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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미국연수 여행

뉴욕을 한 눈에? 빌딩 숲만 보는데 20달러?

by 이윤기 2011.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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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29]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 오르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이야기 이어갑니다. 워싱턴에서 NTC()에 참가하고 뉴욕에서 다섯 군데 기관 방문을 마치고 남은 마지막 이틀은 자유여행이었습니다.


사람들마다 관심사가 달랐기 때문에 자유여행은 몇 사람씩 짝을 지어 관심가는 곳을 다녔습니다. 원래 가보고 싶었던 곳은 뉴욕에 있는 프리스쿨입니다. 

이 학교의 사례를 소개하는 <프리스쿨>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 <살아있는 학교 어떻게 만들까>같은 책이 민들레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출판되었습니다.

국내에도 제법 많이 알려져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안학교라서 직접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그러나 함께 참가한 동료들중에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없어보였고, 제 영어실력으로 혼자서 프리스쿨을 방문해 봐야 건물만 보게 될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

대신 몇몇 동료들과 함께 선택한 자유여행 첫날 코스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유엔본부, 수상택시 타고 자유의 여신상 관람, 센트럴파크 걷기로 정해졌습니다.

처음엔 유엔본부를 방문할 계획이 없었고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센트럴파크를 둘러보려고 마음 먹었습니다만, 유엔본부를 강력히 원하는 후배가 있어서 함께 갔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오랫 동안(1931-1954년까지)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킹콩>을 비롯한 많은 영화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입니다. 높이 381m인 102층인 이 건물은 이같은 거대한 규모의 마천루로서는 세계 최초로 지어졌고 1954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었습니다.

1950년 67.6m의 텔레비전 안테나 기둥이 정상부에 세워져 전체 높이가 448.6m로 높아졌으며 뉴욕 중부 맨해튼 34번가 51번 도로변에 약 0.8㏊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이곳은 현재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1974년에 완공된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지만, 9.11 테러 이후 다시 가장 높은 빌딩이 되었으며 뉴욕을 대표하는 건물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세계에서 친구들과 퀴즈 시합을 하면서 가장 높은 건물인 이 빌딩의 이름을 외웠던 기억이 나더군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야경이 멋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워낙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고 평소에도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오후나 밤에는 길게 줄을 서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을 먹고 맨 먼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갔습니다.

연수 일정이 끝난터라 느지막히 아침을 먹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침 8시부터 전망대 투어를 시작하는데 9시가 못되어 도착하였습니다. 그래도 보안 검색과 엘리베이트 탑승을 위해 줄을 서야 했지만 오랫동안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전망대에 오르기 전에 난데없이 사진찍는 곳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이것도 보안검색의 일종인 줄 알았는데, 관광사진을 찍는 곳이었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는 정작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배경으로 합성 사진을 만들어준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근처에 있는 다른 빌딩을 찾아가야 하지만 낯선 도시에 처음 가서 그런 모험(?)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가는 듯 하였습니다. 저희 일행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포즈를 흉내내어 재미있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혼자 여행이거나 1~2명이었어도 많은 외국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포즈를 취하기 어려웠을 텐데, 다섯명이서 뭔가에 홀린듯이 웃기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진을 찾던, 찾지 않던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는 것입니다. 그런점에서 보면 공식적인 보안검색은 아니지만, 이 빌딩 전망대에 올라가는 모든 사람들의 사진을 체증하는 비공식적인 보안검색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진체증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지만 사실상 모든 출입자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지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징 전망대에 오르는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데, 모두 사진을 찾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 내려올 때 사진을 찾아갈 수 있는 티켓을 줍니다. 이 티켓 때문에 함께 간 일행들 끼리 제법 옥신각신하였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이 사진을 찾는 가격이 아마 40~50불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옥신각신 한 것은 사진 가격이 너무 비싸니 찾지 말자는 쪽과 비싸지만 사람이 다섯이나 되니 1장을 찾아가서 스캔을 떠서 5장을 만들면 별로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연장자인 제가 사진을 사진을 찾고 나중에 스캔을 떠서 나누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만, 일행 중 한명이 합성 사진을 만들어 나눠주겠다고 제안하는 바람에 묵살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징 야경 사진을 찾아서 합성해서 나눠주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만, 한국에 돌아온 후에 아직 그 합성사진을 받지는 못하였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후속 모임을 하면서 그때 그 사진을 그냥 찾아올 걸 하고 후회하는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순전히 제 추측이긴 하지만 사진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도 모든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게하는 것은 은밀한 보안검색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86층까지 올라갔습니다. 저희는 여행사에서 나눠준 티켓을 사용하였습니다만 일반 입장료는 86층 전망대까지 올라 가는데 20달러 더군요. 추가 요금을 부담하면 102층까지 올라 갈 수 있다고 하였지만, 저희 일행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모두 86층까지만 올라가더군요.

과연 미국다운 면모를 여기서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익스프레스 티켓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싫은 사람들, 그리도 돈이 많은 사람들은 익스프레스티켓을 구입하면 줄을 서지 않고 따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무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 간 날은 늦은 3월인데도 밤새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해가 떠면서 눈이 녹기는 하였지만 알싸한 차가운 공기와 흐린 하늘이었지만 뉴욕시가지를 파노라마처럼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뉴욕을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 빌딩에도 보이더군요. 크라이슬러사와 맨해튼 은행이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하여 경쟁을 하였다고 합니다. 맨해튼 은행 건물은 283미터, 크라이슬러 빙딩은 282미터로 지어질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 빙딩을 공사를 맡은 건축가는 몰래 건물 꼭대기에 세울 37미터의 구조물을 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사가 끝날 무렵 이 구조물을 설치하여 319미터 높이의 빌딩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불과 1년 뒤에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들어서는 바람에 최고 높이의 영광을 넘겨주었다고 하더군요.

최고를 추구하는 경쟁에서는 늘 1등만 살아남는 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기간 최고층 건물이었던 크라이슬러 빌딩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게 1등 자리를 내어줬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월드 트레이드센터가 세워진 후에 2등으로 밀려났습니다.

아마 월드트레이드센터가 그대로 있었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지금처럼 관광객이 몰려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이곳에서 뉴욕시 야경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한 관광자원이었겠지만,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올라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 참고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두바이에 있는 828미터 높이의  '부르즈 할리파'라고 합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를 내려오면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뉴욕 방문을 기념하는 온갖 기념품들이 있었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들은 모두 가격이 비싸고, 값싼 기념품은 나중에 쓰레기가 될 것 같아 사고 싶지 않더군요.
 
일행들이 기념품을 고르는 동안 살 생각도 없으면서 이곳저곳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모양의 나침반을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사진에서 보시는 나침반인데요. 뉴욕 여행을 기념할 겸, 등산 배낭에 하나 달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더군요. 아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침반 방향이 제각각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두 개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방향이 서로 다릅니다. 뭐 틀림없니 싸구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기념품 가게를 가득 채운 물건의 대부분은 중국산입니다. 세계의 관광지 기념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진다고 봐야 할 겁니다.

아마 여행사에서 입장권을 나눠주지 않았다면 제돈으로 20달러를 내고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올라가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멀리서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높은 빌딩 숲과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야경을 보면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을 먼저하다보니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둘러보아도 사실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팔자에 없던 미국에 가서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다녀왔다는 정도, 아 초등학교 시절 퀴즈 시합을 하면서 이름을 달달 외웠던 그 건물에 다녀왔다는 정도뿐인 것 같습니다. 제가 뉴욕에서 부러웠던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아니라 센트럴파크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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