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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대통령 뽑는 것 보다 중요한 행정구역 통합 결정

by 이윤기 200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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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을 밝힌 후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이른바 자율통합 일정이 무리하게 진행되면서 마산, 창원, 진해, 함안 지역의 민심이 흉흉합니다.

행안부와 선관위가 통합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현수막을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시내 곳곳에 무조건 찬성하라고 홍보하는 현수막이 버젓이 내걸렸습니다.


▲ 통합의 장단점을 따져보 말고 모든 통합 모델에 찬성하라고 홍보하는 현수막.



“어디라도 좋다 무조건 통합해야한다.”
“어디와는 절대로 통합해서는 안 된다.”
“가능한 지역끼리라도 통합하자”
“통합하면 우리가 손해다.”


지역마다 입장에 따라 다양한 여러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 자율통합 건의안을 제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마산, 창원, 진해 혹은 마산, 창원, 진해, 함안 통합이 최선이라고 하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그런데, 행안부에 건의안을 제출한 바로 다음날부터 마산과 함안을 통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하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마산과 함안지역에서는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법의 규정에 따라 통합이 어렵다는 행정안전부와 중앙선관위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식 통합 여론몰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법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내 걸리고 편향된 정보만을 담은 유인물이 집집마다 배포되었을 뿐만 아니라 마산, 함안 통합 행사를 홍보하는 가두방송차량이 시내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창원, 진해를 포함하는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마산, 함안만이라도 통합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보다 중요한 행정통합 결정

물론 이런 여론몰이가 계속되는 것은 행정안전부의 애매한 태도로부터 비롯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공청회 당시 행정안전부 윤종인 기획관은 마산, 함안 통합이 현행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답을 해놓고도 통합 모델로 마산, 함안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행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통합을 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10월 중에 여러 가지 통합 모델과 함께 마산, 함안 통합을 묻는 여론조사도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결국 마산, 함안 지역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통합 모델을 두고 여론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양쪽 어느 지역에서라도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주민 과반수가 통합을 반대하게 되면 마산, 함안 통합은 없었던 일이 되겠지만, 만약 두 지역 모두 여론조사에서 주민 과 반수 이상이 통합을 찬성하면 더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습니다.

현행법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일이니 통합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장을 하게 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시장이나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4년만 참으면 되고, 대통령 잘못 뽑으면 5년만 참으면 됩니다.

그러나, 행정구역은 한 번 통합하고 나면 쉽게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우리나라 행정구역 체계는 약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진행중인 행정구역 통합은 앞으로 100년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정통합 3년 제주도, 기초자치단체 부활 운동 시작...

3년 전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제주도로 행정구역을 통합한 제주에서는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자는 것이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통합의 중요한 명분이었던 행정의 효율성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인센티브 약속 역시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지방자치, 주민자치가 후퇴하였으며, 지역 주민들의 단체장과 직접 소통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행정구역 통합,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라면 올 연말까지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 더 제대로 따져보고 2014년에 결정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천천히 신중하게 충분이 논의하고 토론하여 이익과 손해를 더 세밀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행정구역 통합 여론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 함안의 앞으로 100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여론조사입니다.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지역의 미래가 걸려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 KBS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 원고를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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