 몰렸던 것 같습니다.

 

한라산 등산을 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진달래 대피소에 12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정상 등반을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갔던 날도 12시를 넘겨 도착한 등산객들이

국립공원 관리 직원분들과 실랑이를 벌이더군요.

 

등산로 곳곳에 12시를 넘기면 정상 등반을 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있었는데도

막무가내로 보내달라고 우기는 분들도 있어 참 안타까웠습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이런 고드름이 많이 있었습니다.

나무가지에 쌓인 눈이 햇빛에 녹아내리다가 밤에 다시 얼어서 고드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산을 올라가면서 물 대신에 이 고드름을 많이 따서 먹었습니다.

눈은 입속에 넣어도 갈증을 달래주지 못하는데

고드름을 따서 먹으면 제법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이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위로 쳐다보는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게 맑았습니다만,

아래로 내려다보는 하늘은 구름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날은 해발 1700~1800미터 사이에 구름이 폭풍을 일으키는 바다처럼 떠 있었습니다.

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 마치 폭풍이 치는 날 바닷가에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 같았습니다.

 

 

폭풍이 치는 구름 바다 앞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 처럼 서 있는

눈 쌓인 나무들이 서 있습니다.

어께에 눈을 잔뜩 짊어진 나무들은

강한 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이 서 있을 것 같은 장엄한 모습이었습니다.

눈 쌓인 우람한 나무드르이 모습이 장군의 갑옷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거대한 구름 파도가 몰려와 한라산에 부딪쳐 흩어지는 모습입니다.

구름 파도는 폭풍처럼 휘몰아치지 않았지만, 산을 허리를 휘감으며 끝없이 밀려왔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향해 걷다가 발끝에 있던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잔잔한 구름 파도가 떠밀려오다가

어느새 육지를 향해 달려오는 쏜살같은 파도로 바뀌기도 합니다.

 

 

정상에 가까이 다가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구름 파도가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하고 멀리 발아래에 멈춰 있습니다.

 

 

구름이 흩어진 동안 구름 바다 아래에 있던 한라산 줄기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시 정상을 향해 걷다가 뒤돌아보니 다시 구름 바다가 산 줄기를 가두어 버렸습니다.

구름이 걷혀 있는 빈자리로 멀리서 하얀 구름이 파도처럼 밀려와

다시 구름 바다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향해 올라오는 등산객들입니다.

주말이고 따뜻한 날씨 덕분에 등산객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오전 7~8시 사이에 특히 등산객이 많이 몰렸습니다.

새벽 6시에 출발하여 일찌감치 한라산 정상에서 올랐다 내려올 때,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 줄어서서 몰려오는 등산객들로 혼잡하였습니다.

 

 

저희 일행이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랫쪽 등산로에는 사람들이 끓임없이 정상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알리는 표지목입니다.

바로 뒤로 백록담이 보입니다.

 

 

백록담을 둘러싸고 있는 한라산 정상부의 능선입니다.

표지목이 서 있는 곳에서 왼편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능선 너머로는 사방으로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 본 백록담입니다.

호수는 얼어 붙어었을 것이고 그 위로 겨울 들어 여러 번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에 올라도 구름 때문에 백록담을 볼 수 없는 날이 많다고 하는데

이 날은 꽁꽁 얼어붙은 눈쌓인 백록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라산 정상부에서 오른쪽으로 바라 본 능선입니다.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하는 분들은 이쪽 방향으로 길을 잡아 내려가더군요.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있었던 블로거 '파르르님'이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니 성판악 코스보다 멋지 광경이 많더군요.

 

 

새벽 6시 입산이 시작되자마자 산행을 시작한 덕분에 일찍 산행을 마쳤습니다.

성판악 휴게소로 되돌아 내려오는 길에 '사라 오름'을 다녀왔습니다.

'사라 오름'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한라산 정상부 입니다.

아래로 서귀포 시가지와 바다는 구름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라 오름 호수도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커다란 호수 위를 걸어 다닐 수 있었습니다.

눈이 적당히 녹은 설경은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였습니다.

 

사라 오름에 들렀다가,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성판악 휴게소에 되돌아 왔습니다.

성판악 휴게소를 출발하여 한라산 정상을 다녀오는 길은

내려 오는 길이 특히 좀 지루한 편입니다.

그래도 눈 구경 실컷하며 즐겁게 내려왔습니다.

 

 

한라산 등산 일지

5시 40분 성판악 휴게소 도착/ 산행준비 - 아이젠, 스패츠, 방한용품 착용

6시 10분 성판악 휴게소 출발
8시 35분 진달래 대피소 도착/ 다른 일행 도착 때까지 긴 휴식
9시 10분 한라산 정상으로 출발
10시 30분 한라산 정상 도착
11시 20분 진달래 대피소 도착/ 점심 식사 및 휴식
12시 20분 진달래 출발하여 하산
12시 50분 사라오름 전망대 도착
13시 10분 사라 오름 갈림길 도착
14시 20분 성판악 휴게소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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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돌이 2013.01.13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한라산 설경은 언제나 멋지고 깨끗해 보입니다
    운이 좋으시군요 백록담도 보시고,,,, 잘 안보여주시는데
    관음사로 가시죠? 거기 용진각 계곡과 삼각봉, 소나무숲, 관음사 계곡의 눈이 생각납니다
    한번 가야겠습니다 편안한 휴일되세요

    • 이윤기 2013.01.13 23:01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담엔 꼭 관음사 코스를 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영실코스도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82살 할머니, 아소산 기슭에서 세계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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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전거여행③] 값싸고 친절한 여행 박물관, 아소유스호스텔(http://www.aso-yh.ecnet.jp/)

 

지난 11월 1 ~5일까지 4박 5일간 일본 큐슈 지역으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앞서 두 번의 포스팅을 통해 오후 내내 자전거 둘러 메고 전철만 타고 다닌 사연과 아소산 자전거 투어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일본 도착 첫 날 묵었던 숙소 아소유스호스텔에 관하여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날 후쿠오카항에 내려서 하카다역으로 이동한 후 전철을 세 번이나 갈아타고 아소역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8시 30분, 근처 편의점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소유스호스텔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쯤 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아소산 분화구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1.5km쯤 오르막 길을 올라가자 길 건너편(일본은 좌측통행이라)으로 나즈막한 2층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일본어와 함께 영어로 ASO YOUTH HOSTEL 이라고 씌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배를 타고 오면서 배멀리에 시달리고, 오후 내내 자전거를 메고 전철을 타고다니느라 피곤한 몸을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아소유스호스텔에 도착했을 때 첫 인상은 '서글픔'이었습니다.

 

바람이 슁슁 통하는 낡고 오래된 벽, 삐그덕 거리는 복도와 낡은 이층 침대, 침대 위에 수북한 이불과 요를 보는 순간 오늘 밤 추위에 떨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마침 일본에 도착한 첫 날 한국과 일본에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일기예보에 다음날 아침 기온이 1도까지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었고, 전첡에서 내렸을 때 기온이 확 내려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스호스텔이 있는 위치가 해발 500m가 넘는 곳이었기 때문에 후쿠오카보다 기온이 훨씬 낮을 수 밖에 없었구요.

 

한 밤 중에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고, 어쨌든 하룻 밤을 묵어야 한다는 현실은 조금도 바뀔 수 없었습니다. 침대 시트 한 장씩을 받아서 컴컴한 복도를 따라 4인 1실인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낡은 2층 침대와 바람이 숭숭 통하는 창문이 한 없이 서글펐지만 다행이 온천물이 나오는 목욕탕이 있다고 하더군요.

 

 

 

만사 제쳐놓고 우선 피곤한 몸을 따뜻한 물로 씻고 싶어 목욕탕으로 갔습니다. 오래된 여인숙 같은 곳에 있을 법한 조그만 목욕탕이었는데, 뜨거운 온천물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낡은 목욕탕이지만 뜨거운 온천물이 가득하였고 하루 종일 피곤에 치친 몸을 푸는데 최고였습니다.

 

이마에 땀이 베이도록 온천물에 충분히 몸을 담그고 나오니 어슬어슬하던 몸 속으로 찾아들던 추위도 싹 사라지고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동료들과 다음날 일정을 확인하기 위한 회의를 하기 위하여 밤 11시쯤 식당에 모였는데, 이 낡은 유스호스텔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스호스텔을 운영하는 할머니는 자그마치 여든 두살이나 되셨다고 하더군요. 남편과 함께 평생 이곳에서 유스호스텔을 운영하였고, 작년에 남편과 사별한 후에는 혼자서 유스호스텔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가이드 역할을 하는 동료에 따르면 이 유스호스텔은 아소시에서 만든 공공 시설인데 워낙 낡은 시설이라 할머니가 아니면 더 이상 운영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계속 운영한다고 하더군요. 아마 일본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숙소 중 한 곳일거라고 하였습니다.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성인은 1박에 2450엔, 청소년은 1830엔이더군요. 저희가 일본에서 4박은 한 숙소 중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였습니다.

 

일본에서 첫 날 밤을 보내는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다음 날 아소산(1520m)라이딩에 대한 계획을 의논하느라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와 전 요코하마 YMCA 사무총장에게 선물로 받은 소주를 나눠먹으며 밤 12시까지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머니는 낡은 식당에서 뒤풀이 하는 우리 일행들을 위하여 온풍기도 틀어주고 녹차 마시는 법, 전자레인지 사용법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아소유스호스텔은 식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음식을 준비해오면 요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도 둘째 날, 아침 일찍 아소산 라이딩을 떠나기 위하여 컵라면, 햇반, 김치, 참치 등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준비를 해왔습니다. 각자 2~3끼 분량의 음식과 팩소주 등을 준비해왔는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자전거 타는 것이 부담스러우 둘째 날 아침과 점심에 모두 먹으치우고 배낭 무게를 줄이자는데 쉽게 합의가 되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 식사 준비를 하면서 간밤에 흐릿한 조명 때문에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식당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찾아 온 여행자들의 흔적이 가득한 아소 유스호스텔의 40년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낡은 유스호스텔이라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한 때는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젊은들로 넘쳐나는 명소였다고 합니다. 식당 한 켠에는 오래된 피아노와 기타 같은 악기들, 손 때 묻은 코펠과 낡은 군용 반합에 이르기까지 세계인들의 흔적이 가득하였습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면서 함께 모여서 즐기던 모습이 저절로 상상히 되더군요. 저희 일행도 이른 시간에 도착하였다면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하면서 흥겨운 뒤풀이 시간을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주방에는 낡았지만 아직도 잘 작동되는 토스트기,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보온병 등 손때 묻은 취사도구들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다양한 커피와 차, 홍차들이 찬장에 쌓여있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관광자료, 지도, 책과 사진들, 그리고 각 나라에서 온 크고 작은 여행 기념품들이 벽면을 따라 가득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낡은 오디오와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음반들도 잔득 쌓여 있더군요. 모두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곳을 찾아왔던 여행객들의 흔적이었습니다.

 

40년 동안 아소유스호스텔 운영해 온 여든 두 살의 할머니는 아소산 기슭에서 세계의 젊은이들과 만나며 평생을 살아오셨더군요.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자들만이 세계와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할머니를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아래 사진속의 빨간 점퍼를 입은 분이 유스호스텔 할머니입니다)

 

 

 

40년 전통의 여행박물관 같은 유스호스텔

 

여자 숙소에 전기 콘센트를 찾을 수 없다고 하여 2층에도 잠깐 올라갔었는데, 커다란 천체 망원경이 놓여있었습니다. 이곳 유스호스텔에서 별을 관측하는 행사도 해왔던 것 같더군요. 천체 망원경과 함께 별 관측 행사 팜플렛이 놓여있었습니다.

 

어쩌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취미생활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모두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활동을 하셨고 산악협회 회원으로 활동하셨다고 합니다. 아소유스호스텔 구석구석을 러보면 살아있는 여행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간직된 이곳, 마치 외갓집을 찾아간 느낌이라고 할까요.

 

할머니는 40년 동안 아소유스호스텔을 지키면서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여행객들과 만남을 통해 세계와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계인으로 살아오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이드 역할을 맡은 동료를 통해 할머니의 사연을 들으면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만, 일정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기회를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둘째 날 아침을 먹고 아소산 라이딩을 떠날 준비를 하면서 할머니에게 아소산을 다녀올 때까지 배낭을 좀 맡아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흔쾌히 식당에 배낭을 모아놓고 다녀오라고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만약 할머니가 배낭을 보관해주지 않았다면 저희 일행은 모두 무거운 배낭을 메고 아소산을 올라가야했는데, 할머니께서 흔쾌히 부탁을 들어준 것입니다. 원래 아소유스호스텔은 퇴실 시간이 오전 10시입니다.

 

일본 여행 경험이 많지 않지만 대체로 일본에서는 예약, 약속, 정해진 규칙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소유스호스텔에 배낭을 맡기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탁을 하였는데, 의외로 흔쾌히 허락을 받은 것입니다.

 

 

 

할머니께서는 점심 때쯤 되어서 병원을 다녀오셔야 한다면서 저희 더러 12시까지 내려오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막상 라이딩을 해보니 계획대로 되지 않아 맨 선두에 내려온 동료들이 12시 조금 넘어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이미 병원으로 가셨고 유스호스텔은 문을 열어 두셨더군요. 먼저 도착한 동료들이 배낭과 짐을 모두 유스호스텔 마당에 꺼내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남은 컵라면과 햇반, 김치, 참치 등을 몽땅 꺼내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유스호스텔을 운영하시는 할머니 덕분에 무거운 배낭을 맡겨 놓고 아소산 라이딩도 다녀오고 둘째 날, 아침과 점심을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들로 떼우고 식비도 아낀 셈입니다.

 

 

 

이 할머니의 가장 큰 고민은 건강문제도 아니고 돈 문제도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유스호스텔 시설이 낡아 찾아오는 여행객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안타까움이라고 하였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에 아소역 바로 근처에 새로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깨끗한 시설로 새로 지은 데다가 이 게스트 하우스는 안 주인이 한국 사람이라 한국인 여행객은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이 게스트하우스로 모두 몰려가버렸다더군요.

 

솔직히 저도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전화 예약도 가능한 새로 생긴 게스트 하우스가 매력적이긴 합니다만, 전세계에서 아소산을 찾아왔던 여행객들의 흔적이 가득한 아소유스호스텔 역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할머니와의 의사소통은 단어를 조합하는 일본어와 눈치와 몸짓으로도 어렵지 않게 가능합니다. 아소산 기슭의 낡은 유스호스텔에서 세계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아소유스호스텔'을 추천합니다. 

 

 

http://www.aso-yh.ecnet.jp/

 

 

 

<관련 포스팅>

2012/11/01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일본여행, 부산항 근처 주차하기

2012/11/02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일본, 자전거 메고 전철 타기

2012/11/07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일본 아소산, 자전거로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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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lash coupon discount 2012.11.12 20:08 address edit & del reply

    박근혜라는 인물을 알면 우리의 삐뚤어진 현대사를 깨닫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닙니다. 숨겨졌던 진실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2. Mundae Air Duct Cleaning in The Woodlands 2012.11.12 20:08 address edit & del reply

    '독재자의 딸'이었다는 공격은 초딩들의 싸움에서 너 잘났다고 싸우는 수준입니다. 그녀가 왜 전두환으로부터 지금 돈 3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받았고,

  3. 54746465 2014.01.15 00:37 address edit & del reply

    혹시 예약하셔셔 가셧나요? alsrlalsrlek@naver.com 여기로 답장좀해주세요 ㅎㅎ.

국립공원 지리산 노고단에 카페베네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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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순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지리산 노고단을 다녀왔습니다.

 

성삼재 도로 입구에서 문화재관람료를 내고가라는 천은사 직원들 때문에 기분이 몹시 상하였지만, 성삼재를 거쳐서 노고단까지 짧은 산행을 잘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관련 포스팅 : 2012/08/29 - [소비자] - 성삼재 입구 문화재관람료는 불법 판결났다는데?

 

태풍처럼 사납지는 않았지만 흐리고 구름이 잔뜩낀 하늘을 보고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노고단에 올랐을 때는 하늘이 활짝 열리고 맑아져서 기분이 한결 더 상쾌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다시 성삼재 주차장에 내려왔을 때, 유명 커피숍이 있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깜짝놀랐습니다.

 

아침에 올라갈 때는 회원들과 함께 산행 준비를 하느라 미쳐 커피숍이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는데, 오후에 산을 내려왔을 때는 바로 딱 눈에 띄더군요.

 

이 커피숍이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나는 곳에 딱 위치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새 방앗간 처럼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의 시선이 이 커피숍에 머무르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장소라는 것입니다.

 

 

 

 

성삼재 입구에 있는 천은사에서 강제로 받는 문화재 관람료 때문에 아침부터 불쾌하였는데, 국립공원 안에 프렌차이즈 커피숍은 또 뭐란말입니까?

 

아니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국립공원 안에 커피숍은 또 뭐란 말입니까?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돈 벌이를 위해서 이런 기가막힌 일을 벌였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더군요.

 

국립공원까지 와서 커피를 꼭 마셔야 하더라도 각자 준비해 온 커피만 마셔도 충분합니다. 혹시 등산객들이 국립공원 안에서 제대로 만든 원두커피를 마시고 싶다며 커피숍을 설치해달라고 민원이라도 넣었을까요?

 

성삼재에는 오래 전부터 기념품과 먹을거리들을 파는 상가 건물들이 있기는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카페베네 처럼 노고단으로 가는 길목을 딱 막고 서 있지는 않았습니다.

 

카페베네는 워낙 위치가 좋다보니 노고단을 다녀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모르긴해도 도심지에 있는 카페베네 매장에 비하여 매출이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카페베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에 기념품 상점이 있던 곳에는 해외 유명브랜드 등산용품점이 들어섰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등산용품 브랜드 로고는 성삼재에서만 본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천왕봉을 다녀올 때도 로터리 대피소에 사진에 보시는 등산용품 브랜드 로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마치 전속계약을 맺은 것 처럼 지리산 대피소마다 등산용품 브랜드 로고가 붙어있었습니다. 아마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해당 브랜드만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성삼재에는 매장도 임대를 한 모양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특정 브랜드 커피숍과 등산용품을 홍보하기 위하여 이런 일은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경영개선(?)을 빙자하여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을까 짐작됩니다.

 

그럼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원래 이런 일은 하는 곳일까요?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이런 일은 하는 곳은 아닙니다. 1987년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을 만든 것은 지방정부들이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것이 부실하고 관리 체계가 다원화되어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전문관리기관을 설치하였다고 합니다.

 

환경부장관의 권한을 위탁받아 국립공원 보호 및 보전과 공원시설의 설치, 유지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보건 및 여가와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아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익 사업'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연생태계와 자연 문화경관 조사 연구 및 보전, 야생 동식물 복원, 건전한 탐방문화 정립, 안전관리 및 공원시설 설치 유지 관리, 공원자원 훼손 예방 및 불법행위 단속 등이 주요 기능과 역할입니다.

 

그런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노고단으로 가는 입구인 성삼재에 카페베네 커피숍을 만들고 유명브랜드 등산복 매장 입점을 허가하는 것이 '자연생태계와 자연문화경관 조사 보전'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참 어이없는 일입니다.

 

 

 

관련법규를 살펴보면 아무나 카페베네 같은 커피숍을 열수도 없고, 등산브랜드 광고판을 부착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국립공원내에 불법 광고물을 부착하는 생위에 대해서는 모두 처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국립공원내에서는 지정된 장소 밖에서 상행위를 할 수 없도록 되어있고,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허가 받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상행위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금지행위는 상행위 뿐만 아니라 취사도 금지되어 있고, 야영도 금지되어 있으며, 주차도 아무곳에나 하면 안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카페베네와 같은 커피숍이 국립공원 구역 내에 설치되기에 적한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참 궁금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지 않고 상행위를 하는 경우 법에 따라서 처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카페베네와 등산전문점은 적지 않은 임대료를 내고 입점하였을 것입니다.

 

아마 독점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니 적지 않은 임대료를 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고유 업무'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기업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야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혹시 특정기업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리산 노고단 성삼재에 있는 카페베네와 등산전문점 매장을 보고나니 아래 있는 윤리경영 선포문이 참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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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작가 2012.08.31 10:02 address edit & del reply

    특정 프렌차이즈의 독점은 좋게 보이지 않네요... 정말

  2. 하늘맘 2012.08.31 10:36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번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노고단을 다녀왔는데, 커피전문점, 등산용품 전문점이 버젓이 들어와 있어서 국립공원이 가게를 임대해서 수입을 올리는 곳이었나..
    지리산을 너무 아끼는 사람으로써 편협한 생각인지 몰라도 이렇게 대놓고 돈벌이를 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영 시원치않았습니다.

  3. 황토마을 2012.08.31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 노고단..조금 선선해지면 다시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커피전문점 등산용품점은..너무 산정상쪽 아니라 산아래 입구쯤 생기는게 맞을텐데..

  4. 유유 2012.08.31 12:09 address edit & del reply

    대기업들이 돈 먹인 거겠군요ㅜ
    저런 가게들때문에 보기가 정말 안 좋네요 ㅜ

  5. ~~ 2012.08.31 12:14 address edit & del reply

    라퓨마에서 국립공원 지원하고 있죠

    • 허새비 2012.08.31 13:03 address edit & del

      제가 보기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라퓨마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6. 무명 2012.08.31 12:47 address edit & del reply

    참....일찍도 아셨습니다
    제가 알기론 한참전부터 있었는데..

    • 허새비 2012.08.31 13:04 address edit & del

      일찍 아셨는데...지금껏 뭐 하셨습니까?

  7. 이민자 2012.08.31 12:50 address edit & del reply

    20년 전엔 자연 그대로였습니다! 20년간 입산금지하면 될겁니다!
    안되겠죠? 누군가의 입에 풀칠을 해야하니까요...
    그~ 누군가가 누구일까요?
    지리산 근처에 사는 관련자들과 수수방관자들이 모두 진범.공범들이겠죠!

    • 이민자 2012.08.31 12:57 address edit & del

      케이블카 설치하려는 자들이 누구죠?
      제주도에 해군기지 찬성하는 자들이 누구죠?
      설악산 '대청봉'에서 삼겹살을 궈먹는거.. 방관하는 자들이 누구죠?
      앞으로 20년 후에 그들이 거기 살고 있을까요?
      수백년이 지난 그랜드캐년(미국내 10대 관광지)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 이민자 2012.08.31 13:11 address edit & del

      문제가 있으면 이슈화 하고 나서십시오!
      이슈화 이후에.. 안나서면 더 빨리 악화되더이다!
      더 해도 된다고 생각들 하니까요!
      국립공원은 그들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설마 민원만으로 해결하시려는건 아니겠지요?
      정치적 공론화!!! 지속적 미디어화와 자치단체장 면담 후 고소!!!

  8. 쿠쿠 2012.08.31 13:27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대단하네요;;
    어쩜;;

  9. LJS 2012.08.31 14:16 address edit & del reply

    카페베네는 모르겠고 라푸마가 국립공원 후원한다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어느 순간 대피소마다 라푸마 로고가 크게 붙어 있는 걸 보았을 때 안타깝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사정이 있겠지라고만 생각했는데 갈수록 가관이네요. 시기 적절한 포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짚어 주는 사람이 있어야 돌아보지요.

    • 이윤기 2012.09.03 08:1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렇게 지리산 곳곳에 광고판을 붙이고, 매장 임대료로 1년에 고작 4천 만원 낸다고 하더군요.

  10. 에스원 2012.08.31 16:20 address edit & del reply

    산 속 깊숙이 들어온 근대의 마케팅! 산은 산일때 가장 멋있을 것 같습니다.

  11. 두두리스 2012.08.31 20:5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보기가 흉하네요 어떻게 자연적인 산속에 저런 인위적이고 때묻은 가계가 들어오다니

  12. kws0303 2012.09.20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른봄에 갔었는데 왠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든것 같은 느낌이.. 바로 저 상점들 때문이었구나. 지금보니 그렇네요 ~~

등산화 밑창 교체,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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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이들과 무학산 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과 등산을 다니고 있는데, 잔뜩 흐린 날씨에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몰라 정상에 오르지 않고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마산여중 입구에서 출발하여 서원곡 - 완월폭포 - 만날재를 거쳐 밤밭고개까지 10km를 좀 넘게 걸었는데, 오랜만에 걸은 탓인지, 무덥고 습한 날씨 탓인지 전에 없이 힘든 걸음이었습니다.

 

후배들과 둘레길 걷기를 마치고 신마산에 있는 찜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곁에 있는 동료 한 명이 "부장님 등산와 밑창이 떨어졌다"하고 알려주는겁니다.

 

그래 발을 들고 확인해보니 등산화 밑창이 터져버렸더군요. 육안으로 보기에 그냥 밑창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터져 버렸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작은 폭발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밑창이 '팍' 터졌더라구요.

 

천안함 사고 후에 많이 들었던 '피로파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등산화가 오래 되어 밑창 고무가 터져버렸는데, 천안함도 오래된 배가 어느 날 갑자기 폭삭 내려 앉아 버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확 들어군요. 10년 넘게 신은 등산화도 피로가 누적되어 한 번에 팍 터져버린 것 같았습니다.

 

대략 따져봐도 10년은 훨씬 더 신은 등산화이니 밑창이 망가질 때도 되긴 하였습니다만, 가죽이 워낙 멀쩡해서 앞으로도 몇 년은 끄떡없이 신을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지리산 같은 높은 산을 오르다 신발 밑창이 터져버렸다면 굉장히 난감했을텐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지난 가을에 아들과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다가 등산화 밑창이 떨어져 중간에 돌아내려온 일이 있었지요.) 

 

 

밑창 터진 등산화 사진을 페북에 올렸더니, 여러 페친들이 신발 한 켤레 바꾸라고 핀잔을 주더군요.  저 같은 사람 때문에 불황이 오고 경기가 안 좋다고 농담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등산화 한 켤레 사야겠다하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새 등산화를 고르기 위하여 최근 한국판 컨슈머리포트에서 발표한 등산화 품질평가 자료를 찾아보았지요. (한국판 컨슈머리포터에 대해서는 여러 다른 평가가 있는데 오늘은 그냥 넘어가구요.)

 

품질 평가 자료를 찾아 읽다보니 맨 끝에 등산화 밑창 교체 비용도 나와있더군요. 제가 신던 등산화는 2만 5천원 ~ 3만 5천원이면 밑창교체가 가능하다고 나와있는 겁니다.

 

등산화 밑창 교체,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그래서 마음을 바꾸었지요. 가죽이 너무 멀쩡하니 일단 밑창을 교환해서 신을 수 있으면 그냥 몇 년 더 신는 것으로. 사실 새 신을 사고 싶은 마음과 밑창을 바꿔서 더 신자는 마음이 갈등을 많이 했었답니다.

 

이튿날 집근처 백화점에 있는 등산화 매장에 갔습니다. 일 하시는 분에게 밑창을 교환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하더군요.

 

"고객님 등산화 밑창 교환 비용은 4만원 입니다. 카드는 안 됩니다." (헉 생각보다 교체비용이 비쌉니다)

 

"고객님, 등산화는 밑창을 교환하면 바닥을 다 뜯어내기 때문에 방수가 잘 안될 수 있습니다." (방수가 안 되면 비가오는 날이나 눈길은 어떻게 하지?)

 

"아 그리고 밑창을 교환하게 되면 새로 본드 작업을 하기 때문에 가죽 부분에 흔적이 좀 남을 수도 있습니다. 새것 일때와는 좀 다릅니다." (아 순간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4만원 주고 밑창을 바꾸는 것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겠는데, 방수가 안 된다는 것이 갈등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본드 자국 좀 나는 것도 어차피 흙먼지 묻으면 그만이다 싶었는데, 방수가 안 된다는 것은 딱 마음에 걸리더군요.

 

마음 속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그 때 매장에 일 하시는 분이 또 다른 결정적인 말을 하였습니다.

 

"고객님 수선 맡기시면 공장까지 갔다와야 되기 때문에 2~3주 정도 걸립니다."

 

세상에 이월상품으로 비슷한 품질의 새 신발 사면 13~14만원이면 살 수 있는데, 밑창 4만원, 방수도 안 되고, 본드 자국도 남고 거기다 2~3주나 기다려야 하고.... 제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매장 직원분이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고객님 일단 4만원 내고 수선하셔서 당분간 근교 산행에 신으시고 나중에 이월상품 나오면 저렴한 가격으로 새 것 하나 구입하시는 쪽으로 권해드립니다" (어라 이건 꿩도 팔고 알도 팔겠다는 상술?)

 

이건 등산화 밑창을 갈아넣어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짧은 순간 고민하다가  현금으로 4만원 결재하고 일단 수선을 맡겼습니다.

 

밑창 수선비 4만원, 방수도 안 되고, 본드 자국도 남고, 2~3주 걸린다....고쳐 신기 참 어렵다

 

다음날 사무실에 출근하여 동료들에게 말했더니 여러 사람이 '그럼 수리하지 말고 새걸로 사라'고 권하더군요. 수리를 맡겨놓고 후회하던 저의 고민을 싹 정리해주더군요. 백화점 매장에 전화해서 수선을 취소하라고 하고 인터넷 쇼핑몰 이월상품을골라 새 신을 샀습니다.

 

가죽이 너무 멀쩡해서 고쳐서 신어야지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0년도 넘게 신었으니 새 신발을 신고 싶다 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수선비 4만원에, 방수도 안 되고, 본드 자국도 남고, 2~3주가 걸린다는 바람에 새신을 샀지 뭡니까?

 

이런 걸 보면 사람이 물질에 대한 욕망을 참 끊기가 어렵습니다. 4만원 주고 고치느니 13~14만원 주고 새것 사는 것이 낫겠다 하는 계산을 하니 말입니다.

 

그냥 단순 계산으로는 14만원 주고 새것 사는 것 보다 4만원 주고 고치는 것이 10만원 이득인데도, 4만원 주고 고치느니 14만원 주고 새 것으로 사는 것이 이득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어쩐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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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옥가실 2012.07.20 09:58 address edit & del reply

    밑창 갈고 나면,
    발등의 접히는 곳 가죽이 다시 갈라질 테고...
    또 뒷굼치도 언제 헤질지 모르고...(나의 경험담)

    요컨대 저 정도면 수명이 다 되었단 말씀....^^

    • 이윤기 2012.07.22 22:38 신고 address edit & del

      예.....충고 받아들여 새로 샀습니다.

  2. 한결 2012.07.20 13:29 address edit & del reply

    10년 신었으면 바꿀 때도 되었네요. 14만 원 주고 새것 산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3. 서마지기 2012.07.20 14:20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나오는 제품들이 기능성만 추구 예전의 튼튼한 통가족 가죽 등산화만 못하죠.
    단순하고 튼튼한 등산화가 바닥창만 교환하면 몇년을 신었는데 비싸기만 비싸고
    가벼운 맛에 신는 등산화 예전80-90년대 것만 못해요.

    • 이윤기 2012.07.22 22:38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런가요?

      저는 요즘 등산화도 괜찮던데요.

      가격이 좀 비싼게 흠이지만...

  4. 가오 2012.07.20 17:34 address edit & del reply

    헐,, 그냥 5,6만원짜리도 좋은것 많은데 굳이 십몇만원대 고집할필요 있을까요 오년전콜마운틴6,5천원 주고 사거 지금도 잘 신고 다녀요,,,

    • 이윤기 2012.07.22 22:36 신고 address edit & del

      13만원 좀 더주고 샀는데요.... 10년 이상 신으니 1년에 1만 3천원이라고 생각하고 마음편하게 신으렵니다.

  5. 김천령 2012.07.21 08:14 address edit & del reply

    참, 이럴 때에는 대략난감이지요.
    주말 잘 보내시구요.

    • 이윤기 2012.07.22 22:3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고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새 신을 샀습니다.

  6. 지나가다 2012.07.21 10:50 address edit & del reply

    '캠프라인' 등산화를 두켤레 정도 신었는데요..
    그 전엔.., 아무 신발이나 신고.., 바위도 올라갔었는데.. 어떤 사람이..
    그런거 신고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냐고..(고어텍스도 모르던 시절)

    첫 신발로 사게된 게..,'캠프라인'입니다.
    우리나라 신발산업이 왕성하던 곳에서 생산되는 거 같고 해서.
    처음엔.., 매장(동네에 있는)에서 샀는데(고어텍스).., 개인적으론.. 정말 비싸다는 생각으로..
    근데.., 그 가치는 하더라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4계절용이었는데(좀 무거움. 겨울용이나 중등산화?로 적합할 것 같은)..,
    오래 신다가(햇수는 기억안남).., 우연히 다른 매장에 갔다가.., '캠프라인'을 발견하고
    밑창교환을 의뢰(거기서 대행하는 듯).., 부부(2켤레) 합해서 4만원과 택배비 3,000-원? 정도 부담하고
    일주일 쯤 후에 전화받고 가서 찾음.(공장에 들어갔다 나오는 듯)
    그 후에.., 좀 가벼운 걸로(여름에 제주도 여행을 가는 바람에).., 인터넷쇼핑몰에서
    캠프라인 등산화 2켤레(고어텍스.., 부부)를 급히 주문해서 제주도에 감.(가볍고 좋음)
    그 다음에.., 처음에 산.., 조금 무거운 등산화 1켤레(남편 것만)를.., 그 회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밑창교환을 하려고 보니(2번째 밑창교환이 되는 셈).., 그 새 1만원이 올라 3만원.
    사이트상에서 신청하고 입금하고.., 지정된 택배로 부침.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일주일쯤 후에.., 택배로 받음.
    정말 깨끗하게 밑창수선 잘 되었고.., 자세히 보니.., 바닥깔개도 새로 깔아주었어요.
    끈도 여분으로 하나 더 보내주었는데.., 사실 등산화끈은 너무나 튼튼해서 별 필요는 없었지만..
    조금 패셔너블한 끈이더라구요.ㅎ
    그 즈음에 사이트상에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등산화가.., 밑창을 교환할 수 있는 게 있고.., 교환불가인 게 있답니다.. 생산단계부터.

    • 이윤기 2012.07.22 22:32 신고 address edit & del

      캠프라인....기억해두겠습니다.

      이번엔 이미 지난번과 같은 제품을 이월상품으로 반값에 구입하였습니다.

국토순례 지원, 경찰은 메뉴얼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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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가는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를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임진각에 도착하였을 때, 스스로를 자랑스럽고 대견해하는 아이들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경찰의 지원과 협조에 관하여 한 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전남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가는 국토종단 자전거 순례였기 때문에 경찰청을 통하여 주행 구간의 경찰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경찰은 관할 구역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이 바뀔 때마다 지원해주는 경찰도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이 바뀔 때마다 지원 방식도 바뀐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곳은 경찰이 안전한 자전거 타기가 가능하도록 적절하게 차선과 교차로를 통제하고, 차량 방송을 이용하여 운전자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어떤 지역은 그냥 경찰차를 타고 맨 뒤에 졸졸 따라오면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승용차와 대형버스와 트럭이 자전거 국토순례 대열을 사이로 끼어들어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바라만 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자동차가 밀고 들어와도 못 본척 하는 경찰?

"경찰이 아무것도 안 하고 따라만 다닐거면 뭐하러 나왔나?"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만, OO시를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무능한(?) 경찰의 협조를 참으면서 가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적 보고가 필요한지 순찰차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사진촬영은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정확하게 밝혀둡니다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하는 경찰은 딱 2곳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전체 구간을 지원해 준 수 많은 도시의 경찰은 아주 기분 좋게 지원과 협력을 해주었습니다. 힘들게 자전거 타는 아이들을 격려해주었구요.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 곁으로 다가와서 '대단하다'며 격려하는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후미에 뒤쳐지는 아이들이 있어도 끝까지 순찰차를 타고 따라오면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지원 해주었습니다. 또 아픈 아이들을 순찰차에 태워서 이동시켜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지원, 협력 해 준 경찰의 평점을 매긴다면 80점 이상입니다. 다만, 1~2곳의 경우 "도대체 이런 행사를 왜 하나?"하는 아주 귀찮다는 표현을 노골적으로 하면서 진행자들을 대하는 경찰이 있었다는 것이 흠이었습니다.



국토순례 전 구간 중에서 두 곳에는 지원 나온 경찰들이 'MTB 동호인'들이었는데, 정말 끝내주게 교통 통제를 잘 해주었습니다. 특히 한 곳은 순찰차 한 대만으로 150대의 자전거가 도심 구간을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교차로 통제를 확실하게 해주었습니다.

심지어 다음 교차로의 신호주기까지 감안하여 자전거 국토순례 대열의 속도까지 적절하게 조절해주고, 교차로에서 차량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전거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아마 그 경찰분이 자전거를 타 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어떤 큰 도시의 경우에는 순찰차뿐만 아니라 여러 대의 싸이카가 함께 나와서 교차로마다 번갈아가며 신호를 잡아주고 신속하게 도심지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운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방송도 해주었구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진짜 문제는 도시마다 지원나오는 경찰의 규모가 전부 다르고, 또 지원나온 경찰이 누군가에 따라서 지원방식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자전거 150여대가 한꺼 번에 이동하는 상황을 경험해 본 일이 없는 경찰은 무조건 신호를 지키면서 가야한다고 고집을 피우더군요. 



순찰차 한 대로도 완벽하게 지원해주는 경찰?

그런데 150여대의 자전거가 한 꺼번에 이동하기 때문에 도심 구간에서는 교차로 1 곳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2~3 곳의 교차로에 동시에 부담을 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차로 마다 신호등에 대열을 세우는 것 보다 적절하게 교통 신호를 통제하여 정차 시키지 않고 자전거를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것이 교차로에 부담을 덜 주는 효과적인 방법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자전거가 도로에서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들릴지도 몰라 사족을 달자면, 우선권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에게 영향을 덜 주는 방식을 선택하자는 것입니다. 저희 경험으로는 150대의 자전거 대열이 교차로마다 멈추었다가 신호를 받아 출발하는 것이 교통체증에 더 큰 영향을 주더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지원나온 경찰과 자전거 순례단의 교차로 통과 방식에 관하여 의견이 충돌할 때가 많았습니다. 저희의 원칙은 '무조건 경찰이 지원해주는대로 한다'였습니다. 물론 관할 구역이 바뀔 때마다 지원나온 경찰에게 앞 구간은 어떻게 협력해 주었는지를 말해주었습니다만, 대부분 경찰들은 자기 스타일대로 지원해주더군요.



대한민국 교통경찰에 이런 상황에 대한 메뉴얼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150여대의 자전거가 동시에 주행하는 상황에서 도심구간 통과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국도 2차선, 국도 4차선에서는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지 하는 것들이 메뉴얼로 만들어져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환경, 녹색성장을 부르짖으며 대통령부터 시장, 군수들까지 자전거를 활성화시키겠다고 하고, 전국을 자전거 도로로 연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놓고 있으니 경찰에서도 이런 메뉴얼 정도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나라 교통정책은 자동차가 중심이었습니다. 교통 행정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자동차가 편리하고 빠르게 다닐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선 경찰들도 자동차보다 보행자나 자전거를 우선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통선진국, 특히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보급을 늘리고 자전거 선진국으로 가려면 앞으로는 이런 흐름이 바뀌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행자우선, 자전거 우선 그리고 자동차는 불편한 교통정책과 그런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관련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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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1.08.25 09:13 address edit & del reply

    설마 매뉴얼이 없을까요...
    너무 다른 데에만 집중하다보니 깜빡 잊은 건 아닌지....
    오랫만에 댓글 남기고 갑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닭살을 만들고 마네요.
    건강한 하루 시작하십시오.

  2. 황효민 2011.08.25 16:23 address edit & del reply

    얼마전 일입니다 거래선 급한일이 있어 차를 몰고 가는데 차량이 계속 밀려 있더군요.
    사고라도 난줄 알았습니다 한 20여분을 서행으로 가는데 저앞에 한무리가 보입니다.

    국토순례한다고 때를지어 차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왕복2차선에 한차선 막고 걸어가면
    맞은편 차량 통행이 적으면 비껴 가는데 맞은편에 차량통행이 많은 도로에서 뭐하자는건지.

    그 뒤를 경찰차가 딸라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한심할 뿐입니다.
    그들은 순례 운운하며 유람을 하지만 생산활동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겠죠.

    제발 그러지 맙시다 국토순례를 할려면 옛선조들이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문경세제를 넘었던 그런길을 답습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의미도 있고 교통에 방해도 안되고.

내가 너무 자랑스러울 때, 평생에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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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이야기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일주일 동안의 국토순례 경험이 자전거에 타기에 더욱 애착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자전거로 다녀온 여운 때문인지 처음엔 당분간은 자전거를 쳐다보지도 않을 것 처럼 이야기하던 아이들이 자전거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산에서 같이 모여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이야기를 저희들끼리 문자로 주고받는 모양입니다. 함께 국토순례를 다녀온 아들녀석도 주말마다 함께 자전거를 타자고 하더군요.

자전거국토순례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소감문을 받았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국토순례를 하는 동안 그렇게 힘들다고 말하던 아이들 중에서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년에 다시 참가하겠다는 다짐을 써놓았습니다.

실제로 아이들끼리 내년에도 다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꾸준히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해두었다가 내년에는 가파른 언덕 길도 힘들지 않게 넘겠다는 각오들도 하고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자전거 타기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자전거를 타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만 해도 주최측에서 세운 목표의 일부는 달성된 것입니다. 자전거 국토순례가 자전거 타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 덕분에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도 자전거 타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 자랑을 많이 한 탓 이겠지요.

왜 아이들이 이렇게 변하였을까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극복한 성취감 때문이겠지요. 아이들이 쓴 소감문에서 바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아이들의 소감문에서 이런 비슷한 문장을 발견하였습니다. 

"나는 내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무슨 말이지 아시겠지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달려온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들 때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 마음을 이겨내고 임진각까지 달린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정말 자신이 자랑스러운 때가 몇 번이나 있을까요? 대체로 이 나라에서는 공부를 썩 잘하는 아이들의 경우에 자신이 자랑스러운 경험을 비교적 많이하게 될 겁니다. 어차피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썩 잘하지 않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자랑스러운 경험을 많이 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대학생들, 성인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인 임진각에 도착하는 순간 그 성취감, 가슴 벅찬 감동과 뿌듯함이 바로 '자신이 자랑스러운' 그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내년데도 국토순례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랑스러운 마음이 드는 그 순간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들 대분이 내년에도 국토순례에 참가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지요

최근 이렇게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또 있었습니다. YMCA 유소년 축구단에서 활동하는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YMCA 소년축구단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아이들 역시 자전거 국토순례를 완주한 아이들 못지 않게 자신들의 승리를 자랑스러워하더군요. 



축구 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 온 아이들을 환영하러 나가서 마음에 넘치는 승리의 기쁨과 뿌듯함을 내뿜는 아이들 모습을 보았답니다. 이 아이들도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승부를 가르는 경기의 단점은 패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침 함께 축구대회에 참가했던 고학년팀은 결승리그에 진출하지 못하였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아이들도 예선리그에서 아깝게 탈락한 아이들도 모두 최선을 다했는데, 승부를 가르는 경기였기 때문에 누구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패배의 아픔을 경험해야 하더군요. 

승부를 가리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성취감 


물론 저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이기고 지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이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고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점에서 보면 승부를 가르는 경기에 비해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데는 마라톤이나 등산 혹은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국토순례 프로그램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남을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되기 때문입니다.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것과 비슷한 희열을 자전거 국토순례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자신만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함께 완주를 해낸 친구와 동료마저도 자랑스럽게 느낍니다.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낸 아이들에게 생긴 끈끈한 팀웍의 원동력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과 서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축구와 같은 승부를 가르는 경기에서도 자기와의 싸움이 중요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자신과의 싸움에 최선을 다해도 상대와의 승부에서 패배하면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공하는 경험, 승리해 본 경험이 적은 아이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일 수록 승부를 가르는 방식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성취감을 맞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남을 누르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경쟁하여 승리하지 않아도 '내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이나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산악인들에게서 어렵고 힘들지만 또 다시 도전하겠다고 하는 어떤 중독성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어렵고 힘든 일을 경험할 때 '내가 자랑스러웠던 그 순간의 기억'이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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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을 돕는 장애인 김홍빈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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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면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 중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사람은 바로 김홍빈 대장입니다.

그는 1991년 북미 맥킨리(6194m)를 단독 등반하던 중 사고를 당해 열 손가락을 모두 잘라낸 장애인입니다.

 2009년에는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인으로 사상 첫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였을 뿐만 아니라 8000미터 14좌 등반을 진행중에 있는 유명한 산악인입니다.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 대부분이 김홍빈 대장을 처음 만났지만 그는 이미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방송국에서 조사한 '장애인이 가장 만나고 싶은 장애인 1위'로 뽑힌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등반가였기 대문입니다.


 

 

최근 그는 등산뿐만 아니라 사이클에도 도전하였는데, 한국장애인 도로사이클 대회 및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개인부문 2위의 성적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광주YMCA가 주최한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뒤 사이클에 자신감이 생겨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7월 27일 - 8월 3일까지 개최된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 김홍빈 대장도 함께 참가하였습니다. 청소년참가자들에게 김홍빈 대장의 등반과 도전이야기를 특강으로 들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전 구간을 함께 달렸습니다.

단순 참가자로 청소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정도가 아니라 청소년 국토순례의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7박 8일간 자전거 국토순례를 함께 하면서 김홍빈 대장은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확실하게 깨뜨려주었습니다.



국토순례가 시작된 후 광주지역에서 참가한 다른 성인 참가자 세 분과 팀을 이루어 청소년들의 안전한 도로주행을 돕는 로드 가이드 역할을 맡아주었습니다. 교차로가 나올 때마다 전체 대열의 앞쪽으로 달려나가 자동차의 우회전, 좌회전을 막아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네 명이 팀을 이루어서 하는 역할이기는 하지만 매우 힘든 일입니다. 전체 대열의 선두에서 주행하다가 전방에 교차로가 나타나면 두 명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 좌회전 차량과 우회전 차량의 교차로 차량 진입을 막아내고, 전체 대열이 다 지나간 후에는 대열 맨 후미에서 빠른 속도로 대열 맨 앞까지 달려가야 합니다.

이 때도 청소년참가자들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면서 전체 대열의 왼쪽을 따라서 앞 뒤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옆 차선으로 달리는 자동차들을 주의 깊게 살피며 다녀야 하는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는 7박 8일 전체 일정 동안에 하루도 쉬지 않고 로드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사실, 둘째 날 저녁에 김홍빈 대장의 특강을 들으며 "와 굉장한 사람이다"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더 큰 감동을 준 것은 7박 8일 내내 청소년 참가자들과 함께 지낸 그의 열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청소년 참가자들이 도로를 주행할 때는 로드 가이드 역할을 맡아 주었고, 가파른 오르막 길이 나타나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면 오르막 길을 아래 위로 오가며 큰 소리로 아이들을 격려해주었습니다. 그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할 수 있다", "노력하면 된다", "그냥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 이런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사이클을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감동적이었습니다. 무협영화를 보면 휙~휙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가 사이클을 타고 질주할 때면 바로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가 힘차게 패달을 밟으며 지나가면 쉭~쉭 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청소년들이 33km 새만금 방조제를 달리는 동안 그는 여러 번 바람을 가르며 지나갔습니다. 국토순례 구간 중에서 자동차와 마주치지 않는 가장 안전한 구간인 이곳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아이들이 33km 구간의 절반도 가지 않았을 때, 새만금 방조제 끝까지 달려갔던 그가 우리 옆을 스치고 출발점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저도 아이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또 한참 후에는 다시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면 청소년들 옆을 빠르게 지나 새만금 방조제 끝까지 달려가더군요.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감동'이었습니다. 직접 그의 손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도 그가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김홍빈 대장은 휴식 시간이 되면 더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군데군데 무리지어 휴식하고 있는 청소년 참가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하는라 바쁘게 움직이더군요. 그뿐만 아니라 틈틈이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자전거 국토순례의 진행 상황을 온라인을 통해 전파하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김홍빈대장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여느 장애인을 대하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아이들도 자전거 '짱'인 그와 스스럼 없이 어울렸습니다. 먼저 달려가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친구처럼 장난을 걸거나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새 아이들에게 '대장'으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김홍빈 대장과 함께 7박 8일을 보내는 동안 아이들도 저도 장애인에 대하여 가진 편견 한 가지는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만, 김홍빈 대장을 만나서 함께 지내는 동안 비장애인인 우리가 장애를 극복한 김홍빈 대장의 도움을 크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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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현장, 낙동강 제 1경 경천대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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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곶감 팸투어 마지막 일정은 경천대를 둘러보는 일정이었습니다. 상주경천대는 낙동강 1300리 중에서도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더군요.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때문에 언론 보도를 통해서 여러번 듣게 되었던 경천대를 처음 가보았습니다.


상주시에서 만든 경천대 소개 리플렛에는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깍아지른 기암절벽, 굽이쳐 흐르는 강물 울창한 노송숲으로 형성되어 하늘이 만들었다 하여 자천대라고 하였으나 하늘을 떠 받든다는 뜻으로 경천대라 불림, 바위가 삼층으로 대를 구성하고 말구유, 경천대비가 있으며 낙동강 1300리 물길중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나 있다"

그러나, 상주시에서 만든 경천대를 소개하는 리플렛에 담긴 비경은 이미 많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강바닥을 파헤치는 참혹한 현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장소로 변해있었습니다. 굽이굽이 낙동강 물길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경관이 모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제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하였지만 아름다운 경관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래톱에 기대어 삶을 지탱하는 생명들도 사라지고 있을겁니다.

위 사진으로 보시는 경천대는 아래 사진처럼 바뀌었습니다. 제가 위에 있는 사진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각도로 사진을 찍어왔다면 훨씬 적나라하게 비교가 되었을텐데...아쉽지만 아래 사진만 봐도 이른바 4대강 공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두번째 사진의 모래사장은 이번 겨울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년 봄에 경천대를 방문하면 모래사장이 없는 강둑만 남아있을지 모릅니다.



4대강, 낙동강 공사현장 한 눈에 들어오는 상주시 나각산 전망대 

상주시에서는 최근 낙동강을 바라보는 경관이 빼어난 나각산 등산코스를 개발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하였습니다. 나각산은 해발 240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낙동강을 바라보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었습니다. 정상 부근에는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막상 나각산 정상에 올라서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낙동강 경관은 이미 없었습니다.  안개가 많이 끼어 선명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모래를 퍼내는 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상주시가 만든 나각산 등산 코스는 '경천대'와 같은 명소가 될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4대강 낙동강 공사만 아니었다면 경천대 못지 않은 빼어난 낙동강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생명 파괴의 '4대강 공사현장'을 확인하는 환경생태학습장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4대강 준설 현장과 낙단보, 상주보 공사현장을 바라보고 분노해야 하는 장소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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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kuru 2010.11.26 11:04 address edit & del reply

    답답하기 그지 없는 이 4개당 정책의 진행상황..ㅎ

  2. 저녁노을 2010.11.26 13:21 address edit & del reply

    그저 답답할 뿐이네요. 쩝..
    잘 보고갑니다.

  3. Artanis 2010.11.26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가끔 지나가다 보이는 파헤쳐지고 있는 강들을 보면
    분노가 올라옵니다. 쩝...

  4. 여강여호 2010.11.26 16:20 address edit & del reply

    가슴이 답답합니다.

  5. sfa 2010.11.26 18:37 address edit & del reply

    강이 아니라
    막아둔걸 보니 무슨양식장 같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6. 상주가 고향 2010.11.26 19:49 address edit & del reply

    상주가 고향인 사람으로서 정말 슬픕니다. 진짜 경천대는 옛말이네요..ㅠㅠ

  7. w 2010.11.26 20:24 address edit & del reply

    경천대 뿐이겠습니까? 앞으로 다시는 없는 풍경일 지도 ...

  8. 조범 2010.11.26 22:28 address edit & del reply

    참 마음아프네요~
    저들은 과연 이마음을 알까요??
    잘보고갑니다.

히말라야, 정상에 서야 등산의 완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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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남호 트레킹 에세이 <안나푸르나, 아이러니푸르나>

몇 년 전부터 지도와 책을 보며 히말라야 트레킹을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겨울이나 내년 봄쯤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떠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여름 무더위에는 쿰부히말라야 코스로 트레킹을 다녀온 김영준의 <말라야 걷기여행>을 읽으며 상상속의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최근 나온 신간 중에 이남호의 <안나푸르나, 아이러니푸르나>가 유독 눈에 띈 것도 바로 ‘안나푸르나’라고 하는 제목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몇 번을 더 다녀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저의 첫 번째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는 ‘안나푸르나’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고려대 교수인 이남호가 지난겨울(2010년 1월 18일부터) 14박 15일간 지인들과 함께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트래킹을 다녀온 기록입니다. 그러나 특이한 제목에서 보듯이 다른 이들이 쓴 여행기와 좀 다릅니다.

그가 안나푸르나에서 얻은 것은 “신비한 설산의 햇살처럼 눈부신 정신성이 아니라 치사한 육체적 고통과 졸렬한 세속적 실망감으로부터 겨우 얻어낸 인간적 정신성” 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것을 한 마디로 줄여 아이러니라고 하였습니다.

안나푸르나 = 곡식이 가득하다, 아이러니푸르나 = 아이러니 가득하다

안나푸르나라는 이름에서 ‘안나’는 곡식을 뜻하고 ‘푸르나’는 가득하다는 뜻인데, 그에게는 예기치 못했던 아이러니가 가득하였기에 ‘아이러니푸르나’였다는 것입니다.

“나는 2010년 1월 18일 일행들과 함께 카트만두에 도착했고, 1월 20일 불부레에서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트래킹을 시작했다. 그러나 트래킹 8일차인 1월 27일 야크 카르카에서 남은 일정을 포기하고 다시 마낭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훔데에서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라는 도시로 가서 계획에 없던 4일간의 자유를 누렸다. 일행과 일정으로부터 떨어져 있었던 4일간의 체험은, 나의 안나푸르나 트래킹에 새로운 빛과 무늬를 부여했다.”

이 책은 안나푸르나  트레킹에서 경험한 ‘아이러니푸르나’(아이러니 가득한)에 관한 꾸밈없는 기록입니다. 꾸밈없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신비한 설산, 대자연 아름다움, 눈을 뗄 수 없는 장관 같은 언어들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불편함, 씁쓸함, 어이없음, 고통, 실망과 같은 언어들이 경험한대로 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판단이라면 그가 야크 카르카에서 트래킹 일정을 포기한 것은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그가 일정을 포기한 장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개 길인 ‘토롱 라 패스’를 목전에 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트레킹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토롱 라 패스’(5416미터)를 넘기 위해서인데, 바로 그곳에서 아들의 고산증 증상 때문에 트레킹을 중단합니다.

그런데, 그는 산에 대한 생각이 보통 사람들과 다릅니다. 토롱 라 패스 트레킹을 포기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한 트레킹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텅 빈 로지의 마당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아서 부재와 더불어 휴식을 취하고 있자니, 오히려 이 시간이 진정한 안나푸르나 트래킹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이미 로지의 불편함과 추위에 지쳐 기대했던 트래킹의 매력을 잃었기 때문에 아들의 고산증세가 좋은 변명거리가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마낭 마을에서 아이스 레이크까지는 잘 걷는 트레커들에게 네 시간 정도 걸리며, 단숨에 고도를 1100미터 올리는 코스다.......우리 일행 중 세 사람은 체력을 아끼기 위해 아예 동네 주변에서만 머물렀고, 두 명은 4000미터까지 올라갔다가 너무 무리하지 않게 내려왔으며, 나머지 네 명은 해발 4600미터인 아이스 레이크까지 가기로 했다. 그런데 상주는 4500미터쯤에서 고소 증세가 온 것 같다.”

이남호, 이상주 부자에게 닥친 첫 번째 ‘아이러니푸르나’는 바로 고소증상입니다. 히말라야 트레커들이 고소 적응을 위해서 하루를 머무르는 ‘마낭’이라는 마을에서 고소 적응 훈련을 하다 아들이 고산병에 걸려서 산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등산의 완성인가?

그는 정상을 오르는 것에만 의미를 두는 것, 정상에 오르는 것이 등산의 완성이라고 여기는 것에 대하여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행이 열 시간 이라면 정상에서 머무는 시간은 길어봐야 십여 분이다. 그 십 분을 위해서 아홉 시간 오십 분의 소모가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 허무하다. 나에게는 십 분의 영광이 없더라도 아홉 시간 오십 분의 의미가 소중하다. 나는 산의 품 안에서 걷고 즐기기 위해 산에 가지 산정에 오르는 짧은 정복감을 위해서 산에 가지 않는다.”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칸첸중가 정상을 올랐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오은선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세상 사람들에게는 정상에서의 짧은 십 분에 모든 영광이 놓여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남호 부자는 토롱 라 패스를 포기하고 내려오는 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고개를 향해 걷는 동안에는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일정을 포기하고 얻는 여유 덕분에 만끽하였다는 것이지요. 역시 유쾌한 아이러니였다고 합니다.

트래킹 중단을 결정하고 하산하기 전날 밤, 이남호 부자는 포터들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장비를 나눠줍니다. 양말, 장갑, 아이젠을 비롯한 여러 장비들을 내줍니다. 겨울에도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것들에게는 소중하지 않은 물건이 없다고 합니다.

“물건이 너무 많은 곳에서 물건과 사람의 관계는 정겹지 않다. 네팔에서는 물건이 너무 없어서 거의 모든 물건이 소중하고, 그래서 물건과 사람의 관계는 정겹다. 물건과 사람의 관계가 좋아야 좋은 세상일 것 같다.”

이들 부자는 짐이 줄어드니 마음의 짐도 줄어드는 것 같더라고 합니다. 물건이 많을수록 영혼과 육체가 허약해지는 느낌이었다고도 합니다. 집안에 쌓아둔 수많은 살림살이와 물건들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소중하게 다루어지는 물건은 몇 가지뿐이라는 것입니다.

물건이 많을수록 영혼과 육체는 허약해진다

우리가 너무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익숙한 것에 대한 다른 생각은 또 있습니다.

네팔의 서점에서 여행가이드북과 안나푸르나 사진을 사면서 ‘물건 값을 깍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네팔을 비롯하여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현지 시장에서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반값이하로 물건 값을 후려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몇 백 원에 불과한 물건 값을 깍기 위해 힘겨운 흥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네팔 사람들에게 물건 값을 덜 주려고 애를 쓰는 인색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도 아이러니입니다. 자전거를 빌리면서 대여료 10루피를 깍기 위해 흥정을 벌이다가 딴 곳으로 가서 더 비싼 값에 자전거를 빌린 것도 어리석음이자 아이러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대부분의 트래커들과 달리 네팔여행은 힘겹고 지저분하고 불결하고 추웠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안나푸르나트래킹 길은 아름답지도 평화롭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아울러 육체적으로 힘든 여정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네팔 트래킹을 갔지만 현지인들의 삶과 비교하니 아무 것도 아니더라고 합니다. 체격만 왜소할 뿐 강인한 힘을 가진 네팔 사람들을 보며 육체적 무력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하였답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떠난 안타푸르나트래킹 이었지만 정작 트래킹에서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대신 트래킹을 포기하고 선택한 포카라 여행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생각거리와 기억거리를 담아 온 것은 오히려 성공이었다고 자평합니다.

네팔에 돌아온 저자는 다비드 르 브르통이 쓴 <걷기예찬>에 나오는 인상적인 여러 구절들을 펼쳐놓고, 자신의 여행을 되돌아봅니다. 그는 자신의 여행을 돌아보며 <걷기예찬>의 마지막 장이 ‘귀향’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여행의 끝자락은 ‘진실로 넓은 세상은 내면으로 만나는 것이지 여행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여

가보지 못한 한이 천 갈래 만 갈래더니

가서 보고 돌아오니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네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여

저자는, 중국 시인 소동파가 남긴 시를 인용하였습니다. 소동파가 여산과 절강을 돌아보고 오니 아무 것도 알라진 것이 없었다고 노래한 것 처럼,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다녀왔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행에 실망하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하기 위하여 긴 에세이를 썼으며 그 또한 아이러니라고 말합니다. 안나푸르나에서 아이러니푸르나를 만나고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안나푸르나트래킹이 환상적인 여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안나푸르나, 아이러니푸르나 - 10점
이남호 지음/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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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석 2010.11.05 23:23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고 오랬만에 들렀습니다. 음...가서 보고 돌아오니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네 인상적이네요...

    지방자치와 지방의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좋은 생각있음 좀 알려주세요 ^^

  2. 박종훈 2010.11.06 10:18 address edit & del reply

    안나푸르나에 들어가시는군요. 말씀대로 정말 여유있게 다녀오고 싶은데..... 참 '히말라야'라고 미국히말라야재단에서 만든 것을 '풀로엮은 집'에서 펴낸 책이 있습니다. 꼭 보셨으면 하고 추천드립니다. 좋은 꿈 즐기시기를.

30년만에 다시 가 본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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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추석이 지나고나니 성큼 가을이 되었습니다. 반소매 옷을 입고 집을 나서니 싸늘하게 추위가 느껴지네요.

시간이 좀 지난 여름에 짧게 설악산을 다녀 온 이야기입니다. 지난 8월 말에 강원도 고성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마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생각보다 참 멀더군요.


창원과 마산에서 일하는 선배, 후배와 함께 차를 타고 갔는데, 연수 장소인 켄싱턴 리조트까지 꼬박 5시간 30분이 걸리더군요.

연수 둘째 날 오후에 설악산 등반을 다녀왔습니다. 연수 중에 쉼과 휴식을 프로그램이 있어서 회원들이 원하는데로 바다낚시도 가고, DMZ 견학도가고, 씨티투어도 떠났는데, 저는 설악산 등반을 선택하였습니다.

산을 선택한 회원들은 저를 포함하여 모두 5명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 사람은 설악산 '비선대'까지만 올라간 후 막거리를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오는 것이 목표였고, 저와 후배 한 명 딱 둘이만 설악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오후 시간에 한 나절 동안 주어진 자유여행이라 적당한 위치까지 등반을 하고, 저녁 식사시간까지 연수장소에 도착해야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크게 무리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코스로 신흥사에서 양폭대피소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정하였습니다.


우선 설악산 코스를 선택한 일행들과 함께 비선대까지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더덕구이, 해물파전, 도토리묵 그리고 산채비빔밥과 막걸리, 머루주를 시켰습니다. 넓은 상이 가득차더군요. 막걸리 한 잔에 해물파전과 도토리묵, 더덕구이 맛을 보고는 잔을 내려놓았습니다.

등산은 그만두고 그냥 앉아서 막걸리나 마시면서 놀다가자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산채 비빔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운 후에 미련없이 털고 일어섰습니다.

후배 한 명과 둘이 양폭대피소까지 다녀올 동안 세 사람은 비선대에 앉아서 막거리를 마시면, 신선놀음(?)을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하더군요.


사실, 비선대에 앉아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신선놀음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밥을 먹고 곧장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설악산은 참 오랜만입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때 설악산 흔들바위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대략 계산해도 한 30년은 된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는 지리산은 가끔 시간을 내서 오를 수 있었지만, 설악산까지 마음을 내는 것은 참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30년 전에 설악산 흔들바위까지 올랐던 장면은 하나도 기억속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흔들바위까지 힘들게 올라갔었다는 기억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선대까지 함께 가는 일행들 때문에 흔들바위, 울산바위 코스 대신에 양폭대피소까지 가는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처음 오르는 설악산은 참 낯선 산이었습니다.

지리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악'자 들어가는 산이 험한 산이라고 하더니 틀리지 않은 듯 하였습니다.

흐린 날씨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권금성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구요. 쭈빗쭈빗하게 솟아 오른 봉우리들이 지리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산을 오르다 or 산으로 들어간다

설악산을 걸어보면서 '산을 오른다'와 '산 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옛 사람들이 세상을 등지고 산으로 갈 때, 왜 산 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을 썼을까하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설악산은 그 표현에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말에는 산을 정복하는 정상에 다달아야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만, 산으로 들어간다는 말에는 '산에 안긴다' 혹은 '품속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더 강한 것 갔습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과 산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처음부터 그 목적이 서로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설악산은 산을 오른다는 느낌 보다는 산 속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였습니다. 무슨 말인고하니 계곡을 따라 나있는 길을 걸어보면, 오른쪽 굽이를 지나면 새로운 계곡이 펼쳐지고, 왼쪽 굽이를 지나면 또 새로운 계곡이 장엄하게 펼쳐집니다.


위를 쳐다모면 깍아지른 절벽과 벼랑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산 길은 조금씩 위로 향하지만 점점 더 깊은 골짜기로 이어져있습니다.

깊은 골짜기를 향해 한 없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2시간을 넘게 걸어도 계곡 속 깊은 골짜기를 향해 끝이 없을 것 같은 길이 계속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산을 오르려고 갔는데, 길을 걸으면서 느끼는 느낌은 산속으로 산속으로 끝없이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산을 내려와 설악산을 자주 다닌다는 분에게 제 느낌을 말했더니, 양폭 대피소를 지나면 '산을 오르게 된다'고 하시더군요.

신흥사에서 양폭 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가파르지 않은 계곡 길을 따라 굽이 굽이 산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지만, 양폭 대피소에서 대청봉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해지는 길을 올라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설악산은 지리산에 비하여 참 화려한 산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계곡을 한 굽이 돌아설 때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었구요. 산수화 그림으로 많이 보던 바로 그런 산이었습니다.

설악산 경치를 보면서 지리산과 비교해보면, 지리산을 산수화로 그렸다면 참 밋밋하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양폭대피소에서 돌아내려오는 걸음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조금 부지런을 떨어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면, 대청봉까지도 다녀올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단풍이 화려한 가을 설악산은 더욱 장관이라고 하더군요. 언제 또 설악산을 가볼 수 있을지, 그것도 가을에 설악산을 가볼 수 있을지는 전혀 기약없는 일입니다.

그날 함께 갔던 후배는 작년 가을에 '산악회'를 따라서 가을 설악산 등반을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이것 저것 생각하면 평생 못 갈 것 같아서 휴가를 내고 혼자 설악산을 갔었다고 하더군요.   

이번 가을에는 저도 열일 제쳐두고 설악산을 한 번 다녀와 볼까 하는 고민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마음 먹은대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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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ujin 2010.09.24 10:03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살악산 저도 안가본지가...어언~ 20년?? 풍경속에 막걸리와 음식들이 너무 정겨워 보여요^^

    • 이윤기 2010.09.25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비선대 음식이 맛이 좋더군요.

      생각만큼 비싸지도 않았습니다.

  2. 둔필승총 2010.09.24 10:09 address edit & del reply

    크헉, 30년 만에 방문은 좀 심했네요.~~
    이제 자주 가시는 겁니다. ^^

    • 이윤기 2010.09.25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쎄요?
      자주 가는 것은 어렵겠구요.

      꼭 한 번 가보고 싶기는 합니다.
      자주 가는 산은 가까운 지리산으로 하렵니다.

  3. 저녁노을 2010.09.24 10:39 address edit & del reply

    노을인 여고때 가 보고 아직인데...
    정말 언제 시간한번 내야하는데 잘 안 됩니다.
    ㅎㅎ
    잘 보고 가요.

    • 이윤기 2010.09.25 13:44 신고 address edit & del

      거리가 멀어 그렇겠지요.
      저녁노을님도 시간 한 번 내보셔요

  4. 용팔 2010.09.25 12:01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이윤기님도 서서히 바깥바람의 맛을 느끼시는것 같군요... 다른 말로 하면 "바람났다" 라고 하죠. ㅋ
    마음되로 할수야 없겠지만, 할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이윤기 2010.09.25 13:45 신고 address edit & del

      전 원래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가지 여건 때문에 젊을 때만큼... 못 돌아다니지요

히말라야 트레킹, 책 한권은 꼭 챙기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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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영준이 쓴 <히말라야 걷기여행>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이것저것 메모해본 일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백두산 정상에 오르기, 내 손으로 집지어 보기, 농사지어서 자급 자족해보기, 완전채식주의자로 살아보기, 매년 100권 이상 책읽기, 책 한 권 쓰기 같은 것들입니다.

어떤 것은 이미 이루어진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아직 요원한 것들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늘 아주 가까이 다가왔다가 멀어지고, 다가왔다가 멀어지는 것이 있는데 바로 ‘히말라야트레킹’입니다.

재작년,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온 지인이 준 사진을 테이블 유리에 끼워놓고 ‘꼭 가보리라’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마침 그 해 김남희가 쓴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여행 4>권, ‘네팔 트레킹’편을 읽을 때는 마음은 벌써 히말라야를 걷고 있었습니다.

김남희가 쓴 책을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함께 읽는 ‘이달의 도서’로 선정하여, 여러 회원들이 함께 읽으며 히말라야트레킹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여러 사람이 짧게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시간을 내서 함께 히말라야트레킹을 떠나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 봄, 안타푸르나로 떠나는 트레킹팀에 합류할 기회가 있었지만, 역시 단체 일 때문에 훌쩍 떠날 수 없어 마음속에 아쉬움만 묻어두고 훗날을 기약하였습니다. 수개월 동안 중국을 거쳐 네팔을 여행하고 돌아온 선배와 히말라야트레킹 약속을 하였지만 막상 실행은 요원해보입니다.

그러다 일상의 삶에 묻혀 히말라야는 마음속 깊은 곳으로 조금씩 묻혀갔습니다. 그후 약 1년 동안 히말라야로 떠나는 꿈을 꾸지 않고 지냈습니다. 여름휴가를 함께 보낼 책을 고르다가 김영준이 쓴 <히말라야 걷기여행>을 만나면서 만년설이 덮인 설산을 향해 오르는 모습을 그려보기 시작하였습니다.



8월, 몬순 우기에 떠난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오랫동안 히말라야를 꿈꾸던 생활인 김영준은 마침내 2009년 8월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흔히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알려진 3~4월, 10~11월이 아닌 몬순 우기로 거의 매일 비가 오는 8월에 쿰부히말라야 코스로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가 쓴 <히말라야 걷기여행>은 2009년 8월 몬순 우기에 보름 동안 쿰부히말라야를 트레킹 한 기록입니다.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이동하는 해발 2840미터 ‘루클라’에서 출발하여 13일 만에 해발 5550미터 카라파타르까지 걸어서 다녀온 기록입니다.

그가 히말라야트레킹 여정을 꼼꼼하게 기록한 것은 보통 사람들이 기피하는 8월을 선택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8월에 히말라야트레킹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히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그가 걸었던 길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 그리고 그가 묵었던 숙소(롯지)와 그가 먹은 음식과 음식값에 이르기까지 아주 상세한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와 같은 코스로 쿰부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난다면 매우 유익한 안내서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네팔 정부에서는 6000미터가 넘는 산에 오르는 것을 등산이라고 정의하여 입산료를 많이 받고, 그 이하의 길을 걷는 것은 트레킹이라고 하여 아주 저렴한 요금만 받는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려면 1인당 수천만 원의 입산료를 내야하지만 쿰부 트레킹은 단돈 2만원만 내면 된다.”

“아침은 밀크커피 한 잔과 달걀을 곁들인 티베트 빵(250루피, 4250원)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달걀이 곁들여지면 음식 값이 비싸진다.”

“10분쯤 걸었을까. 몬조를 막 벗어나자 국립공원 관리소가 나타났다. 여권을 체크하고 1000루피를 낸 후 출입허가서를 받아들었다. 허가서는 나중에 국립공원을 벗어날 때도 확인하니 잘 챙겨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그는 앞서 히말라야를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여러 정보를 얻었듯이 우기에 히말라야로 떠나는 사람들을 위하여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몬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산을 걷는 사람들에게 매우 흔한 질문입니다만, 길을 걷다보면 이미 목적지를 다녀오는 사람 혹은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남았나요?”, “혹은 얼마나 걸릴까요?”하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히말라야를 걷던 첫날 사람들에게 묻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몬조까지 얼마나 더 가야할까요” 네팔 짐꾼은 1시간을 더 가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는 지도를 살펴본 짐작으로 30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묻습니다.

영어가 유창한 초등학교 5학년 꼬마는 “10분이면 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10분이면 된다고 하였는데, 막상 걸어보니 30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그 녀석이 나를 골탕 먹이려고 장난을 쳤구나 싶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꼬마애가 내달리면 10분 만에도 올수 있겠구나 싶다. 그래, 같은 거리가 누구 기준으로는 한 시간도 되고, 누구에게는 10분도 되는 구나”

히말라야 초입의 철다리를 건너면서 ‘비우고 내려놓아 자유로워지고 싶다’던 그는 트레킹 첫날 많은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어쩌면 히말라야 트레킹은 내려놓을 수밖에는 없는 길을 걷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소증’(고산증)이라는 자연의 법칙은 ‘비우고 내려놓은 자’에게만 높은 산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육체가 고도에 적응하는 것 보다 더 많이 오를 수 없는 것이 히말라야트레킹입니다.

어제 뒤쳐졌던 사람이 앞서가는 것도 아무렇지 않은 일이고, 기운차게 앞서가던 사람이 뒤처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곳. 오롯이 자기 속도로만 걷고 또 걸어야 하는 곳이 히말라야트레킹이더군요.

늘 걷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지혜

그뿐이 아니군요. 히말라야 트레킹은 처음부터 ‘정상에 오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걷는 길입니다. 트레킹은 애초에 히말라야 정상을 정복하기 위한 길이 아니라 히말라야에 오르는 과정을 만끽하기 위하여 걷는 길입니다.

매일 히말라야를 오르는 사람들의 걷는 모습은 어떨까요? 저자는 네팔 사람들이 걷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짐을 메고 우리는 즐기기 위해 짐을 멘다. 그들은 짐을 운반하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없지만 우리는 기꺼이 돈을 지불해가며 사서 고생을 한다.”

생존을 위해 걷는 사람들은 온 몸으로 걷습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짐의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하여 그들은 이마 끈을 묶고 걷는다고 합니다. 평생 짐꾼으로 살았을 캐리어들은 절대 한 번에 오래 걷지 않는다고 합니다. 짧게짧게 끓어서 걷는다는 것입니다.

몇 걸음 걷다가 쉬고, 다시 걷고 쉬고를 반복하며 끈질기게 걷는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생명의 힘은 끈질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다시 지는 것이 힘든 일이니 쉴 때도 서서 쉰다고 합니다. 작은 지팡이를 짚고 걷다가 쉴 때는 지팡이로 짐을 받쳐두고 쉰다는 것이지요.

꼭 챙겨야하는 준비물, 책(?)

무거운 배낭을 들고 걷는 히말라야트레킹에 웬 책이냐고 하는 분들이 있겠지요. 제가 읽은 히말라야 여행기에는 빠짐없이 책이 등장하였습니다. 평소에 책읽기를 좋아하는 저자의 경우에는 다른 여행기보다 더 많은 책이 소개되어있습니다. 그는 이미 책을 통해 여러 차례  의사체험한 후에 직접 히말라야로 떠난 샘입니다.

“롯지에서 저녁을 먹고 나면 보통 야크 똥을 태우는 난롯가에 모여 책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일찌감치 숙소로 올라가 뜨듯한 침낭 속에 몸을 누인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히말라야까지 그가 들고 간 책은 존 크라카우어가 쓴 <희박한 공기 속으로>입니다. 1996년 에베레스트 상업원정대의 생사를 넘나드는 조난기를 생생하게 기록한 책인데, 전에 읽었던 김남희의 책에도 나오는 책입니다.

“히말라야에 있는 내내 이 책을 읽었다. 실제로 내가 걷고 있는 길, 내가 묵고 있는 마을이 책에서 언급될 때는 묘한 흥분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행 중에 만난 몇몇이 이 책을 읽고 있거나 알고 있어 책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한적한 산장에서 난롯불을 쬐며 한가로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그만이다.”

마음은 벌써 여러 차례 히말라야에 다녀온 터라 이 책을 다 읽기 전에 <희박한 공기 속으로>를 주문하였습니다. 김훈이 번역한 책이더군요. 마침 얼마 전 김훈의 글쓰기에서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망설임 없이 주문하였지요.

언젠가 히말라야를 걷게 된다면 저 역시 이 책을 들고 떠날지도 모르겠네요.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히말라야 롯지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둠이 내린 후에 야크똥을 태우는 난롯가에서 책을 읽는 모습도 상상해봅니다.

비수기라고 하지만 저자는 트레킹 중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외국인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인도 있었고, 건장한 체격을 가진 젊은이들도 있었지만 나이 많은 노부부나 가족이 함께 오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히말라야는 엄홍길이나 박영석 같은 사람만 가는 데인 줄 알지만, 저자가 만난 한국인 젊은이 중 한 사람은 ‘함께 여행가자는 친구’를 따라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더군요.


아, 사가르마타 ! 우주만물의 어머니여 ! 만물의 여신, 초모룽마여 !

사실 히말라야트레킹 자체가 고도의 등반 경험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안전한 코스도 하루에 걷는 거리도 많은 경험자들에 의해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고산증’이 변수라고 합니다.

김영준이 쓴 이 책은 마음먹었을 때 다녀오라고 격려하는 책입니다. 또 다시 내년 봄을 기약해봅니다. 히말라야트레킹은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범상일이라고, 경외의 대상으로 남겨두지 말고 직접 가서 겪고 느껴보라고 부추깁니다.

“10km를 달리는 사람이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보다 동네 뒷산만 다닌 사람이 히말라야를 걷는 것이 더 쉬운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히말라야 걷기 여행 9일째, 그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조망할 수 있는 칼라파타르 정상에 오릅니다. 그가 칼라파타르 정상에 올라섰던 그 장면을 담은 제법 긴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책 소개를 마무리 합니다 .

“정상에 막 올라서며 고개를 들면 바로 코앞에 삼각뿔 모양으로 우뚝 서 있는 설산 푸모리가 제일 먼저 시선을 압도한다. 네 가닥의 능선이 나선형으로 용틀림하는 형상이 하늘을 뚫고 솟아오를 듯하다. 고개를 서편으로 돌리면 설산 창그리가 온몸으로 아침햇살을 받아내고 있다.

햇빛에 반사되는 설경에 눈이 부시다. 꿈속인 양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광경이다. 등을 돌려 돌아앉으면 내가 올라왔던 칼라파타를 언덕길과 멀리 쿰부 빙하 대협곡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늘어선 눕체의 연봉을 따라 동쪽으로 시선을 이어가면 아, 사가르마타 ! 우주만물의 어머니여 ! 만물의 여신, 초모룽마여 !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신비로운 자태를 들어낸다.

왼쪽 앞은 높이 7732미터의 무명봉이 막아서고 오른쪽 자락은 눕체에 가려 머리 부분만 드러나 있지만 세계 최고봉이 뿜어내는 절대 카리스마는 가려지지 않는다. 에베레스트는 특유의 흰구름을 정수리에 두른 채 검은 위용을 뽐내고 있다.

산은 떠 오르는 태양의 경사각에 따라 순간순간 모습을 달리한다. 마침내 태양이 에베레스트의 어깨 위로 솟구쳐 오른다. 일출이다.”


짧은 글로 소개하지 못한 많은 사연과 장엄하고 눈부신 히말라야의 설산을 찍은 사진들은 온전히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택하는 독자들을 위해 남겨둡니다. 당신 역시 간절히 원한다면 계획을 세우고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히말라야에 가기 전과 히말라야에 다녀온 후, 둘로 나눠진다”고 합니다.


히말라야 걷기여행 - 10점
김영준 지음/팜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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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경주 2010.09.07 18:34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보는것으로도 마음이 무척 설레입니다. 동네뒷산이나 부산의 장산,금정산을 가본게 다인데..
    아직은 꿈같은 곳이지만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
    어렵지 않으니 다녀오라고 하는 저자가 마치 10분만에 갈수 있다고 말한 꼬마의 모습과 비슷해보이기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 이윤기 2010.09.08 08:33 신고 address edit & del

      자세히 읽고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김경주님께서도 히말라야트레킹의 꿈을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겨울 한라산에선 바람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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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희삼이 쓴 <한라산 편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 한라산, 여름과 겨울에 각각 한 번씩 한라산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며 다녀온 산행이기에 “마음의 고향이자 지친 영혼의 안식처”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다녀왔습니다.

대신 오희삼이 찍은 사진과 그가 쓴 글을 통해 한라산을 새롭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마 다시 한라산을 찾아간다면 전혀 다른 마음으로 산과 산이 품고 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가 쓴 <한라산 편지>는 한라산의 사계절을 고루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라산자락 서귀포 토평에서 태어났고 대학 입학 후 산악부 활동을 시작하면서 암벽과 빙벽을 배우며 전국의 산을 쏘다녔다고 합니다.

산악전문월간지 <사람과 산> 편집부 기자로 전국의 산과 암벽을 주유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으며,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가 여행안내 월간지 <투어 투데이>편집장을 지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마음을 적시는 글을 쓰는 연습을 충분히 하였던 셈이지요.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난 15년 동안 한라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아름다운 풍경과 생태를 글과 사진으로 담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이 책 <한라산 편지>는 그 결과물 중 일부인 것입니다.

제주도와 한라산은 하나라고 말합니다. 한라산은 백록담에서 뻗어내려 해안선에 이르면서 제주도라는 섬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라산은 제주도라는 나무의 뿌리이면서 줄기라는 것이지요. 결국 한라산이 곧 제주도이며, 제주도가 또한 한라산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한라산을 일컬어 국토의 파수꾼으로 비유 합니다.

“백두산이 북녘 땅 만주벌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내는 곳이라면, 한라산은 망망대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온몸으로 껴안는 우리 국토의 파수꾼인셈이지요.”

신들의 정원,  한라산에서 만난 자연

지난 15년 동안 신들의 정원과도 같은 한라산에 살면서 만난 자연은 신비로운 보석과 다름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쓴 <한라산 편지>는 바로 한라산 너른 들판과 숲이 품고 있는 자연의 숨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기록한 것 입니다.

세상 어떤 연애편지보다 아름다운 여리고 고운 문장으로 기록된 이 편지는 눈으로 읽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책을 절반쯤 읽고 나서부터는 시를 낭송하듯이 일부러 소리 내어 책을 읽었습니다. 책 읽는 소리를 듣는 가족들도 모두 애잔하고 슬픈 느낌이 든다고 하더군요.

그가 쓴 글을 읽노라면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 필름을 보고 있는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눈앞에 아름다운 한라산 숲과 이슬이 머금은 아침햇살을, 유순한 노루의 눈망울을, 청초한 꽃을 피우는 돌매화를, 들판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을 마주 보는 것 같은 그런 착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가 묘사한 봄을 맞는 한라산의 모습을 몇 구절 소개해 봅니다.

“콘트라베이스의 낮고 긴 음색으로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한라산 깊은 계곡에서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물소리, 바위를 적시며 솟아납니다. 현을 튕기는 듯 가늘고 청명한 소리는 메마른 대지를 적시며 깊디 깊은 겨울잠에 취한 숲속의 생명들을 깨워 댑니다.”

“트럼펫처럼 맑고 우렁찬 햇살이 나목의 덤불숲을 헤집고 얼어붙은 대지에 닿으면 파릇한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부스스 얼굴을 드러냅니다. 햇살보다 향기로운 빛깔로 샛노란 복수초가 선봉에 서면, 노루귀도 이에 뒤질세라 잎새마저 제쳐두고 순백의 자태를 드러내지요.”

분명 산문으로 쓴 <한라산 편지>를 읽어 면서 내내 고운 운율이 흐르는 시를 읽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하였습니다. 제가 소리 내어 읽는 소리를 듣던 사람들도 모두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시를 읽는 듯....... 자연이 담긴 편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수난을 당하는 자연의 아픔을 묘사한 대목은 더욱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연둣빛 두릅나무의 새순은 꽃을 피워내기도 전에 수난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막 피워낸 새순을 살짝 데쳐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라 피워내자마자 누군가의 손길에 꺽이기 때문이지요....... 새순이 잘려나간 자리엔 투명하고 하얀 점액질이 흘러나옵니다. 잘려나간 상처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두릅나무는 또 다시 새순을 피워냅니다.”

한 때 한라산 명품으로 유명했던 오미자나무 열매도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다른 나무의 등걸을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열매를 맺는 오미자의 특성 때문에 다른 나무도 오미자와 함께 무참히 잘려나가는 죽임을 당하였다는 것입니다.

봄 날 한라산을 걸을 때는 어떻게 걸어야 할 까요? 정상의 백록담을 향해 걷는 등산객이었을 때 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쳐내며 성큼성큼 걸었습니다. 저자는 봄 날 한라산을 걷는 속도를 꽃의 속도에 맞추어 걸으라고 합니다. 가만히 땅에 뿌리박힌 꽃에게 무슨 속도가 있냐고 물으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걸을 때는 꽃들이 북상하는 속도로만 걸으시기 바랍니다. 바람의 속도에 맞추어서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향기 허공에 스미듯 느릿느릿 걸으시기 바랍니다. 흐르는 구름으로 나그네 되어 오시기 바랍니다. 천상 화원에서 이 계절 들꽃만이 연주할 수 있는 봄날의 향연에 그대를 초대합니다. 어지러운 꽃바다에의 들판에서 꽃날의 몽환에 한줌 영혼을 잠식당해 보지 않고서는 뜨거운 여름을 맞이할 수 없음입니다.”

인용문을 읽어보시면 마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에 공감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시면 그 느낌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3억년을 이어온 잠자리의 윤회

여름 편지에서는 3억년을 이어온 잠자리의 윤회와 같은 삶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 해 살이 잠자리가 물속에서 태어나 벌레로 봄을 보낸 후에 여름이 되어 날개를 펼치고 날아다닐 때까지의 과정을 섬세한 글을 통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름 내내 저장한 에너지로 잠자리는 허공에서의 교접에 모든 것을 바친다고 합니다. 수정이 끝나면 곧바로 산란을 하고 한 잠자리의 생애는 짧은 삶을 마감하지만, 산란을 통해 새로운 생을 잇는 것으로 잠자리의 삶이 완성되다는 것입니다.

개별적 삶의 생과 사가 이어지고 포개어지면서 잠자리의 생은 영위되어 왔고, 그렇게 3억년의 시간이 흘렀답니다. 인간과 같은 여생이 없는 삶이지만 생이 고달파서 자살을 굼꾸는 일도 없는 것이 야생의 삶이라고 합니다.

한라산의 자연에는 꽃과 곤충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라산 자체가 아름다운 자연이기도 합니다. 여름 편지 중에는 ‘영실’을 주제로 쓴 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주심경의 하나인 영실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오랜 옛날부터 신들의 고향으로 그려졌다고 합니다.

제주 사람들에게 영실은 신성불멸의 터, 신들의 거처로 기억되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경치만큼이나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어미를 삶은 죽을 먹은 아들들이 대성통곡을 하며 울다 그 자리에서 바위로 굳었다는 것이지요.

가슴 아픈 사랑의 추억, 시린 가슴으로 글썽이는 눈물

저자는 늦은 가을 날 마른 조릿대의 갈색낙엽을 보며 치유하지 못하는 사람의 상처를 떠 올린다고 합니다.

“일생에 가슴 아픈 사랑의 추억하나 없다면 그것이 사람의 인생이겠습니까. 일생에 시린 가슴으로 눈물 한 번 글썽이지 못한 가슴이 어디 사람의 가슴이겠습니까. 등산로를 걷다가 무성한 조릿대를 보거든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바람에 댓잎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로 가슴에 스며듭니다.”

한라산 야생화들을 집어 삼킬 듯이 번식하는 조릿대를 모두 뽑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릿대가 한라산 지표면을 든든하게 덮어주고 폭우에 흙을 지켜주고 새들이 둥지를 트는 보금자리가 되어준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고 합니다.

그가 조릿대를 보며 사랑의 상처를 이야기 한 연유는 땅속의 줄기로 번식하는 조릿대가 생애 단 한 번 꽃을 피우고 나면 고스란히 말라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생을 땅속으로만 뻗으며 살다가 꽃 한번 피워본 사랑의 대가가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겨울편지 한 대목을 더 소개해드립니다. 겨울편지는 어리목 코스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만나는 ‘만세동산’이야기 입니다. 만세동산은 어리목에서 윗세오름 대피소에 이르는 길목에 있는 오름입니다. 그는 만세동산의 겨울이 찾아오는 풍경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아득한 광야에 저녁 이내가 몽환처럼 흘러가고 어디선가 짝을 찾는 휘파람새들의 애달픈 세레나데가 바람에 묻어오는 소리를 그려볼 수 있겠는지요. 기척에 놀란 노루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컹컹 짖어대는 애틋한 야생의 소리를 그대 눈앞에 그려볼 수 있겠는지요.”

바람이 풍경이라는 상상을 해보신적이 있나요? 그는, 겨울 한라산에서는 바람도 풍경이라고 합니다. 바람은 형체를 볼 수 없는 추상이지만, 소리 속에서 바람의 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리의 음역에서 바람의 삶은 파란을 헤치고 만장을 넘는데 바람이 죽으면서 결코 그 소리를 남기지 않습니다. 다만 바람은 죽음 끝에서 울음의 무늬를 새길 뿐이지요. 바람은 산에게 길을 묻지 않으며 제 스스로 길이 되어 길 없는 길속으로 사라져갑니다.”

바람의 동산 만세동산을 거슬러 한사람을 오를 때는 누구나 바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한라산 풍경 속으로 소리 없이 스미는 바람처럼 오라고 합니다.

한라산에선 바람도 풍경이다

지난 가을 제주도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한라산은 두 번이나 올랐으니 그동안 다녀오지 못한 우도를 다녀왔습니다. 아마 오희삼이 쓴 <한라산 편지>를 읽었더라면 우도행을 미루고 또 한라산으로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라산 편지>는 한라산 이루고 있는 물과 바람과 꽃과 나무와 풀, 눈과 비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옛이야기와 바위와 돌과 숲에 이르기까지 한라산을 가만가만 자세히 들여다 본 기록입니다. 한라산을 담은 수십 여장의 사진은 아름답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납니다.

시류에 굴하지 않는 삶을 사는 구상나무 이야기처럼 한라산을 묵묵히 지키는 저자의 삶이 이 책 곳곳에 녹아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꼭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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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편지 - 10점
오희삼 지음/터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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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林馬 2009.12.19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귀한글 잘 보고갑니다^^*
    지금 한라산에는 눈이 무지 많이 왔다네요.
    직접 보면 참 좋을것 같은데...

    • 이윤기 2009.12.20 07:5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몇 전 아이들과 겨울 한라산을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눈이 워낙 많이 쌓여서 내려오는 길에는 비닐 썰매를 타면서 왔던 기억있네요. 이 책 보고나면 한라산 또 가고 싶어집니다.

  2. 파르르 2009.12.19 17:51 address edit & del reply

    2년전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다 눈사태로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산악인 故 오희준의 형이죠..
    금쪽같은 아들을 산에 묻어야 했던 부모님께 이 책이 조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죠..
    한라산지킴이십니다..

    • 이윤기 2009.12.20 07:55 신고 address edit & del

      저자 서문에 이런 내용이 언급되어 있더군요. 그러나 "그냥 금쪽같은 아들을 산에 묻어야 했던"이라고만 되어 있어서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달그리메 2009.12.19 18:48 address edit & del reply

    대상~축하드립니다.
    "블로그 이윤기만큼한면 된다" 조만간 뭐 그런 책도 나올 것 같습니다.
    엠블렘을 걸어놓으니 블로그가 아주 간지가 납니다^^

    • 이윤기 2009.12.20 07:57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블로그 덕분에 연말에 상도 다 받아 보게 되었네요. ~ㅋㅋ

      저의 활동에 비하면 경남도민일보에서 완전 폼나는 엠블렘을 만들어준 것이지요.

  4. 김용택 2009.12.20 08:30 address edit & del reply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요?
    산도 그렇군요.
    글도 좋지만 제목이 너무 멋집니다.
    덕분에 한라산 구경 잘했습니다.

    • 이윤기 2009.12.21 12:27 신고 address edit & del

      선생님 ~ 다녀가셨군요.

      고맙습니다.

      1월에 솟대에서 선생님 뵈러가기로 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아름다운 지리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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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로 다녀 온 지리산길 걷기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소개합니다. 어떤 강좌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좋은 사진을 찍는 비법 중에 하나는 100장 중에서 5장을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좋은 사진을 남길 만한 과감한 능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직접 찍은 사진을 잘 버리지 못합니다. 잘 버리지 못한다는 것은 잘 고르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국 딱 1장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여러장의 사진으로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지리산길에는 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지천에 늘린 것이 나무이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을마다 당산나무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나무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나무는 한 그루만 홀로 서 있어 아름답지만, 어떤 나무들은 무리지어 숲을 이루어 더 아름답습니다. 

어떤 나무는 오랜 세월을 살아서 아름답지만, 어떤 나무는 죽어서 더 아름답게 다시 살아나 사람들 곁에 서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과 즐거운 놀이,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를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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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길에서 본 꽃과 나무입니다.

 
지리산길 입니다. 길은 마을, 산, 들, 하천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아 ~ 여기에도 길이 있었나 싶은 길이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길을 걷다보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길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또 그 길의 길이는 얼마나 길까요? 그 길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을까요? 

길에서 찍은 사진 속 사람들은 대부분 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길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뒷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아마 어딘가를 향해 가는 모습이 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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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길

지리산길은 때로 산길을 걷기도 합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길은 마을길, 들길로도 이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길을 걸으도 늘 눈 앞에는 산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리산은 늘 곁에서 함께 길을 걷습니다.

등구재를 넘어 지리산 속 벽송사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천왕봉을 아주 가까이에서, 눈 높이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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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산 길에는 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길에도 논이 있습니다. 바로 다랭이논입니다. 층층이 계단을 이룬 논에 벼가 자라고 있습니다. 다랭이논은 들판에 있는 그냥 논과는 다른 '공력'이 쌓인 논입니다.

다랭이 논을 떠 받치고 있는 굵은 바위들을 한 번 보세요. 중장비도 없는 그 옛날에 저 굵은 바위들은 어떻게 옮겨왔을까요? 

다랭이 논은 수십년 세월의 공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물을 담은 논을 지탱하는 바위 무게 같은 삶의 무게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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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랭이 논

 
지리산길은 물을 따라 걷기도 하지만, 자주 물을 건너기도 합니다. 그러나 길을 걷는 여행자는 물을 건넌다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립니다. 물 위에는 대부분 다리가 놓여있기 때문에 물을 건너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 입니다. 

4대강 정비사업과 함께 정부가 이 물길을 막아 댐을 짓겠다고 해서 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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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길

지리산길에 있는 특별한 집들입니다. 유적이 남아있는 집, 절집 입니다.  유적들이 남아있는 집들은 이야기가 가득하고, 절집은 마당도 담장도 모두 정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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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관련포스팅>
2009/08/02 - [여행 연수/지리산길] - 지금,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습니다
2009/08/04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①지리산길 걷기 운봉 - 인월 구간
2009/08/05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②지리산길 최고 조망, 창원마을 당산 쉼터
2009/08/06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③천왕봉을 동네 앞산으로 둔 마을
2009/08/07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④지리산길 걷기, 는 집
2009/08/08 - [책과 세상] - ⑤지리산길 걷기, 마을 사람 이야기가 있는 지리산길
2009/08/09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⑥아이는 교실대신 길에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2009/08/24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⑦지리산길, 제발 이러지 마세요
2009/08/30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⑧사진으로 보는 아름다운 지리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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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그리메 2009.08.30 10:28 address edit & del reply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면 저도 지리산 길을 따라 가보려구요~
    지리산 길도 사진에 담아보구요.

    • 이윤기 2009.08.31 06:3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즐거운 여행되시기 바랍니다. 멋진 사진, 그리고 좋은 글 기대합니다.

  2. 라오니스 2009.08.31 00:16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나도 좋은 길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리산도 오르고...지리산길도 걷고 싶은 날입니다..^^

    • 이윤기 2009.08.31 06:3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이담에 꼭 한 번 다녀오세요. 가벼운 마음으로 쉬엄쉬엄 걷기에 참 좋은 길 입니다. 함께 다녀 온 아이도 쉬고 싶으면 쉬고, 걷고 싶으면 걷는 길이라고 여름 방학 숙제에 썼더군요.

  3. 현추리 2009.09.01 11:17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지리산길 다녀오셨군요.^^v
    정말 부럽습니다.ㅋㅋ
    가을엔 날 잡아서 꼭 다녀와야겠어요.

    • 이윤기 2009.09.01 15:16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꼭 다녀오세요. 제가 다음에 포스팅하는 글이 '지리산길 이렇게 걸어보세요'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리산길, 제발 이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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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길 걷기⑦ 지리산길은 여행자들만의 길이 아닙니다

여름 휴가로 지리산길을 걷고 왔습니다. 아름다운 길, 재미있는 길도 많고, 인심넉넉한 사람들, 친절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러나, 길을 걷다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리산길은 기계를 사용해서 닦은 넓고 번듯한 길이 아니라 사람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오솔길입니다. 처음 지리산길을 연결하는 일을 시작한 사람들은 그냥 또 하나의 관광지를 만들기 위하여 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숲길은 느림과 성찰의 길, 그리고 책임여행을 제안해왔습니다.
 
그것은 지리산길을 걷는 여행자뿐만 아니라 그 길위에서 살아온 주민 역시 똑같은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떠들썩한 관광상품이 되는 방식을 지양해 왔다고 합니다.




지리산길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느림과 성찰의 길'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일부있는 모양입니다. 남원 주천에서 산청 수철까지 개통된 70km 지리산길 중에는 벌써 땅주인의 민원으로 폐쇄된 구간이 있습니다.

지리산길 2구간이 계통된뒤 얼마 후 벽송사에서 송대마을에 이르는 길이 폐쇄되고 이정표가 모두 사라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당시 지리산길을 찾아온 사람들 중에는 표지판이 사라진 숲길에서 산속을 헤매는 일도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느림과 성찰 길'이라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 때문입니다. 지리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길 인근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을 무단으로 채취해가면서 피해사례가 늘어나자, 마을 사람들이 이 구간을 막아버리고 이정표를 모두 뽑아 버렸다고 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이 길은 폐쇄되어 있어 벽송사에서 지리산길 걷기를 중단하고 차를 타고 송대마을로 이동해서 걷기를 이어가야하는 불편한 구간이 되었습니다.


지리산길 걷기, 농작물에는 눈길만...


지리산길을 관리하는 (사)숲길에서는 "길을 걷다 마주치는 농작물에는 '눈길'만 주라"고 표지판을 세워놓았더군요. 눈길만 주라는 이야기는 손길은 주지 말라는 이야기겠지요. 지리산길 곧곧에는 농작물에 손길을 주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주변 농작물은 마을 주민의 소중한 재산이오니 절대 손대거나 재취하지 말아주세요.
이 밭은 주인이 있습니다. 농작물에 손대지 말아주세요. 마을분들께서 애써 가꾼 자식과 같은 소중한
농민들이 땀흘려 재배하는 고사리입니다. 하나라도 절대 끊어가서는 안 됩니다.

 



지리산길을 잇는 활동을 해온 (사)숲길에서 세워둔 안내판이고, 어떤 것은 농민들이 직접 나무판자에다 글을 써서 세워둔 곳도 있습니다. 농작물 중에서도 가장 사람 손길을 많이 타는 것은 고사리였던가 봅니다.

제가 걷던 길에는 고사리를 꺽어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가장 많았습니다.
밭에서 재배하는 고사리를 산에서 저절로 자라는 고사리로 생각하고 꺽어간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 마을과 사람을 잇는 길, 지리산길은 마을사람들이 기꺼히 마을을 지니가도록 길을 내어주어 이어졌습니다. 어떤 길은 마을을 가로질러가고, 어떤 길은 조용한 산사옆을 지나가기도 합니다. 모두 마음을 열어 길어내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을 벗어나 숲으로 이어진 길을 가보니 걷기 여행객들에게 길을 내 준것은 마을 사람들만이 아니더군요. 원래부터 지리산길은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니었던 것 입니다. 사람이 처음 숲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그곳에 살던 주인들이 있었던 것 입니다.

지금도 숲길에는 많은 야생동물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객이 길을 걸을 때는 숲에 사는 주인들을 놀래키지 않아야합니다. 숲길의 주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규칙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그들의 삶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걸어야 하겠습디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바로 '등산리본'입니다. 지리산길에서 만난 등산리본은 정말 꼴 볼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지리산길은 등산길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사)숲길에서 만들어 놓은 지리산길 안내표지판만으로도 충분히 길을 잃지 않고 찾아갈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사실 등산길에서도 나뭇가지에 덕지덕지 매달아 놓은 자기가 속한 산악회를 알리는 등산 리본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꼭 필요한 곳에 매어놓은 등산리본은 제 구실을 하겠지만, 꼭 필요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리본이 달린 나뭇가지에 또 다시 리본을 매다는 것은 '환경오염'일 뿐입니다. 

 

하물며, 등산길도 아닌 이 길에 매달아 놓은 '등산리본'은 '느림과 성찰'의 길에는 참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등산리본 남기신 산악회 속하신 분들, 여러분이 속한 산악회가 이 길을 다녀갔다는 것을 왜 다음 사람들이 모두 알아야하는지요?

옛 선인들은 "눈 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도 어지러이 가지말라" 하였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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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마지기. 2009.08.24 15:51 address edit & del reply

    자주 보는 무개념 등산 레져 웰빙 문화의 단면...
    봄에는 황매산에 철쭉산행을 갔더니30-40대 여성들 그 좋은 산과 철쭉바다에서
    꽃 구경은 뒤로 하고 고사리 케기 욕심에 여념이 없더이다...
    시골 사람들 케라고 놔 둘만한 여유도 없는건지.
    고사리 켄다고 해 봤자 몇 줄기 케지도 먹을 만큼도 못하면서 공짜라는 욕심에.
    씁쓸~ 저런 사람들 때문에 시골 인심도 예전 같지가 않더라니..

    자기 집 대문 나서면 생활예절 시민의식 아무렇게나 하고 쓰레기 버리고 안팎이 다른
    난민심리 이제 문화가 제자리 찾을 시기도 됐건만...
    이 나라 자연이 사회가 남의 나라인가?

    • 이윤기 2009.08.25 09:31 신고 address edit & del

      저 표지판들 참 부끄러운 자화상이지요.

      지리산길 마을에는 아직도 풋풋한 인심이 살아있습니다.

      저런 표지판이 없어져도 여행자들이 기본적인 시민의식을 발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라오니스 2009.08.24 21:40 address edit & del reply

    걸으러 왔으면 조용히 걸을 것이지..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함으로 여러사람이 피해를 보는 듯 합니다...
    등산리본은 저도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자연을 자기것인 줄 착각하는 듯 합니다..

    • 이윤기 2009.08.25 09:32 신고 address edit & del

      라오니스님 반갑습니다.

      불필요한 곳에 붙어 있는 등산리본, 꼭 필요하지만 흉물스럽게 수십개씩 붙어있는 등산리본... 참 꼴볼견이지요.

      분명히 산이 좋아서 오는 분들일텐데...안타까운 마음입니다.

  3. 할리 2010.04.24 07:39 address edit & del reply

    <국민신문고>에 제기했던민원-등산표지리본,산불조심현수막에대해2010.4.11

    공개민원으로
    신청번호 : 1AB-1004-002244
    민원 제목 : 한국의 온 산야를 뒤덮고 있는 등산표지리본과 산불조심 현수막에 대한 제안

    <민원내용>
    우리나라의 나름대로 이름이 난 산에 가면 ,비닐로 만든 등산표지리본과 산불조심 현수막이 너무 과다하게 걸려있습니다.
    1). 등산표지리본에 대해서
    등산표지리본의 경우는 원래 목적이 길을 잃지 말라고 달아 두던것이었지만, 지금은 이름난 산에는 이미 굵은 목재로 견고한 이정표나 안내판을 요소마다 만들어두어서 구태여 작은 표식은 불필요 해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많이 달아둔곳은 ,마치 무당집에서 살풀이 하듯이 , 과일나무에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듯이, 조그만 비닐조각들이 총천연색으로 저마다 모양을 뽐내며 휘날립니다.
    내용은 전부가 산악회,모임,개인 이름을 홍보한 지극히 소인배 적이고, 졸열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썪지도 않고, 보기도 싫고, 지구상에선 유일하게 한국 산야에서만 볼수 있는 양태들이라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화장실에도 볼수 있는 문구중에, 머문자리를 깨끗이 합시다,라는 글도 있지 않습니까. 불과 몇십년 살다가는 존재들인데, 무슨 이름을 후대에 널리 알리겠다며, 비닐 조각을 달고,바위에다 이름을 새기고,페인트로 낙서하고 하는지..
    자신이 명산을 다녀갔다고 굳이 비니루에다 남겨야 마음이 편한것이겠습니까?

    2). 산불조심 현수막에 대해서
    산불조심을 해야한다는건 누구나 다알고 있고,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도 아는 사항입니다.
    산에오는사람들은 대개가 성인들인데, 누가 일부러 불을 내겠습니까. 물론 한번씩 각성 시켜주는게 옳습니다만. 문제는 산길을 돌아가는곳마다 걸려있고, 어떤 경우엔(산 아래의 등산이 시작되는 장소) 한곳에 여러 장이 달려 있기도 합니다.
    거의가 현수막 한곳엔 ○○단체, 학교, 소방서, 은행, 산악회,병원, 식당..등의 단체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즉, 순수성이 의심가고, 약은 상술이 엿보인다는 말이지요,
    왼손이 하는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정말 순수하게 산불조심을 외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면, 등산 관리소에 현수막 만들 돈만 희사를 하여 걸든지, 자신들의 단체,기관의 이름을 빼고, 달아야 옳지 않겠습니까.
    이 현수막을 보는 등산인들은 너무나 좁은 속을 보여주는 산불조심이라 씁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3) 제안
    ① 등산표지리본을 다는 사람에 대해 추적하여 벌금을 부과시키거나, 다른 제재를 가하는 규정을 만들어 주십시요 ,
    ② 산불조심 현수막에대해서는 각 산의 관리소에서 현수막 다는 것을 통제하게하고, 다는곳의 위치,방향 ,갯수 등을 일정한 규정을 만들어서 규정대로 달도록 일괄 통제 시키도록 하면 개선될것이라 봅니다.
    현재는 아시다시피 누구나, 아무나 현수막에다 자신들의 단체이름을 반드시 명기한후, 산불조심글을 써서,아무데나, 자신들 나름대로 위치 선정해서 달고 있습니다.
    즉,한 장소에는 1개만 달게하고, 관리소 이름외의 다른 단체나,모임 이름을 적지 못하게 통제하고, 불필요 한곳엔 못달게 해야 할것입니다.
    또, 단체이름을 명기하지 못하게 규정을 만들어 주십시시오
    ③ 또한, 산 입구의 게시판에 위의 내용들을 게재하여 등산객들을 각성시키고, 언론이나, 기타 인쇄물 등으로 홍보도 필요할것으로 봅니다. 진심으로 청원합니다. 우리나라 산야를 깨끗하게 해주십시오, 너무 지저분하고 볼상 사납습니다. 깨끗하고, 푸른 산을 되찾아 주세요.

    <답변내용-산림청 산림이용국 산림휴양등산과>

    1. 환경보전에 관심을 가져 주신데 감사드립니다
    2. 구체적인 지역이 제시되지 않았으나 국립공원지역은 자연공원법 제27조의 금지 행위 규정에 의하여 등산 표지 리본 등을 단속할 수 있으며, 현수막의 관리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하여 지자체 장이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지역내의 불법 현수막 등은 일제 점검을 실시하는 등 봄철 국립공원탐방객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공원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끝.

    <답변내용-환경부 자연보전국 자연자원과>

    안녕하십니까 평소 산림행정에 관심을 가져주신 구선회 고객님께 감사드리며 국민신문고에 건의하신 사항에 대해 아래와 같이 회신드립니다. 우리 청의 경우 국민들에게 청결한 산사랑 및 국토사랑 마인드를 고취하기위해 매년 등산 관련단체와 합동으로 ‘흔적남기지 않기’ 등 캠페인과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바른 등산문화 정립을 위해 등산학교를 운영하는 등 깨끗한 등산환경 조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관계부처(환경부, 문광부 등) 합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2010년도 깨끗한 대한민국 만들기(클린코리아)’ 운동의 일환으로 주기적인 대청소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으며, 금년도에도 산악단체, 지자체, 산악회 등과 함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등산문화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과도한 표시리본설치, 현수막 설치 등을 지양해 줄 것을 당부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각 지방청 및 지자체 등 해당기관에 과도한 표시리본 설치 및 현수막 부착 등을 계도해 나가도록 권고토록 할 예정이며, 현재 각 지방청 및 지자체별로 운영 중인 숲길조사·관리원 및 등산안내인을 활용하여 과도하게 설치되어 있는 표시리본 및 현수막 제거 등을 우선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요청토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고객님께서 제안해주신 규정 제·개정과 관련된 의견은 좋은 제안이지만 현재 정부 여건 상 조속히 반영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라며, 제안사항은 추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산림행정에 관심을 갖고 건의해주신 점 감사드리며, 더 궁금하신 사항이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042-481-4150)로 전화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연공원법 제27조 (금지행위) ① 누구든지 자연공원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자연공원의 형상을 해치거나 공원시설을 훼손하는 행위
    2.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행위
    3. 야생동물을 잡기 위하여 화약류ㆍ덫ㆍ올무 또는 함정을 설치하거나 유독물ㆍ농약을 뿌리는 행위
    4. 제23조제1항제6호에 따른 야생동물의 포획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총 또는 석궁을 휴대하거나 그물을 설치하는 행위
    5.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상행위
    6.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야영행위
    7.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주차행위
    8.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취사행위
    9. 오물이나 폐기물을 함부로 버리거나 심한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10. 그 밖에 일반인의 자연공원 이용이나 자연공원의 보전에 현저하게 지장을 주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② 공원관리청은 제1항제5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따라 행위가 금지되는 장소를 지정한 경우에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공고하여야 한다.
    [전문개정 2008.12.31]


    -----------------------------------------------
    <저의 개인적인 생각>
    1. 그룹이 등산하는 경우에는 종이로 만든 화살표 표식을 땅바닥에 놓고 작은 돌 몇 개로 눌러 두고, 최종 주자가 그걸 회수해가는 방법-현재 여러 산악인들이 애용하는 방식
    2. 등산 비닐 리본 만들돈에 약간의 돈을 더 보태서 , 나무등의 자연재료로 견고한 이정표를 만들어서 요소마다 설치하는 방안-반드시 관계 기관의 허가들 받아야 하며, (또한, 모든 관련기관은 허락을 해줍니다) 나무 이정표에다 또다시 제작자 이름을 쓴다든지 하는 편협함은 갖지 맙시다.

    <처벌 방안>
    국립공원 관리 공단의 민원 담당자와의 2010.4월중순 전화통화에서 들은바로는,
    국립공원의 산에다 비닐 리본을 단 사람을 검찰에 고발햇드니, 검찰측 이야기가 다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든지, 다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은게 있어야만, 자연공원법 27조에 의거해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하였읍니다.

    • 이윤기 2010.04.25 09:15 신고 address edit & del

      멋지십니다.

      잘못된 현실을 바꾸기 위하여... 아주 구체적인 활동르 하셨군요...전 그만 문제제기만 하고 있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쉬운 닭 바베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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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서 아이들과 세상에서 제일 쉽고 간편한 그리고 맛있는 닭 요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등산이나 야유회를 가서도 손 쉽게 닭고기 바베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준비물도 무지 간단합니다. 땔감을 주워다 불을 피울 수 있는 곳이면, 닭과 쿠킹 호일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땔감이 없는 곳이면 야외용 버너, 등산 버너만 있어도 간편하게 닭 바베큐를 만들 수 있습니다.



먼저 준비한 닭을 배를 갈라 깨끗히 씻은 후 양쪽으로 쫙 펴서 쿠킹 호일로 쌉니다. 호일로 쌀 때는 닭이 뭉치지 않도록 쫙 펴서 싸야 합니다.  쿠킹 호일로 5~6번 정도 감아 주면 됩니다. 닭이 익을 때 기름과 수분이 흐르지 않도록 호일의 양쪽 끝을 잘 눌러 마무리 합니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꾸어서 한 번 더 쌉니다.  이번에도 5~6번 정도 감아주면 됩니다. 마지막에 마무리 할 때는 위에서 아래로 모아서 접은 후에, 반대편으로 또 한 번 접어 줍니다.


그 다음 부터는 불조절과 시간 조절이 핵심입니다. 나무 땔감으로 불을 피울 경우 중불에서 20분을 구운 후에 뒤집어서 다시 20분을 굽습니다.  잘 익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쿠킹 호일을 벗길 수 없기 때문에 냄새와 무게로 파악하는 것이 노~하우 입니다. 

닭을 불에 올리기 전에 먼저 손으로 무게를 확인해봅니다. 나중에 닭이 익으면 무게가 가벼워지는데, 절반 정도로 가벼워지면 다 익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센불이 아니면, 양쪽으로 각각 20분씩 익히시면 됩니다. 자주 뒤집을 필요도 없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리시면 됩니다.



땔감이 없으면, 등산용 버너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등산용 버너는 중불에서 15분 정도구우면 됩니다. 20분 쯤 구우면 껍질이 약간 그을릴만큼 노릇하게 익힐 수 있습니다.


왼쪽은 잔가지를 주어서 땔감으로 불을 지펴서 익힌 닭이고, 오른쪽은 등산용 버너로 익힌 닭입니다. 각각 앞으로 20분, 뒤집어서 20분씩 익혔습니다.

맛은 어떠냐구요?
밑에 아이들이 닭고기 먹는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트랜스지방 가득한 쇼트닝에  튀긴 후라이드 치킨 보다 훨씬 맛 있습니다. 아무런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았구요.



저는 채식주의자라서 사실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구워 준 닭을 먹어본 사람들이 다 맛이 좋다고 하더군요. 오늘 아이들과 요리한 이 닭은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키운 닭입니다.

가정용 가스렌지에서도 가능하지만, 냉동닭을 배낭에 넣고 올라가서  지리산 세석산장 같은 곳에서 등산용 버너로 구워 소주 한 잔 곁들이면 끝내 줍니다. 침 넘어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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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
  1. 전혀요 2009.12.05 19:02 address edit & del reply

    주말 늦게 저녁시간에 배고플 때 우연히 본 게시물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침 안도내요.

    저렇게 맛없어 보이는 거 먹느니,
    KFC 나 BBQ 통닭이 생각나서 그거나 시키고 맥주나 사와서 먹어야 할 듯 하내요.

    • 이윤기 2009.12.06 10:5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그럼 트랜스지방 가득한 KFC, BBQ 치킨 맛나게 드세요.

  2. 궁사 2011.12.10 14: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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